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성공시대] 녹색바람 이끄는 釜慶大朴孟彦 총장 : 월간조선

지방대학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작년 전국 347개 대학 가운데 입학 정원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대학이 130여 곳에 이른다. 유일한 대안이 중국이나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의 학생들을 불러들여 머릿수를 채워 넣는 일이지만, 가난한 나라의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학교 재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지방대학도 없지 않다. 대학평가에서 예전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지방대나, 新生(신생) 지방대들이 서울 상위권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도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성공한 지방대학들의 특징은 자신들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강점을 특화시키고,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정공법’을 택했다는 점이다.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釜慶大(부경대)도 그런 대학 중의 하나다.

부경대 캠퍼스에 들어서면 3m짜리 대형 화강암에 ‘雄飛(웅비)’라는 글자를 새긴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캠퍼스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고 있고, 새로 지은 건물이 많아 마치 막 문을 연 신생 대학 같은 느낌을 준다.

부경대는 1996년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통합하면서 탄생했다. 현재 부경대는 전국 23개 4년제 국립대학 중 취업률 5위로, 부산 경남 지역에서는 부산대와 함께 가장 높은 취업률을 나타내고 있다. 부경대는 대연캠퍼스(약 36만㎡)와 용당캠퍼스(약 31만㎡) 등 두 개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고, 재학생은 2만8000명, 교수진은 600여 명이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국립대학 혁신평가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10년간 혹독한 구조조정

부산시 남구 대연동에 있는 부경대 캠퍼스의 모습. 부경대는 남구 용당동에 또 하나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다.

작년 8월 취임한 朴孟彦(박맹언·53) 부경대 총장은 “지난 10여 년은 부경대가 새로 태어나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통합 후부터 작년까지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중복학과 13개와 단과대 4개, 대학원 1개가 통폐합됐고, 대학본부의 8개과, 연구소 5개, 부속시설 10개를 줄였습니다. 지난 10년간 행정직원의 35%(125명)와 학부생 1575명을 줄였고, 그 대신 기존의 30%가 넘는 150여 명의 교수를 새로 임용해 교육의 질을 높였어요.”

부경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대학 중의 하나다. 부경대의 前身(전신)인 부산공업대와 부산수산대는 1960~70년대 경제개발 시기에 우리나라의 ‘공업입국’ ‘수산입국’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1924년 설립된 부산공업대는 국내 최초의 근대식 공업기술 교육기관이었다. 1941년 설립된 부산수산대는 한국 최초의 수산고등교육기관으로 출발했다. 1960~70년대에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의 20%가 원양어업에서 나왔다. 당시 부산수산대는 우수한 수산분야 인재를 양성하여 원양어업 개척의 선두에 섰다.

박 총장은 “우리나라는 원양어업을 통해 축적한 자본으로 산업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전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입학했던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 인재들이 우리나라 근대화와 산업화에 기여한 공은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현재 부경대 출신 인사로는 金在哲(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金光石(김광석) 참존화장품 회장, 郭決鎬(곽결호) 전 환경부장관, 趙甲濟(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위원, 辛東仁(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姜南周(강남주) 부산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수많은 지도자급 인물이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학교 측은 전체 동문이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녹색산업’을 대학발전의 원동력으로

전국 최고의 인재가 몰려들어 명성을 날리던 두 학교는 1980~90년대를 거치면서 위상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산업구조가 다양해지면서 수산이나 공업 같은 특성화 대학은 설 자리가 좁아졌고, 국내 대학은 종합대학 위주로 재편됐다. 부산공업대와 부산수산대가 4년제 국립대학 최초로 통합에 나선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박맹언 총장은 “단순히 행정인력이나 학생숫자를 줄이는 군살빼기 구조조정이 아니라 대학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바다를 접한 지역적 특징을 살리고, 전통적으로 부경대가 강점을 가지고 있던 지구환경·에너지, 해양수산, 나노·바이오·IT융합기술 분야 등의 학과를 특성화하기 위해 집중투자를 했다. 특히 해양바이오나 해양생명공학 등 해양과 관련한 연구시설과 연구결과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총장이 부경대의 발전 모토로 삼은 화두는 ‘에코(ECO: 환경)’다. 박 총장은 취임 3개월째인 지난해 11월 학교 관계자들과 지역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에코 버시티(ECO-versity)’ 선포식을 가졌다. 녹색성장의 철학과 행동강령을 담은 에코 버시티는 환경과 생태계를 먼저 생각하면서 대학의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박 총장의 교육이념이 담긴 것이다.

