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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인도의 모든 것

경제 전문가들이 분석한 인도

“젊고, 성장 속도 빠르고, 정부 지원 폭발적”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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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공급망에 편입되면서 새로운 전기 맞아… 新냉전-脫세계화 시대의 유력한 승자 후보
⊙ 지방분권주의, 중국보다 낮은 도시화율 속도, 재정 적자, 불평등 등이 걸림돌
⊙ 14억 명의 인구, 4억 명에 육박하는 중산층, 중위 연령 27.9세… 젊은 소비층을 기반으로 한 세계 7위 수준의 소비 시장
⊙ 《포천(Fortune)》 선정 500대 기업 중 80% 이상이 인도 활용, 전 세계 IT 아웃소싱 인력의 50% 이상이 인도에 기반
⊙ “2030 세대 인구 4억9000만 명”(2030년)… 상당수는 교육받은 인력
⊙ 모디의 ‘메이크 인 인디아’, 목표 달성은 못 했지만 제조업 기반 강화되고 있어
⊙ 美中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유니콘 기업(총 84개) 보유한 국가

[편집자 註]
최근 인도가 급부상하는 주요 이유는 인도가 가진 어마어마한 잠재력 때문이다. 미중(美中) 갈등으로 인한 어부지리 격 이득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도의 경제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경제 전문가들이 분석한 인도 경제에 대해 살펴본다.
인도 뭄바이의 시장의 모습. UN은 인도가 고령화된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경제 전문가들이 분석한 인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인구, 고(高)성장,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정부의 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로 압축된다. 2023년 인도의 인구는 14억2862만 명으로 중국(14억2567만 명)을 제쳤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인구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이 1가구 2자녀 정책으로 전환했음에도 출산율이 올해 1.18명으로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인구는 202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마오쩌둥이 펼친 대약진운동으로 대기근이 강타한 1961년 이후 처음”이라며 “인도의 인구는 2064년이면 중국 대비 50% 이상 많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10년 후에도 젊은이들이 넘치는 국가”
 
World Bank에 의하면 인도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7%로 적은 편이다.
  인도는 단순히 인구 숫자 때문에 매력적인 것이 아니다. 인도에는 ‘젊은 사람’이 많다.
 
  인도의 중위 연령(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해당 연령)은 2022년을 기준으로 27.9세다. 같은 기준으로 중국 42.7세, 미국 39.7세, 베트남 35.6세다. 인도는 2030년에는 청년 인구(30.9세)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은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26년 이후에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3억 명에 도달할 예정이다.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라며 “하지만 인도는 2030년 소비의 주축이 될 2030 인구가 미국 인구를 넘어서는 4억9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10년 후에도 여전히 젊은 사람이 중심인 사회가 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인도의 생산 가능 인구(15~64세)는 2022년을 기준으로 전(全) 세계 생산 가능 인구의 18.6%(9억6080만 명)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은 중국이 전 세계 생산 가능 인구의 19%를 차지해 근소한 우위에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에는 인도의 생산 가능 인구가 18.8%를 기록해 중국(17.5%)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들 젊은 인구 중 상당수는 높은 교육을 받은 고급 인력이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인도는 교육 수준의 차이가 있지만, 미국보다 대학 숫자(3216개)가 월등히 많은 5388개다. 《세계대학랭킹(World University Ranking)》에 따르면 세계 톱 1000 대학에 속하는 인도 대학이 15개다.
 
 
  중국인 1명 쓸 비용으로 인도인 2명 고용
 
IMF에 따르면 인도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7%대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인도의 경제 성장 속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인도의 명목 GDP는 전년 대비 9.3% 증가한 2조4685억 달러를 기록해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모건스탠리는 “2027년에는 인도가 일본·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6%대의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 결과 인도의 GDP 순위는 1992년 15위에서 12위(2002년), 11위(2012년), 5위(2022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인도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에 1.16%에 불과했으나, 10년간의 연평균 6% 성장으로 인해 3.42%(2021년)로 약 3배가량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2031년 인도의 경제 규모는 2022년 대비 2배 증가한 7조5000억 달러에 도달하고, 이 기간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저렴한 인건비는 인도의 경제가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전 세계는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공장이 대거 밀집한 인도의 마하라슈트라주(州)의 월 최저임금은 153달러50센트로 중국 광저우시(339달러), 베트남의 일부 지역(하노이·호찌민·하이롱시 등, 198달러) 대비 각각 45%와 77% 수준이다. 인도의 실질임금은 월 404달러로, 중국(1526달러)과 베트남(753달러)보다 훨씬 싸다. 인도의 임금상승률은 지난 10년간 매년 9~10%대로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인도의 임금상승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베트남이 6%대, 중국이 여전히 두 자릿수 대를 기록하고 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인건비뿐만 아니라, 세금경쟁력, 기업에 유리한 환경 또한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증권은 “인도의 최저임금은 베트남의 3분의 1, 중국의 5분의 1 수준일 뿐만 아니라 신규 법인세율도 15%로 매우 낮다. 주변 국가들의 신규 법인세율은 20~25% 수준”이라며 “인도의 전기료가 주변 지역보다 가장 싼 것은 아니지만, 베트남에 비해 비싼 것도 아니다”고 분석했다.
 
