⊙ 2011년 경기도 최초로 척추전문병원 인증, 안양에 분원 개원
⊙ 비수술치료 원칙, 수술대상환자 ‘최소침습수술’ 3년간 1000여 건 실시… 외국에도 입소문
朴春根
⊙ 52세. 가톨릭의대 졸업. 同 대학원 박사.
⊙ 미 뉴욕주립대 교환교수·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부교수 역임.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 회장.
⊙ 비수술치료 원칙, 수술대상환자 ‘최소침습수술’ 3년간 1000여 건 실시… 외국에도 입소문
朴春根
⊙ 52세. 가톨릭의대 졸업. 同 대학원 박사.
⊙ 미 뉴욕주립대 교환교수·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부교수 역임.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 회장.
질병과 병원에도 트렌드가 있다고 한다. 한때 피부과와 성형외과, 안과 등이 개업의(開業醫)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것이 바로 척추전문병원이다. 지금은 대형병원으로 성장한 우리들병원과 자생한방병원도 척추전문병원으로 출발했다. 척추전문병원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인구 노령화로 관련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병원이 척추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가 인증한 척추전문병원은 많지 않다. 2011년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으로 인증받은 수원 윌스기념병원을 찾아 척추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척추관절전문병원인 윌스기념병원은 2002년 척추 전문 박춘근 원장과 관절 전문 황장희 원장이 2002년 수원 인계동에 개원했다.
윌스기념병원의 이름은 미국의 척추수술 전문가이며 북미척추학회 창립자인 레온 윌스 교수의 이름을 딴 것. 윌스기념병원은 대학병원 출신 전문의 19명과 122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0만명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80%가 요통 경험했다는 통계도”
박춘근 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 성빈센트병원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1990년대 말 미국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환자들에게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척추전문병원이 곳곳에 들어선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박 원장의 얘기다.
“당시 한국에는 척추전문병원이라는 인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대학병원을 찾아야 했는데,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넓은 대학병원에서 진료실과 물리치료실, 약국 등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대학병원에 척추센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존의 대학병원에서는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등 다른 과와 논의도 해야 하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더군요.
그래서 아예 전문병원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하고 2002년 개원했습니다.”
인구 고령화로 척추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50대가 되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60대로 넘어가면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골절(눌리는 힘 때문에 척추 앞 부분에 골절이 발생하는 현상)도 늘어나고요. 또 현대인들은 운동이 부족하고 TV와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자세가 나빠졌기 때문에 디스크나 염좌(삠) 등이 발생하기 쉬워요.”
박 원장은 “미국에서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원인 중 1위가 감기, 2위가 요통이며, 한국인의 80%가 요통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척추전문병원을 찾는 환자의 증상은 염좌, 추간판탈출증(이하 디스크), 압박골절 등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생활습관을 고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크의 원인은 운동부족과 자세
박 원장의 얘기다.
“보통 척추병원은 뼈가 약해진 50~60대 이상 연령층이 주로 찾지만 요즘은 30~40대 환자도 많아지고 있어요. 10~20대 디스크 환자도 있고요. 30~40대에 흔한 디스크는 대부분 나쁜 자세와 운동부족이 원인입니다. 지속적인 운동으로 환상인대(環狀靭帶)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환상인대는 척추의 추간판(디스크)을 둘러싸고 있는 둥근 인대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환상인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손상되기 쉽고 이에 따라 디스크 속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디스크 질환이다.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손상되기 쉬운데, 평소 운동을 통해 건강한 환상인대를 갖고 있다면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서히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운동, 또 몸에 중량이 실리지 않는 운동이 허리에 좋습니다. 예를 들면 걷기, 사이클, 등산, 요가 등이 허리근육을 서서히 반복적으로 움직이게 해주는 운동에 속합니다.”
또 TV와 컴퓨터,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은 목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박 원장은 말했다. “한곳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 경우 목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계속됩니다. 이럴 때 목 근육이 경직되고 척추에 무리가 옵니다. 청소년 디스크 환자가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죠. TV나 컴퓨터를 보더라도 계속 움직이면서 보든가, 45분 보고 15분 쉬는 식으로 보는 것이 좋아요.”
좌식생활은 허리건강에 敵
박춘근 원장은 디스크에 좋지 않은 행위로 방바닥에 오래 앉아 있기, 골프 스윙, 아기 안아 올리기, 접영 등을 지목했다. 특히 방바닥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허리에 가장 좋지 않은 자세라고 그는 지적했다.
