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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 이유

‘NSC 그림자 위원’ 셸던 애덜슨의 힘

글 :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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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유대인들이 지지하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총선 승리, 내년 美 대선에서 유대인 지지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
⊙ ‘大이스라엘주의자’ 애덜슨, 지난 대선 때 트럼프에게 8200만 달러(933억원) 기부… 존 볼턴 기용도 그의 작품
⊙ 트럼프,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 후 애덜슨에게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왔어요”

박현도
1966년생. 서강대 종교학과 졸업, 캐나다 맥길대학 이슬람학 석사 및 박사(수료), 이란 테헤란대학 이슬람학 박사 / 現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인문한국 연구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동연구회전문위원, 종교평화국제사업단 영문 계간지 《Religion & Peace》 편집장 / 저서 《법으로 보는 이슬람과 중동》 《IS를 말한다》 등 공저 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25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의 뒤로 그의 사위인 쿠슈너 백악관선임고문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AP/뉴시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단적인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또 한 번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3월 25일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못 박는 외교문서에 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에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6일 전쟁 중 5일째 되는 날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땅이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81년 골란고원을 자국(自國) 영토로 병합했다. 이미 유엔은 1971년 안보리 결의안 242호, 1973년 안보리 결의안 338호를 통해 골란고원에서 철수할 것을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1987년 안보리 결의안 497호에서는 골란고원의 이스라엘령 편입은 국제법적으로 무효(無效)라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오히려 안보리 결의안 242호가 “역내(域內) 모든 국가의 주권,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 그리고 각 국가가 위협이나 무력(武力)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하고 공인된 국경 내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고 인정”한다는 점을 들어 골란고원 점령과 병합이 정당하다고 맞서왔다.
 
  국제사회는 이번 미국의 조치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페데리카 모데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8개 EU 전(全)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에 이스라엘의 주권이 없다고 선언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동안 유럽연합의 대(對)이스라엘 공동전선을 분열시키기 위해 헝가리·폴란드·체코·루마니아·오스트리아·리투아니아 등을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허사로 돌아갔다.
 
  영국도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의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천명했다. 영국은 “국제법과 유엔헌장이 무력으로 영토를 병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책임법(Law of State Responsibility) 역시 무력을 써서 영토를 병합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을 포함하여 모두 22개 아랍 국가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아랍연맹도 미국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지난 3월 31일 튀니지에서 열린 정상(頂上)회담에서 “아랍연맹은 국제법, 유엔과 안보리의 결정에 따라 골란고원이 시리아 영토임을 다시 확인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튀니지 외무장관 케마이에스 지나위는 “아랍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을 포함하여 1967년 전쟁에서 점령한 땅을 모두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골란고원과 크림반도
 
  이처럼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이 점령하여 불법(不法) 병합한 골란고원이 결코 이스라엘의 영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굳건히 유지해왔다. 안보리 결의안 242호에는 땅과 평화를 맞바꾸는 개념이 들어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여 요르단·이집트와 분쟁을 끝냈듯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골란고원 문제를 평화적으로 매듭짓길 희망해왔지만, 별무소득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유엔의 바람과 달리 갑자기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고 나섰으니 국제사회가 크게 놀라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그다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결정을 왜 갑자기 내린 것일까? 물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에 비하면 골란고원 이슈는 상대적으로 비중이나 충격 강도가 약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점령한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다면, 크림반도를 무력 병합한 러시아를 비판할 명분이 사라진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골란고원과 크림반도는 성격이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골란고원을 점령한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위협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크림반도를 병합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말은 1967년 6일 전쟁을 이스라엘이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1948년부터 1967년 전쟁 직전까지 시리아가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에 무력으로 위협을 가했다는 뜻이다. 6일 전쟁만 두고 보면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빼앗듯이 뺏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쟁 발발 이전에 오랫동안 골란고원에서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괴롭혔기에 이스라엘이 국민 생존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점령한 것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위협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령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처럼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비교하면서 정당화하고 나선 것 자체가 미국이 골란고원을 이스라엘령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지난 8년간 끌어온 시리아 내전(內戰)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증대함에 따라 골란고원을 철통같이 유지하는 것이 이스라엘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이끄는 무장세력이 골란고원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결코 이 지역을 내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골란고원에 대한 속성 강의 듣고 결심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채근해보자. 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9일 총선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라고 인정하는 외교문서에 서명하는 선물을 주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4월 6일 카지노 거부(巨富)이자 자신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셸던 애덜슨이 이끄는 공화당유대인연합(Republican Jewish Coalition) 연례 총회에서 자신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주이스라엘 대사 데이비드 프리드먼과 같은 중동문제 자문들로부터 골란고원에 관한 속성 강의를 듣자마자 바로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함께한 자문들에게 “역사를 짧게 빨리 설명해주시오. 빨리 해주시오. 중국·북한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빨리 알려주시오”라며 골란고원에 대한 강의를 요청했다고 청중에게 밝혔다. 강의를 듣고 나서 그가 “논의한 것을 내가 그대로 인정한다면 어떻겠소?”라고 말하자, 프리드먼 대사는 ‘멋지고 예쁜 아이처럼’ 자신에게 “정말로 그렇게 할 것이냐?”고 놀라서 물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그렇게 할 것”이라고 하면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수십 년간 지속된 골란고원 정책을 뒤집는 문서에 서명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상황을 “빙(BING)!하니 이뤄졌다”라는 말로 설명하면서 “신속하게 멋지게 결정했다”고 자평했다.
 
