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집중조명

자칭 선거감시단체 ‘시민의 눈’

“정황상 ‘文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일종의 위장단체로 보여”(김형준 교수)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문성근이 싹 틔우고 김어준이 키운 회원 수 5만 이상의 ‘시민의 눈’
⊙ 前 선관위 관계자 “시민의 눈의 ‘진짜’ 목적은 선거 감시 아닌 정당 지지 운동”
⊙ 제2의 정의연? 초대 대표 기부금법 위반으로 기소, 후원금 3억원의 행방은?
⊙ 4·15총선에 몇 명이 투입? ‘정체’ 묻는 질문에 시민의 눈, “밝힐 수 없다”
  이 장면,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무관심과 확신, 그 양단(兩端)이 연일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부정선거 논란 얘기다. 우리는 3년 전인 2017년, 이미 이를 겪어봤다. “알고 보니 18대 대선(2012) 때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목소리 높여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 방송인 김어준씨이다. 당시 온라인에 떠돌던 글 중 하나다.
 
  “중앙선관위 데이터베이스 암호가 ‘미르K’라고 한다. 선관위에 해명을 요구했더니, 다들 대답을 회피했다. (중략) 선거에까지 최순실이 개입하다니….”
 
  그즈음 영화가 한 편 나온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더 플랜〉(2017)이다. 김어준씨가 만들었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K값’이니 ‘모집단’이니 ‘전자개표분류기’니 하는 용어들도 이때 대중화됐다.
 
  공분(公憤)은 사람을 쉽게 결집시킨다. 국정농단만 해도 화가 나는데, 알고 보니 부정선거로 대통령이 된 거라고? 대중은 격분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때 막 수면으로 떠오른 조직이 있다. 부정선거 감시 단체인 ‘시민의 눈’이다. ‘투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질 수 없다’ ‘내 지역구는 내가 지킨다’ ‘자발적 선거 정의를 실현하자’는 슬로건을 걸었다. 이러한 시국, ‘시민의 눈’에 가입한다는 건 적어도 ‘나’는 정의감을 잃지 않았다는 증명이었다.
 
 
  김어준 ‘파파이스’로 홍보
 
  이 단체가 하는 일은 대표적으로 선거기간 투·개표 참관인 및 투표함 지킴이 활동이다. 맘카페와 각종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식 모집 공고가 퍼져 나갔다. 반응은 뜨거웠다. ‘저도 가입했어요’ ‘애가 있어 활동은 못 하지만 후원금은 보냈습니다’. 회원 모집은 오프라인에서도 이뤄졌다. 김제동씨의 ‘만민공동회’ 같은 토크쇼나 적폐청산 서명운동 같은 데서도 가입 신청을 받았다.
 
  가장 큰 홍보 창구는 김어준씨의 ‘파파이스’였다. 김씨는 자신의 방송에 연신 ‘시민의 눈’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선거 감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파파이스 보고 가입했습니다.’ 당시 ‘시민의 눈’ 홈페이지와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온 가입 후기에는 빠짐없이 이 내용이 있다. 실제로 ‘시민의 눈’ 활동을 했던 이들은 “가입자들은 거의 김어준씨를 통해 왔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회원은 점점 늘었다. 기폭제도 있었다. 2017년 2월 방영된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다. 방송에서는 2011년 선관위 디도스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시민의 눈’을 소개한다. 투명한 선거 절차를 위해 노력하는 사례로 다뤘다. 당시 진행자의 멘트다.
 
  “부정선거에 대한 불안감은 시민들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20대 총선을 감시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의 눈’입니다. (중략) 그런데 일부 지역의 선관위에서는 이 시민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고 합니다.(이때 선관위 직원이 ‘시민의 눈’ 회원의 입장을 막는 영상이 나오는데 마치 거대 권력이 소시민을 막는 것처럼 연출했다.)”
 
  이 방송 이후 ‘시민의 눈’ 회원 가입 홈페이지는 한동안 마비됐다. 회원이었던 S씨에 따르면 이즈음 단 며칠 사이에 가입자가 무려 1만명 늘었다고 한다.
 
