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정국, 방송과 신문의 보도태도] MBC 71.1%, KBS 56.8%, SBS 53.5% 順 : 월간조선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깝고 급작스러운 서거(이하 盧의 죽음)는 그의 열렬한 지지자는 물론이고 대다수 국민을 슬프게 했다. 생전 故人(고인)의 비판자였던 필자도 역사박물관에서 고인을 위해 향을 피워 올리며 500만 추모객의 한 사람이 됐다. 이제 고인의 남긴 功(공)을 기리고 過(과)를 넘어서며 그가 남긴 뜻을 기려야 할 일이다.

그러나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며 국민화합을 바랐던 고인의 마지막 희망은 직무에 충실했던 검찰총장의 사퇴로 귀결되며 또다시 요원해지고 있다. 정치공방으로 민생국회는 표류하고 있고, 갈등과 대립은 그 끝을 모르고 깊어지고 있다. 고인의 이름으로 고인의 ‘바람’을 탄핵하는 이 여론 지형은 어떻게 초래됐는가?

긴 시간에서 보면 우리 국민은 참으로 현명하다. 지난 60년 대한민국의 신화는 위대한 지도자들과 함께 현명한 국민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을 두고 보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괴담에 의한 혼란의 100일은 그 단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고인의 바람과 다른 상황전개는 왜곡된 여론의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기간의 여론 왜곡은 정보 전달의 왜곡에서 기인한다. 정보 전달의 책임은 언론이 지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 언론의 책임을 묻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애써 이를 분석하는 것은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에 있다.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단적인 사례를 하나 짚고 가자.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검찰총장의 사임은 왜곡된 현재의 상황을 잘 말해 주고 있다. 고인의 죽음을 공방의 호재로 삼는 사람들은 검찰에게 책임을 묻고 그 책임자로서 총장의 경질을 주장해 결국 관철시켰다.

그런데 과연 이 사태가 검찰의 수사 때문일까? 그렇다면 전직 대통령은 비리가 있어도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런 특권이 과연 민주주의 사회에서 허용될 수 있는가? 허용되어야 하는가? 결코 아니다. 이 같은 말은 논리로 성립될 수가 없다.

다른 문제제기도 있다. 수사하는 것은 정당한데 표적수사라서 문제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논리도 군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직 대통령을 표적수사하지 않으면 누굴 표적수사한단 말인가?

지도자는 퇴임 이후라도 표적검증해야

국민의 대표자가 될 후보는 그 누구라도 자신의 이념과 정책, 재산, 그 재산의 형성과정, 생의 내력을 진솔하게 모두 국민 앞에 드러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4년 혹은 5년 동안 자신의 자유를 제약하며 대한민국이라는 항공모함을 지휘할 권한을 그들에게 부여할 수 있다. 최고 지도자가 될 사람에 대해 엄청난 표적검증을 하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는 퇴임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퇴임 이후 표적수사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의 부정·부패 유혹을 어떻게 방어할 수 있겠는가? 현재의 집권세력에 청렴의 긴장감을 어떤 수단으로 불어넣을 수 있는가?

따라서 표적수사는 퇴임 후 대통령과 그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현직에 있는 분들을 위해서도 유효하며, 권한을 위임한 국민들의 이익에 근본적으로 부합한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라며 검찰을 문제 삼고 있다. 필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다면 권위주의시대나 봉건시대로 회귀하자는 것인지, 집권세력에 퇴임 후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조사 이후 왜 그렇게 시간을 끌었는지에 대해 검찰을 비판하는 것은 일견 일리가 있다. 또 현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는 것도 일면 타당하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아들도 구속시키는 검찰의 힘을 볼 때 그들의 독립성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물론 이 독립성의 고양에 고인의 역할도 크게 보태졌다.

現(현) 정부가 前(전) 정부와 긴장관계에 있는 것이 유착되어 있는 것보다 더 낫다고 볼 때 현 정부의 의도를 전적으로 탓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아무튼 이런 것들은 매우 지엽적인 것이며 본질로서의 표적수사를 부정하는 논거가 될 수 없다.

결론적으로 검찰은 잘못한 것이 없다. 국민세금을 받는 공직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그런 검찰이 상을 받지는 못할망정 여론의 이름으로 왜 탄핵을 당해야 하는가? 본격적으로 여론을 왜곡시킨 언론의 책임을 물어보자.

