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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의 시각

미국 大選 구경하기

글 : 조갑제  조갑제닷컴·조갑제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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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들이 물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당신은 예의(decency)란 걸 모릅니까?”
- ‘굿맨’이 무뢰한을 이긴 선거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AP/뉴시스
  1830년대, 즉 미국이 독립한 지 60여 년이 지난 시절에 미국을 기행(紀行)하고 《미국의 민주주의》란 불후(不朽)의 명저(名著)를 남긴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은 선거의 역동성에 특히 감명을 받았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음모는 더욱 활발해지고 선동은 더욱 격렬해지며 확산된다. 온 나라 전체가 열병에 걸린 것처럼 되고 신문과 대화에서는 선거가 일상적 주제(主題)가 되며 사람들의 모든 언동과 생각은 이 주제에만 쏠려 있는 것 같다. 결과가 공표되면 열정은 흩어지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 조용해지며 둑을 넘었던 강물은 다시 내려앉는다. 그러나 이런 폭풍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경탄할 만한 일이 아닌가.〉
 
  그는 치열한 선거가 오히려 국민을 단합시킨다고 했다.
 
  〈미국인들은 이 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결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나라를 누군가가 비판하면 조국을 옹호하는 것을 의무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비난당하고 있는 것은 미국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 대선(大選)은 패배자인 트럼프가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부정 투·개표로 졌다고 억지를 부리며 승복하지 않음으로써 토크빌이 격찬한 그런 모습은 실종 상태다. 그래도 미국 국민들은 선거의 힘으로 미국의 영혼과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을 자극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11월 12일 새벽, 현재 바이든은 역대 최다(最多)인 7740만 표를 받아 7230만 표를 얻은 도널드 트럼프 현직 대통령을 510만 표차(5.1%p)로 앞섰다. 선거인단 표로는 306대 232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 예측과는 다소 다르지만 바이든의 압승(壓勝)이라고 할 만하다.
 
  다만 공화당은, 하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빼앗지 못했지만 의석수를 늘렸고 진다던 상원에선 방어를 잘 하여 조지아주(州) 결선투표에서 결정되는 2석에 따라 다수당 위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에 대한 심판이라기보다는 ‘무뢰한(無賴漢)’ 트럼프에 대한 국민들의 결정이란 성격이 더 강하다. 이로써 트럼프는 1992년의 부시(아버지), 1980년의 카터, 1932년의 후버 등에 이어 재선(再選)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되었다.
 
 
  ‘진실의 분단’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에도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불복에 개의치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대범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연방정부가 정권인수 작업에 협조해주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별 지장이 없다”면서 “이는 부끄러운 짓”이라고 평했다. 또 “공화당도 머지않아 승복하게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로부터 약간의 협박을 받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바이든은 “여러 나라 국가 지도자들과 통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민주제도가 위기를 견디는 힘이 있다’는 호평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조치를 밟아 정권인수를 강제할 뜻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하여 미국 언론은 일제히 ‘거짓 주장(false claims)’이라고 표기한다. 트럼프 진영이 단 하나의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명한 국제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의 마이클 J. 에이브러모비츠 회장은 “트럼프가 (선거를 무효화시키는) 후진국 독재자를 닮아가고 있다”면서 “그의 언동이 미국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不信)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실제로 공화당원 중 70%가 부정선거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날 가장 황당한 말을 뱉은 사람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었다. 그는 “정권이 스무스하게 제2기 트럼프 행정부로 이행할 것이다”라고 기자들에게 공언하였다. 법무장관이 부정선거 주장에 대하여 수사를 지시하자 실무 책임자는 이에 항의해 사표를 썼다.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 힐러리 클린턴은 당일 축하전화를 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며칠 뒤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 협조하였다. 트럼프의 저항은 성공할 수 없지만, 미국의 분열이 ‘진실의 분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한다. 대통령이 작심하고 선동에 나서면 4년은 국민들의 분별력을 망가뜨리는 데 충분한 시간인 모양이다.
 
 
  “왜 바이든이어야 하는가?”
 
  영국의 권위 있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선 직전인 10월29일자 인터넷판 사설(社說)에서 ‘왜 바이든이어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트럼프를 참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의 등불로 만들어온 가치를 모독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사설은 “4년 전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보다 미국은 더 분열되고 더 불행해졌다”고 했다. “정치는 분노 덩어리이고, 분열상은 심해졌고, 그 결과로 23만명이 코로나19로 죽었다. 바이든은 기적을 만들 사람은 아니지만 백악관에 안정감과 교양을 다시 넣어줄 좋은 사람(good man)이다. 우리가 표가 있다면 바이든을 찍을 것이다”라는 요지였다.
 
