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大元
⊙ 1947년 경북 포항 출생.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파리 국립행정대학원 수료. 알제리 피아레大 명예박사.
⊙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 서기관, 주 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외무부 의전심의관, 주 알제리 대사,
서울시 국제관계 자문대사.
⊙ 상훈: 레오파드 국가훈장 기사장, 근정포장, 알제리 최고저술상.
⊙ 저서: <부자나라 부자국민>(프랑스어판) <동아시아 외교사>(서문당).
⊙ 1947년 경북 포항 출생.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파리 국립행정대학원 수료. 알제리 피아레大 명예박사.
⊙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 서기관, 주 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외무부 의전심의관, 주 알제리 대사,
서울시 국제관계 자문대사.
⊙ 상훈: 레오파드 국가훈장 기사장, 근정포장, 알제리 최고저술상.
⊙ 저서: <부자나라 부자국민>(프랑스어판) <동아시아 외교사>(서문당).
“우리가 선진국과 돈으로 경쟁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와 상대방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습니다.”
올해 우리나라가 쓸 수 있는 해외 무상원조 금액은 약 3000억원이다. 朴大元(박대원·63)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총재가 이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달라진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우리 코도 석자지만, 한국은 엄연히 세계 12위의 경제大國(대국)이며 OECD 가입국가다.
그는 지난 1월 초 라오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을 9박 10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이들 나라는 대한민국이 전략적으로 무상지원을 하는 주요국이다. 박 총재는 코이카에 배정된 3000억원의 예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이번 출장에서 대략 그림을 그려 놓았다고 한다. 박 총재는 “과거 우리 새마을 운동의 정신처럼, 가난한 농촌이 스스로 자립해서 먹고살 수 있는 원조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유럽 주요국에 비해 원조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적은 예산을 적재적소에 사용해서, 우리의 원조를 받는 국가들이 한국을 진정으로 고맙게 생각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박 총재는 지난 1974년 외무고시(8회)에 합격한 후 駐(주) 프랑스 한국대사관 서기관, 주 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주 알제리 대사를 거쳐 지난 2008년 5월 코이카 총재에 부임했다. 그는 주 알제리 대사 시절,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바다새우 양식장을 건설하자’는 아이디어를 내 화제가 됐다. 관련 내용을 담은 저서 <부자나라 부자국민>은 2007년 알제리 최고저술상을 받았다. 박 총재는 李明博(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인 시절, 서울시 국제관계 자문대사를 지냈다.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를 본받아라”
―박 총재께서 2009년 가장 비중있게 다룰 사업은 무엇입니까.
“2009년에는 最貧國(최빈국) 및 취약국가에 중점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전 세계 최대 빈곤 집중지역인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생각이에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등 분쟁지역을 재건하는 데 힘을 보태고, 한국전에 참전해 우리를 도운 나라 가운데 여전히 발전이 저조한 필리핀,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해외 봉사단원을 늘리겠다고 하셨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해외봉사단은 우리 봉사단이 상대국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의 문화적 이해를 돕는 국민참여형 원조사업입니다. 해외봉사단은 1990년 44명 규모로 시작해서 2008년에는 700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올해는 42개국에 1500여 명의 봉사단원들이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관으로 활동할 겁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정부의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1000명 규모의 봉사단원을 증원할 계획입니다. 저는 해외봉사단 사업이 개도국 빈곤 퇴치에 가장 깊숙이 접근할 수 있는 풀뿌리형 원조사업이라고 확신합니다.”
코이카는 해외봉사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정부로부터 약 300억원의 예산을 증액 받았다. 박 총재는 “국민과 정부를 대상으로 해외봉사단 사업 필요성을 적극 홍보해서, 2015년까지 봉사단 인원을 5000여 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이카 총재에 부임한 후 해외에 파견되는 봉사단원들에게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를 본받으라”고 당부하고 있단다.
