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貞淑
⊙ 57세. 숙명여대 대학원 졸업. 美 캔자스주립대 소비자경제학 박사.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공정위·기재부 등 자문위원, 한전·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장 등 역임.
⊙ 現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금융교육국제네트워크(INFE)
자문이사.
⊙ 57세. 숙명여대 대학원 졸업. 美 캔자스주립대 소비자경제학 박사.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공정위·기재부 등 자문위원, 한전·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장 등 역임.
⊙ 現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금융교육국제네트워크(INFE)
자문이사.
은행·증권·보험·카드사 등 금융기관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쯤 불편함이나 소소한 피해를 경험했을 것이다. 부당한 대출금리 산정이나 채권추심,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보험금 지급문제 등 금감원에 접수되는 금융 관련 민원은 매년 10만 건이 넘는다.
그러나 소비자가 해당 금융기관에 잘잘못을 따지기는 쉽지 않다. “약관을 통해 고지했기 때문에 금융기관에는 책임이 없다”거나 “시스템에 의해 처리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일반 제조업·서비스업 관련 소비자피해와 달리 금융소비자의 피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 줄 기관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2012년 5월 출범한 곳이 바로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다. 금융감독원장 직속 준(準)독립기관인 금융소비자보호처의 문정숙 처장을 서울 여의도 금감원 11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금융도 소비자 중심으로
문 처장은 국내에 ‘소비자경제’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던 1980년대 초반 미국에서 소비자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소비자경제 전문가 1세대다. 1987년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로 임용돼 재임하다 2009년 금감원 외부 전문가 영입 공채를 통해 금감원 소비자서비스본부장(부원장보)으로 들어갔다.
—22년간 교수로 재임하다가 금감원에 가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당시 금감원은 소비자서비스 분야가 그동안 미흡했다며 별개의 본부로 만들 예정이고, 외부 전문가를 찾고 있다고 하더군요. 주변의 추천도 있었고 금융시장에서 소비자 이슈는 블루오션과 같아서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경제학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질적인 소비자문제를 해결하고 정책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으므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란 말이 생소한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금융 패러다임이 금융회사 중심이었다면 지금의 금융 패러다임은 소비자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지만 유독 금융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사실 현재 시스템에서는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 즉 격차가 큽니다. 이를 해소하는 게 소비자보호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2012년에는 금융감독원장 직속으로 독립적 성격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설치했는데요.
“금융감독의 핵심 업무인 금융기관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보호 업무는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할 때 보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금감원 내 준독립적인 기관으로 가는 것이 그 당시 최선이라고 생각했고요. 또한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서 2012년 5월 16일 금감원장 직속기관으로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출범하게 됐지요.”
—금융소비자보호처 출범과 함께 가장 중점을 두었던 방향이 무엇입니까.
“출범식에서 ‘친절한 금융도우미, 금융소비자에게 힘이 되는 금융소비자보호처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 분야가 금융피해자의 민원을 받거나 상담을 해주는 ‘사후관리’에 치중하고 있었어요. 제가 금감원에 와서 패러다임을 바꾸었습니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후관리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전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금융상담 및 민원, 분쟁조정 등을 통해 소비자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하는 ‘사후관리’와 소비자정보제공, 금융교육 등 ‘사전관리’의 비율을 5:5 수준까지 균형을 맞추려고 했고, 현재 목표치에 가까이 왔습니다.”
금융소비자 경보발령제도 실시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출범 이후 금융소비자 경보발령제도를 실시하고 금융소비자 리포트를 발행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찾아가는 서비스’인 금융사랑방버스도 2012년 6월에 도입해 전국을 순회하며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 안내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경보발령제도는 언론보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신용카드 리볼빙제도가 결국 고금리대출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즉시연금이나 카드 해외사용에 따른 문제점도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한 채 이용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같은 정보를 더 쉽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경보발령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경보를 발령할 예정입니다.”
