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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외국 ‘의원님’들도 온갖 ‘특권’ 누릴까? ① 대한민국

‘고비용·저효용’ 대한민국 국회… 주요국 의회 중 ‘가성비 최악’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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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연봉 1억5426만원… GNI 고려하면 ‘세계 최고’ 수준
⊙ 연봉 외 ‘의정 활동 지원 경비’ 명목으로 1억1279만원 더 받아
⊙ 年 5억3865만원에 달하는 보좌진 급여… 경제 규모 큰 英·佛의 3~4배
⊙ 국회 의원회관 45평 단독 사무실… 인근 동일 면적 年 임차료는 5400만원
⊙ ▲출영·환송 ▲숙소 예약 ▲차량 지원 ▲통역 주선 ▲오·만찬 주최 등 ‘풀코스 서비스’
⊙ 정·준회원 자격으로 전국 34개 군(軍) 골프장 이용 가능… 이용료는 2만~3만원
사진=국회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제11조 1항)”고 명시한다. 이어서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제11조 2항)”고 명시한다. 이 규정은 1948년 ‘제헌 헌법’ 때부터 75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된 ‘헌법 원칙’이다. 국가 경제·사회 발전 동력을 좀먹고, 국가 구성원 단합을 저해한, 구(舊)시대의 폐습인 ‘신분제’와 ‘특권층’의 부활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 위한 ‘특별 명령’이지만, 해당 조문이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작동되는지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법과 현실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과거 신분제 사회 당시 왕족·귀족과 같은 ‘사회적 특수계급’처럼 행세하며 전 국민에게 ‘상전’ 행세를 해대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게 바로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가 의사 결정을 대신하는 ‘국민의 대리인’이다. 계약 관계로 따지면 국민이 ‘갑(甲)’, 국회의원은 ‘을(乙)’이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을’인데도, 1948년 제헌국회 개원 이래 국민이 위임한 ‘권한’으로 터무니없는 ‘갑질’을 일삼는다. 국민 세금으로 온갖 특혜를 누린다. 국민이 준 ▲입법권 ▲예산심의권 ▲국정감사·조사권 등을 내세워 정부와 그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의정 활동’과 무관한 명목으로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우리 사회 ‘특권층’으로 군림한다.
 
  ‘헌법’이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국가나 사회를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쓰는 사람)’라고 규정하는데도, ‘정무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은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며 자신들의 특권과 특혜를 내려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국민의 대리인’이라는 국회의원들은 그 본분을 망각하고, ‘정치 엘리트’란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입으로는 ‘국민의 일꾼’을 외치면서도 ‘국민의 권리와 이익’이 아닌, 자신들의 특권과 특혜를 유지·확대하는 ‘언행 불일치’를 계속하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특혜 완전 박탈!
 
  평범한 국민은 감히 꿈꿀 수도 없는 각종 ‘특권·특혜’를 국회의원들이 만끽하는 상황에 대한 반감이 팽배한데도, ‘입법권’을 가진 국회는 이를 스스로 개혁하지 않는다.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거나, 정권 교체 후 ‘정치 개혁’ 요구가 비등할 때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단골 소재’로 등장했다. 그런데 지금껏 단 한 번도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정쟁을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는 원내 정당들은 유독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는 합심해 ‘그들만의 리그’를 굳건하게 지켰다. 이 같은 행태는 ‘국회 불신’과 ‘정치 불신’을 야기하고, 결국에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특혜 중 행정부를 견제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업무상 권한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 ‘특권·특혜’에 대해서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쇄도한다. 바꿔 말하면, ‘주권자’인 국민 위에 군림하며 ‘특권층’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효용’이 없는 ‘혈세 낭비’의 전형이란 지적을 피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각종 특혜는 정당한 것인가? ▲국민 권익 향상과 유관한 의정 활동을 위한 것인가? ▲오랜 세월 국민이 폐지를 요구했는데, 왜 ‘국회의원 특권·특혜 완전 박탈’은 이뤄지지 않는 것일까? ▲‘민의(民意)’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이들이 국민 세금으로, 주권자 위에 ‘군림’하는 상황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일까? ▲소위 ‘선진국’에서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몰상식’으로 여기고, 국회의원 스스로 이를 포기하는데, 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다른 행태를 보일까? 등의 질문들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서 《월간조선》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외국 ‘의원님’들도 온갖 ‘특권’ 누릴까?”란 주제로 ‘기획취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담은 기사 4건을 연달아 게재한다. 이 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특혜 실상과 ‘변천사’를 살피고, 그 부당성을 지적한다. 후속 기사에서는 ▲영국 ▲독일 ▲스웨덴 등지에서 진행한 현지 취재를 통해 대의민주제를 우리보다 앞서 도입해 운용하는 ‘선진국’ 의원의 ‘특권·특혜’ 현황을 확인하고, ‘국회의원 특권·특혜 폐지’ ‘국내 정치 개혁’ 관련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회의원 특권·특혜는 60여 개
 
