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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

서울시교육청의 ‘민족문제연구소’ 특혜 지원 논란의 내막

서울시 의회·교육청, 《친일인명사전》 구매 예산(1억7550만원) 왜 편성했나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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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 의회 교육위원장, “각 학교에 《친일인명사전》 보급하는 건 굉장히 중요”
⊙ 민족문제연구소, “極右·親日세력 권력 핵심 진입… 돈 모아 守舊들의 역사 파괴 막아야”
⊙ 任軒永, “가장 경쟁력 있는 조희연 당선에 많은 협조와 투쟁 바란다(2014.05.14)”
⊙ 《친일인명사전》 배포 제안 단체 고문은 조희연의 같은 대학·학과 동료 교수
⊙ 市 교육청, “아직 《친일인명사전》 안 사… 추후 논의해 결정할 것”
이른바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임헌영(좌)씨 등이 2009년 11월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보고하고 있다.
  《한겨레》 신문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교육청은 1억7550만원을 들여 《친일인명사전》을 아직 사지 않은, 서울 지역 중학교 334개교, 고등학교 251개교 등 총 585개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한 질에 30만원 하는 《친일인명사전》을 학교당 하나씩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월 12일,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시민단체 세 곳은 “예산 고갈로 교육이 위기인 시기에 반(反) 대한민국 연구의 중심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낸 책을 구입하는 데 자금을 몰아주는 건 서울시 교육감의 예산 횡포”라고 비판했다.
 
  개신교계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있었다. 같은 달 9일, 한국교회언론회는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책을 굳이 서울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일선 학교에 보급한다는 것은 정치적 목적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친일인명사전》 펴낸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南民戰 연루
 
민족문제연구소엔 강만길, 이이화, 이만열씨 등 ‘민중사관’을 강조하는 사학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왼쪽부터).
  《친일인명사전》은 1905년 11월 을사늑약 때부터 1945년 8월 해방 때까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 통치나 침략 전쟁에 협력한 혐의가 있다면서 4389명을 ‘친일 인사’로 규정하고, 이들의 관련 행적을 기록한 책이다. 《친일인명사전》은 발간 이전부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 책이다. 발간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책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우파 진영의 반발이 거세다. 《친일인명사전》에 대한 이들의 비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이 책을 출간한 민족문제연구소를 주도하는 인사들의 이념적 성향 문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의 인물’은 소장 임헌영(任軒永)씨다. 임씨는 1970년대 대표 공안 사건인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 연루자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박원순(朴元淳) 변호사(현 서울시장)가 1986년에 설립한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역사문제연구소는 ‘민중이 역사 발전의 주체’란 좌파적 시각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이른바 ‘민중사학’의 ‘본산’으로 불리는 곳이다.
 
  임씨는 또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박원순 변호사가 주도한 참여연대의 부설 조직인 참여사회아카데미 원장을 지냈다. 이어 임씨는 2003년부터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직을 맡아 《친일인명사전》 편찬 등을 주도했다.
 
  현재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신부 함세웅(咸世雄)씨다. 지도위원으론 고려대 명예교수 강만길(姜萬吉), 성균관대 명예교수 서중석(徐仲錫), 서원대 석좌교수 이이화(李離和), 숙명여대 명예교수 이만열(李萬烈)씨 등 ‘민중사관’을 강조하는 사학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친일인명사전》 등재 인원은 反民特委 피의자의 6배
 
  민족문제연구소는 학문적 권위, 법적 권한이 없는 민간단체가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생계형·피동형 협력자들까지 ‘친일파’로 단정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실은 인원은 4389명이다. 2002년 2월, 항일독립운동가와 그 유족들의 모임인 광복회가 선정한 ‘일제하 친일·반민족 행위자 명단(692명)’의 6배 수준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그 정신을 계승했다고 내세우는,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규정한 ‘반민족 행위자’와 비교해도 6배 많다.
 