  이 사설은 트럼프가 행정부 수장(首長)으로서보다는 국가 수반, 즉 ‘미국적 가치의 수호자’로서 더 실패하였다고 했다. 거짓말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이라고 사칭(詐稱), 진실을 경멸하였다. 그가 하는 말은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공화당은 치어리더처럼 비호(庇護)만 한다.
 

  트럼프는 민주제도의 작동원리인 견제와 균형을 훼손하였다. 법무부는 트럼프의 복수(復讐) 기관이 되었다. 측근들을 멋대로 사면하고 친척을 백악관 요직에 앉혔다. 외국과 공모하여 경쟁자의 약점을 캔다. 단지 승리하기 위하여 미국 선거제도의 공정성과 권위를 훼손한다. 이는 민주주의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패거리 의식과 거짓말로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였다. 국민을 단결시킬 찬스도 놓쳤다. 사설은 “아무리 막강한 미국이라도 홀로 싸울 수 없으며 동맹은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을 증폭시킨다는 점도 무시하였다”고 비판하였다.
 
  평소 신중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를 찍으면 거짓말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세계의 자유와 민주의 챔피언이 되어야 할 나라를 힘깨나 쓰는 큰 나라 정도로 전락시킨 이로 기록될 것이다. 반면 바이든은 신중하고, 제도를 존중하고, 동의를 얻으려 노력하는 사람이라 4년간의 피해를 복구하는 데 적격이라고 했다. 사설은 트럼프를 ‘파괴적 대통령’으로 정의(定義)하였다.
 
 
  치유의 시간
 
  언론의 당선 확정 발표 후 트럼프가 승복을 거부하는 가운데 있었던 11월 8일 조 바이든 승리연설에는 악령(惡靈)에 사로잡혔던 미국이 스스로를 치유하여 선한 영혼을 회복·재생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암울한 악마화(demonization)의 이 시대는 여기서 지금부터 끝장을 냅시다.”
 
  “지금은 미국이 치유할 시간입니다(This is the time to heal in America).”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가진 선한 본성과 우리가 가진 어두운 충동 사이의 끊임없는 대결에 의하여 형성되어왔습니다. 지금은 선한 본성이 이겨야 할 때입니다. 오늘밤 전(全) 세계가 미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나는 최고의 미국은 지구의 등불이라고 믿습니다. 우리의 힘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범에서 생긴 힘으로 세계를 이끌 것입니다. 나는 미국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가능성! 미국에선 모든 사람이 그들의 꿈과 신(神)이 주신 능력이 갈 수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아야 합니다. 나는 이 나라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트럼프 4년은 미국의 영혼, 즉 자유·인권·법치의 가치를 지켜야 할 임무를 부여받은 대통령이 거짓·선동·무례·탐욕의 모범을 보여 나라의 영혼을 해친 시기였다. 그 틈을 타고 푸틴과 김정은 같은 어둠의 세력이 미국을 농락하고 활개를 쳤다. 문재인 치하 한국의 영혼도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한국의 영혼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2022년의 과제이다.
 
  이날 바이든 당선자의 연설문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애용하는 평화(peace)와 평등(equal)이란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nation(국가), people(인민), vision(비전), heart(심장), justice(정의), heal(치유), mandate(소명), possibility(가능성), free(자유), fair(공정), demonization(악마화) 같은 단어들이 의미 있게 쓰였다.
 
 
  4년 사이에 달라진 미국인
 
  미국 국민은 선거의 힘으로 미국의 영혼과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을 자극한다.
 
  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한 선거 결과를 부정선거로 몰면서 승복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런 반(反)민주적 행위가 용인되고 있는 점이다.
 
  2. 선동된 트럼프 추종자들이 공화당 지지층에 강력한 교두보(橋頭堡)를 구축, 이를 무시할 수 없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명백한 거짓 주장임을 알고도 반기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 세상에 둥지를 튼 극우(極右) 세력의 선동은 섬뜩할 정도의 광신성(狂信性)을 띤다. 대통령이 이런 세력을 응원하니 음모론이 의외로 미국인들에게 먹혀들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선거를 매개로 권력과 선동이 결합되면 히틀러의 등장 같은 가공할 사태가 벌어진다.
 
