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明熙
⊙ 1955년 출생.
⊙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한림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강원도 양구군수, 강릉시 부시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역임.
⊙ 1955년 출생.
⊙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한림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강원도 양구군수, 강릉시 부시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역임.
“전국 최다득표율을 기록할 줄은 몰랐습니다.”
6월 9일 최명희(崔明熙ㆍ55) 강릉시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이번 선거에서 기록을 세울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허허’ 웃었다. 그는 “지난 4년간 추진했던 일을 잘 마무리하라는 고향 분들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명희 시장은 지난 6월 2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광역ㆍ기초단체장 가운데 최고득표율로 당선됐다. 투표에 참여한 강릉 유권자 가운데 ‘79.57%’가 현재 시장인 그의 재선을 승인했다. 최 시장 다음으로 김관용 경북도지사(75.36%), 박승호 경북 포항시장 당선자(74.67%)가 뒤를 이었다.
그가 최다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강원도는 영남이나 호남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한 특정 정당이 몰표를 챙겨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강릉 주민은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에게 47%의 지지를 보냈을 뿐이다.
“재선을 허락하지 않는 동네”
특히 강릉시 유권자들은 까다롭기로 이름이 나 있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권성동(權性東ㆍ50) 한나라당 의원은 “강릉 시민들은 한 사람에게 연속 당선을 허락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초선 의원이나 시장이 재선하는 것도 어려운 곳이 강릉이다”라고 했다.
지난 14대부터 18대까지 강릉시 국회의원은 최돈웅(14대-무소속, 16대-한나라당), 최욱철(15대-민주당, 18대-무소속), 심재엽(17대-한나라당), 권성동(18대 재·보궐 선거-한나라당)으로 선거 때마다 바뀌었다. 당선자들의 소속 정당도 한나라당, 민주당, 무소속 등으로 다양하다.
지역에서는 강릉 유권자의 ‘독특한 투표 성향’에도 불구하고 최 시장이 전국 최다득표율을 기록한 비결로 ‘인물론’을 꼽고 있다.
최명희 시장은 강릉에서 태어나 영동지역 최고 명문인 강릉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강릉고는 1990년대 중반까지 강릉 지역 유일한 비(非)평준화 고등학교였다. 고등학교 입시인 연합고사가 폐지되기 전까지 영동지역과 영서지역 일부 중학교 전교 1등 대부분이 강릉고로 몰렸다. 이 때문에 강릉에서는 ‘강릉고 출신=인재’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행정 전문가와 강릉 최씨
강릉고 총동창회 간부는 “강릉고 출신이라고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강릉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릉고 나왔으면 똑똑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강릉고를 졸업한 최 시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거쳐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강원도 양구군수,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강원도 산업통상국장, 강릉부시장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06년 4기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에 당선됐을 때 ‘강릉 출신의 행정 전문가’라는 점이 유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고 한다. 최 시장은 당시 선거에서도 64.5%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강릉시청을 출입하고 있는 홍서표 <조선일보> 기자의 얘기다.
“최 시장은 지난 4년간 흠 잡을 것 없이 첫 임기를 마쳤습니다. 특유의 꼼꼼함과 부지런함, 명석함으로 강릉시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말수가 적고 정치적으로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시민들 사이에 강릉살림을 맡겨도 안심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강릉의 최대 자랑거리인 경포대 해수욕장을 최 시장이 잘 정비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경포대에 젊은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 관광수입이 늘어난 것도 좋은 평가를 얻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또 최명희 시장의 집안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최 시장은 강릉 지역 최고 명문가(名門家)인 강릉 최씨다. 강릉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구멍가게를 해도 강릉 최씨가 운영하는 곳은 안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상대 후보들 출마 포기
이처럼 최명희 시장의 ‘인물론’이 지역에 먹히면서, 상대후보 숫자가 줄어든 것도 전국 최다득표율을 얻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최명희 시장 측에 따르면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 후보는 모두 5명이었다. 당시 무소속 후보 2명,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후보 등 모두 4명이 최 시장과 함께 선거를 치러 38%를 빼 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친박연대 후보 1명만 출마해 20%의 지지율을 얻었다.
홍서표 <조선일보> 기자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4년간 인물론으로 검증을 받은 최 시장에게 잠재 시장 후보들이 맞붙을 엄두도 못 냈다”며 “강릉은 여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성향과 능력이 우선시되는 곳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명희 시장은 자신이 전국 최다득표율을 얻어 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에 다소 어색해하는 분위기다.