—금융사랑방버스가 하는 일은.
“금감원 담당자 외에도 각 금융기관, 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위원회 등의 직원들이 동행해 금융소외계층인 노인과 다문화가정, 군인 등을 찾아갑니다.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전환대출, 신용회복, 법률구조 등의 상담이 이뤄지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100여 회에 걸쳐 농촌, 재래시장 등 소비자보호 취약지역을 방문해 금융상담 및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1군단을 방문했을 때는 월급으로 적금을 들고 싶어하는 군인들이 많아 하나은행과 함께 군인 대상 금융상품을 개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소비자에게 불편한 금융회사의 관행도 개선됐다고 합니다.
“금융회사의 ARS와 홈페이지 이용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아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토록 지도했습니다. 또 생계가 곤란한 사람들에게 무리한 추심과 압류를 방지하기 위해 소액금융자산 압류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도록 하기도 했고요. 근저당권설정비 등 대출 관련 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관행도 개선토록 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대출을 받을 때 대출받는 날과 갚는 날 이자를 모두 내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사망자 채무에 대한 연체이자 부과 등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제도와 관행을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 구제센터 마련
—그럼에도 최근 저축은행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많았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금감원 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불완전판매 피해자 구제를 위해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적극적인 분쟁조정을 실시하는 등 피해구제를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저희가 완전히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많은 분이 구제를 받았습니다.”
—불황 때문에 서민층의 금융피해도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국내에서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서민층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우려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고요.
그래서 금감원은 서민·취약계층의 금융부담 완화 및 서민계층 지원을 위한 금융권의 사회공헌활동 확산을 유도하는 등 서민생활 안정화 노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금융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금융관행 및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소비자의 합리적인 금융상품 선택권 보장을 위해 소비자 정보 제공도 강화하는 한편,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에 감독·검사 역량을 집중해 나가려고 합니다.”
금감원 사상 두 번째 여성 임원
그는 2001년까지 금감원 부원장보로 재직했던 이성남 전 민주통합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 금감원의 여성 임원이다.
—사실 금감원은 남성 중심의 권위적인 조직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외부에서 온 여성인력에 대한 시선은 어땠나요.
“수평적 조직인 학교에서 수직적 조직인 금감원으로 오면서 외롭고 힘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먼저 금감원의 임원들과 협력적 관계를 갖고 직원들과의 소통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인화를 중시했고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을 잘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는 금감원 내에서 중요 분야가 아니었고 제가 개척해 나가는 분야였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금감원의 인재들은 매우 유능했고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져 고무적입니다. 금감원의 감독과 검사업무는 공급자 대상의 업무수행으로 금융회사 편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동안 금감원은 새로운 혁신으로 소비자 중심의 업무를 많이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금소처가 설립된 이후, 금융시장에서의 소비자보호는 금소처만의 일이 아니라 은행, 보험, 금융투자 등 다른 부서 등과 함께 협력적 관계로 소비자보호를 위해 통합적 접근을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봅니다.”
—금감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자평하는 분야가 있습니까.
“그동안 금감원은 금융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습니다. 소비자보호에 대해서도 그런 인식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하고 있더군요. 금융사가 망하지 않는 것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기본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인 거죠. 하지만 금융 역시 세계적 트렌드에 따라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가야 합니다. 저와 소비자보호처는 그런 인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바꾸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소비자보호처가 금감원에서 완전 독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고, 이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제도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기능강화를 위한 조직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적・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져야 하고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이해와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금융교육은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국가전략으로 채택하여 학교교육, 성인교육 등 다차원적인 접근으로 조속한 실행이 필요합니다.”