  반민특위는 제헌 국회가 ‘반민족 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마련한 ‘반민족행위처벌법(반민법)’에 따라 1949년에 반민족 행위자를 수사한 특별조사기구다. 반민특위가 활동했을 당시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 기억이 가장 생생했던 시절이다. ‘친일 청산’에 대한 욕구가 가장 높았던 때였다. 반민특위 위원과 조사관은 독립운동가 출신이었다. 그럼에도 반민특위가 피의자로 규정한 인원은 668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반민법’이 처벌 대상자를 ▲한일병탄 주동자 ▲일제 작위 수여자 ▲제국의회 의원 ▲칙임관 이상의 고위관리 ▲군경의 관리로서 민족에 악질적인 행위를 한 자 ▲관공리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민족에 해를 끼친 자 ▲독립운동가 살상자 ▲일본 국책 추진단체의 수뇌 중 악질적·지도적 행위자 등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매국노’ ‘악질 친일파’를 ‘반민족 행위자’라고 판단했단 얘기다.
 
  그런데 민족문제연구소는 ‘지위 당연범’ 개념을 적용해 ‘친일 인사’를 규정했다. 일제 시대에 일정 공직에 있었다는 건 일제에 충성한다는 자발적 의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뚜렷한 친일 행적이 없더라도 일정 직위를 가졌었다는 이유로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이들이 많다.
 
  이런 지적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는 “정부 수립 직후의 반민법보다 다소 엄격한 점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친일인명사전》의 수록 대상은 부일협력자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의 친일행위자로서, 처벌이 아니라 역사적 청산과 학문적 정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변한다.
 
 
  민족문제연구소, 左翼엔 관대
  右翼엔 냉혹하단 비판 받아

 
민족문제연구소는 박정희 전 대통령(왼쪽), 장면 전 총리 등 역대 정부 수반을 비롯해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에 공헌한, 다수의 인물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좌익 인사에겐 관대하지만, 우익 인사들에겐 냉혹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들은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6·25전쟁의 영웅’ 백선엽(白善燁) 전 육군참모총장, ‘흥남철수 작전의 주역’ 김백일(金白一) 전 육군 제1군단장 등을 ‘친일 인사’라고 규정했다. 일본군 장교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 단체는 또 학병 지원을 권유하고, 전쟁협력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로 장면(張勉) 전 총리, 김성수(金性洙) 《동아일보》 설립자(전 부통령) 등도 등재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수반(首班)들과 ▲기업 ▲언론 ▲교육 ▲독립운동 등 많은 분야에 공적이 있는 이들을 ‘친일 인사’로 단정했다. 이외에도 건국과 호국, 산업화에 공헌한 인사들 다수를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과 비슷한 행위를 한 좌익 인사 중엔 《친일인명사전》에 없는 사람이 많다. 해방 정국 당시 박헌영과 함께 대표적인 좌익 인사였던, 여운형(呂運亨)의 경우 《경성일보》가 발행한 《반도학도출진보(半島學徒出陣譜)》에 일제 징병에 자진 참여하라고 권유하는 ‘반도 2500만 동포에게 고하는 글’을 기고했지만, 《친일인명사전》엔 그의 이름이 없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일성(金日成)의 동생이면서, 북한 부주석을 지낸 김영주(金英柱)는 일제 시대 만주 관동군 헌병 통역원으로 일했다. 북한 초대 내각에서 문화선전성 부상을 지낸 조일명(趙一明)은 친일사상 교양단체 ‘대화숙’ 교사 출신으로 학도병 지원 유세를 주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편집부장이었던, 박팔양(朴八陽)은 친일 성향 일간지 《만선일보》의 편집부장이었다. 북한에서 사법상을 지내고, 6·25전쟁 때는 ‘서울시 인민위원장’을 맡았던 이승엽(李承燁)은 일제의 식량 수탈 기관 ‘조선식량영단(朝鮮食糧營團)’ 이사였다. 제주 ‘4·3사건’ 당시 폭도 수괴였던, 김달삼(金達三)과 이덕구(李德九)는 일본군 소위 출신이다. 하지만 《친일인명사전》엔 이들의 이름이 없다.
 