“저는 중장년 남성 환자가 와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 우선 술을 끊으라고 합니다. 대부분 놀라면서 ‘알코올과 척추가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하죠. 그것보다 우리 사회의 술자리가 대부분 고깃집, 한식집 등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곳은 대부분 의자와 식탁이 아니라 방 안에 앉는 구조죠. 한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두세 시간씩 술자리를 갖는 것이 일주일에 몇 번씩 이어지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어요. 등받이 없이 바닥에 앉아 있다면 서 있을 때의 2배 이상의 무게가 척추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옛날 우리나라에 허리가 굽은 꼬부랑 할머니가 많았던 이유도 방바닥에 앉아서 오랫동안 가사일을 하는 여성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거나 아기를 안을 때 디스크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원장의 얘기다. “바닥에 누워 있는 아기를 안아 올릴 때 대부분 허리를 숙인 후 허리에 힘을 주고 들어올립니다. 맞벌이부부가 많아지면서 할머니들이 아기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들에게 이런 자세는 엄청난 부담을 가져옵니다. 아기 보다가 허리 망가졌다며 병원에 오는 할머니들은 대부분 이런 경우입니다. 바닥에 있는 무거운 것이나 아기를 들어올릴 때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 후 무릎을 이용해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입니다.”
운동 중에서도 척추건강에 좋지 않은 것이 적지 않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운동을 권하면 격렬한 운동이 좋은 줄 아는 환자들이 많아요. 하지만 허리가 좋지 않거나 나이 든 사람들은 축구와 골프, 스키 같은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축구처럼 많이 뛰어다니는 운동은 척추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고요.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옆으로 비트는 골프의 스윙 자세는 디스크가 터지기 가장 좋은 자세입니다. 필드에 나가 몇 시간씩 걸으면서 가끔 스윙을 하는 것은 문제가 별로 없지만, 걷지 않고 계속 카트를 타다가 스윙만 한다거나, 인도어에서 쉬지 않고 스윙을 하는 것은 디스크에 무리가 가기 쉽습니다. 수영도 허리나 척추에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자유형이나 평영은 좋지만 허리를 격하게 사용하는 접영은 척추건강에 좋지 않아요.”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박 원장은 “척추에 문제가 생길 경우 마비나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중장년층의 척추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며 “그러나 일부 TV나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제되지 않은 정보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많은 중장년층이 뒤로 걷는 것과 등산할 때 나무를 향해 등을 치는 행동을 하더라고요. 뒤로 걷는 것이 얼마나 좋을지는 몰라도 넘어져서 척추를 다칠 위험이 훨씬 큽니다. 또 나무에 등을 치다가 압박골절이 온 환자도 있었어요. 검증되지 않은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또 골프장에서 캐디들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며 허리를 앞으로, 뒤로 팍팍 숙이도록 하는 것도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인구의 대부분이 중장년 혹은 노년층인데, 허리를 앞으로 확 숙이는 자세는 디스크에 큰 무리가 갑니다. 숙이더라도 천천히 내려가야 합니다.”
요통이 있을 경우 허리를 쓰면 안 된다며 꼼짝도 않고 누워 있는 사람도 많은데, 골절이 아닐 경우 자세를 계속 바꿔주거나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박 원장은 조언했다. 그는 급성 요통의 대부분은 염좌로 인한 것이라며 급성 요통 초기 1~2일에는 냉찜질을, 3일 이후에는 온열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디스크는 생활습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가 안 좋은 것이 유전 같다며 디스크도 유전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있어요. 디스크는 유전이 아니고 허리건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닙니다. 허리를 잘못 사용해서 걸리는 병이에요.”
척추 질병 비수술치료의 권위자
척추 질병에 대한 치료법은 매우 다양하다. 수술 외에도 주사치료, 운동치료, 약물치료 등 비수술치료도 많다. 사실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수술이 두려워 비수술요법을 하는 병원을 찾아다니는 환자들이 많다. 박춘근 원장은 비수술치료를 추구하며 불필요한 수술은 가능한 한 지양한다고 한다.