12월 27일 3년 임기를 마친 문정숙 처장은 “3년 동안 힘도 들었지만 소비자 중심의 개념과 그 중요성을 금감원에 심어준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처럼 소비자가 시장을 이끄는 시대가 곧 올 겁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발맞춰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강화돼야겠죠.”⊙
그러나 소비자가 해당 금융기관에 잘잘못을 따지기는 쉽지 않다. “약관을 통해 고지했기 때문에 금융기관에는 책임이 없다”거나 “시스템에 의해 처리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일반 제조업·서비스업 관련 소비자피해와 달리 금융소비자의 피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 줄 기관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2012년 5월 출범한 곳이 바로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다. 금융감독원장 직속 준(準)독립기관인 금융소비자보호처의 문정숙 처장을 서울 여의도 금감원 11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금융도 소비자 중심으로
문 처장은 국내에 ‘소비자경제’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던 1980년대 초반 미국에서 소비자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소비자경제 전문가 1세대다. 1987년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로 임용돼 재임하다 2009년 금감원 외부 전문가 영입 공채를 통해 금감원 소비자서비스본부장(부원장보)으로 들어갔다.
—22년간 교수로 재임하다가 금감원에 가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당시 금감원은 소비자서비스 분야가 그동안 미흡했다며 별개의 본부로 만들 예정이고, 외부 전문가를 찾고 있다고 하더군요. 주변의 추천도 있었고 금융시장에서 소비자 이슈는 블루오션과 같아서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경제학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질적인 소비자문제를 해결하고 정책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으므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란 말이 생소한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금융 패러다임이 금융회사 중심이었다면 지금의 금융 패러다임은 소비자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지만 유독 금융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사실 현재 시스템에서는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 즉 격차가 큽니다. 이를 해소하는 게 소비자보호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2012년에는 금융감독원장 직속으로 독립적 성격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설치했는데요.
“금융감독의 핵심 업무인 금융기관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보호 업무는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할 때 보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금감원 내 준독립적인 기관으로 가는 것이 그 당시 최선이라고 생각했고요. 또한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서 2012년 5월 16일 금감원장 직속기관으로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출범하게 됐지요.”
—금융소비자보호처 출범과 함께 가장 중점을 두었던 방향이 무엇입니까.
“출범식에서 ‘친절한 금융도우미, 금융소비자에게 힘이 되는 금융소비자보호처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 분야가 금융피해자의 민원을 받거나 상담을 해주는 ‘사후관리’에 치중하고 있었어요. 제가 금감원에 와서 패러다임을 바꾸었습니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후관리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전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금융상담 및 민원, 분쟁조정 등을 통해 소비자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하는 ‘사후관리’와 소비자정보제공, 금융교육 등 ‘사전관리’의 비율을 5:5 수준까지 균형을 맞추려고 했고, 현재 목표치에 가까이 왔습니다.”
금융소비자 경보발령제도 실시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출범 이후 금융소비자 경보발령제도를 실시하고 금융소비자 리포트를 발행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찾아가는 서비스’인 금융사랑방버스도 2012년 6월에 도입해 전국을 순회하며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 안내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경보발령제도는 언론보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신용카드 리볼빙제도가 결국 고금리대출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즉시연금이나 카드 해외사용에 따른 문제점도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한 채 이용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같은 정보를 더 쉽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경보발령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경보를 발령할 예정입니다.”
—금융사랑방버스가 하는 일은.
“금감원 담당자 외에도 각 금융기관, 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위원회 등의 직원들이 동행해 금융소외계층인 노인과 다문화가정, 군인 등을 찾아갑니다.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전환대출, 신용회복, 법률구조 등의 상담이 이뤄지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100여 회에 걸쳐 농촌, 재래시장 등 소비자보호 취약지역을 방문해 금융상담 및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1군단을 방문했을 때는 월급으로 적금을 들고 싶어하는 군인들이 많아 하나은행과 함께 군인 대상 금융상품을 개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소비자에게 불편한 금융회사의 관행도 개선됐다고 합니다.