 
  뿌리에는 문성근
 
지난 4월 15일 서울 강남구 SETEC에 마련된 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조선DB
  ‘시민의 눈’의 뿌리는 문성근씨의 ‘시민의 날개’다. 그 하부 조직으로 출발했다가 이후 독립했다. 창립은 2016년 4월에 했지만, 활동을 본격화한 건 2017년 들어서다. 그해 1월 초 문씨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투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지는 일이 없도록 투·개표 감시단을 모집하고 있다”며 “만약 현행법대로 대선을 치르게 되면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한 대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당세가 약한 TK(대구·경북)나 강원 일부에는 투·개표 감시 요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역이 상당히 많다”며 “전국 1만4000여 개의 투표소에 (투・개표 감시원으로) 6만명이 필요한데, 3만명 정도가 모이면 정당과 시민이 반반씩 들어가자는 협상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현재 ‘시민의 눈’ 회원은 5만5000~7만 명으로 추산된다. 시작은 단 20명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불어난 셈이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였던 김상호씨가 초대 대표 역할을 맡았다. 김씨는 이후 ‘파파이스’와 ‘다스뵈이다’에 몇 번씩 출연하며 활동 내용을 알리고 후원도 독려했다. 김어준씨는 ‘다스뵈이다’에서 “‘시민의 눈’은 김상호와 (내가) 사실상 같이 만든 것”이라며 후원을 부추기기도 했다. 김상호씨는 2018년 8월 지금의 대표인 한길순씨에게 바통을 넘기고 지난 4·15총선 즈음해 더불어시민당 사무총장으로 갔다. 자리를 이어받은 한씨 또한 김어준씨의 방송에 출연해 열심히 활동했다.
 
 
  超정파적 단체?
 
시민의 눈이 주관, 주최한 전국 순회 특별 강연 포스터. 국회의원 박주민이 연사로 나섰다.
  이처럼 ‘시민의 눈’은 ‘선거를 감시한다’는 뚜렷한 목적성을 갖고 태동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법이 그렇다. 공직선거법 제10조 제1항 제4호는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는 공명선거추진활동을 할 수 없다’고 정의해놨다. 이들이 공공연히 ‘초정파(超政派)’ 혹은 ‘무정파(無政派)’임을 강조한 이유다. 김상호 전 대표가 2017년 2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한 말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특정 정당의 정파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무정파이기 때문에 지난 총선에서도 녹색당 당원부터 새누리당까지 다 함께 참여할 수 있었어요.”
 
  그는 그해 5월 경희대 대학원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시민의 눈’은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정파를 위반하면 퇴출됩니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는 정치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4·15총선 직전인 지난 4월 12일 그는 “21대 선거는 일베, 극우, 막말 정치인들 무덤이 될 것. 모조리 주권자의 힘으로 수장시켜야 한다”면서 김범수·김용남·김진태·김태흠·민경욱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을 올렸다. 그러고 사진 위에 ‘이 사람은 절대 뽑지 맙시다’라는 글을 새겨놨다. 같은 날, 이런 글도 있다. ‘박근혜의 말이 최순실의 말이라면 황교안의 말은 전광훈의 말과 같다.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
 
  앞서 4월 11일에는 ‘충격, 미통당 하태경, 윤석열 살리자 호소, 세상에 미친 사람이 너무 많아요. 진짜!’라고 썼다. 그의 팔로워는 무려 9만명에 이른다. 진보 진영에서는 나름 영향력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정치 성향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문제는 ‘시민의 눈’이 공식적으로 혹은 집단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왔다는 데 있다. ‘시민의 눈’ 공식 페이스북만 가봐도 쉽게 알 수 있다. ‘4·15총선은 한일전이다, 국회의원국산화국민운동본부’ 같은 포스터를 올려놓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특정 법을 ‘시민의 눈’ 회원들이 단체로 지지하고 있는 사진을 버젓이 올려놓기도 했다. 그 외에도 편파적인 게시글이 많다. 서울 시내에서 한때 ‘시민의 눈’ 활동을 했다는 S씨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 선거는 많아야 1~2년에 한 번이다. 그럼 회원끼리는 연중행사로 만나는가.
 
  “사이사이 집회도 하고 강연도 듣고 뒤풀이도 한다.”
 
  2018년 중순쯤 탈퇴했다는 그는 대화에 굉장히 방어적으로 임했다. 탈퇴했다고 해도 정치 성향이 바뀐 건 아니기 때문이다.
 