“스티븐슨 대사는 우리나라가 현재 개발도상국들처럼 못살던 시절, 충청도 예산중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스티븐슨 대사는 피상적으로 봉사활동을 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속살까지 들여다보고 애정을 쏟았습니다. 그분이 한국어에 능통한 것을 보십시오. 저는 해외파견 봉사단원들에게 ‘스티븐슨 대사처럼 그 나라의 속살까지 들여다보고 와서, 지역전문가가 돼 달라’고 부탁합니다.
가끔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년의 봉사활동 기간이 너무 짧다’는 대원들이 있어요. 그럴 때면 제가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봐라. 한국에 온지 6개월밖에 안됐다는 외국 여성들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한다. 모든 것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합니다.”
“올해는 아프리카에 집중할 계획”
―많은 ODA(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公的개발원조) 수원국들이 50년 이상 원조를 받으면서도 경제자립을 이루지 못하고 빈곤의 악순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경우는 세계 역사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을 배우자’고 말합니다.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가 경제개발을 이뤄냈기 때문이죠. 우리는 새마을운동이나 소득증대사업,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우리의 성공사례 및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국형 개발경험 전수 프로그램의 수립 및 적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가나 지역별로 역점을 두는 사업들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나라와의 관계, 빈곤수준, 향후 개발잠재력 등을 고려해서 아시아 국가 중 17개국을 협력대상국으로 선정해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아프리카 국가 중 18개국을 협력대상국으로 선정하여 집중적인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지구상 최빈국이 다수 위치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보건(특히 식수개발), 교육, 농촌개발 분야를 집중 지원함으로써 이 지역의 빈곤퇴치와 MDGs(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고 안정적인 북아프리카에서는 정보통신, 행정제도, 산업에너지 분야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코이카는 올해 전체 사업비 가운데 43.2%를 아시아에, 26.9%를 아프리카에, 12.6%를 중남미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몽골에도 지원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몽골에 1200만 달러의 ODA를 지원했습니다. 그동안 몽골의 사업은 중구난방이었는데,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예정입니다. 동몽골의 할흐골이 그 대상지역인데, 800만 달러를 투입해 현재 확보한 200ha의 농지를 곡창지대로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시범마을을 만들어 새마을운동도 전개할 계획인데 봄이 오면 타당성 조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박 총재는 黃砂(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쿠우치 사막의 조림화 사업에도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 지역에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학생 각 1000명씩이 나무심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는데, 활착률이 높다고 한다. 이곳에 태양광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무상 원조 담당부서 서로 달라 혼선
―우리나라는 ODA가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재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월 1000원 정도를 무상원조 기금으로 쓰고 있는데, 2015년에는 국민 1인당 월 5000원 정도의 세금을 ODA로 지출하게 될 것입니다. 하루 생계비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는 절대빈곤자들이 전 세계에 10억명에 달하고 이들의 수는 경제위기로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오늘과 같이 성공한 이면에는 많은 나라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한국은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베풀게 된 지구상 유일한 국가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되돌려줘야 할 때입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DAC 한국보고서를 보면 대외원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권고사항이 있었습니다.
“개발원조위원회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원조체계의 일원화’, ‘원조규모의 확대’, ‘무상원조 비율 확대’ 등 여러 가지 개선점을 권고했습니다. 코이카는 정부와 함께 이런 권고사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조체계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입니까.