부경대는 현재 기장군 일광면 동백리 일대에 녹색성장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그중 7000㎡의 부지에 수산과학연구소 건물을 신축하고 있다. 기존의 대학 부설기관이었던 수산과학연구소를 해양을 기반으로 한 녹색기술(GT) 단지로 확대하는 것이다.

총 예산 2000억원이 투입되어 2014년에 완공될 녹색성장 연구단지에서는 해양바이오산업, 수소, 潮力(조력) 등을 활용한 친환경에너지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오는 10월, 녹색성장 연구단지 중 가장 먼저 완공될 예정인 수산과학연구소에서는 미역·다시마 등 海藻類(해조류)를 이용한 해양바이오 에너지 생산과 해조류의 종자보전과 품질개량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생물공학, 미생물학, 식품발효공학, 화학 등 해양바이오 산업과 연계된 학문연구도 더욱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주식회사 부경대’

현재 부경대는 정부의 新(신)성장동력사업으로 지정된 해양바이오 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연구를 주도하는 다양한 연구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이들 연구 대부분이 정부의 국책사업이다. 이 가운데는 매년 100억원의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국내 유일의 수산해양 LMO(형질전환생물체) 평가기관을 운영하는 국책사업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부경대의 녹색입국이란 목표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달성되기 어렵다. 박 총장은 최근 “재임 중 1000억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하고, 2020년까지 세계 100大(대) 대학에 진입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는 지방 국립대학이 1000억원이란 거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10년 남짓한 기간에 세계 100대 대학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필자의 귀에는 그렇고 그런 공허한 외침처럼 들렸다. 이런 의문에 대해 박 총장은 “학교를 주식회사처럼 운영하여 발전재원을 스스로 충당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同門(동문)들의 노력이나 외부 기부도 중요하지만, 이는 거액의 재원 마련을 위한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공간과 보유기술, 연구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특성화된 산업화 단지를 만들어 거기서 학교발전기금을 벌어들일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주식회사 부경대’라는 학교 기업을 만드는 것이죠. 국립대라고 해서 나라의 지원에 의지하는 운영형태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박 총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학교운영을 교육과 사업부문으로 엄격하게 분리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먼저 두 명의 부총장을 두어, 학사운영을 전담하는 학무부총장과 대외사업을 전담하는 대외부총장으로 나누었다.

박 총장은 “分校(분교)가 있는 국립대를 제외하고 부총장 두 명이 있는 대학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학은 교육기능 외에도 대외사업을 많이 합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돈과 학생들의 등록금은 교육에만 투입하고, 대외사업은 철저하게 ‘주식회사 부경대’란 개념으로 운영할 겁니다. 학사행정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해양수산 및 생명공학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특성화시키고, 일반행정에서는 기업경영 수법을 도입할 겁니다. 대외사업에서 나온 이익금은 학교발전기금으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자원탐사에 청춘을 걸다

박 총장은 취임 직후 부서를 조정하여 30~40명의 과장급 행정 교직원들을 대부분 새로 배치했다. 교직원들에게는 민간기업처럼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학교의 可用(가용)한 인력과 자원, 시설과 자재를 기업처럼 효율적으로 사용해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교직원들이 연공서열에 따라 진급해야 하는 경우라도 실적이 없으면 진급을 6개월간 유보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에게도 개별학과평가 시스템을 적용해 차등지원을 합니다. 교직원 중에는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는 경우가 있고, 남들보다 몇 천만원을 더 받아 가는 사례도 있어요.”