  ― 어떤 집회, 어떤 강연인가.
 
  “내 경우 한창 MB(이명박) 관련 집회를 많이 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 하면서 다스체조 같은 것도 추고 중앙지검 앞에서 ‘꽃길 걸어 감옥으로’라면서 바닥에 꽃 붙여놓는 퍼포먼스도 했고, 박근혜 탄핵 초기에는 적폐청산 관련 시위도 했다. 최근에는 회원들이 4·15총선을 하루 앞두고 나경원의 지역구 동작을에 가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기도 했고, 총선 전에 ‘자한당 해체’ 집회도 했다고 들었다. 강연은 박주민 의원, 김제동, 주진우 이런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얘기하는 내용이었다.”
 
  ― 뒤풀이 같은 사석에서는 뭘 하나. 어떤 얘기가 오가나.
 
  “고기 먹고 술 마시며 세월호 얘기 하고, 사법적폐 척결해야 된다는 얘기, 〈딴지일보〉 이야기나 토착왜구가 주적이라는 얘기, 며칠 뒤에는 어떤 집회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 박근혜 탄핵되고 정권은 교체됐지만 아직 완전히 촛불은 승리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정치인들이 아직 정치판에 있다. 모두 퇴출시키고 시민 주권 시대를 열자 등.”
 
 
  ‘팬덤’ 이용한 경매도
 
지난 2016년 4월, 출범 직후 문성근씨가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 김어준씨가 망원경을 들고 투표 보관소를 보는 사진이다. 사진=문성근 트위터 캡처
  정파가 없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의 본격적인 활동 시기다. 정확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이었다. 수만명의 이 단체 회원들은 주로 텔레그램으로 소통한다. 지역구별로 방이 따로 있다. 2017년 4월 무렵, 집행부는 단체대화방에 이런 글을 띄운다.
 
  “탄핵 인용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5월 둘째 주 대선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18개 시·도 광역 단위 및 지자체 책임자가 선출된 곳에서는 지역 회원 배가를 위한 거리 가입 선전전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책임자’라는 건 ‘조장(組長)’ 같은 의미다. 광역시처럼 큰 지역구는 ‘대접주’, 그 외 지역은 ‘접주’라고 불렀다고 한다. 동학농민운동 때 쓴 용어다. 대선을 앞두고, 말마따나 대접주 혹은 접주를 필두로 대대적인 회원 영입 활동에 나서자는 얘기다.
 
  경북 지역에서 ‘시민의 눈’으로 활동한 B씨는 좀 더 신랄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김어준 팬인 친구의 권유로 가입해 활동하다가 특유의 ‘친목질’에 넌덜머리가 나서 그만뒀다. 2018년 초였다.
 
  B씨는 “시민의 눈이 아니라 문재인의 눈, 아니면 민주당의 눈이었다”고 했다.
 
  “이곳 사람들은 진심으로 원래 ‘18대 대통령은 문재인이었는데 도둑맞았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민주당 집권 여당 만들기를 위해 결성된 단체 같았다. 그때 잠깐 ‘자발적 정의’라는 ‘약’에 취해 있었던 것 같다. 자아도취라고 해야 할까. 투·개표 참관인은 교육을 들어야 된다고 해서 사전투표지킴이를 했다. 그야말로 노숙을 하면서 투표함을 지킨 건데, 돈 한 푼 안 받고 순수 자원봉사로 왜 그렇게까지 했나 싶다.”
 
  B씨는 또 기억에 남는 ‘경매행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회원들 모아놓고 경매행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기억하기로 조국 당시 수석의 지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찻잔이 나왔는데 둘 다 수십만원에 팔렸다. 지금 돌이켜보면 팬덤을 이용해 참 별것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B씨에 따르면,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회원들은 “시민의 눈이 해냈다”며 자축했다고 한다. 그 시기 트위터 등에서 활동하는 이른 바 ‘문파’들은 ‘시민의 눈’에 감사 인사도 여럿 남겼다. 그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 탄생에 가장 큰 공로를 세우신 시민의 눈 자원봉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총선의 승리부터 민주 정부 3기 탄생은 모두 여러분의 덕입니다.”
 