박춘근 원장은 대표적 비수술치료인 경막외신경성형술을 1년에 300여 건 이상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국소마취 후 꼬리뼈를 통해 특수바늘을 삽입,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박 원장은 “시술 환자의 80% 이상이 상태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며 “수술을 하지 않고 회복이 빠른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사람들에게 일반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윌스기념병원이 실시하는 최소침습수술법(절개부위를 최소화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등 쪽을 마취하고 절개하는 일반 척추수술과 달리 복부에 5cm 가량을 절개한 후 복강(뱃속 장기가 있는 공간)을 통해 인공디스크를 척추까지 보내고 정착시키는 방법이다. 척추와 관절의 손상이 덜하며, 출혈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지만 의사의 고난도 기술과 경험을 요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실시하는 병원이 몇 곳 없다.
박춘근 원장은 현재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KOMISS) 회장으로, 국내 최소침습수술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박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최소침습수술을 받은 환자 496명을 분석했더니 평균 입원기간이 5~8일, 수술 후 일상생활 복귀까지 4~8주로 일반 척추수술보다 빠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모든 증상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201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대표 의술’로 선정됐고, 매년 30~40명의 외국인 의사들이 윌스기념병원을 방문해 연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2월에는 카자흐스탄 대통령중앙병원과 합작해 알마티에 척추센터를 개원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리조트와 합작해 척추운동재활센터를 정식 개원하는 등 해외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 원장의 얘기다. “한 번은 몽골 분이 혼자 찾아왔더라고요. 한국말을 전혀 못 하는 걸 보니 근로자는 아니었고요. 들어보니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국가대표팀 코치였는데, 몽골에서 우리 병원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다는 겁니다.
몽골 병원에 갔더니 우리 병원에서 연수를 하고 간 의사가 있었는데 이 분야는 한국 윌스기념병원이 최고라며 가보라고 했다는 거예요. 이후 한국 대회에 참가하게 돼서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해외에까지 입소문이 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요.”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으로도 선정돼
수원 윌스기념병원 개원 10주년을 맞은 2012년 2월에는 안양 호계동에 지하 4층, 지상 10층, 117병상 규모의 안양윌스기념병원이 문을 열었다. 안양 병원은 관절센터와 비수술센터, 영상의학센터, 운동재활센터, 건강증진센터 등 6개의 특화된 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최신 운동재활장비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원 병원에 첨단 초음파 절삭기를 도입하고 재활운동센터를 마련했으며, 전문치료사 10명을 새로 배치하는 등 투자와 시설확충에도 집중하고 있다. 또 ‘요통교실’을 주기적으로 열어 척추질환 예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박 원장의 얘기다. “최근 첨단초음파 뼈절삭기인 ‘본 스카펠’을 국내 척추전문병원 중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그동안 척추수술 시 사용해 온 드릴이나 톱은 진동이 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뼈 손실이 불가피했지만, 이 첨단 절삭기는 진동도 없고 세밀한 절단이 가능합니다. 너무 비싸 국내에는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보급돼 있지 않았는데 우리가 척추전문병원으로는 처음으로 도입한 거죠. MRI 기기도 최신식으로 도입했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첨단의료장비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윌스기념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으로 인증받은 데 이어 국내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으로는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으로 선정돼 ‘2관왕’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 인증의료기관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국제수준으로 평가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 것. 박춘근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척추관절전문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에 다가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병원이 척추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가 인증한 척추전문병원은 많지 않다. 2011년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으로 인증받은 수원 윌스기념병원을 찾아 척추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척추관절전문병원인 윌스기념병원은 2002년 척추 전문 박춘근 원장과 관절 전문 황장희 원장이 2002년 수원 인계동에 개원했다.
윌스기념병원의 이름은 미국의 척추수술 전문가이며 북미척추학회 창립자인 레온 윌스 교수의 이름을 딴 것. 윌스기념병원은 대학병원 출신 전문의 19명과 122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0만명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80%가 요통 경험했다는 통계도”
박춘근 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 성빈센트병원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1990년대 말 미국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환자들에게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척추전문병원이 곳곳에 들어선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박 원장의 얘기다.
“당시 한국에는 척추전문병원이라는 인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대학병원을 찾아야 했는데,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넓은 대학병원에서 진료실과 물리치료실, 약국 등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대학병원에 척추센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존의 대학병원에서는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등 다른 과와 논의도 해야 하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더군요.
그래서 아예 전문병원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하고 2002년 개원했습니다.”