 
  ‘Make in India’로 제조업 변신 꾀해
 
  인도 정부의 경제 부흥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전 세계의 이목을 주목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과거 인도 경제 정책의 핵심은 ‘1991년 경제 자유화’였다. 주요 내용은 외국인 투자 완화, 관세율 인하, 환율 제도의 변화인데, 인도 경제 정책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인 투자 완화는 지금도 인도 경제 정책의 중심이다.
 
  현재 인도 경제 정책의 핵심은 2014년 발표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다. 오늘날까지도 진행 중인 ‘메이크 인 인디아’는 서비스업 위주인 인도의 경제 시스템을 제조업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시도다. 2023년을 기준으로 인도의 산업별 GDP 구성 비중은 농업 17.3%, 산업 27.7%(제조업·건설업 및 전력산업), 서비스업 55% 순이다. 2014년에 야심 차게 제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비스업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인도 경제는 제조업이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여타 개도국의 성장모델과 달리 서비스업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가운데, 제조업이 보조적 역할을 하는 서비스업 주도형 모델로 성장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도 경제는 과거부터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의 영향력이 매우 컸고, 따라서 중앙정부 주도하의 경제 발전보다는 사기업 주도의 경제 발전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 경제 성장의 주요 주체인 사기업들의 투자 관점에서 보면 노동 법규가 경직돼 고용 유연성이 떨어지고 투자 수익률 및 이익률이 낮은 구조를 가지는 노동집약적 경공업의 매력도가 높지 않아서, 굳이 노동집약형 경공업에 자본을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또 인도 정부도 기존의 IT·서비스 산업 주도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제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국가 산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꾀하고는 있으나, 노동집약형 경공업보다는 신재생 에너지·배터리·반도체와 IT 하드웨어 등 비교적 자본집약적 제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동차·정유·화학·제약·철강 등 자본 집약적인 제조업 분야에서는 비교적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많은 신규 고용 인력 창출을 유인해내는 섬유·신발 제조와 같은 노동집약적 경공업 발달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도의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 ‘메이크 인 인디아’였는데, 성공적이지는 못하다. 당시 인도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022년까지 25%, 제조업 성장률은 연간 12~14%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었다. 2022년까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18%(목표보다 7% 부족)이고, 제조업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한 것은 2016년 한 해뿐이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명시적인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긍정적 변화들이 관찰되는 중이다. 제조업의 제반여건(외국인 직접 투자 순유입 증가·사업환경 개선)이 갖춰지고 있다”고 했다.
 
 
  “기술 이전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인도는 PLI 원칙에 따라 제조업 분야에 진출한 기업 중 일부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급한다.
  인도 정부는 이후에도 ‘메이크 인 인디아’를 뒷받침하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2020년 3월에 발표한 PLI(생산연계 성과보수 혜택)와 2021년 8월에 발표된 가티 샤크티(Gati shakti) 인프라 개발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들 정책의 핵심은 인프라 개선, 산업을 고도화시키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PLI는 PLI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이나 기업들이 설비투자·R&D·기술이전 등 약정한 투자와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인도 정부가 이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11월에 인도 통신부가 발표한 PLI 혜택을 받을 42개 기업에 포함됐다. 선정된 기업들은 약 7098억원(411억5000만 루피)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LG전자는 2022년 6월에 인도 상공부가 선정한 PLI 혜택을 받을 15개 기업에 포함됐다.
 
  가티 샤크티는 인도 독립 100주년을 목표로 삼아 앞으로 25년간의 플랜을 제시한 장기 정책이다. 가티 샤크티의 목표는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철도 및 도로를 포함한 16개 부처를 하나로 묶는 디지털 플랫폼 등에 1조3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정책이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인도 정부의 적극적 정책으로 사업 환경이 개선돼 가고, 해외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늘고 있다. 월드뱅크(World Bank)에서 평가하는 ‘사업환경 점수’는 비교국들 대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 중”이라며 “실제 해외 기업들의 인도 진출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니콘 기업 84개… 세계 3위
 
인도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제조업과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그 결과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유니콘 기업(총 84개)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생태계 구축 지수에서도 인도의 벵갈루루(8위), 뉴델리(13위), 뭄바이(17위) 등이 서울(25위)보다 높은 경쟁력 보유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5년 ‘스타트업 인디아, 스탠드업 인디아(Startup India, Standup India)’라는 슬로건의 스타트업 어젠다를 발표하고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실시했다. 특허 출원료 20% 인하, 상표 출원료 50% 할인, 지적재산권 보호, 소득세 면제, 창업, 폐업 간소화 등 스타트업 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인도가 스타트업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이렇게 분석했다.
 
