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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개장수의 인권

글 :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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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출신 독일인 헤세 바르테크는 1894년 조선을 방문하며 여행기에 ‘조선인들은 개고기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기록을 남겼다. 조선 말기는 소의 도축을 제한하던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개고기는 부족한 조선 백성의 육류 섭취를 담당했던 보양식이었다.
 
  약 120년이 흐른 현대에 와서 개는 보양식보다는 인간의 동반자로서 더 사랑받는 존재가 됐다. 애견 인구 천만 시대. ‘개’의 지위가 ‘반려견’으로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순수 반려견을 기르고 판매해 온 10만 애견업 종사자들은 “업계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이들을 두고 ‘개들을 학대하는 개장수’로 비난한다. 애견판매점의 강아지들을 사지 말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8월 말에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한정애 의원 등 60명이 넘는 의원들이 앞다퉈 동물보호법개정안 발의에 동참하면서 기존 애견업 종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애견업자들은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개정안 때문에 생존권과 인권 모두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월간조선》 9월호에서 ‘반려견 구조에 가려진 동물보호단체의 두얼굴’이란 기사를 썼다. 기사는 애견농장의 개들이 학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동물보호단체의 이면을 담았다. 기자는 네 마리의 개를 키웠고 현재도 키우고 있는 애견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 ‘동물권’을 보호하고 있다는, 동물보호단체가 남긴 흔적을 2개월간 쫓았다. 봉사자, 애견업 생산자, 판매자, 수의사 등 수십 명의 관계자들을 만나 녹취록과 자료를 모았다. 이유는 이렇다. 아무리 개가 중요해도 사람의 인권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언론을 이용해 사실을 왜곡해서도 안 된다.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애견농장의 개를 ‘구조’한다는 명목으로 빼앗아도 된다는 기이한 동물보호단체의 논리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애견농장을 동물자유연대와 전남서 마약수사팀은 영장도 없이 수색했다. 이는 개인 사유지를 무단으로 침입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또 농장주인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동물보호단체 직원들은 극도로 예민한 모견의 안정과 새끼견의 위생을 위해 들어가서는 안 되는 분만실을 이잡듯 뒤졌다. 그 영향을 받은 약 100마리의 새끼견과 모견이 죽었다. ‘구조’를 하겠다던 동물보호단체가 사실상 ‘도살’을 한 셈이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 병을 앓은 화이트푸들과 피부병 치료를 위해 맡았던 아프간 하운드도 ‘학대받는 개’로 둔갑시켜 강탈했다. 농장에 앞장서 들어갔던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주인의 허락을 받고 가져온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농장 주인은 “조 대표가 건장한 남성 회원들을 대동해 ‘동물학대죄로 처벌하겠다’며 협박을 하는 통에 억지로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농장 여주인이 남편과 사별한 지 불과 1년이 채 안 된 시점이었다. 19년간 남편과 운영해 온 농장을 정리할 수 없었던 그녀였다. 애견들을 가족삼아 생계를 꾸려 오던, 환갑을 앞둔 여인이 견디기엔 너무도 가혹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모 언론의 편파방송은 화순농장 여주인의 인격을 살인하기에 충분했다. 문제의 언론사는 방송을 내보내고 4개월 후인 지난달 언론 중재위로부터 “방송분의 일부가 편집상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재가 있다”고 정정보도를 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화순농장은 전남에서도 모범적인 애견농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방송 이후 전수조사를 나온 구청 직원들도 깨끗한 농장을 보고 의아해했다고 한다. 방송에서 비친 것과는 다르게 시설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단체와 동행했던 모 방송사는 화순농장을 ‘강아지 공장’이라고 호도했다. 화순농장주가 개들을 억지로 교배시켜 1년에 3~5회 출산을 시키는 것처럼 방영했다. 개는 통상적으로 1년에 한 번 평생 5번 임신을 하고 출산한다. 그 이상 임신을 시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뿐만아니라 보유한 모견의 출산을 최대한 많이 유도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방식은 출산 두수를 줄어들게 한다. 모견과 강아지 모두 건강 상태에 문제가 생겨 애견농장주에게는 손해다. 동물보호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강아지를 공장에서 찍어 내듯 생산하는 것이 애견 업자들에게는 황당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의업계에서도 정설로 알려진 이 사실을 외면하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이 애견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억지스러운 퍼포먼스로 비춰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단체의 주장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일부 국회의원들과 여론은 애견 종사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보호받지 못한 개장수의 인권. 진짜 인권 사각지대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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