  실제로 선관위 측에서도 〈선거관리 신뢰확보를 위한 시민참여 확대방안(2017.12)〉이라는 보고서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시민단체의 감시활동이 특히 활발했다”면서 “그중에서도 시민의 눈은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토대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가장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감시활동을 한 단체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시민단체”라고 평가했다.
 
  한국선거학회장을 역임한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활동 정황을 살펴보면, 시민의 눈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차원에서 결성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권교체의 목적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선거 감시’라는 카드를 내건, 일종의 ‘위장단체’로도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민주주의가 성숙하면서 다원적인 조직이 활동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그것은 그 조직이 가진 본연의 순수성과 책임성을 유지했을 때의 이야기”라면서 “그게 팬덤으로 넘어가면서 ‘빠’ 정치가 되면 외려 민주주의의 독이 된다. 특히 특정 정파에 매몰된 집단이 대거 투・개표 참관인으로 참여하는 것을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가 방치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4·15총선에 얼마나 개입했나
 
2017년 11월, 시민의 눈에서 진행한 다스체조 집회 포스터.
  그렇다면 4·15총선 때는 어땠을까. 이번에도 회원들은 대거 선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0명 정도 투입된 것으로 추산되지만, ‘시민의 눈’ 측은 정확한 집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선거 기간 대전·충남 지역에서 투·개표 활동에 참여한 안미라씨는 “대전·충남 지역 같은 경우 선거구당 약 20~30명의 시민의 눈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는 약 5000명이 활동했을 것”이라고 했다. 안씨는 ‘공명선거지원단’이라는 시민단체에서 총무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평소 선거 참여에 관심이 많아 이번 총선 때 선관위의 투·개표 참관인 모집 공고가 뜨기만을 기다렸다”면서 “그 과정에서 다소 이해되지 않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했다.
 
  선관위 공식 홈페이지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개표 참관인 모집 공고는 지난 3월 21~25일까지 접수, 마감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시민의 눈’에서 별도로 지역 맘카페 등을 통해 투·개표 참관인을 모집하고 있었다는 것. 안씨는 이후 선관위 관계자에게 “이번에도 시민의 눈에서 대거 선거에 참여하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선관위 관계자는 답을 하지 않고 얼버무렸다고 한다. 이후 일부 커뮤니티에서 이런 증언도 나왔다.
 
  “선관위는 일반 시민 대상으로 3월 21~25일 공고를 띄우고 ‘시민의 눈’ 단체에는 그들의 텔레그램에 별도로 투표 직전인 4월 13일까지 참관인을 모집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20% 정도가 정당 혹은 후보 추천 참관인이다. 그러니까 민주당은 자당 참관인 외에 문재인 지지자인 참관인을 또 두는 셈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시민의 눈이 특정 정당과 연계돼 있다고 짐작할 수도 있겠으나, 시민의 눈에서는 공식적으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면서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행위가 없었으므로 시민의 눈을 ‘공직선거법 제10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공명선거추진활동을 할 수 없는 단체인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섣불리 정의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제19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시민의 눈 활동에 대해 일반 유권자들이 대체로 호의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시민의 눈이 단순히 특정 정당을 위해 활동하는 편향된 단체로 함부로 정의할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부정선거와 연관성
 
  이런 상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민의 눈’이 이번 부정선거에 개입했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한성천 전 중앙선관위 노조위원장은 이에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2013년 11월 ‘제18대 대선 부정선거 백서’를 집필한 인물이다. ‘시민의 눈’이라는 단체의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그는 “시민의 눈 활동을 보면 확실히 중립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단체이지만, 그렇다고 투표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집단도 아니다”면서 “그저 ‘감시’를 명목으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꾸려진 조직일 뿐”이라고 말했다.
 
  ― 선거법 위반이라는 뜻인가. 선관위는 문제 없다는 입장인데.
 
  “예전에 선거법 위반이라고 한 번 경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말을 안 듣더라. 선관위도 적극적으로 단속을 안 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보니 그렇다. 자주 들여다보고 한번 해산도 시키고 고발, 처벌도 해야 하는데 그냥 내버려두는 거다. 그런데 일반 시민들은 선거법을 잘 모르니까 이 단체가 잘못하는 것도 모르고, 김어준이 인기인이니까 무턱대고 가입하고, 따라다니는 거다.”
 