  3. 트럼프 지지층의 핵심은 대학에 가지 않은 백인 중산층과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인데, 이들이 유색인종 그룹의 득세(得勢)와 역사 부정에 위기감을 느끼고 단결하였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백인들의 조급함과 초조감을 더해준다. 현재는 약 60%가 백인, 13%가 흑인, 17%가 히스패닉인데 30년 뒤엔 백인이 과반수에 미달한다.
 
  4. 터무니없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이렇게 많은 미국인에게 먹히는 것은 트럼프가 매일 터뜨린 4년간의 거짓말 폭탄이 상당수 미국인의 분별력을 망가뜨렸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5. 트럼프의 거짓말 횟수는 수만 건에 이른다. 거의 언론에 보도된다. 미국 대통령 자체가 가장 큰 언론기관이다. 거기서 쏟아내는 거짓말의 공기(空氣)에 미국인들은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정신이 오염되었다는 이야기다.
 
  6. 링컨·레이건 같은 대인물을 배출한 공화당이 트럼프 같은 사기적 정상배(政商輩)를 견제하지 못하고 따라갔다는 것이, 그래 놓고도 이번 선거에서 응징을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미국의 정치 전망을 다소 어둡게 만든다. 사실에 합의하지 못하는 정치는 국민 분열의 구조화(構造化)를 가져오고 상대를 동반자가 아니라 말살 대상으로 여기는 악마화(demonization)가 정치문화로 정착한다.
 
  7. 물론 미국의 기성언론·군대·사법부, CIA나 FBI 같은 안보기구, 대학 등 지식인 그룹은 트럼프의 선동에 넘어가지 않고 있다. 문화 부문은 여전히 민주당 세력이 헤게모니를 잡고 있어 나름 균형을 이룬다. 민주당 세력이 흑인들의 눈치를 보면서 미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까지 흐른 것이 상당수 백인을 트럼프 쪽으로 밀어붙인 면이 있다.
 
  8. ‘자유 지향적 국제주의자(liberal internationalist)’ 바이든 당선은 한국인이 선거의 자유가 살아 있을 때 자유를 회복할 수 있는 탈출구가 될지 모른다. 194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이 기적적 역전승(逆轉勝)을 거두었기에 2년 뒤 그는 고향에서 북한군 남침 소식을 듣자마자 “그 자식들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즉석에서 파병을 결단해 한국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국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9. 한국인들은 ‘좋은 사람’ 바이든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미국을 움직여 건국(建國)과 호국(護國)에 성공한 이승만(李承晩)식 대전략이다.
 
 
  바이든 당선을 환영한다!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주의 바이든 지지자들은 11월 7일 ‘트럼프, 당신은 해고야!’라는 팻말을 앞세우고 바이든 지지 시위를 벌였다. 사진=AP/뉴시스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우리의 판단 기준은 세계인으로서의 자유와 한국인으로서의 국익(國益)이다.
 
  1. 바이든 당선은 왜 한국인이 환영할 일인가? 무엇보다도 한국인 다수가 바라던 일이다. 한국갤럽이 2020년 9월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올해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보는지 물었다. 트럼프가 16%, 바이든이 59%. 이념적·지역적 차이도 별로 없었다.
 
  2. 바이든은 최근 연합뉴스 기고문에서 트럼프처럼 주한미군 철수로 협박하면서 갈취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김정은을 ‘깡패(thug)’라고 부르면서 히틀러에 비유하였다. 최소한 한미동맹은 지켜질 것이다.
 
  3. 인권의식이 강한 그는 김정은을 연인으로 여긴다는 트럼프와 다른 대북(對北)정책을 취할 것이다.
 
  4. 그는 미국 상원의 외교안보 부문 최고 전문가였다. 비핵화 사기극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5. 그는 김정은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같은 전범(戰犯)급 독재자를 인간적으로 싫어한다.
 
  6. 그는 한미동맹·나토 등을 소중하게 여긴다. 기후협약 등 국제적 의무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와 함께 대중(對中) 압박 전략을 입안한 인물이다.
 