방송 3사의 영향력 60%로 압도적

위 두 개의 표를 보면 우리나라 매체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나타나 있다. 방송 3사의 영향력 총합은 57%다. 라디오를 제외한 수치이니 이를 더하면 방송 3사의 영향력은 60%라 해도 무방하다. 네이버와 다음 두 인터넷 포털의 영향력은 21.4%로 나타났다.

반면 조선·동아·중앙 등 세 신문의 영향력 합계는 8.2%에 불과했다. 만일 방송사의 내용이 인터넷 포털을 통해 유포된다고 하면 <표 1>에서처럼 그 여론의 영향력은 78.4%로 치솟게 되며, 이럴 경우 8.2%에 불과한 신문의 영향력보다 10배 이상의 파급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라디오를 포함할 경우 80%를 넘게 된다.

방송과 포털이 ‘미친소’라 하면 숱한 다우너 소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미친소’가 된다. 그들이 멀쩡한 사람도 ‘사기꾼’이라 하면 또 그렇게 되게 돼 있다. 이런 위력을 가진 매체가 國民葬(국민장)을 전후하여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매우 일면적으로, 그것도 방대한 양으로 다루면 그 결론은 불문가지다.

또 뒤에서도 언급할 것이지만 신문도 국민장 기간 온통 일면적인 기사만을 게재했다. 직접적으로 뉴스생산을 하지 않는 포털에는 당연히 일면적인 기사와 의사개진이 됐음은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방송, 신문, 포털이 온통 일면적인 기사만을 쏟아내었으니 국민여론이 한 방향으로 형성되지 않으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할 일이다.

아무튼 성인기준 60%의 국민에게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청소년과 아동들에게 대략 80% 가까운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가 어떻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보도했는지 살펴보자.

뚜렷한 편향성 보여준 MBC

인물들의 경우 사망부터 영결식까지 총 보도량을 장례기간으로 나눠 하루 평균을 산출했다. 우리는 이에서 크게 두 가지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다른 어떤 보도에 비해 노무현 사망보도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고, 그 편향성은 ＭBＣ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전체 뉴스에서 KBS가 56.8%, MBC는 71.1%, SBS는 53.5%를 이 내용으로 채웠다. 핵실험이 한반도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이나 전 세계적인 관심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핵실험 뉴스 비중이 매우 낮다. 그나마 KBS와 SBS가 1차 핵실험 때의 절반가량을 보도한 반면 MBC의 보도량은 현격하게 줄었다.

MBC는 1차 핵실험 때 하루 평균 23.6건을 보도했으나 2차 핵실험보도는 하루 평균 7건에 그쳐 거의 4배 수준의 하락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방송 3사가 노의 사망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으나 MBC의 보도량은 양적으로 뚜렷한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보도는 양적인 문제만 노정하지 않는다. 압도적인 양은 그 자체로 일정한 방향성을 내포한다. 표를 보며 이를 파악해 보자.

국민장 기간 방송 3사는 고인의 생전모습, 추모식장이나 영결식장 분위기를 다량 보도했고 그중 <표 4>와 같이 사망 책임론을 보도했다. 방송 3사는 공히 검찰 등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집중적인 추모보도를 진행하며 검찰책임론을 부각시키면 단기 여론은 그렇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방송 2사도 문제가 있으나 MBC의 그것은 매우 심각하다. 방송 2사의 책임론 보도량의 3~4배에 이르고 검찰의 책임을 본인과 비리혐의자에 대한 그것의 4.25배로 설정하고 있다. 여기에 <표 4-1>를 더해 보자.

자살 前後로 논조 급반전

역시 MBC가 방송 2사에 비해 갈등 상황을 2~3배 더 보도하고 있다. 방송 2사의 보도태도도 문제가 있지만 MBC는 이른바 추모방송을 갈등과 검찰(정부) 책임론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다. 여기서 잠깐 노 사망 보도 이전의 보도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자.

보도량으로 보면 KBS의 132꼭지, SBS의 130꼭지보다 적으나 내용별 분포를 보면 오히려 검찰 측 입장을 훨씬 많이 소개하며 노의 비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보도 내용으로 들어가서 보면 MBC의 노에 대한 비판은 일반적인 예측을 초월한다.