  이에 대해 우파 진영에선 “민족문제연구소가 ‘남한은 친일 청산을 못했기 때문에 북한보다 정통성이 없다’는 식의 편향적 사관을 확산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서울시의회가 《친일인명사전》 관련 예산 내려보내”
 
김문수 서울시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 《친일인명사전》을 지목하면서 일괄 구매ㆍ배포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처럼 《친일인명사전》은 논란이 많은 책이다. 민족문제연구소의 역사관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도 다수다. 그런데도 서울시교육청은 이 책을 서울시내 학교에 배포하겠다면서 예산을 편성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에서 예산 업무를 맡았던, 김모 장학사는 《월간조선》에 “그 사업은 교육청이 기획한 게 아니라, 서울시의회가 예산을 편성해 내려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교육 예산을 심의하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의 회의록을 살폈다. 그 결과 교육위원장 김문수(金文洙) 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친일인명사전》 보급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시의원이 최초로 ‘친일’이란 단어를 언급한 건 지난해 11월 18일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 회의 때였다. 당시 그는 모두발언에서 ▲무상보육 예산 ▲교육청 조직 개편 ▲교사 처우 등 정책 문제를 언급했다. 그 다음엔 앞선 발언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주제인 ‘나라 사랑’에 대해 얘기했다.
 
  “나라 사랑에는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외적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고, 국방을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지금 우리 사회가 이렇게 분단을 겪는 원천이 되었던, 일제, 친일 청산, 이런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회비 증액’ 관련 호소문.
  이로부터 2주 뒤, 김 시의원은 서울시교육청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친일인명사전》 구매·배포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다음은 교육위원회 회의록 중 관련 내용을 옮긴 것이다.
 
  〈위원장 김문수: (전략) 지금 현재 《친일인명사전》이라고 있습니다.
 
  교육정책국장 이근표: 네, 알고 있습니다.
 
  위원장 김문수: 아주 대단한 작업을 해 놓고 사회적으로 논란도 많았습니다.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뻔한 사람들이거든요. 본인들이 친일행위자였거나, 그 친일행위자의 자손이었거나 그 친일행위자들로 인해서 먹고살고 있고, 배부르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이지, 나머지 우리 민족들은 그것을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거든요. 그렇게 잘 만들어 놓은 게, 그런데 좀 비쌉니다. 30만원 정도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보통사람들도 그 책을 어디서든 마음대로 볼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각 학교에 이 친일인명사전을 보급하는 것이 (중략)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그런데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중략) 친일인명사전을 오히려 보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서 그런 제안을 한 번 드려 봅니다. 우리 국장님,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육정책국장 이근표: 위원장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중략) 친일인명사전 같은 경우 우리 청에서도 몇 년 전에 그런 보급 같은 것들도 한 번 생각해 봤었다가 아주 심한 저항에 부닥치고 좀 힘들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중략) 그리고 말미에 말씀하셨던 바른 정체성을 토대로 한 국가관이나 역사관 고양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좀 더 노력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언급한 김 장학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문수 시의원 측에서 학교당 30만원씩 예산을 편성하라고 (공문이) 왔고요. 제목이 《친일인명사전》, 그렇게 왔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껏 특정 물품을 구입해서 학교에 일괄 배포한 일이 없다’ ‘《친일인명사전》은 논란이 종식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또 왔어요. 그쪽에선 ‘예산을 무조건 관철하겠다’, 우리는 ‘안 된다’면서 팽팽히 맞섰죠.”
 
 
  민족문제연구소, “李明博 정부 이후 정부·산하기관 용역 다 끊겨”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해 10월, 137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김 장학사에 따르면 김문수 시의원은 서울시교육청에 일종의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김 시의원이 그토록 강하게 《친일인명사전》 예산을 주장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취재하던 중, 민족문제연구소가 작년 10월 28일에 ‘회비를 더 많이 내달라’는 내용의 글을 사이트 게시판에 올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당시 게시한 ‘회원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란 제하의 글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지금은 이승만, 박정희를 공공연히 우상화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이나 개발독재 미화론이 득세하는 실정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극우 친일세력이 대거 권력 핵심부로 진입하고, 친일 친독재 가치관을 신념화하고 있는지가 고위 공직자 인선의 필수 전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략) 이명박 정부 이후 연구소에 대한 압박은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중략) 그 외 정부나 산하기관 연구과제 공모에 단 한 번도 선정된 적이 없을 정도로 저들의 보이지 않는 탄압은 집요합니다. (중략) 우리 모두 지혜와 용기와 돈을 모아 저 수구세력들의 역사파괴를 막아 냅시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공시한 ‘월별 결산 현황’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해 9월과 10월에 각각 2943만원, 137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김문수 시의원이 ‘친일’을 언급하기 시작한 때와 거의 비슷하다. 김 시의원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민족문제연구소를 지원하기 위해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주장했던 것일까.
 