  그간 다수 언론 매체는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이 200여 개에 이른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법률 제·개정권(헌법 제52·53조) ▲중요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헌법 제60조) ▲헌법 개정에 관한 권한(헌법 제128·130조) 등 국회의원 고유의 의정 활동을 위한 직무상 권한까지 ‘특권’이라고 규정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국회의원 특권 200여 개’란 수치는 2004년 민주노동당 주장에서 비롯됐는데, 국회사무처가 2016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법적 권한 및 특혜는 60개가량이다. 이 중 국회의원이 제도적으로 부여받은 ‘권한’은 약 32개다.
 
  ‘제도적 권한’ 중 ‘불공정’ 논란이 계속되는 대표적인 경우가 소위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44조 1항에 따라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을 누린다. 불체포특권은 법 집행권을 가진 행정부의 부당한 압력·폭력으로부터 입법부의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특권’이다.
 
  인적·물적 자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입법부가 ‘불체포특권’을 갖는 것은 타당하다. 하지만 그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비리 인사들에 대한 정당한 사법 절차 진행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줄기차게 반대·폐지 의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다.
 
 
  ‘형사’는 불체포특권 불인정하는 英·美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위 ‘사법리스크’와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전후 논란으로 인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장동 특혜 개발 사건 ▲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 ▲위례신도시 특혜 개발 사건 ▲성남FC 후원금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검사 사칭’ 관련 허위사실공표 재판 당시 위증교사 혐의 등 숱한 혐의를 받는 이재명 대표가 대선 패배 두 달도 안 돼 자신의 거주지, 연고지도 아닌 인천광역시 계양구 을 지역구로 가서 ‘국회의원’ ‘야당 대표’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2021년 2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공약했고, 올해 6월 19일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던 이 대표가 국회의 두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인 9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명백히 불법 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검찰독재의 폭주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달라”고 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이를 통해 ‘불체포특권’이 “국민의 권익 보호·향상을 위한 의정 활동 자유 보장” “국회 고유 기능과 핵심임무 수행 보장”이란 애초 취지와 달리 이용되는 실상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국회입법조사처의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국내·외 비교와 쟁점(2023년 8월)〉에 따르면 ‘불체포특권’의 발상지 영국에서는 ‘형사 문제’에 관한 불체포특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역시 형사 범죄로 인한 체포·기소는 불체포특권의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를 참고하면, 장기적으로는 ‘헌법 개정’을 할 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의 범위를 제한하고, ‘국회법’과 ‘형사소송법’에 ‘불체포특권’이 인정되는 구체적인 상황을 최소화해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중상모욕’은 ‘면책특권’ 없는 美·獨

 
미국 하원에서는 ‘형사 사건’에 대해서는 ‘불체포특권’을 불허한다. ‘면책특권’역시 ‘중상 모욕’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사진=뉴시스
  같은 이유로 절대권력이나 집권자의 부당한 압력 또는 탄압으로부터 의원을 보호하는 ‘면책특권’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45조 1항에 따라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을 갖는다. 설령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행한 발언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해도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 역시 앞서 언급한 ‘불체포특권’과 같은 취지로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특권’으로 실제로는 행정부 견제·감독과 무관한 사안에 악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는 ‘아니면 말고’ 식 가짜 뉴스 살포, 선전·선동을 일삼는 이들이 허다하다. 국회의원 고유의 직무 수행을 위해 ‘헌법’이 부여한 ‘면책특권’이 이들의 방종(放縱)을 ‘보호’하고 있다. 이 특권 덕분에 국회 회의장에서 각종 낭설을 지속적으로 유포한 이들이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의원직을 지키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우리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면책특권’은 외국과 비교해 과도하다. 미국, 독일 등 우리보다 대의민주제 역사가 오래된 나라들을 보면 그렇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국내·외 비교와 쟁점(2023년 9월)〉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심의·표결과 직접 관계된 의회 내 행위만 면책된다. ‘입법행위’에 대해서만 면책특권을 인정한다는 얘기다. 독일에서는 ‘중상적 모욕’은 면책되지 않는다. 근거 없는 말로 남을 헐뜯어 명예나 지위를 손상케 해 욕되게 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면책특권’을 제한·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행정부를 견제·비판·감시하는 입법부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책특권이 폐지된다면, 국가 정책에 관한 주요 정보 공개도 위축돼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불체포특권’도 마찬가지다. 악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섣불리 폐지할 경우 입법부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따른 행정부 견제 부실은 결과적으로 국민 권익 축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런 차원에서 폐지보다는 남용 방지에 중점을 두고 관련 법령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의원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해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국회법’ 제146조가 ‘면책특권’을 믿고 중상모욕성 발언을 하는 의원들을 징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타인을 욕되게 한 국회의원에게 이를 적용해 ‘직무 정지’ ‘발언권 박탈’ 등의 징계를 적극적으로 내린다면, 입법부 품격을 훼손하는 주장들을 일부 통제할 수 있다. 이어서 차후 개헌 과정에서는 ‘중상모략(中傷謀略)’ 등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조건을 명시하고, 관련 법률로 구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 측의 제언이다.
 