“돈과 청탁에 관한 노 전 대통령의 말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이 자신감은 결국 근거 없는 허언이 됐습니다.” (4월 7일 ‘날개 꺾인 도덕성’ 보도 中 신경민 앵커 멘트)

“노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씨를 내세워 자금 거래 사실을 몰랐다면서, 직접증거를 내놓으라고 검찰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4월 17일 ‘뇌물증거 충분’ 보도 中 기자 멘트)

“도덕성을 강조했던 노 전 대통령이기에 실망감이 더 컸습니다.” (4월 30일 ‘찬반시위 몸싸움’ 보도 中 기자 멘트)

위 세 가지는 MBC가 검찰 수사내용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넘어 노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물론 KBS에도 주관적 멘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양’과 ‘질’에서 MBC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노의 사망을 둘러싸고 언론의 책임, 특히 조선일보 등의 책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이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가 싶다. 잠깐 이 문제를 짚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

조·동·중과 이들을 보는 이들은 애초부터 노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방송과 진보신문은 노에 대해 친화적이었다. 비판적인 조·동·중이 검찰 수사를 보도하는 것이 더 아팠겠는가? 아니면, 자신에게 친화적인 방송과 진보신문이 자신에 대해 MBC처럼 힐난하는 것이 더 고통스러웠겠는가?

언론에 책임이 있다면 노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종합 매체 영향력 8% 수준의 조·동·중보다 매체 영향력 약 60%이며 노에 대해 친화적인 방송과 진보신문에 더욱 강하게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도 고인의 이름을 팔아 조·동·중과 검찰을 공격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부끄럽고 또 안쓰럽다.

MBC의 모습이 이러하니 자칭 진보신문의 후안무치야 더 재론할 가치가 없다. 정작 문제는 보수신문에도 이 같은 현상이 뚜렷했다는 것이다.

몇 차례 쓴 추모글에서 밝혔듯이 필자는 고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추구했던 것이 정당하게 평가되기를 바란다. 진정성은 진정성대로, 功(공)은 공대로, 그리고 過(과)는 과대로 있는 그대로 평가되어 우리의 지도자 중 한 분으로 역사에 남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거의 모든 언론이 제 역할 못해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알리는 신문 호외를 읽고 있다. 보수언론들도 노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균형 있는 보도를 하는 데 실패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이 더 이상 현존 모리배들에게 악용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필자의 희망은 길게 보면 낙관적이다. 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그의 공과를 분명히 하며 우리 지도자 중 한 분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할 터이다.

문제는 지금이다. 고인의 죽음이 유지와 달리 엉뚱하게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지금 이 작업은 분명 절박하다.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방송이 하루 밤, 하루 낮 사이에 표변하여 고인을 聖者(성자)화할 때 그를 우리의 지도자 중 한 분으로 분명히 하고, 그의 공과를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작업을 누군가는 했어야 한다.

노는 神(신)일 수 없기에 다양한 오류가 존재한다. 가장 결정적인 잘못은 무책임한 죽음 그 자체다. 그의 죽음에 대한 비판은 역사 속의 지도자로 자리매김되기 위한 절차이자 의례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자신이 했어야 할 작업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노의 죽음에 대한 비판마저 역비판하고 나섰다. 급기야 검찰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원칙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평상시 고인에 대해 가혹했다는 자기비판에서였을 수도 있다.

죽음에 대한 예의가 유전화되어 있는 습성상 조선과 보수신문들이 고인에게 최대한의 예를 갖추고자 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아니 동의한다. 그래야 마땅하다고 필자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張三李四(장삼이사)가 아니다. 역사에 기록되는 지도자 중 한 분이다. 그의 죽음은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역사쓰기일 수밖에 없다. 예의는 예의이고 역사적 평가는 역사적 평가이다. 정확한 평가는 살아있는 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고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것이 원칙이다. ⊙

상단주메뉴

[조문정국, 방송과 신문의 보도태도] MBC 71.1%, KBS 56.8%, SBS 53.5% 順

전체 뉴스 중 盧武鉉 사망보도 비율

0건

사이트 이용안내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