그는 “(최다득표율은) 고마운 일이지만 지역 주민들이 더욱 잘하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업 유치, 교육환경 개선 등을 통해 골고루 잘사는 강릉이 되도록 일하겠다”고 말했다.⊙
6월 9일 최명희(崔明熙ㆍ55) 강릉시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이번 선거에서 기록을 세울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허허’ 웃었다. 그는 “지난 4년간 추진했던 일을 잘 마무리하라는 고향 분들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명희 시장은 지난 6월 2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광역ㆍ기초단체장 가운데 최고득표율로 당선됐다. 투표에 참여한 강릉 유권자 가운데 ‘79.57%’가 현재 시장인 그의 재선을 승인했다. 최 시장 다음으로 김관용 경북도지사(75.36%), 박승호 경북 포항시장 당선자(74.67%)가 뒤를 이었다.
그가 최다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강원도는 영남이나 호남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한 특정 정당이 몰표를 챙겨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강릉 주민은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에게 47%의 지지를 보냈을 뿐이다.
“재선을 허락하지 않는 동네”
특히 강릉시 유권자들은 까다롭기로 이름이 나 있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권성동(權性東ㆍ50) 한나라당 의원은 “강릉 시민들은 한 사람에게 연속 당선을 허락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초선 의원이나 시장이 재선하는 것도 어려운 곳이 강릉이다”라고 했다.
지난 14대부터 18대까지 강릉시 국회의원은 최돈웅(14대-무소속, 16대-한나라당), 최욱철(15대-민주당, 18대-무소속), 심재엽(17대-한나라당), 권성동(18대 재·보궐 선거-한나라당)으로 선거 때마다 바뀌었다. 당선자들의 소속 정당도 한나라당, 민주당, 무소속 등으로 다양하다.
지역에서는 강릉 유권자의 ‘독특한 투표 성향’에도 불구하고 최 시장이 전국 최다득표율을 기록한 비결로 ‘인물론’을 꼽고 있다.
최명희 시장은 강릉에서 태어나 영동지역 최고 명문인 강릉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강릉고는 1990년대 중반까지 강릉 지역 유일한 비(非)평준화 고등학교였다. 고등학교 입시인 연합고사가 폐지되기 전까지 영동지역과 영서지역 일부 중학교 전교 1등 대부분이 강릉고로 몰렸다. 이 때문에 강릉에서는 ‘강릉고 출신=인재’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행정 전문가와 강릉 최씨
강릉고 총동창회 간부는 “강릉고 출신이라고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강릉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릉고 나왔으면 똑똑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강릉고를 졸업한 최 시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거쳐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강원도 양구군수,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강원도 산업통상국장, 강릉부시장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06년 4기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에 당선됐을 때 ‘강릉 출신의 행정 전문가’라는 점이 유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고 한다. 최 시장은 당시 선거에서도 64.5%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강릉시청을 출입하고 있는 홍서표 <조선일보> 기자의 얘기다.
“최 시장은 지난 4년간 흠 잡을 것 없이 첫 임기를 마쳤습니다. 특유의 꼼꼼함과 부지런함, 명석함으로 강릉시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말수가 적고 정치적으로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시민들 사이에 강릉살림을 맡겨도 안심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강릉의 최대 자랑거리인 경포대 해수욕장을 최 시장이 잘 정비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경포대에 젊은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 관광수입이 늘어난 것도 좋은 평가를 얻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또 최명희 시장의 집안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최 시장은 강릉 지역 최고 명문가(名門家)인 강릉 최씨다. 강릉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구멍가게를 해도 강릉 최씨가 운영하는 곳은 안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상대 후보들 출마 포기
이처럼 최명희 시장의 ‘인물론’이 지역에 먹히면서, 상대후보 숫자가 줄어든 것도 전국 최다득표율을 얻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최명희 시장 측에 따르면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 후보는 모두 5명이었다. 당시 무소속 후보 2명,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후보 등 모두 4명이 최 시장과 함께 선거를 치러 38%를 빼 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친박연대 후보 1명만 출마해 20%의 지지율을 얻었다.
홍서표 <조선일보> 기자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4년간 인물론으로 검증을 받은 최 시장에게 잠재 시장 후보들이 맞붙을 엄두도 못 냈다”며 “강릉은 여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성향과 능력이 우선시되는 곳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명희 시장은 자신이 전국 최다득표율을 얻어 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에 다소 어색해하는 분위기다.
그는 “(최다득표율은) 고마운 일이지만 지역 주민들이 더욱 잘하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업 유치, 교육환경 개선 등을 통해 골고루 잘사는 강릉이 되도록 일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