인구 고령화로 척추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50대가 되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60대로 넘어가면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골절(눌리는 힘 때문에 척추 앞 부분에 골절이 발생하는 현상)도 늘어나고요. 또 현대인들은 운동이 부족하고 TV와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자세가 나빠졌기 때문에 디스크나 염좌(삠) 등이 발생하기 쉬워요.”
박 원장은 “미국에서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원인 중 1위가 감기, 2위가 요통이며, 한국인의 80%가 요통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척추전문병원을 찾는 환자의 증상은 염좌, 추간판탈출증(이하 디스크), 압박골절 등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생활습관을 고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크의 원인은 운동부족과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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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윌스기념병원 전경. |
“보통 척추병원은 뼈가 약해진 50~60대 이상 연령층이 주로 찾지만 요즘은 30~40대 환자도 많아지고 있어요. 10~20대 디스크 환자도 있고요. 30~40대에 흔한 디스크는 대부분 나쁜 자세와 운동부족이 원인입니다. 지속적인 운동으로 환상인대(環狀靭帶)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환상인대는 척추의 추간판(디스크)을 둘러싸고 있는 둥근 인대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환상인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손상되기 쉽고 이에 따라 디스크 속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디스크 질환이다.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손상되기 쉬운데, 평소 운동을 통해 건강한 환상인대를 갖고 있다면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서히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운동, 또 몸에 중량이 실리지 않는 운동이 허리에 좋습니다. 예를 들면 걷기, 사이클, 등산, 요가 등이 허리근육을 서서히 반복적으로 움직이게 해주는 운동에 속합니다.”
또 TV와 컴퓨터,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은 목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박 원장은 말했다. “한곳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 경우 목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계속됩니다. 이럴 때 목 근육이 경직되고 척추에 무리가 옵니다. 청소년 디스크 환자가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죠. TV나 컴퓨터를 보더라도 계속 움직이면서 보든가, 45분 보고 15분 쉬는 식으로 보는 것이 좋아요.”
좌식생활은 허리건강에 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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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윌스기념병원 전경. |
“저는 중장년 남성 환자가 와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 우선 술을 끊으라고 합니다. 대부분 놀라면서 ‘알코올과 척추가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하죠. 그것보다 우리 사회의 술자리가 대부분 고깃집, 한식집 등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곳은 대부분 의자와 식탁이 아니라 방 안에 앉는 구조죠. 한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두세 시간씩 술자리를 갖는 것이 일주일에 몇 번씩 이어지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어요. 등받이 없이 바닥에 앉아 있다면 서 있을 때의 2배 이상의 무게가 척추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옛날 우리나라에 허리가 굽은 꼬부랑 할머니가 많았던 이유도 방바닥에 앉아서 오랫동안 가사일을 하는 여성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거나 아기를 안을 때 디스크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원장의 얘기다. “바닥에 누워 있는 아기를 안아 올릴 때 대부분 허리를 숙인 후 허리에 힘을 주고 들어올립니다. 맞벌이부부가 많아지면서 할머니들이 아기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들에게 이런 자세는 엄청난 부담을 가져옵니다. 아기 보다가 허리 망가졌다며 병원에 오는 할머니들은 대부분 이런 경우입니다. 바닥에 있는 무거운 것이나 아기를 들어올릴 때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 후 무릎을 이용해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입니다.”
운동 중에서도 척추건강에 좋지 않은 것이 적지 않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운동을 권하면 격렬한 운동이 좋은 줄 아는 환자들이 많아요. 하지만 허리가 좋지 않거나 나이 든 사람들은 축구와 골프, 스키 같은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축구처럼 많이 뛰어다니는 운동은 척추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고요.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옆으로 비트는 골프의 스윙 자세는 디스크가 터지기 가장 좋은 자세입니다. 필드에 나가 몇 시간씩 걸으면서 가끔 스윙을 하는 것은 문제가 별로 없지만, 걷지 않고 계속 카트를 타다가 스윙만 한다거나, 인도어에서 쉬지 않고 스윙을 하는 것은 디스크에 무리가 가기 쉽습니다. 수영도 허리나 척추에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자유형이나 평영은 좋지만 허리를 격하게 사용하는 접영은 척추건강에 좋지 않아요.”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박 원장은 “척추에 문제가 생길 경우 마비나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중장년층의 척추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며 “그러나 일부 TV나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제되지 않은 정보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많은 중장년층이 뒤로 걷는 것과 등산할 때 나무를 향해 등을 치는 행동을 하더라고요. 뒤로 걷는 것이 얼마나 좋을지는 몰라도 넘어져서 척추를 다칠 위험이 훨씬 큽니다. 또 나무에 등을 치다가 압박골절이 온 환자도 있었어요. 검증되지 않은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또 골프장에서 캐디들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며 허리를 앞으로, 뒤로 팍팍 숙이도록 하는 것도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인구의 대부분이 중장년 혹은 노년층인데, 허리를 앞으로 확 숙이는 자세는 디스크에 큰 무리가 갑니다. 숙이더라도 천천히 내려가야 합니다.”