  7. 이런 바이든에게 한국의 실정을 정확하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이든에 대한 한국 우파 진영의 두 가지 편견이 있다. 하나는 그가 친중(親中)이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이 좌파라는 편견이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 선포로 이기는 듯했지만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확대되었고, 산업 생산도 줄었다. 최근 분기에서 중국은 GDP가 5% 성장인데, 미국은 마이너스이다. 미국의 가장 큰 카드는,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인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탄압인데 트럼프는 이런 문제엔 냉담했다. 그는 대중(對中)정책도 재선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중국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길 바랐을 것이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은 국내적으로는 분열되고 국제적으로는 동맹관계가 약해져 중국 대응에 힘을 모을 수 없다고 보았을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바이든이 시진핑에게 더 거북할 것이라고 본다. 바이든은 동맹을 강화하여 중국을 압박하고 인권 문제를 들고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통령이 한국에 불리했나?
  천만에!

 
  대한민국의 독립·건국·호국·경제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한 우드로 윌슨, 해리 트루먼, 린든 존슨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이다. 일본의 조선병합을 묵인하고, 1949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사람, 1970년에 주한미군 7사단을 뺀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이었다. 카터는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다가 포기하였다. 한국은 민주당 대통령과 대체로 잘 지냈다. 여기서 미국 대통령과 한국의 인연을 정리해본다.
 
  ▲1905년 공화당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 미국의 육군 장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와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가 만나 필리핀을 미국이, 조선반도를 일본이 통치하는 것을 서로 양해한다는 합의를 했다. 이미 러일전쟁이 일본의 승리로 귀착되어 미국 포츠머스에서 강화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시점이었다.
 
  ▲1905년 8월 5일, 서른 살의 이승만은 미국 감리교 선교회의 도움을 받아 당시 미 국무장관의 소개장을 가지고, 롱아일랜드에서 휴양 중이던 루스벨트 대통령을 찾아가서 재미(在美) 한인들의 청원서를 전달했다. 조미(朝美)조약상의 거중조정(居中調整) 조항에 근거, 조선의 독립을 미국이 보장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효과는 없었지만 미래의 한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을 만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승만은 생애를 통해 4명의 미국 대통령을 직접 상대하였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우드로 윌슨,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로 이들은 미국 역대 대통령 랭킹 톱10(Top ten)에 드는 위인이다.
 
  ▲1918년 1월, 민주당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세계 질서 재편을 위한 14개조 구상을 발표한다. 그 전해 유럽전쟁에 참전을 결단하였던 윌슨은 프린스턴대학 총장 시절 박사과정 유학생이던 이승만을 총애하였다. 14개조 중 민족자결의 원칙이 이듬해 3·1운동의 한 동기로 작용하였다. 3·1운동으로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되었으며,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여기엔 이승만이 윌슨을 잘 안다는 평판이 큰 힘이 되었다.
 
  ▲1943년 카이로 선언.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민주당), 중국의 장제스(蔣介石) 총통, 영국의 처칠 총리는 카이로에서 만나 전후(戰後) 아시아 질서의 재편을 논의하였는데 한국을 독립시키기로 합의한다.
 
 
  민주당 존슨 정권 시절 한미관계 밀월
 
1978년 12월 13일 주한 미2사단 일부 병력이 카터 대통령의 철군 정책에 따라 한국을 떠났다. 사진=조선DB
  ▲1947년, 민주당 트루먼 대통령은 ‘트루먼 독트린’을 발표, 자유를 위협하는 국제 공산 세력과의 대결을 선언한다. 이 노선은 이승만을 뒷받침하여 그가 주도한 유엔 감시하 총선거에 의한 대한민국 건국이 가능해졌다.
 
  ▲1949년 6월, 아이젠하워 육군참모총장의 건의에 따라 주한미군이 철수한다.
 
  ▲1950년 6월, 트루먼은 남침 소식을 듣자마자 파병을 결심한다.
 
  ▲1953년, 공화당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휴전에 반대하는 이승만을 제거할 궁리도 하지만, 결국은 그를 달래기 위하여 한미동맹의 기초가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합의한다.
 
  ▲1961년, 민주당 케네디 대통령은 방미(訪美)한 박정희(朴正熙) 의장을 만나 군사혁명을 추인하고, 경제개발 지원을 약속했다. 박정희는 월남 참전 의사를 밝힌다.
 
  ▲1963~1969년 민주당 존슨 대통령 시절 한국은 2개 사단 총 5만명(연인원 30만명)을 월남에 파병하여 한미관계는 밀월기(蜜月期)를 맞는다.
 
  ▲1969년, 월남전에서 발을 빼려 했던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은 괌 독트린을 발표, 아시아에 대한 개입 축소를 밝히고 이듬해 주한미군 7사단을 철수시킨다.
 