  다소 과장하는 투로 말하기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 앞에서 한층 고무된 상태에서 말한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그가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는 외교문서에 서명한 것이 측근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파격적이고 재빠른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왔어요”
 
트럼프의 對중동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대계 巨富 셸던 애덜슨. 사진=셔터스톡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뒷이야기를 공개한 곳이 차기 대선에서 든든한 돈줄이 되어줄 유대계 미국인 공화당원 모임이라는 데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이번 결정을 이끈 주된 동기는 선거와 후원이다. 선거는 가깝게는 4월 9일 이스라엘 총선, 멀리는 자신이 곧 돌입할 대선이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후원금이 바로 미국 유대인들에게서 나오기에 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후원자들이 지지하는 이스라엘의 현 총리 네타냐후가 승리하는 것을 돕기 위해 네타냐후가 그토록 원하는 것, 즉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는 것을 속 시원하게 들어준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위해 8200만 달러(약 933억원)를 기꺼이 낸, 든든한 물주(物主) 애덜슨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여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기는 것을 강력히 희망했다. 그는 대사관 이전 비용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까지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애덜슨 부부에게 공개적으로 “우리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왔어요”라고 하면서 자신의 예루살렘 정책이 이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란 핵협상 파기,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매파 존 볼턴의 국가안보보좌관 임명 등 트럼프 대통령의 굵직굵직한 중동(中東)정책 이면에는 애덜슨의 입김이 서려 있다. 올해 85세인 애덜슨은 《포브스》에 따르면 385억 달러(43조9000억원)의 재산을 가진 2019년 기준 세계 21번째 억만장자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마카오 최초의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카지노도 그의 것이다. 그는 북한에서도 사업을 하기 위해 남북한 간 긴장이 완화되기를 적극적으로 희망한다.
 
 
  ‘NSC의 그림자 위원’
 
  애덜슨은 대(大)이스라엘, 즉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점령지를 영구 병합한 이스라엘을 꿈꾼다. 이를 위해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한다. 그는 2014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영구 점령하거나 요르단강 서안(西岸) 지역을 병합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이스라엘 총선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비민주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그래서 무엇이 문제냐”고 대꾸했을 정도다.
 
  2012년 미국 대선에서는 자신의 이스라엘에 반하는 정책을 내세운 오바마를 ‘반(反)이스라엘’로 규정하고 오바마 낙선을 위해 무려 1억5000만 달러(1707억원)를 공화당에 후원했다. 이제 그는 자신의 꿈과 희망을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하나하나씩 이루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그를 가리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그림자 위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애덜슨은 음지(陰地)에서 트럼프의 중동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애덜슨은 ‘대이스라엘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네타냐후를 위하여 《이스라엘 하욤(Israel Hayom)》이라는 신문사까지 만들어주었다. 네타냐후의 애칭 ‘비비’를 따서 ‘비비턴(Bibiton·비비 뉴스페이퍼)’이라고 불릴 정도로 《하욤》은 네타냐후를 위한 용비어천가를 노골적으로 부른다. 이 신문은 타블로이드판 무료신문으로 해마다 약 400만 달러(45억6000만원)의 적자(赤字)를 기록하고 있다. 애덜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네타냐후를 위해 기꺼이 돈을 투척한다. 네타냐후는 공개적으로 “《이스라엘 하욤》이 아니었다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웠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애덜슨과 네타냐후의 관계는 네타냐후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소원해졌지만, 애덜슨은 자신의 목표인 대이스라엘 건설을 향해 쉼 없이 정진하고 있다.
 