“현재 우리나라의 원조체계는 혼돈 상태입니다. 유상원조는 재경부에서, 무상원조는 외교부 소속인 코이카에서 담당하는 등 기관이 달라 중장기 원조정책수립이나 대외원조규모 확대 등에 대한 협의와 조정이 어렵습니다. 대외원조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서는 유무상 원조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총재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 22개국 가운데 별도의 대외협력부 조직을 갖춘 프랑스, 독일(일본은 2008년 외교부로 통합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19개 국가가 외교부 중심의 통합적인 원조관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이카가 나아갈 방향과 미래 비전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는 GNI(국민총소득) 대비 공적개발원조 비율을 2015년까지 0.25%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원조액이 급증할 경우 국제협력단이 담당해야 할 무상원조 규모도 확대될 것입니다. 우리는 원조규모 확대에 발맞춰 ‘선택과 집중’의 원칙 아래 보다 효과적이고 성과중심적인 원조사업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나라가 된 만큼 코이카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대한민국의 따뜻한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일에 전력할 생각입니다.” ⊙
올해 우리나라가 쓸 수 있는 해외 무상원조 금액은 약 3000억원이다. 朴大元(박대원·63)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총재가 이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달라진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우리 코도 석자지만, 한국은 엄연히 세계 12위의 경제大國(대국)이며 OECD 가입국가다.
그는 지난 1월 초 라오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을 9박 10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이들 나라는 대한민국이 전략적으로 무상지원을 하는 주요국이다. 박 총재는 코이카에 배정된 3000억원의 예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이번 출장에서 대략 그림을 그려 놓았다고 한다. 박 총재는 “과거 우리 새마을 운동의 정신처럼, 가난한 농촌이 스스로 자립해서 먹고살 수 있는 원조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유럽 주요국에 비해 원조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적은 예산을 적재적소에 사용해서, 우리의 원조를 받는 국가들이 한국을 진정으로 고맙게 생각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박 총재는 지난 1974년 외무고시(8회)에 합격한 후 駐(주) 프랑스 한국대사관 서기관, 주 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주 알제리 대사를 거쳐 지난 2008년 5월 코이카 총재에 부임했다. 그는 주 알제리 대사 시절,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바다새우 양식장을 건설하자’는 아이디어를 내 화제가 됐다. 관련 내용을 담은 저서 <부자나라 부자국민>은 2007년 알제리 최고저술상을 받았다. 박 총재는 李明博(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인 시절, 서울시 국제관계 자문대사를 지냈다.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를 본받아라”
―박 총재께서 2009년 가장 비중있게 다룰 사업은 무엇입니까.
“2009년에는 最貧國(최빈국) 및 취약국가에 중점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전 세계 최대 빈곤 집중지역인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생각이에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등 분쟁지역을 재건하는 데 힘을 보태고, 한국전에 참전해 우리를 도운 나라 가운데 여전히 발전이 저조한 필리핀,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해외 봉사단원을 늘리겠다고 하셨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해외봉사단은 우리 봉사단이 상대국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의 문화적 이해를 돕는 국민참여형 원조사업입니다. 해외봉사단은 1990년 44명 규모로 시작해서 2008년에는 700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올해는 42개국에 1500여 명의 봉사단원들이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관으로 활동할 겁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정부의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1000명 규모의 봉사단원을 증원할 계획입니다. 저는 해외봉사단 사업이 개도국 빈곤 퇴치에 가장 깊숙이 접근할 수 있는 풀뿌리형 원조사업이라고 확신합니다.”
코이카는 해외봉사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정부로부터 약 300억원의 예산을 증액 받았다. 박 총재는 “국민과 정부를 대상으로 해외봉사단 사업 필요성을 적극 홍보해서, 2015년까지 봉사단 인원을 5000여 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이카 총재에 부임한 후 해외에 파견되는 봉사단원들에게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를 본받으라”고 당부하고 있단다.
“스티븐슨 대사는 우리나라가 현재 개발도상국들처럼 못살던 시절, 충청도 예산중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스티븐슨 대사는 피상적으로 봉사활동을 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속살까지 들여다보고 애정을 쏟았습니다. 그분이 한국어에 능통한 것을 보십시오. 저는 해외파견 봉사단원들에게 ‘스티븐슨 대사처럼 그 나라의 속살까지 들여다보고 와서, 지역전문가가 돼 달라’고 부탁합니다.