  한 전 위원장은 “시민의 눈은 애초에 민주당 선거운동을 위해 탄생한 단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선거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된다. 한국에선 부정선거가 정권과 관계없이 몇 대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무려 2020년으로 부정선거 방식도 많이 진화했다. 결국 선거 감시 단체인 ‘시민의 눈’이 허울뿐이라는 증거다.”
 
 
  후원금 연 3억원의 행방은?
 
시민의 눈 약 5만명은 대부분 김어준씨의 파파이스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조선DB
  앞서 회원으로 활동한 S씨와 B씨는 2018년쯤 모두 탈퇴한 상태다. 현재 ‘시민의 눈’에는 이들처럼 등을 돌린 사람이 꽤 있다. 후원금 문제 때문이다. 김상호 전 대표와 몇몇 직원은 재판까지 벌이고 있다. 현재 김 전 대표는 기부금품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7년 1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후원금 2억6631만 5266원을 수령하고도 신고하지 않았다. 기부금품법상 1000만원 이상 후원받을 때 후원금 사용계획서를 행정자치부 장관이나 시장, 도지사 등에 신고해야 한다.
 
  그는 2018년 10월 21일 방송에서 ‘시민의 눈’이 2017년 한 해 동안 후원금 3억4000만원을 모았다고 했다. 김씨는 이때 개인 명의의 계좌를 썼다. 그러면서 후원금의 용처를 명확히 밝히지도 않았다. 김씨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전 직원 몇몇은 ‘용처를 밝혀달라’고 꾸준히 주장했지만, 결국 답은 듣지 못했다. 대신 강제로 제명당했다.
 
  이 사건 이후 김어준씨는 다시 김상호씨를 ‘다스뵈이다’에 초청한 뒤 문제제기한 자들은 사실 ‘프락치’라는 취지의 말을 한다. 당시 김어준씨의 발언이다.
 
  “시민단체를 박살내고 와해시켰던 것처럼 일부러 회원으로 들어와서 이때다, 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보통 특정 정치세력들이 결합돼 있죠. 본인 억울하다고 해서, 그러면 안 되죠.”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이들 중 한 명인 C씨에게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해봤다. 그러나 그는 결국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시민의 눈’ 반응은?
 
  이제 ‘시민의 눈’ 입장을 들어볼 차례다. 지난 8월 10일 ‘시민의 눈’에 전화를 걸어봤다. 앳된 목소리의 청년이 받았다. 언론에 대응할 수 있는 책임자를 연결해달라고 했다. 5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전화를 넘겨받았다. 가장 먼저 ‘활동 회원 수가 정확히 몇 명이고, 이번 선거에는 몇 명이 투입됐느냐’고 물었다. 그건 조만간 ‘백서’에서 밝힐 것이라고 했다. ‘백서는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인터뷰 같은 건 안 하니까 끊겠다”고 했다. ‘전화 받는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다. 한길순 대표의 목소리와 많이 닮은 그는 이 질문에도 “우리는 인터뷰 안 한다, 전화를 끊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파성에 대한 입장은 뭐냐’ ‘기부금 횡령 건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다시 물었다. 같은 말을 한 번 더 한 그는 끝내 일방적으로 끊었다. 이후 전화를 다시 걸어봤지만, 받지 않았다.
 
  김형준 교수는 “우리 사회 시민단체의 가장 큰 특징은 ‘비(非)정부적’이어야 할 기관이 너무 ‘친(親)정부적’으로 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참여연대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고 ‘시민의 눈’ 또한 같은 각도에서 이미 순수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시민운동이라는 탈을 쓰고 그 아래에서 모두 권익만을 추구하다 보니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배척해버리고 점점 정파적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성천 전 선관위 노조위원장은 애당초 영화 〈더 플랜〉은 내용이 엉터리라고 했다.
 
  “전자개표기 시스템을 알고 전체 체계를 안다면, 결코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없다. 일반 국민들은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 턱이 없다. 그러니까 수만명의 사람들이 속아 가입한 거다. 애초에 ‘영화’라는 점을 잊지 마라. 완전히 허구다. ‘시민의 눈’은 애당초 그런 ‘허구’의 것을 보고 모여든 집단이다. ‘시민의 눈’도 결국 ‘허구’라는 뜻이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010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정기구독 이벤트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신협중앙회 여성조선 공동 주최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