  민족문제연구소는 후원회원들에게 매달 《민족사랑》이란 책자를 보낸다. 이 책의 말미엔 ‘월별 재무 현황’이 있다. 김문수 시의원이 이 책자를 보고 민족문제연구소를 돕기 위해 그런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가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원인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자료를 검색했다. 그 결과 김 시의원이 《친일인명사전》 관련 예산을 챙긴 이유를 추정할 수 있는 글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발견했다.
 
 
  고양시 민간단체가 서울시의회에 《친일인명사전》 배포 제안
 
서울시의회는 서울시교육청이 ‘친일 청산 교육활동 지원’이란 사업을 추가한 예산안을 12월 15일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해당 글의 제목은 ‘서울시의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게시일은 지난해 12월 8일, 《친일인명사전》 관련 예산을 포함한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안이 ‘예산결산 심사’를 앞둔 때였다. 글쓴이는 자신을 소위 ‘역사바로세우기시민네트워크’란 단체의 인터넷 커뮤니티 공동 운영자라고 밝히면서 아래 글과 함께 새정련 소속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 명단, 전화번호를 게시했다.
 
  〈역사바로세우기시민연대(역시넷)에서 중요한 일을 추진 중입니다. 서울시내 모든 학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보급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서울시의회에 의사 타진을 했고, 김문수 교육위원장이 동의하였습니다. (중략) ○○ 회원님들께 부탁합니다. 서울 교육청이나, 서울시의원 중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습니다만, 없어도 됩니다. (서울시의회 예결위원들에) 전화 등을 부탁합니다. (중략) 역사의 정의를 세우고자 하는 일에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김문수 시의원에게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제안한, 소위 ‘역사바로세우기시민네트워크’란 단체의 고문은 목사 이해동씨다. 이씨는 평화박물관이란 곳에서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 강만길씨 등과 같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는 사실상 서울시의회 예결위원들이 《친일인명사전》 관련 예산을 삭감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으란 취지의 글인 셈이다.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역시넷’은 전 국민참여당 강북지역위원장인 박훈중, 전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 사무국장 김영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인사로 현재 경기도 고양시 소재 초등학교 교장을 맡은 송모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단체 고문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군 과거사 진상 규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목사 이해동(李海東)씨다.
 
  참고로, 이씨는 ‘평화박물관’이란 곳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그와 함께 대표직에 있는 사람들은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 강만길, 고문변호사 최병모(崔炳模·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씨다.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최초 제안한 단체가 민족문제연구소와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곳이란 얘기다.
 
  앞선 글에 따르면 김문수 시의원은 ‘역시넷’의 요청에 의해 《친일인명사전》 구매를 주장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반영한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교육위원회는 12월 5일에 이를 가결했다. 본회의에서 통과한 때는 같은 달 15일이다.
 
  《월간조선》은 이와 관련한 김 시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2일 동안 총 5회에 걸쳐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문자 메시지도 남겼지만, 그의 회신은 없었다.
 