요통이 있을 경우 허리를 쓰면 안 된다며 꼼짝도 않고 누워 있는 사람도 많은데, 골절이 아닐 경우 자세를 계속 바꿔주거나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박 원장은 조언했다. 그는 급성 요통의 대부분은 염좌로 인한 것이라며 급성 요통 초기 1~2일에는 냉찜질을, 3일 이후에는 온열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디스크는 생활습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가 안 좋은 것이 유전 같다며 디스크도 유전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있어요. 디스크는 유전이 아니고 허리건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닙니다. 허리를 잘못 사용해서 걸리는 병이에요.”
척추 질병 비수술치료의 권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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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30~40명의 외국인 의사들이 윌스기념병원을 찾아 연수를 받고 있다. |
박춘근 원장은 대표적 비수술치료인 경막외신경성형술을 1년에 300여 건 이상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국소마취 후 꼬리뼈를 통해 특수바늘을 삽입,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박 원장은 “시술 환자의 80% 이상이 상태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며 “수술을 하지 않고 회복이 빠른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사람들에게 일반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윌스기념병원이 실시하는 최소침습수술법(절개부위를 최소화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등 쪽을 마취하고 절개하는 일반 척추수술과 달리 복부에 5cm 가량을 절개한 후 복강(뱃속 장기가 있는 공간)을 통해 인공디스크를 척추까지 보내고 정착시키는 방법이다. 척추와 관절의 손상이 덜하며, 출혈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지만 의사의 고난도 기술과 경험을 요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실시하는 병원이 몇 곳 없다.
박춘근 원장은 현재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KOMISS) 회장으로, 국내 최소침습수술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박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최소침습수술을 받은 환자 496명을 분석했더니 평균 입원기간이 5~8일, 수술 후 일상생활 복귀까지 4~8주로 일반 척추수술보다 빠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모든 증상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201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대표 의술’로 선정됐고, 매년 30~40명의 외국인 의사들이 윌스기념병원을 방문해 연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2월에는 카자흐스탄 대통령중앙병원과 합작해 알마티에 척추센터를 개원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리조트와 합작해 척추운동재활센터를 정식 개원하는 등 해외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 원장의 얘기다. “한 번은 몽골 분이 혼자 찾아왔더라고요. 한국말을 전혀 못 하는 걸 보니 근로자는 아니었고요. 들어보니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국가대표팀 코치였는데, 몽골에서 우리 병원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다는 겁니다.
몽골 병원에 갔더니 우리 병원에서 연수를 하고 간 의사가 있었는데 이 분야는 한국 윌스기념병원이 최고라며 가보라고 했다는 거예요. 이후 한국 대회에 참가하게 돼서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해외에까지 입소문이 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요.”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으로도 선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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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스기념병원은 2011년 보건복지부에서 척추전문병원으로 인증받았다. |
이 밖에도 수원 병원에 첨단 초음파 절삭기를 도입하고 재활운동센터를 마련했으며, 전문치료사 10명을 새로 배치하는 등 투자와 시설확충에도 집중하고 있다. 또 ‘요통교실’을 주기적으로 열어 척추질환 예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박 원장의 얘기다. “최근 첨단초음파 뼈절삭기인 ‘본 스카펠’을 국내 척추전문병원 중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그동안 척추수술 시 사용해 온 드릴이나 톱은 진동이 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뼈 손실이 불가피했지만, 이 첨단 절삭기는 진동도 없고 세밀한 절단이 가능합니다. 너무 비싸 국내에는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보급돼 있지 않았는데 우리가 척추전문병원으로는 처음으로 도입한 거죠. MRI 기기도 최신식으로 도입했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첨단의료장비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윌스기념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으로 인증받은 데 이어 국내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으로는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으로 선정돼 ‘2관왕’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 인증의료기관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국제수준으로 평가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 것. 박춘근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척추관절전문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에 다가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