부경대의 변화를 지휘하는 박 총장은 지질학자다. 국내에서 지질학과 출신으로 총장 자리에 오른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그의 이력이 궁금했다.

1984년부터 부경대 환경지질과학 교수로 재직해 온 박 총장은 “총장이 되기 전까지 나라 안팎을 다니며 광물자원 탐사에 매달렸기 때문에 방학을 한국에서 보낸 기억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1989년 국내 지질학자로서는 처음으로 南極(남극)을 탐사해 남극에서 세계 최초로 금이 있는 鑛床(광상: 유용 광물의 집합체)을 발견했다. 1990년부터 3년간 러시아 시베리아와 쿠릴열도 지역의 金銀(금은) 鑛物(광물)을 조사해 국제학회에 최초로 발표했다.

이밖에도 박 총장은 페루, 중국, 인도네시아, 캐나다, 키르기스스탄 등 해외 10여 개 국가의 해외자원 탐사나 개발에 한국 지질학자 대표로 참여, 우리나라의 자원탐사 영역을 넓혀 왔다. 특히 북한 광물자원 탐사를 위해 북한 학자와 접촉이 용이한 중국 학자들과 공동연구를 벌여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가 찾아다니는 곳 대부분이 지구촌 최고 奧地(오지)였기 때문에 힘든 고비도 많이 넘겼다고 한다. 박 총장의 회고다.

“남극에서는 폭풍으로 보트가 뒤집혀 큰일 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남극에 두 달 있다가 한국에 도착했는데, 아내가 살이 빠지고, 수염이 덥수룩한 저를 알아보지 못하더군요. 통신 시스템이 열악한 舊(구) 소련 체제에서 시베리아에 들어가면 1주일 이상 외부와 소통이 두절됐기 때문에 식구들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에서는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뻔했는데, 치료 약물 후유증으로 2년간 살이 빠지는 등 고생을 했죠.”

해외 광물 확보를 위한 노력

1994년 러시아 시베리아 자원탐사에서 현지 탐사대원들과 함께한 박맹언 총장(가운데). 머리에 방충망을 쓴 것은 달려드는 모기를 막기 위해서다.

그가 해외 자원탐사를 많이 다닌 것은 세계 지질학계에 그만큼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자원개발을 위해 한국 학자를 초청할 일이 있으면 박 총장이 1순위로 꼽힌다.

―박 총장께서는 주로 金(금)을 찾기 위한 탐사를 많이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금 외에 다른 광물자원 탐사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금은 유연성과 전도율이 뛰어나 전자·통신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광물입니다. 우리는 금 소비량 10위 국가입니다. 산업용으로 쓰이는 금이 연간 최소 200t 정도인데, 국내에서는 거의 생산이 안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세계적으로도 금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석유자원이나, 철, 구리 같은 광물자원 개발보다 적은 투자로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이 금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것이죠.”

―박 총장께서 강원도에서 국내 최초로 칼린형 금광상(석회암 속에 박테리아 크기의 미립자 형태로 존재하는 금)을 발견했다고 하던데요.

“개발 前(전)단계에서 중단됐습니다. 금광상이 발견된 곳이 백두대간 지역이라 개발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죠. 비록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칼린형 금광 개발의 시초를 우리나라에서 열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습니다.”