  〈인도는 14억 명의 인구와 4억 명에 육박하는 중산층, 중위 연령 27.9세로 젊은 소비층을 기반으로 한 세계 7위 수준의 소비 시장이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전략 거점으로 활용되면서 2022년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액은 1567억 달러에 육박하며 높은 고학력 엔지니어 비중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포천(Fortune)》 선정 500대 기업 중 80% 이상이 어떤 방식으로든 인도를 활용하며, 전 세계 IT 아웃소싱 인력의 50% 이상이 인도에 기반을 둔다. 또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인도의 시총 1위 그룹)의 공격적인 4G 투자와 파격적인 통신 요금 책정에 힘입어, 저렴한 통신비가 이점이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인도중소기업개발은행(SIDBI)을 통해 정부 차원의 스타트업 투자 기금을 지원하고, ‘스타트업 인디아’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들의 규제, 재무 관련 문제 등에 대한 법적 자문 및 애로사항 해소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며 “인도 정부의 육성 정책에 힘입어 인도 스타트업 산업은 투자 유치 건수와 금액 측면에서 코로나19 전후(前後)로 크게 성장했고, 세계 3대 스타트업 메카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對인도 직접 투자 2.8배 늘어
  (코로나19 후)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보면 인도에 대한 해외 직접 투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싱가포르, 미국, 영국 순으로 인도에 많이 투자했다. 미국의 대(對)인도 직접 투자 규모는 코로나19 이전보다 평균 2.8배 늘었다. 중국은 인도에 대한 해외 직접 투자 규모를 줄였다. 유진증권은 “인도가 과거와는 달리 제조업 기지로서의 매력을 드러냈다. 제약·철강·기계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3년 평균 50~60% 늘었다”며 “인도가 제조업 강자로서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공급망에 편입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인도의 대중국 수출과 수입은 모두 감소했지만, 인도의 대미국 수출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적 IT 회사인 애플은 2017년부터 인도의 타밀나두 공장에서 아이폰 생산을 시작했다. 2022년 말부터는 인도에서 최신 아이폰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022년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은 전체의 5%지만, 애플이 2025~2026년까지 글로벌 수요의 25~30%를 중국 이외 지역에서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로 불거진 탈(脫)중국화가 어떤 식으로든 인도에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KB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키(key)’가 될 국가를 선정해 왔다. KB증권은 “미국은 전쟁, 경제 위기를 겪고 특정 지역 국가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패권 경쟁국을 견제하며 새로운 세계화를 주도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1910~1940년 제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거치며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서유럽과 유럽에 집중한 것이다. 두 번째는 1970~1980년 중동전쟁, 오일쇼크로 인해 중국 및 동아시아를 지원하면서 소련을 견제한 것이다. 세 번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금융위기와 코로나19다.
 
  이들 간에는 미국의 ‘세 가지 평행 이론’이 존재한다는 것이 KB증권 리서치센터의 분석이다.
 

 
  미국이 인도를 낙점한 이유
 
2016년 1월 15일(현지시각), ‘2016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이 열리고 있는 인도 뉴델리 르메르디엥 호텔 ‘한–인도 투자수출상담회’장에서 인도 바이어들이 한국 중소기업 부스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첫 번째는 해당 국가의 지리적 위치다. KB증권에 따르면 미국은 늘 패권 경쟁국의 팽창을 저지할 수 있는 지리적 요인이 있는 국가인가를 고려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미국의 지원을 받은 서유럽은 당시 소련의 세력권이었던 동유럽 국가들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었다. 미국으로서는 서유럽을 지원함으로써, 소련의 세력을 약화시키려 했던 것이다. 1971년부터 미중이 국교 정상화에 나섰는데, 중국은 소련과 지리적으로 맞닿은 국가였다. KB증권은 “미국의 평행 이론을 보면 왜 지금 인도인가를 알 수 있다. 인도는 미국의 동맹국이며, 패권 경쟁국(중국)의 남서쪽에 있다. 중국과 인접한 한국, 일본은 더는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에 제외이다. 결국 패권 경쟁국의 팽창을 막기 위해 인도, 동남아를 지원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이 인도를 주목한 다른 이유는 패권 경쟁국과의 정치적 대립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소련 및 동유럽은 공산주의 이념이 지배한 국가였던 반면, 미국이 지원한 서유럽은 민주주의 국가여서 정치적으로 대립 관계였다. 현재 인도는 중국과 여러 차례 국경 분쟁을 했던 경험이 있는 국가(1962년·2017년·2020년)로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팽창 의지를 저지하면서도 앞으로 중국과 손잡을 리스크가 없는 국가다.
 