가끔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년의 봉사활동 기간이 너무 짧다’는 대원들이 있어요. 그럴 때면 제가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봐라. 한국에 온지 6개월밖에 안됐다는 외국 여성들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한다. 모든 것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합니다.”
“올해는 아프리카에 집중할 계획”
―많은 ODA(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公的개발원조) 수원국들이 50년 이상 원조를 받으면서도 경제자립을 이루지 못하고 빈곤의 악순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경우는 세계 역사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을 배우자’고 말합니다.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가 경제개발을 이뤄냈기 때문이죠. 우리는 새마을운동이나 소득증대사업,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우리의 성공사례 및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국형 개발경험 전수 프로그램의 수립 및 적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가나 지역별로 역점을 두는 사업들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나라와의 관계, 빈곤수준, 향후 개발잠재력 등을 고려해서 아시아 국가 중 17개국을 협력대상국으로 선정해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아프리카 국가 중 18개국을 협력대상국으로 선정하여 집중적인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지구상 최빈국이 다수 위치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보건(특히 식수개발), 교육, 농촌개발 분야를 집중 지원함으로써 이 지역의 빈곤퇴치와 MDGs(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고 안정적인 북아프리카에서는 정보통신, 행정제도, 산업에너지 분야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코이카는 올해 전체 사업비 가운데 43.2%를 아시아에, 26.9%를 아프리카에, 12.6%를 중남미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몽골에도 지원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몽골에 1200만 달러의 ODA를 지원했습니다. 그동안 몽골의 사업은 중구난방이었는데,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예정입니다. 동몽골의 할흐골이 그 대상지역인데, 800만 달러를 투입해 현재 확보한 200ha의 농지를 곡창지대로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시범마을을 만들어 새마을운동도 전개할 계획인데 봄이 오면 타당성 조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박 총재는 黃砂(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쿠우치 사막의 조림화 사업에도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 지역에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학생 각 1000명씩이 나무심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는데, 활착률이 높다고 한다. 이곳에 태양광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무상 원조 담당부서 서로 달라 혼선
―우리나라는 ODA가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재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월 1000원 정도를 무상원조 기금으로 쓰고 있는데, 2015년에는 국민 1인당 월 5000원 정도의 세금을 ODA로 지출하게 될 것입니다. 하루 생계비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는 절대빈곤자들이 전 세계에 10억명에 달하고 이들의 수는 경제위기로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오늘과 같이 성공한 이면에는 많은 나라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한국은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베풀게 된 지구상 유일한 국가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되돌려줘야 할 때입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DAC 한국보고서를 보면 대외원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권고사항이 있었습니다.
“개발원조위원회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원조체계의 일원화’, ‘원조규모의 확대’, ‘무상원조 비율 확대’ 등 여러 가지 개선점을 권고했습니다. 코이카는 정부와 함께 이런 권고사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조체계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입니까.
“현재 우리나라의 원조체계는 혼돈 상태입니다. 유상원조는 재경부에서, 무상원조는 외교부 소속인 코이카에서 담당하는 등 기관이 달라 중장기 원조정책수립이나 대외원조규모 확대 등에 대한 협의와 조정이 어렵습니다. 대외원조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서는 유무상 원조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총재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 22개국 가운데 별도의 대외협력부 조직을 갖춘 프랑스, 독일(일본은 2008년 외교부로 통합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19개 국가가 외교부 중심의 통합적인 원조관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이카가 나아갈 방향과 미래 비전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는 GNI(국민총소득) 대비 공적개발원조 비율을 2015년까지 0.25%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원조액이 급증할 경우 국제협력단이 담당해야 할 무상원조 규모도 확대될 것입니다. 우리는 원조규모 확대에 발맞춰 ‘선택과 집중’의 원칙 아래 보다 효과적이고 성과중심적인 원조사업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나라가 된 만큼 코이카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대한민국의 따뜻한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일에 전력할 생각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