  ▲1977년, 민주당 카터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의 인권탄압을 빌미로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다가 군부(軍部)의 저항을 받고 포기한다. 이로 인한 한미 갈등은 10·26사건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1981년,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을 초청, 대소(對蘇) 포위망 강화를 위한 포석에 들어간다. 레이건은 서울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전두환 정부를 지원하고 민주화운동도 응원한다.
 
  ▲1992년, 공화당 부시 대통령의 지원하에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외교의 결정판인 한중(韓中)수교를 이룬다.
 
  ▲1994년, 민주당 클린턴 정부는 북핵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구상도 하지만, 김영삼 정부는 소극적이었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에 이용되어 핵개발 시간을 주고 말았다.
 
  ▲2000년, 김대중-김정일의 6·15선언 이후 공화당 부시 행정부는 과속접근을 견제하였고, 2005년엔 김정일의 비자금을 노린 금융제재로 압박했다. 이에 반발한 김정일이 2006년 10월 핵실험을 했지만 부시는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 빠져 북핵 문제에 집중할 수 없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부시는 이명박 정부를 지원했고, 한국이 G20 회의의 일원이 되도록 도왔다.
 
  ▲2008년 이후 8년간 민주당의 오바마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하여 ‘전략적 인내’란 명분으로 현상유지를 꾀했지만 북한은 핵능력을 키우는 데 성공, 2013년 이후엔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는 사이가 좋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친중반일(親中反日)로 기운다고 판단해, 바이든 부통령을 보내 경고사인을 보내기도 하였다.
 
  ▲2017년 이후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엔 대북(對北) 강경 노선을 취하다가 문재인-김정은의 비핵화 쇼에 이용당했다. 얻는 것 없이 김정은의 위상을 올려주고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시켰다.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역사적·전략적 성격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
 
  이렇게 일별해보면 한국은 카터 행정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미국이 민주당 정부일 때 오히려 관계가 좋았다. 민주당 대통령들이 대체로 자유 지향적 국제주의자(liberal internationalist)의 성향인 덕분이다. 독립운동, 건국, 공산화 저지에는 민주당 대통령들의 결단이 결정적이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미국인입니다”
 
  언론에 의해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음이 선언된 날, 조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발표한 승리연설은 ‘좋은 사람(good man)’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트럼프에게 화해를 호소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분들이 계실 것이고 오늘밤 물론 실망스럽겠지만, 사실은 저도 몇 번 낙선한 바 있습니다. 이제 선거운동 기간의 갈등을 뒤로하고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서로에게 기회를 줄 때입니다. 서로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우리는 상대편을 적으로 취급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미국인입니다.”
 
  그날 미국에선 1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1000명 이상이 죽었다. 트럼프는 관례대로 당선축하 전화를 해야 하는데 바이든이 부정선거로 당선되었다면서 골프장으로 갔다.
 
  바이든은 인생 최고의 순간에 77세의 노련한 정치인의 경륜을 보여주었고, 미국적 가치와 사명을 이야기할 때는 힘이 넘쳤다. 그 자신이 수많은 좌절과 비극을 극복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그는 미국이 세계를 리드하는 데 있어서 ‘모범의 힘’을 보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미국적 가치, 즉 자유·인권·법치가 군사력이나 경제력 이상으로 미국의 세계적 지도력을 뒷받침해왔다는 점을 망각하고 ‘미국이 먼저다’라면서 사실은 ‘트럼프가 먼저다’라고 밀어붙였던 악몽의 시절을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이번 선거의 화두(話頭)는 ‘단결(unity)’과 ‘예의(decency)’였다. 트럼프 4년간 미국의 정치가 예의 없는 싸움판이 되고 말았다는 문제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가 낙선한 가장 큰 이유 하나를 든다면 그의 무례함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일 것이다. 유권자들은 “당신은 예의를 집에 놓고 다닙니까?”라고 물은 셈이다. 특히 여성들의 절대적인 비호감이 낙선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트럼프와 가장 비슷한 인간형인 조지프 R. 매카시 상원의원의 몰락에도 ‘decency’가 등장한다.
 
 
  “당신은 예의란 걸 모릅니까?”
 
