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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마피아’로 낙인찍혔던 박상은 전 의원 사건의 진실은?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글 : 신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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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기업은 영세한 회사 … 월 250만원씩 국회의원에게 바쳐 얻을 이익이 없다”
⊙ “해운조합에 차 한 잔 나눈 사람도 없어” … 박 전 의원은 세월호 파고에 묻힌 희생자
⊙ “장관훈, 9개월 재직 중 5개월간 월급 일부를 후원금으로 낸 건 그 나름의 공천전술(公薦戰術)”
⊙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설원봉으로부터 받은 돈이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판결문 중)
2014년 8월 18일 당시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6년 발간된 책 《벼랑에 선 보수(保守)》는 과거 ‘돈뭉치’ ‘돈가방’ ‘월급 대납’ ‘불법정치자금’ 등의 꼬리표를 달고 ‘해운 마피아’로 낙인찍혔던 박상은 전 의원 사건의 전말과 숨겨진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조선DB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당시 이른바 ‘해운(海運) 마피아’로 낙인찍힌 한 정치인이 있다. 그에겐 여전히 ‘돈가방’ ‘돈뭉치’ ‘월급대납’ ‘불법정치자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박상은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이야기다.
 
  박 전 의원은 2014년 9월 경제특보와 후원회 사무국장 월급대납, 사료업체로부터 받은 고문료, 해운조합 불법 정치자금 수수, 장관훈 전 비서관 급여 착취, 지역구 유권자의 불법 선거 과태료 대납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2억400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8065만원이 선고됐고, 대법원(2015년 12월 24일)은 원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박 전 의원은 여전히 억울한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박 전 의원은 10개가 넘는 혐의로 구속까지 됐으나 결국 8건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른 취재 건으로 마주한 박 전 의원은 “나는 세월호 침몰이라는 해난사고를 정치사건화해 조성된 세월호 정국의 희생양이다.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정국에서 스스로 책임을 뒤집어쓰고 소위 ‘해피아’ ‘관피아’를 색출하라는 야당과 여론의 공세에 휘말렸다”고 주장하며 책 한 권을 건넸다.
 
  《벼랑에 선 보수(保守)》(비봉출판사, 2016)였다. 부제는 ‘거짓에 함몰된 군중권력, 운동권력, 법복(法服)권력 이야기’다. 저자는 《서울신문》과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한 이영석씨였다. 저자는 박 전 의원이 겪은 사건경위와 재판과정을 집중분석했다. 그는 책의 내용 요약문에서 “이 책은 박상은 사건의 재판과 이 재판과 연관해 보게 되는 정치의 모습에 대한 기록”이라고 했다.
 
  《월간조선》은 《벼랑에 선 보수》에 실린 박 전 의원 사건의 가려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다. ‘박상은’이라는 이름으로 뉴스를 검색해 보니, 그는 ‘비리종합세트’로 낙인찍혀 있었다. 아직 1심 판결 전이지만 음해나 다름없는 확인되지 않은 혐의만으로 ‘적폐의 대표주자’가 돼 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상황이 비슷했다.
 
 
  김영목 특별보좌관 월급대납 사건
 
책 《벼랑에 선 보수》에 첨부된 세종기업의 2009년 8월 10일자 기안지(왼쪽)와 노동청이 박상은 전 의원에게 보내온 김영목의 진정 사건 내사종결문. 책은 두 자료를 통해 박 전 의원의 특보 김영목이 월급대납을 위해 위장취업한 게 아니라 실제 취업한 사실을 방증했다.
  《벼랑에 선 보수》는 김영목 특별보좌관의 월급대납 사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월급대납으로 지목된 회사는 세종기업이고, 박상은 전 의원의 특보(특별보좌관)는 김영목이다. 김영목은 2009년부터 2012년 8월까지 박 전 의원의 지구당 사무실을 드나들며 일도 거들고 소일도 했다. 이 기간에 2009년 9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세종기업으로부터 월 250만원씩 6개월 15일치 월급을 받았다. 검찰은 이것을 박 전 의원이 지불해야 할 김영목 특보의 월급을 세종기업이 대납한 불법 정치자금으로 기소한 것이다. 김영목은 2009년 8월 10일 세종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에 나갔다. 김영목은 8월 12일 세종기업을 방문, 면담했다고 했다. 세종기업 문서에는 김영목에게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현장주임(대리급), 합숙소 생활, 연봉 3000만원 내지 3400만원, 8.17.부터 근무’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며칠 지나 김영목은 다시 세종기업과 절충했던 것 같다. 세종기업의 문서에는 ‘비상근(월 4회 근무, 필요시 출근) 개발기획실장(부장급) 임기 6개월, 급여 월 250만원’이라 기재되어 있다. 이어 ‘2009. 8. 17. 김영목 개발기획실 실장 발령’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은 김영목이 출근하기로 한 8월 17일께 세종기업 본사로 출근해서 다시 면담하여 직급을 바꿨음을 증명한다.
 