 
  경제 규모 대비 과도한 국회의원 급여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2.4배 큰 독일의 연방의회 의원 1인당 보좌진 인건비 지원금은 3억9000만원이다. 우리 국회는 의원 1인당 보좌진 급여로 독일 연방의회보다 40% 많은 연간 5억4000만원을 지출한다. 사진=뉴시스
  지금까지 살핀 ▲불체포특권 ▲면책특권 등 국회의원의 제도적 권한은 관점에 따라 존폐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다. ‘헌법 개정’이란 최고난도의 정치적 의사 결정을 거쳐야 변경할 수 있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 국회의원들의 의지만으로는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예상치 못한 부작용 탓에 결과적으로 국민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이와 달리 ‘의정 활동 지원’이란 이름으로 제공되는 금품과 각종 서비스는 법률 개정을 통해 폐지할 수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의지만 있다면 단기간에 이룰 수 있지만, 국회 개원 이래 75년 동안 이런 일은 일어난 적이 없다. 왜 그럴까. 국회의원들이 받는 특혜가 상상 이상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배지에 달린 수많은 특혜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먼저 국회의원의 연봉이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의원 연봉은 수당과 경비로 구성된다. 2023년 기준 국회의원 수당은 ▲일반수당: 매월 691만원 ▲관리업무 수당: 매월 62만원 ▲정액급식비: 매월 14만원 ▲정근수당: 345만원씩 연 2회 ▲명절휴가비: 414만원씩 연 2회 등이다. 경비는 ▲입법활동비: 매월 314만원 ▲특별활동비: 매월 78만원 등이다. 이를 고려할 때 국회의원 연봉은 1억5426만원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3.65배다. 세후 연봉으로 따지면, 그 배율이 더 커질 수 있다. 국회의원 소득의 약 30%에 해당하는 ‘입법활동비’ ‘특수활동비’가 ‘비과세’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4배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이와 달리 미국, 영국, 독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의원 연봉은 각국 1인당 GNI의 1~2배 안팎에 그친다.
 
  국회의원들은 연봉 이외에 ‘의정 활동 지원 경비’를 받는다. 이 경비는 지역구와 국회 사이 거리(공무수행 출장비), 지역구 인구 규모(정책자료 발송료)에 따라 달리 책정·지급된다. ‘입법 및 정책개발비’는 연 2546만원, 정책자료 발간 및 의원 정책 홍보비는 연 1200만원이다. 사무실 운영비 지원 명목으로 ▲비서실 운영비: 월 18만원(정액) ▲업무추진비: 연 348만원 ▲공공요금(전화·우편 등): 월 95만원(의원실 전화요금 공제 후 잔액 지급) ▲사무실 소모품비: 연 519만원 등 2223만원을 수령한다. 공무수행출장비 조로 1인당 연간 1141만원을 받으면서, 또 ▲의원 차량 유류비: 월 110만원(정액) ▲의원 차량 유지비: 월 36만원(상임위원장은 월 100만원) 등 연간 1750만원을 추가로 수령한다. 차량 유류·유지비는 증빙이 불필요해 전용·유용·착복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올해부터는 문자발송비 지원 명목으로 700만원을 더 준다. 이를 모두 합칠 경우 국회의원 1인이 매년 받는 ‘의정 활동 지원 경비’는 1억1279만원이다. ‘의정 활동 지원’이란 핑계로 지원되는 이 세금은 ‘국민 권익 향상’과 관련된 의정 활동이 아니라 ‘재선’을 노리는 현역 의원의 ‘기득권 강화’를 위한 ‘지역구 활동’에 투입된다고 볼 수 있다.
 