 
  ‘애덜슨의 인형’이 된 트럼프
 
3월 26일(현지시각) 시리아 곳곳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AP/뉴시스
  한편 네타냐후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돈 찰스 쿠슈너와 절친한 사이다. 찰스 쿠슈너도 애덜슨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고 후원하는 인물이다. 언제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네타냐후가 뉴저지주 리빙스턴에 있는 찰스 쿠슈너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의 아들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가 자신의 침실을 내주고 지하 방에서 잤을 정도로 네타냐후와 쿠슈너 집안은 친분이 깊다. 트럼프 대통령, 네타냐후 총리, 찰스 쿠슈너 셋이 회동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행보의 뿌리에는 애덜슨, 쿠슈너, 네타냐후가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 대선 때 애덜슨은 공화당 경선에서 루비오(Marco Rubio)를 지지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애덜슨은 루비오에게 큰돈을 주어 완벽하게 자신의 인형(puppet)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조롱했다.
 
  트럼프는 당시 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평화에 관심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책임이 더 크다”고까지 했다. 2015년 12월 공화당유대인연합 모임에 나와 연설을 할 때 청중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인지 아닌지 명확한 견해도 밝히지 않았고, 그 때문에 야유까지 들어야 했다. 루비오 편에 선 애덜슨을 두고 “당신 돈을 내가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정치인들을 조종하고 싶어 한다. 그거야 뭐 괜찮다. 난 당신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당신의 돈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냉랭했던 트럼프와 애덜슨의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진 것은 트럼프가 2016년 3월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 연례 총회에 나가 이스라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유대민족의 영원한 수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하면서부터다. 이 연설문 작성에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와 네타냐후의 측근으로 주미 이스라엘 대사인 론 더머가 크게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 두 사람이 트럼프와 애덜슨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가 되었다. 그리고 “루비오가 아니라 트럼프가 애덜슨의 인형이 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둘은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네타냐후, “골란고원은 1967년 이전부터 이스라엘 땅”
 
  실로 극적인 반전(反轉)이다. 2012년 밋 롬니를 지원했을 때 공화당유대인연합은 롬니가 트럼프처럼 빈정거리거나 비신사적인 언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을 정도로 트럼프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이제 연합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 유대인 사회에서 트럼프 지지세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동안 트럼프가 매파들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충실히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이번 골란고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미 지난 3월 11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미상원의원,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프리드먼과 함께 골란고원을 방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곳이 1967년 이전부터 이스라엘인들의 땅이었다”면서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임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네타냐후의 골란고원 방문이 총선 전에 미국으로부터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땅임을 인정받고자 하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추측하면서, “만일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의 바람을 들어준다면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에게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정확히 10일 후인 3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52년이 흐른 지금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임을 미국이 인정해야 한다. 이는 이스라엘과 역내 안정에 전략적으로 안보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는 트위터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추어 3월 27일 골란고원을 이스라엘령으로 인정한 외교문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미국은 1981년 골란고원을 합병한 이스라엘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승인한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애덜슨 같은 유대계 부호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들이 바로 친이스라엘, 더 나아가 (극)보수적인 매파정책을 지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전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극도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과감하게 펴면서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는 결정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힘이 정의다
 
  팔레스타인 문제와 달리 지난 52년간 시리아와 이스라엘 양측은 골란고원을 두고 대립은 하되 분쟁은 자제해왔다. 아니 어찌 보면 시리아가 무력의 열세를 인정이라도 하듯 1973년 제4차 아랍-이스라엘 전쟁 때를 제외하고는 골란고원 탈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반정부 감정을 지닌 시리아 주민은 정부가 골란고원을 찾기 위해 진지한 노력은 하지 않고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데 골몰해왔다고 비판한다.
 
  시리아가 골란고원을 되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반환협상이 있었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이스라엘은 반환 조건으로 시리아에 이란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했다. 시리아는 “이란-시리아 관계가 골란고원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수자원(水資源)의 30%를 차지하는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이 쉽게 시리아에 내줄 리 만무하다.
 
  골란고원은 포도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스라엘의 토스카나’라고 불린다. 양(量)은 적지만 질(質) 좋은 포도주를 생산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이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의 후원자로 미국이 전면에 나섰다. 국제사회의 힘의 균형에 변화가 오지 않는 한, 미국에 대항할 만한 강력한 국가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애덜슨처럼 부와 사상적 지향점이 분명한 부호가 새로운 반대의 길을 가는 정치인을 후원하지 않는 한, 어쩌면 시리아가 골란고원을 탈환하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힘이 곧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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