  ‘매카시 선풍’으로 유명한 조지프 R. 매카시 상원의원의 몰락을 부른 것은 한 변호사의 결정적 질문이었다. 매카시는 1950년 정부에 수백명의 소련 간첩이 침투하였다고 폭로해서 유명해졌다. 한국전과 중공군 개입으로 위기감을 느낀 대중을 자극하기 좋은 소재였다. 상원에 관련 조사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그 위원장이 되자 그는 수백명을 증인으로 불러 텔레비전 중계하에 지독한 신문을 했다. 1954년엔 육군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지휘부에 간첩이 침투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육군도 변호사를 고용해서 대응했다. 보스턴에서 개업 중이던 조셉 웰치 변호사는 그해 6월 9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다. 매카시는 웰치의 한 동료 변호사가 공산주의 조직과 관련 있다면서 캐고 들었다. 웰치 변호사가 반격을 개시하였는데 그는 이렇게 말을 꺼냈다.
 
  “이 순간까지 나는 귀하의 잔인함이나 멋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하여 계량해본 적이 없지만….”
 
  놀란 매카시가 공격을 계속하려고 하자, 웰치는 그의 말을 중간에 끊고 화를 내면서 유명한 한마디를 던졌다.
 
  “상원의원, 이 젊은이를 더 이상 죽이려 들지 마세요. 당신은 충분히 했잖아요. 귀하는 예의라는 걸 모릅니까? (Have you no sense of decency?)”
 
  이 말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쳤다. 그동안 매카시의 무례한 행태에 숨죽이고 있던 사람들의 울분을 대변한 이 한마디 말에 매카시는 무너졌다. 그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자, 그는 하루아침에 조롱거리가 되었다. 상원은 그를 징계했고 공화당은 그를 추방하였다. 3년 뒤 그는 비참한 모습으로 죽었다.
 
  대선 1차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의 발언 방해를 1시간 이상 이어가 시청자들은 다중방송을 듣는 듯했다. 못 배운 부잣집 아들의 티를 벗지 못한, 유아기적(乳兒期的) 행태에도 불구하고 7000여만 표나 받았다는 것이 경이롭다. 이는 백인 중산층의 소외감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주 대륙에서 인간이 살게 된 기간을 약 2만 년으로 잡으면 콜럼버스의 신대륙 상륙(1492년) 이전 1만9500년간은 몽골계(인디언으로 이름을 잘못 붙였다)의 터전이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민으로 만들어진 미국이 영원히 백인 국가로 있을 순 없다. 한국의 맹목적 트럼프 추종자들 중에는 백인우월주의를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이들이 적잖다.
 
 
  부시의 축하 전화
 
  실종되어가는 미국 정치판의 예의를 보여준 이는 그나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공화당)이었다. 그는 당선 확정 직후 바이든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해주었다.
 
  부시는 그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정치적 차이는 있어도 나는 조 바이든을 좋은 사람(good man)으로 알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이끌고 단합시킬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자는 그가 민주당으로 선거에 출마하였지만 모든 미국인을 위하여 국정을 운영할 것임을 되풀이하며 강조했다. 나도 오바마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즉 성공을 위하여 기도하겠으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부시는 “트럼프가 7000만 표나 받은 것은 굉장한 정치적 업적이라면서 열심히 싸운 선거운동에 대하여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목소리를 냈고, 그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들어간 모든 분야의 선출된 공화당원들이 경청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검표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법적 대응을 추구할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이번 선거가 기본적으로 공정했고 정당성이 확보되었으며, 결과도 명백했다는 점에 신뢰를 가질 수 있다. 모든 미국인이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이 중요한 임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성공을 빌어주는 데 우리와 함께해주기를 바란다.”
 
 
  재선 실패를 당당하게 받아들인 아버지 부시
 
2013년 4월 2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서던메소디스트대에 세워진 조지 W. 부시 대통령 기념관 개관 축하 행사에 모인 전·현직 미국 대통령들.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H. W. 부시(휠체어에 앉아 있는 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사진=AP/뉴시스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다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고통임엔 분명하다. 걸프전에서 이겨 쿠웨이트를 살려주고 소련·동유럽 공산권의 붕괴에 잘 대처하였으며, 특히 독일 통일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하였던 조지 허버트 부시 대통령이 1992년 대선에서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게 진 것은 충격적이었다.
 
  1993년 1월 20일 제43대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 처음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 들어갔을 때, 그 직전에 백악관을 비운 부시 전 대통령의 메모가 기다리고 있었다.
 