  김영목은 2009년 8월 세종기업에 취업했다. 그런데 이듬해 3월 세종기업에서 해직당했다. 김영목은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회사는 월급을 지급했지만, 김영목은 회사 일을 하지 않았다. 세종기업은 김영목에게 여러 차례 업무를 지시했고, 성과를 요구했다. 매주 1회 회사에 나와서 업무보고를 하라고 했다. 실적도 없고 회사에도 나오지 않자 세종기업은 연말 김영목에게 사직을 권고하고 급여지급 중단을 통고했다. 김영목은 세종기업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월급은 세종기업에서 받고 일은 지구당에서 박 의원의 일을 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세종기업은 영세한 기업이다. 월 250만원을 국회의원에게 바쳐 얻을 이익이 없는 회사이다. 더욱이 건설업에 불황이 닥치면서 2009년 워크아웃되고 600명이던 종업원을 절반인 300명으로 줄였다는 것도 법정 증언에 수록되어 있다. 가장 확실하고 결정적인 증거는 면접이다. 기업이 국회의원 특보 월급을 주기로 작정했다면 이력서 하나면 된다. 도대체 회사 일도 안 할 위장취업자 면접은 왜 하는가? 두 차례 면접 때마다 실무자가 기록한 채용에 관한 기록은 그것이 취업을 위한 것임을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세종기업은 워크아웃 중이었다. 한 푼이 아쉬운 회사, 건설회사의 중요 원자재보다 더 귀한 자산이라 할 특수면허까지 팔아야 했던 유동성 위기였다. 그런 회사가 아무 이익도 없는 국회의원 자칭 특보의 월급을 대납한다고?〉
 
 
  김홍일 한국학술연구원 사무국장 월급대납 혐의
 
  김홍일 사무국장 월급대납 혐의에 대해서는 이렇게 적었다.
 
  〈김홍일은 대한제당 경력 20년, 영업부장을 끝으로 2003년 퇴직한 인물이다. 김홍일은 2008년 국회의원 선거 때 박상은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했다. 그는 선거 후인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박 전 의원 비서관으로 등록돼 박 전 의원 지역구인 인천 중·동·옹진군·구 당원협의회 사무국장과 후원회 회계책임자 직을 겸임했다. 11월 후임자가 선임되면서 사무국장 자리를 물러났다.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0월까지는 후원회 회계책임자만 맡았다. 박 전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고도 계속 유지한 유일한 직책이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이었다. 2012년 마침 한국학술연구원 사무국장이 사표를 내고 떠나 공석이 되었다. 박 전 의원은 김홍일에게 우선 연구원에 가 있으라고 했다. 문제는 이 대목이다. 재판의 쟁점은 박 전 의원 후원회 회계책임자인 김홍일의 연구원 취업이 단지 월급을 주기 위한 것인지 실제로 연구원 일을 했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김홍일이 연구원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되었다. 김홍일은 출근을 하지 않았지만 연구원 일은 했다는 것이고, 검찰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중략) 한국학술연구원은 작고 초라한 연구소이다. 국회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줄 능력도, 정치자금을 바쳐서 얻을 이익도 없다. 한국학술연구원엔 기금도 없다. 그러니 이자소득도 없다. 정부 보조도 당연히 없다. 연구소의 재정은 유력 후원자였던 설원봉 회장이 타계한 뒤 이사장인 박 의원의 몫이 되었다. 그가 벌어 오는 돈으로 월급도 주고 세미나도 했다. 박 전 의원이 연구소에 김홍일의 급료를 떠넘겼다면 그것은 박 전 의원이 박상은 이사장에게 떠넘긴 것이 되는 셈이다. 한국학술연구원은 박 전 의원이 1969년 연세대 학생회장으로 삼선개헌반대운동 때 지도한 김명회 교수가 설립, 한국학을 전세계에 알리는 영문저널 《KOREA OBSERVER》를 발행하는 민간연구원이다. 대한제당으로부터 연간 약 2억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이는 전체 예산의 50%로 나머지는 박 전 의원과 다른 기업의 협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운조합 선거후원금 수수사건
 
  책은 해운조합 선거후원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해운조합 회장 등 증인들이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한다.
 