  끝으로 미국 입장에서 인도는 정치·경제적 관점에서도 패권 경쟁국에 뺏기면 안 되는 중요한 지역이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과거 패권국이었던 영국, 프랑스, 독일이 소련의 지배하에 놓이는 것을 미국은 상상하고 싶었을까? 그 얘기는 산업혁명의 주역인 유럽 국가들의 생산 시설이 전부 소련에 넘어가고, 유럽의 수많은 인구, 특히 노동력과 소비자가 소련에 넘어간다는 뜻이다. 인도는 남아시아의 패권국이었으며,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다. 인도의 거대한 노동력과 소비 시장은 미국의 다음 세계화 시대 준비에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신냉전과 탈세계화 시대의 승자”
 
  하나금융연구소는 “인도 경제 성장의 배경은 미국 외교 전략의 핵심 국가라는 점”이라면서 “미국이 제시한 새로운 세계 질서의 명분 아래 Quad(미국·일본·인도·호주 협의체)와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라는 동맹체제가 구축됐는데, 참여국 중 규모 면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는 인도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신냉전과 탈세계화 시대의 유력한 승자 후보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이후 미국 공급망으로 베트남·인도·동남아·멕시코가 편입되기 시작했다. 인도는 낮은 인건비, 젊은 인구, 낮은 세율, 정부의 제조업 부양 정책 등 긍정적인 면이 많다. 최근 미국의 대인도 투자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3배가량 늘었다. 과거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업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 산업이 바뀌고 있다. 2000~2010년 중국이 PC, 휴대폰 생산을 통해 세계 공장이 됐던 사례를 인도가 따를 확률이 높아졌다. 2000년대 이후 인도의 주식시장은 미국의 나스닥시장보다 더 올랐다.〉
 

  반면에 인도에는 고질적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방분권 주의 ▲인도의 재정 적자 ▲심각한 빈부격차 등을 꼽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인도 성장의 걸림돌 중 하나는 복잡한 토지 수용이다. 중국이 중앙집권 방식인 것과 달리 인도는 지방분권주의가 강하다. 주별로 세금 및 법체제가 다르다. 이는 기업들과 토지 소유자 간 법적인 다툼이 끊이지 않는 요인이다. 토지 수용을 약속받았으나, 아직 수용되지 못한 토지가 인도 주요 기업별로 상당히 많다. 사회주의 발전 국가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다. 중국, 베트남보다 발전·개발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인도의 도시화율은 23%(2021년 기준)로 중국의 65.2%(2022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과거 중국의 도시화 수요는 2000년 이후 중국 경제 성장의 동력이었다. 2000년 들어 매 10년 만에 10~13%p 도시화 속도가 이뤄졌던 중국에 비하면 인도의 도시화 속도는 10년 평균 2~3%p에 불과하다. 중국의 고성장 국면을 인도가 그대로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도시화율 속도 중국보다 많이 낮아
 
  보고서를 보면 인도의 고질적인 재정 적자와 경상 적자는 해외 자금 유·출입을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다. 인도의 재정 적자는 코로나19 이후 GDP 대비 7~8%대로 늘었다. 다행히 외부 조달 비중은 작아 당장 심각한 외환위기가 발생할 확률은 낮은 상황이다. 인도의 대외 부채는 GDP의 15%로 공공보다는 민간이 많다. 결국 고질적인 무역 적자, 경상 적자를 없애기 위해서는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치가 필수인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인도는 내수가 좋을수록(성장률이 높을수록) 상품 수지 적자로 인한 경상 적자 규모가 확대되기 때문에 경상 적자를 능가할 만큼의 해외 자금 유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소득 불평등 데이터베이스(World Inequality Database)》에 따르면 인도 소득 하위 50%(13.1%)와 상위 10%의 격차(57.1%)는 중국보다 더 심각하다. 인도의 중산층이 늘어남에도, 빈부격차 확대는 고른 성장과 소비 활력에 걸림돌이 될 소지가 크다는 소리다. 인도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23%(1995년)에서 33%(2021년)까지 늘어난 반면, 하위 50%의 소득 비중은 동기간 8%에서 6%로 줄었다. 중위 40%의 소득 비중은 37.2%(1995년)에서 29.6%(2021년)로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인도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회계연도 2020년 기준 제조업에 종사하는 인도 전체 고용인력은 6240만 명”이라며 “인도 제조업은 자본 집약적 기술 산업 위주로 성장이 집중돼 장기적으로 인도 경제 성장에는 이바지하겠지만, 인도 중산층 확대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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