  〈친애하는 빌
 
  나는 방금 이 방으로 들어왔는데, 4년 전 느꼈던 경이와 존경의 감정을 그대로 느꼈어요. 귀하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행복하기를 빕니다. 몇 대통령들이 언급하였던 고독을 나는 한 번도 느낀 적이 없어요. 어려운 시기가 있을 것이고,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비판에 직면하면 더 어려워질 겁니다. 나는 충고를 하기에는 가장 좋은 입장은 아니지만, 비판자들 때문에 귀하가 힘이 빠진다든지 길을 벗어나지는 마세요. 귀하가 이 글을 읽을 때 귀하는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성공을 빕니다. 가족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귀하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성공입니다. 나는 귀하의 성공을 격하게 지지합니다. 행운이 있기를. -조지〉
 
  2년 전 부시 별세 직후, 클린턴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메모를 소개하며 부시를 “미국과 헌법과 제도와 미래를 믿은 명예로운, 고귀한, 그리고 겸손한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4년 인도양 쓰나미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활동을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친구가 되었다. 그 몇 달 전에는 부시가 요양 중이던 메인주의 케네벙크포트에 들러 마지막 문병을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은 한때 경쟁자였던 우리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나는 냉전 종식 때 미국의 대응, 그리고 국가적 교육목표를 정할 때 그가 당을 가리지 않고 주지사들과 협력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 그는 정치 앞에 국민을, 당파성 앞에 애국심을 두는 사람이었다.〉
 
  클린턴은 고인(故人) 부시와 함께 뉴올리언스 홍수 피해 학생들을 방문하였을 때 부시가 한 말을 소개하였다.
 
  “여러분 모두가 나를 감격시켰습니다. 이 세상에는 좋은 것이 나쁜 것보다 훨씬 많아요. 그래서 나는 여러분이 맞게 될 미래에 대하여 진짜 낙관론자랍니다.”
 
 
  韓美음모론동맹?
 
  지난 11월 10일 《뉴욕타임스》 기자들이 50개 주(州)의 선거관리 책임자들에게 직접 부정선거 여부를 물었더니 전원(상당수는 공화당원)이 “그런 일은 없었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위험한 것처럼 선동했던 한국의 좌파를 닮았는지, 세계에서 가장 공정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미국 선거제도를 현직 대통령이 단 하나의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부정으로 몰아가는 데 동조하는 한국인들이 사이버 세상에선 의외로 많다. 미국발 페이크 뉴스를 퍼나르는 이들 중엔 한국 총선 음모론자들도 있다. 일종의 ‘한미음모론동맹’이다. ‘조갑제TV’엔 이런 현상을 걱정하는 재미교포들의 댓글이 달린다.
 
  〈*moi park: 문재인의 거짓말 생산과 트럼프가 비슷합니다. 문재인을 트럼프와 같은 인간이라고 전략적 홍보를 해야 하는데 트럼프를 편드는 우파가 문재인이 먹어야 할 욕을 대신 먹습니다. 한국 우파는 트럼프와 같은 부류라고 오해받을 수 있으니 이 사실을 좀 전파해주세요.
 
  *Kiyeop Yoon: 진영논리를 떠나서 지도자가 트럼프와 같은 소양을 지녀서야 안 되죠. 문 정권 들어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폐해는 많은 사람이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이성을 상실해버린 것입니다. 운동권 정치인들이 심은 가장 큰 폐해에 대하여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An Prince: 세상에 집권당도 아닌 야당이 선거조작을 한다고요? 이런 부류들이야말로 우파분열주의자들이고 우파를 이 사회로부터 계속 왕따시키는 장본인들이네.
 
  *Joh hwarang: 트럼프를 사랑하는 우파가 한국에 왜 그렇게나 많은가요. 부정투표 과연 그럴까요. 미국 언론이 후진국 수준인가요. 바이든이 좌파이고 트럼프가 우파라고 생각하기 때문인가요. 과연 그럴까요. 중요한 것은 국익, 자유민주, 자유시장경제 같은 개념이고 품위에 맞는 자가 선발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발 미국 선거로 우파가 분열되어 서로 비난하지 말기를 소원합니다.〉
 
 
  누구에게도 惡意를 갖지 않고
 
  조 바이든을 평하는 단어로 ‘굿맨(good man)’이 자주 쓰인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의 무례를 무례로 대하지 않는 교양이 돋보였다. 이번 대선의 본질은 ‘진위(眞僞)’와 ‘선악(善惡)’의 대결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civilization’은 문명이란 뜻인데, 같은 어원(語源)에서 나온 ‘civility’는 예의란 뜻이다. 문명이 인간 사회에서 표현될 때, 그것은 예의(禮儀)이다.
 