  〈박 전 의원이 직접 받았다는 돈은 해운조합이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주었다는 선거후원금 300만원이다. 박 전 의원은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검증(檢證)해 주지 않았다. 해운조합의 이른바 2012년 국회의원 선거 때의 선거후원금은 15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대상으로 했다고 검찰 문서는 기록하고 있다. 해운조합 관계자는 15명 중 4~5명에겐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는 것, 박 전 의원에게도 전달되지 않았을 거라는 증언도 검찰 조서에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박 의원 말고는 다른 14명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았다. 해운조합은 2012년 3월 14일 회장단도 참석한 2012년 제1회 이사회 후 이사장과 회장단의 비공식적인 모임과 간부진의 협의를 거쳐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다고 했다. 검찰의 기록에는 후원할 의원 후보로 대충 15명을 선정했다고 되어 있다. 검찰은 박 전 의원도 그들이 정한 15인 후보 중의 1인으로 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수수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박 전 의원에게 후원금을 주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해운조합의 이인수 이사장과 김시전 회장 두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둘 다 박 의원에게 후원금을 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검찰의 거듭된 심문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과 재판부는 이 증언을 인정했다. 해운조합 사람과 차 한 잔 같이 마신 일도 없는 박 전 의원에게, 그나마 일면식도 없고 그날 처음 만난 해운조합 회장이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검찰은 기소했고 법원은 유죄판결을 한 것이다. 해운조합 관계자들은 모두 세월호 침몰사건 직후인 2014년 4월 하순께부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검찰은 후원금 지급에 대한 강도 높은 추궁을 되풀이했고, 두 사람(이인수, 김시전)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검찰의 추궁을 시인한 정황을 헤아리기 어렵지 않다.〉
 
 
  비서관 월급 착취 사건
 
  책은 비서관 월급 착취 혐의에 대해서는 그렇게 주장하는 비서관의 공천전술이라고 주장했다.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장관훈은 박 전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중·동·옹진군 지구당 조직부장 겸 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인천 중구 구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는 과정에서 지구당 위원장인 박 전 의원과 결별했다. 2014년 1월 장관훈은 6·4 지방선거에서 인천 중구 ‘나’ 선거구에 새누리당 소속으로 구의원 후보로 나서기 위해 공천을 신청했다. 구의원 공천은 해당 지구의 정원 모두를 공천할 수 있다. 인천 중구 ‘나’지구는 ‘가’번에서 ‘다’번까지 3명 추천이 가능했다. 공천심사 결과 그는 ‘다’번 후보로 추천되었다. ‘1-가’번 김영훈, ‘1-나’번 김태기, ‘1-다’번 장관훈이었다. 공천이 발표된 3월 16일 이후 장관훈은 박 전 의원을 비방하고 다녔다. 4월 28일 장관훈은 인천시청 기자실에 나가 〈박상은 의원, 비서 급여 착취 및 불법 정치자금 유용에 관한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박 전 의원 비서관으로 일한 8개월 중 월급 절반을 후원금으로 내도록 강요당해 후원회 계좌에 입금했다. 비서관을 그만둔 후에도 후임자 등록이 늦어져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비서관 월급을 고스란히 박 전 의원에게 바쳤다고 그는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서 2위를 했고 따라서 최소한 ‘나’번은 받아야 하는데 ‘다’번으로 밀렸다.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지구당 위원장인 박 전 의원이 공천 헌금을 받고 이런 부당한 공천을 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장관훈은 5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선거법 위반, 사기 및 허위사실 유포 등 죄목을 걸어 고발장을 냈다. 허위사실 유포란 급여의 현금 반환은 거짓말이라고 밝힌 박 전 의원의 언론 해명을 말한다. 그런데 얼마 후 소송 내용 중 급여 반환 부분의 허위사실 유포와 사기죄 고발을 취하했다. 장관훈이 비서 겸 조직부장이던 9개월 중 5개월 기간 월급 일부를 후원금으로 내면서 꼬박꼬박 후원회 계좌에 입금한 것은 후원금을 냈다는 것을 은행기록으로 남겨 구의원 공천 때 박 전 의원이 돕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위한 장관훈 나름의 공천전술이었다. 1심은 장관훈의 진술과 검찰의 기소를 모두 받아들였지만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모두 뒤집고 무죄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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