―해외의 광물자원 확보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키르기스스탄은 풍부한 광물자원을 가진 나라인데 민간기업과 합작으로 이곳의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입니다. 해외 광물자원 확보는 제가 해외자원 탐사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했기 때문에 총장 선거 중에도 키르기스스탄 현장을 다녀올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일했습니다. 최근 우리가 탐사한 곳은 연간 20t(약 5000억원 정도) 이상의 금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국이 뭉칫돈을 들고 와서 광산 전체를 사 버리는 바람에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박 총장은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 원료인 우라늄 확보를 위해 국가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땅속의 광물 탐사하듯 참된 인재 찾아내 스타로 키운다”

지난 4월 16일 부경대서 열린 외국인 유학생 박람회. 부경대는 정원의 10%를 영어권 유학생들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박 총장은 국내의 유명인사들과 함께 해외 광물자원을 위한 협력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이 포럼은 앞으로 민간 싱크탱크 역할을 하여 해외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정책대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해외 광물자원 확보는 아니지만 부경대는 나름의 특기를 살려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부경대는 해외어업협력센터를 가동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매년 2개월간 아프리카 10여 개 연안국의 공무원과 연구원, 기업인 등을 초청하여 연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과목은 어류양식과 어류질병 및 대책, 사료 가공기술 등 25개 수산전공 학문에 대한 강의와 실습 등이다. 박 총장은 “아프리카 연안국들의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지만 풍부한 漁場(어장)을 가지고 있는 이들 국가와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우리의 지속적인 해외어장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도 가진다”고 설명했다.

취임 9개월째를 맞은 박맹언 총장은 “대학 총장직도 자원을 탐사하고 개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더라”며 “땅속의 자원을 찾아 개발하는 것처럼 인재를 찾아 개발하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지난 24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30여 명의 석·박사를 배출했으며, 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100여 회의 학술회의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새로운 지질 모델을 적용해서 높은 품질의 희귀금속을 찾아 낸 논문(1998년)과 지질환경 분야에서 땅속의 중금속 오염의 자연정화 반응 방식을 밝혀낸 논문(2002년)은 한국과학재단 등의 우수연구 논문에 선정됐다.

박 총장은 “지난 세월 목숨을 걸고 자원개발에 매달렸듯이 앞으로 총장직도 그렇게 하고 싶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국책사업이 배분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먼저 가지고 오는 정책을 씁니다. 이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서울로 출장을 갑니다. 국책사업을 집행하는 部處(부처) 공무원들을 만나 우리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지원과 투자를 요청하기 위해서죠.”

박 총장은 “현재 부경대가 정부 각 부처에 요청해 놓은 대형 프로젝트만 20개가 넘는다”며 “총장부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 가지 사업이라도 더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박 총장이 정부에 제안해 놓는 사업은 주로 녹색입국 실현에 필요한 산업분야다.

다른 대학과는 차원이 다른 국제화 추구

박맹언 총장은 ‘부경대의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란 목표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1000억원이라는 학교발전기금을 토대로 부경대의 강점인 해양바이오, 신재생에너지, 해양 食醫藥(식의약) 등 차세대 성장동력 학문을 적극 육성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대학의 국제화를 진행해 나가면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에서 부경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라며 “먼저 해외에서 해양과 관련된 연구와 교육기관을 꼽을 때 ‘부경대’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경대의 국제화는 박 총장이 심혈을 기울이며 추진 중인 사업 중의 하나다. 이를 위해 부경대는 정원의 10%(400명)를 호주, 인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영어권 나라의 유학생들로 채운다는 계획.

박 총장은 “이미 우리 대학 학과 중 해양 부문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유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오고 있다”며 “이들은 등록금을 내면서 자발적으로 오는 유학생들이기 때문에 인원수만 채우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최근 지역 기업인 (주)화승(대표 高永立 회장) 및 성우하이테크와 협약을 맺어 이 회사의 해외지사에 근무하는 우수한 현지직원을 부경대의 석·박사 과정에 입학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대학은 우수한 유학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기업은 확실한 현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외국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은 부경대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재원으로 再(재)활용할 생각”이라며 “유학생들을 활용해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도 부경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외국어 하나는 섭렵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학생과 재학생의 편의를 위해 부경대는 최근 1700명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를 추가로 완공했다. 박맹언 총장의 말이다.

“저는 교육도 하나의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특화된 연구결과를 산업체나 공공기관과 연계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활용하겠습니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자립할 수 있는 국립대학의 새 대학경영 모델을 우리가 만들어 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