  트럼프와 문재인 정권의 공통점은 권력을 선동적으로 운영하여 문명의 인간적 작동 원리인 예의를 해친 점일 것이다. ‘예의를 모르는 대통령’이 ‘법치 파괴 대통령’보다 더 심한 평가가 아닐까? 문명이든 예의든 법치든, 모든 것은 ‘2+2=4’라는 사실에 합의하는 데서 출발한다. 트럼프와 문재인은 이런 합의 정신을 파괴하였다. 이는 문명 파괴자의 길이다.
 
  바이든은 정치 영역에서 인간이 가진 착한 본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링컨을 닮았다. 링컨의 재임 기간(1861~1865년)은 남북전쟁 기간과 일치한다.
 
  60만명이 죽는 내전을 선택한 후, 그는 미국을 다시 하나로 만든 통일 대통령이다. 재선된 링컨은 전쟁 종식을 한 달 여 앞둔 1865년 3월 4일, 두 번째 임기를 출발시키는 취임식을 갖는다. 이 연설의 마지막 문단이 명문(名文)이다.
 
  〈누구에게도 악의(惡意)를 갖지 않고,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神)께서 우리에게 보게 하신 그 정의로움에 대한 굳은 확신을 가지고, 우리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일을 끝내기 위해, 이 나라의 상처를 꿰매기 위해, 이 싸움의 짐을 져야 했던 사람과 그의 미망인과 고아가 된 아이를 돌보고 우리 사이의, 그리고 모든 나라와의 정의롭고 영원한 평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일을 다하기 위해 매진합시다.
 
  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 with firmness in the right as God gives us to see the right, let us strive on to finish the work we are in, to bind up the nation’s wounds, to care for him who shall have borne the battle and for his widow and his orphan, to do all which may achieve and cherish a just and lasting peace among ourselves and with all nations.〉
 
 
  대전략(grand strategy)
 
  김구는 《백범일지》에서 계급독재의 무서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독재’ 중에서 가장 무서운 ‘독재’는 어떤 ‘주의,’ 즉 철학을 기초로 하는 ‘계급독재’다. 군주나 기타 개인독재자의 ‘독재’는 그 개인만 제거되면 그만이거니와 다수의 개인으로 조직된 한 ‘계급’이 ‘독재’의 주체일 때에는 이것을 제거하기는 심히 어려운 것이다.〉
 
  그는 “이러한 ‘독재’는 그보다도 큰 조직의 힘이거나 국제적 압력이 아니고는 깨뜨리기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권도 북한 정권을 따라 계급독재화하고 있다. 남북한의 계급독재 세력보다 더 큰 조직의 힘은 보이지 않지만 바이든의 등장은 계급독재를 타도하는 다른 방법으로서 ‘국제적 압력’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승만은 1933년 국제연맹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스위스로 가서 반 년 정도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 특히 7월엔 소련의 모스크바로 들어가 3박4일간 체류하고 나왔다. “공산당은 호열자와 같다. 인간은 호열자와 같이 살 수 없다”는 신념의 소유자가 소련에 들어가기 위하여 끈질기게 노력한 이유는 뭘까? 이승만은 이런 구상이었다.
 
  〈좌우간 우리 일은 일미(日美) 충돌이 나는 때라야 활동력이 생길 터이오. 일미 충돌은 조만간 면할 수 없을 것이며, 이 충돌이 나는 때에는 소련이 미국과 응원될 터인데, 시베리아 한인(韓人)이 한 힘을 쓰게 될 터이라. 그럼으로 소련 당국과 협의하고 미국에 돌아와야 원대한 계획이 될 것이오. 이만한 준비가 없이는 장래 기회가 온다 하여도 군물(軍物)이나 경제력 등에서 응원을 얻기 불능인고로 모험적으로 가볼 작정이외다.〉 (동지회 중앙부에 낸 보고서)
 
  한국의 독립은 미국과 일본이 전쟁할 때 기회가 올 것이고, 그때는 소련 거주 한인을 매개로 하여 소련도 이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태평양전쟁으로 그런 기회의 문이 열리는 것은 그 8년 뒤이지만, 민주당 바이든 정부의 등장이란 국제 정세의 큰 변화를 기회로 잡아 국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승만식 대전략을 구사할 대인물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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