“금융회사의 ARS와 홈페이지 이용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아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토록 지도했습니다. 또 생계가 곤란한 사람들에게 무리한 추심과 압류를 방지하기 위해 소액금융자산 압류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도록 하기도 했고요. 근저당권설정비 등 대출 관련 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관행도 개선토록 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대출을 받을 때 대출받는 날과 갚는 날 이자를 모두 내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사망자 채무에 대한 연체이자 부과 등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제도와 관행을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 구제센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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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금융사랑방버스가 제1군단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금융상담 및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금감원 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불완전판매 피해자 구제를 위해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적극적인 분쟁조정을 실시하는 등 피해구제를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저희가 완전히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많은 분이 구제를 받았습니다.”
—불황 때문에 서민층의 금융피해도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국내에서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서민층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우려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고요.
그래서 금감원은 서민·취약계층의 금융부담 완화 및 서민계층 지원을 위한 금융권의 사회공헌활동 확산을 유도하는 등 서민생활 안정화 노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금융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금융관행 및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소비자의 합리적인 금융상품 선택권 보장을 위해 소비자 정보 제공도 강화하는 한편,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에 감독·검사 역량을 집중해 나가려고 합니다.”
금감원 사상 두 번째 여성 임원
그는 2001년까지 금감원 부원장보로 재직했던 이성남 전 민주통합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 금감원의 여성 임원이다.
—사실 금감원은 남성 중심의 권위적인 조직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외부에서 온 여성인력에 대한 시선은 어땠나요.
“수평적 조직인 학교에서 수직적 조직인 금감원으로 오면서 외롭고 힘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먼저 금감원의 임원들과 협력적 관계를 갖고 직원들과의 소통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인화를 중시했고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을 잘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는 금감원 내에서 중요 분야가 아니었고 제가 개척해 나가는 분야였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금감원의 인재들은 매우 유능했고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져 고무적입니다. 금감원의 감독과 검사업무는 공급자 대상의 업무수행으로 금융회사 편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동안 금감원은 새로운 혁신으로 소비자 중심의 업무를 많이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금소처가 설립된 이후, 금융시장에서의 소비자보호는 금소처만의 일이 아니라 은행, 보험, 금융투자 등 다른 부서 등과 함께 협력적 관계로 소비자보호를 위해 통합적 접근을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봅니다.”
—금감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자평하는 분야가 있습니까.
“그동안 금감원은 금융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습니다. 소비자보호에 대해서도 그런 인식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하고 있더군요. 금융사가 망하지 않는 것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기본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인 거죠. 하지만 금융 역시 세계적 트렌드에 따라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가야 합니다. 저와 소비자보호처는 그런 인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바꾸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소비자보호처가 금감원에서 완전 독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고, 이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제도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기능강화를 위한 조직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적・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져야 하고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이해와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금융교육은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국가전략으로 채택하여 학교교육, 성인교육 등 다차원적인 접근으로 조속한 실행이 필요합니다.”
12월 27일 3년 임기를 마친 문정숙 처장은 “3년 동안 힘도 들었지만 소비자 중심의 개념과 그 중요성을 금감원에 심어준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처럼 소비자가 시장을 이끄는 시대가 곧 올 겁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발맞춰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강화돼야겠죠.”⊙
1. 금융소비자포털(consumer.fss.or.kr) 금융회사 경영정보, 금융상품 비교정보, 금융거래 시 유의사항, 금융법규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하나의 화면에서 일괄·통합 제공하는 사이트다. 2. 통합콜센터(전국 공통 1332)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332만 누르면 금융소비자의 피해 또는 불만사항 상담, 상속인금융거래조회 상담, 불법사금융 상담, 금융범죄 및 비리신고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월·수·금은 오후 9시까지)까지 운영되며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3. 금융소비자 토요 무료 법률상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오후 1시까지 금감원 소속 변호사가 금융거래 관련 법률적인 쟁점사항에 대해 무료 법률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소비자 무료 법률상담센터’를 운영한다. 금감원 금융민원센터(여의도 소재)를 찾거나 1332로 문의하면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