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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유를 가진 사람들의 의무’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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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6·25전쟁 영웅 윌리엄 웨버 예비역 육군 대령이 4월 9일(현지 시각) 메릴랜드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7세.
 
  6·25 당시 공수부대 장교로 참전한 그는 1951년 2월 15일 원주 북쪽 324고지 전투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1년간의 재활 치료 끝에 현역으로 복귀, 1980년 대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한국전 참전용사기념재단 회장을 맡아 1995년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에 ‘19인 용사상’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사진작가 라미 현씨는 국내외 6·25 참전용사들의 사진을 찍어 선물하는 ‘프로젝트 솔저’를 진행해왔다. 그가 웨버 대령에게 사진을 선물하면서 “선생님께서는 (사진값을) 이미 69년 전에 다 지불하셨습니다. 저는 다만 그 빚을 조금 갚는 것뿐입니다”라고 하자, 웨버 대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희가 빚진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 미국인, 영국인 상관없이 자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의무가 있어. 그 의무는 자유가 없거나, 자유를 잃게 생긴 사람들에게 그 자유를 전하고 지키게 하는 거야. 우리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은 그 자유를 지키고 전달하기 위함, 즉 우리의 의무이지. 다만 우리가 너희에게 준 자유를 얻었으니 너희도 의무가 생긴 거야. 북쪽에 있는 너희 동포들에게 자유를 전달하는 것, 그것이 너희의 의무야. 그 의무를 다했으면 한다.”
 

  웨버 대령의 말은 우리의 자유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분들에 대한 고마움, ‘북쪽에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자유를 전달해야 하는 자유민의 의무’를 잊고 살아온, 그리고 지금도 침략자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호된 죽비소리다. 위대한 자유전사(戰士) 웨버 대령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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