국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수당 지급 기준’이다. 이에 따르면 2023년도 국회의원 연봉은 1억5426만원이다. 이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3.65배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해당 배율은 1~2배에 지나지 않는다. 사진=뉴시스
 
  ‘英·佛·獨·日’보다 많은 ‘보좌진 인건비’
 
장기표 신문명연구원 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상임대표를 맡은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가 8월 3일 국회 앞에서 ‘국회의원 특권폐지’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기에 9명에 달하는 보좌진(4급: 2인/5급: 2인/6·7·8·9급: 각 1인/인턴: 1인) 인건비도 지원된다. 보좌진 직급별 연봉은 ▲4급 8759만원 ▲5급(24호봉) 7885만원 ▲6급 5500만원 ▲7급 4758만원 ▲8급 4180만원 ▲9급 3725만원 ▲인턴 2413만원이다. 의원 1인당 보좌진 9명의 인건비는 연간 5억3865만원에 달한다. 세계 주요국 중 미국 하원의원 다음으로 보좌진 인건비 지원액 규모가 크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국가 경제 규모가 크고, 1인당 소득이 높은데도 국고로 지원되는 보좌진 인건비가 각각 3억원,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1.7배 큰 영국의 하원의원이 1년에 청구할 수 있는 보좌진 인건비 최고액은 우리의 56%에 불과한 3억원이다. 역시 경제 규모가 1.6배 큰 프랑스의 하원의원이 국고로 지원받는 보좌진 인건비는 우리 국회의원 보좌진 연 급여액의 28%에 지나지 않는 연간 1억5000만원이다.
 
  국회의원 보좌진에게 막대한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지역구를 관리하는 등 ‘공무’와는 무관한 일을 한다. 또 일부는 운전기사, 개인 수행비서 노릇을 한다. 결국 ‘의정 활동 지원’이란 본래 의미에 맞는 일을 하는 보좌진은 9명 중 정말 많아야 5명이 채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는 보좌진 수를 대폭 줄여도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살핀 내용을 요약하면, 올해 기준 국회의원 1명으로 인해 고정적으로 지원되는 비용은 ▲수당과 활동비: 1억5426만원 ▲의정 활동 지원 경비: 1억1279만원 ▲보좌진 급여: 5억3865만원 등 8억4543만원이다.
 
  한편, 국회의원의 해외 시찰 비용 지원도 이들이 누리는 ‘특혜’에 추가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국고로 ▲운임(교통비) ▲체재비(숙박비·일비·식비) ▲준비금 ▲업무추진비(공식 오·만찬 개최비) 등 여비를 지원받는 해외 시찰을 한 해에 2회 나갈 수 있다. 소위 ‘해외 시찰’은 방문외교, 초청외교, 국제회의 등으로 구분된다. 방문외교, 국제회의 때는 6박 8일 안의 범위에서 항공임·체재비 등을 지원한다. 항공임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기준으로 한다. 체재비는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일비·식비·숙박비를 지급한다. 공식 오·만찬 개최, 차량 임차를 위한 업무추진비도 준다. 초청외교의 경우에는 4박 5일 기간 안에서 수행원 포함 최다 6인 범위의 숙박비와 교통비, 업무추진비를 준다. 국회의원 1인당 해외 시찰비(21대 국회 기준)는 연간 2000만원이다.
 