 
  조희연, 1999年 《친일인명사전》 편찬 지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과거 ‘《친일인명사전》 편찬 지지 선언’에 참여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해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임헌영씨의 지지를 받았다.
  지방자치법 127조 3항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동의 없이 예산안 항목의 금액을 늘리거나, 비용 항목을 신설할 수 없다. 결국 김문수 시의원의 제안을 조희연(曺喜) 교육감이 수락했기 때문에 《친일인명사전》 구매 예산 편성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같은 시민단체는 조희연 교육감이 자신을 지지한 대가로 민족문제연구소에 일종의 ‘보은 예산’을 주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과 민족문제연구소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정황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99년 8월 ‘제2의 반민특위, 《친일인명사전》 편찬 지지’를 선언했다. 또 추진위원으로서 ‘지지 서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또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2014년 4월 기준)으로도 활동했다. 같은 시기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임헌영씨는 이 단체의 자문위원이었다.
 
  조 교육감은 2014년 교육감 선거 때 임헌영씨의 공개 지지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임씨가 조 교육감 선거본부 개소식 때 남긴 격려사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우리 시대의, 이 위기에 처한 교육을 구해낼 수 있는 가장 준비된, 투쟁력 있는, 경쟁력 있는, 교육감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이런 투사가 아니면 지금 위기에 처한 이 교육을 황금만능주의자들의 재벌 위주 교육, 부자 위주의 교육에서 올바른 서민 위주의 교육을 구해낼 수 없습니다. (중략) 여러분, 조희연 교육감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 많은 협조와 많은 투쟁, 많은 선전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일인명사전》 구매를 처음 제안한, ‘역시넷’에도 조희연 교육감과 유관한 인물이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의 고문 이종구(李鐘久)씨는 조 교육감과 비슷한 시기에 ‘서울대 사회학과’를 다닌 동문이다. 또 두 사람은 조 교육감이 공직에 들어서기 전까지 같은 대학, 같은 과 교수였다. ‘한솥밥’을 먹은 직장 동료였단 얘기다.
 
 
  《친일인명사전》 일괄 구매·배포는 위법 소지 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임헌영씨는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 동영상을 통해 조희연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친일 청산 교육활동 지원’이란 명목으로 예산을 편성했다. 예산은 1억7550만원이다. 이는 《친일인명사전》 585질을 살 수 있는 금액과 1원의 차이도 없이 정확히 일치한다. 예산 규모가 같다는 건 사실상 내용에 변함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서울시 의회·교육청이 ‘꼼수’를 부렸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아직 《친일인명사전》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이 책을 일괄 구매·배포하는 건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 위반으로 해석할 여지가 큰 행위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대상은 ‘추정가 2000만원 이하 사업’이다. ‘친일 청산 교육활동 지원’ 사업의 예산은 1억7550만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이 해당 사업을 진행하면서 민족문제연구소와 수의계약을 맺고, 사업비 전액을 《친일인명사전》을 구매하는 데 쓰는 건 ‘지방계약법’ 위반이란 얘기다.
 
  이 법 시행령은 ‘해당 물품의 생산자나 소지자가 1인뿐인 경우로서 다른 물품을 제조하게 하거나 구매해서는 사업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예외 조항을 뒀다. 이 조항을 적용한다고 해도 서울시교육청은 《친일인명사전》을 구매·배포하지 않으면, 왜 ‘친일 청산 교육활동 지원’ 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피하기 위해 각 학교에 예산을 분배한 뒤, 학교별로 해당 책자를 사도록 공문을 보내거나 이런저런 방법으로 독려하는 행위도 ‘특혜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서울시교육청은 이 예산을 어떻게 집행하려는 것일까. 다음은 이와 관련한 김재환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과장(장학관)과의 문답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방계약법을 따라야 합니다. 《친일인명사전》 구매처럼 특정 물품을 지목해서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건 지방계약법 위반 아닙니까.
 
  “특정 대상을 지목하는 건 계약법과 맞지 않거든요. 어느 특정 출판사가 만든 걸 학교에 배포하는 건 곤란하다고 봐요.”
 
  —아직 《친일인명사전》을 구매한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겁니까.
 
  “예, 한 번 논의해 봐야죠.”
 
  —서울시의회에서 얼른 예산을 집행하라고 재촉하진 않습니까.
 
  “지금까진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언제쯤 결론이 나올까요.
 
  “그것도 논의해 봐야죠. 예산은 규정에 따라 집행해야 하니까, 추후 결정해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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