 
  국고로 ‘풀 코스’ 해외 시찰 年 2회
 
국회의원의 공무 국외 여행 시 외교부 재외공관은 예산을 들여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9월 1일, ‘반국가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주최 행사에 참석하면서 주일본대사관의 ‘협조’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사진=뉴시스
  국회의원의 해외 시찰에는 여비 국고 지원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의 각종 서비스가 이어진다. 김포국제공항 등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규’로 국회의원을 ‘귀빈’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전국 공항을 이용할 때 귀빈실을 사용할 수 있다. 귀빈실 사용자가 누리는 특혜는 ▲주차장 무료 이용 ▲출입국 심사 대행 등 의전 서비스 ▲보안검색 및 출입국 심사 면제 또는 간소화 등이다. 참고로 한국공항공사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해당 공사 운영 공항의 귀빈실을 이용한 정당 대표와 입법부 구성원은 총 5523명(중복 포함)이다. 이는 그해 공항 귀빈실 전체 이용자의 80%에 달한다.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혜’는 외국에서도 계속된다. 외교부는 ‘국회의원 공무 국외 여행 시 재외공관 업무협조 지침’을 두고 재외공관이 국회의원에게 각종 ‘협조’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지침 6조에 따른 ‘협조’란, 재외공관 예산으로 ▲재외공관장 또는 공관 직원의 출영·환송 ▲공식 일정 주선 ▲숙소 예약 ▲차량 지원 또는 차량 임차 주선 ▲통역 주선 ▲국회의원을 위한 오·만찬 2회 주최 등을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회 시설 이용 과정에서도 특혜를 누린다. 먼저 국회의원은 여의도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국회 경내에 148.76㎡(45평) 규모의 사무실을 배정받는다. 국회보다 입지가 좋지 않은 인근의 오피스텔 월 임차료는 1㎡당 2만5000원~3만원이다. 일반인이 의원회관 사무실과 같은 평수의 오피스텔을 국회 근처에서 구하려면, 월세로 370만~450만원을 내야 한다. 1년으로 치면, 임차료가 4440만~5400만원이다.
 
  한편, 의원회관 1층 주차장은 의원 관용차만 주차할 수 있고, 국회 본청 중앙 현관은 관례상 국회의원만 출입할 수 있다. 국회에는 국회의원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사우나와 헬스장이 있다. 국회의원에 한해 외국어 학습비 또한 지원(수강료 70% 환급)한다. 국회 밖을 나가서도 국회의원은 특별 대접을 받는다. 일례로, 군(軍) 골프장 이용 특혜를 들 수 있다. 국회의원은 국방부 훈령인 ‘군 체력단련장 운영 통제 훈령’에 의해 전국 소재 34개 군 골프장(국방부·각 군·군인공제회 운영)의 ‘준회원’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은 ‘정회원’이다. 정회원과 준회원의 군 골프장의 이용료는 각각 2만원, 3만원이다. 민간 대중제 골프장 평일 코스 사용료가 20만원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역시 상당한 특혜라고 할 수 있다.
 
 
  비용은 많이 드는데 신뢰도·효율성은 ‘최악’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국민 세금으로 누리는 특권·특혜 중 일부를 살폈다. 상기한 것처럼 우리 의원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의원들보다 세금을 많이 쓴다. 서방 선진국의 의원들보다 의원 자신의 연봉, 보좌진 급여의 절대적인 액수가 상당히 높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국민총소득(GNI)과 비교하면, 우리 의원들과 보좌진의 연봉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밖에 특혜도 외국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고, 지원 규모도 크다. 절대적인 금액은 서방 선진국보다 적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이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우리 국회가 전 세계 국가의 여느 의회보다 ‘고비용 집단’이란 점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그 비용을 내는 우리 국민이 평가하는 국회의 ‘가성비’는 어떨까. 주요국 의회들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세계 최악’이란 평가를 피하기 쉽지 않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행정연구소 부설 정부경쟁력연구센터가 2015년에 ‘국회의원 연봉 대비 효과성으로 본 의회 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7개국 중 26위에 그쳤다. 연봉 대비 행정부 견제 효과에서도 25개국 중 23위를 기록했다. 하는 일은 엉망인데, 돈만 많이 받는다는 평가인 셈이다. 이와 관련, 당시 연구센터는 “입법 효율성이 낮고 지나치게 지역 이익을 대변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국회 효율성도 전 세계에서 ‘최악’이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이 각국의 제도·산업·인적자원 경쟁력을 분석한 〈국제정보통신보고서2016〉 내용에 따르면 그렇다. 당시 세계 경영인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입법과정이 얼마나 효율적인가’를 물어본 결과, 한국은 139개국 중 99위를 기록했다. ‘신뢰도’ 역시 세계에서 하위권이다. 같은 단체의 〈국제경쟁력지수 2017~2018〉 중 ‘정치인 신뢰’ 부문에서, 한국은 137개국 중 90위에 그쳤다. 이런 평가는 최근까지 계속됐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이 ▲사회적 자본 ▲경제 ▲기업 환경 ▲국가 경영 ▲교육 ▲보건 ▲안전·안보 ▲개인의 자유 ▲자연환경 등 9가지 지표로 매년 각국의 순위를 매긴 ‘2023 번영 지수’에 따르면 ‘정치인 신뢰 지수’는 조사 대상 167개국 중 11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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