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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문가가 본 韓日 무역전쟁

“아베 총리의 수출 규제는 다분히 내부 정치用… 끝까지 고집 못 한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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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美北 정상회담에서 ‘아베 패싱’도 반도체 규제의 원인
⊙ 일본 경제 호황 아니야… 2~3년 안에 어려워질 수 있어
지난 7월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은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제품 판매중지 및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사진=조선DB
  “아베 총리 입에서 ‘보복’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한국에 대해 그동안 갖고 있던 스트레스를 강하게 분출한 겁니다. 하지만 자원(資源) 없는 일본은 한국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입니다. 더 피해를 입는 곳은 일본이 될 수 있습니다.”
 
  신경호 금정학원 이사장의 한일(韓日) 무역전쟁을 보는 시각은 단호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어수선한 시국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얘기다. 하지만 그가 짐작만 가지고, 또 한국에 희망을 주고자 괜히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일본에 대한 지식과 경험으로 점철된 그의 얘기를 듣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일본發 경제전쟁
 
신경호
1963년생. 일본 니혼대 법학부 정치경제학과 졸업, 同대 정치학 석사·국제관계학 박사 / 現 학교법인 금정학원 수림외어전문학교 이사장, 수림문화재단 상임이사, 고쿠시칸대 교수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지난 7월 4일,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일본 업체가 생산하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한국 기업에 수출할 때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제재를 시작했다. 종전에 일본은 이들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할 때 한 번 포괄적인 허가를 받으면 3년 동안 개별 품목에 대해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포괄허가’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런 우대 조치가 폐지되고, 각각의 제품을 한국으로 수출할 때마다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에 수출허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고, 이후에 허가를 받아 한국으로 수출토록 변경한 것이다. 심사 과정이 최소 석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장 이 제품이 필요한 한국 업체의 타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이 이번에 선택한 3개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을 만들 때 쓰이는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고순도불화수소’다. 한국 기업들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전체의 93.7%, ‘리지스트’는 전체의 91.9%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사상 유례가 없는 한일 경제전쟁이 벌어지는 상황 진단을 신경호 이사장에게 물은 이유는 그의 특이한 경력 때문이다. 일본 고쿠시칸(國士館)대 교수, 수림외어(秀林外語)전문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일생을 한일관계 연구와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 수림외어전문학교는 일본의 전수학교(專修學校) 전문교육기관 중에서 최초로 ‘한국어과’가 개설된 학교다. ‘조선어과’라는 이름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있었지만 ‘한국어과’라는 이름을 쓴 곳은 신 이사장이 이끄는 수림외어전문학교가 처음이다. 1983년에 현해탄을 건너 일본 니혼대(日本大) 법학부 정치경제학과에 입학해 일본과 인연을 맺은 신 이사장은 36년의 세월을 일본에서 살았다. 재일(在日)교포 사업가로서 나중에 중앙대 이사장을 지낸 고(故) 김희수 선생과 만나 본격적으로 학원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여전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아베 총리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대해 일본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한국의 대응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본 내 중도와 진보 계열 신문들은 ‘한국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일본에도 득(得)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적극 내고 있습니다. 일본이 G20회담을 개최한 이후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반면 보수 언론에 가까운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면서도, 조만간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보복을 정확히 전달코자 3개 품목 지정”
 
  ― 아베 총리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품을 콕 집어서 얘기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일본 정부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봐야죠.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스트레스를 원 없이 분출하고 보복성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가장 필요한 산업군이고, 일본 의존율이 높은 부품을 우선 타깃으로 한 것은 굉장히 상징적입니다.”
 
  ― 일본이 특정 국가를 상대로 이런 조치를 내리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지 않습니까.
 
  “과거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때 북한에 대한 체제를 넘어서는 강한 비판을 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정상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곳이고, 특정 산업에 대해 이런 제재를 가한 것을 보면 아베 총리의 분노가 크다고 보입니다.”
 
  아베 일본 총리가 이번 무역보복 조치를 단행한 표피적인 이유는 지난해 있었던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7월 3일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에는 우대 조치를 취할 수 없다.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말한 그 ‘약속’은 바로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위안부 합의다.
 
  ―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죠.
 
  “일본에서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결 전(前)과 후(後)의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일본은 그동안 역사 문제에 있어 ‘일본의 국가적 배상 책임은 끝났다’고 줄곧 얘기했습니다. 1965년에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청구권을 포기했기에 더 이상 일본의 책임은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법원이 일본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보상은 국가와 별도라는 판단을 했으니 일본 입장에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겁니다. 더구나 위안부 합의 무효 등의 얘기가 흘러나오니 화가 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입법부의 수장이자 행정부의 수장입니다. 독특한 의원내각제 체제를 채택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총리가 자신의 뜻을 확실하게 피력한 것이죠.”
 
 
  “아베 총리, 단단히 뿔났다”
 
  ― 일본의 이번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유럽연합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제가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본 입장에서 이미 이에 대한 고려를 끝냈다고 봅니다. 아베 총리가 모를 리 없습니다. 일본이 제재를 하겠다는 품목은 일차적으로는 한국에, 하지만 결국 전(全)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품목입니다. 궁극적으로 중국, 미국, 유럽에까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조치를 강행할 정도로 완전히 화가 났다고 보면 됩니다.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이자, ‘G20’ 개최국의 수장으로서 할 만한 제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 아베 총리의 주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니까 ‘우리도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 정도일 텐데요.
 
  “저는 우리나라의 대법원 판결만으로 이런 보복 조치가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아베 총리가 취임 이후부터 갖고 있던 우리나라에 대한 생각,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4년 임기 동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화 부재(不在), 일본 내 정치 역학관계, 한미북(韓美北) 정상회담 등 다양한 원인이 작동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있어서 한국은 가장 만만한 성질 낼 상대”

 
지난해 5월 9일 韓日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문재인 정권 등장 이후 양국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사진=뉴시스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 아니었다. 2013년 취임 1주년 때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대부분의 일본 총리는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독도를 두고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하고,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 정치인들이 단체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처럼 ‘수출보복’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낸 총리는 없었다. 신경호 이사장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인 1991년부터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잃어버린 10년’을 겪었습니다. 이후 잠시 엔고(円高) 현상으로 미국 특수를 누리다가 처절하게 깨졌고 ‘잃어버린 20년’까지 왔습니다. 그러다 3·11 쓰나미 재해(2011년)를 맞았습니다. 그 무렵에 아베가 총리로 취임하면서 철저하게 ‘프로파간다형’ 정치를 시작합니다. 프로파간다형, 즉 선동정치에서 가장 간편한 것은 현재의 위기를 잊을 정도로 화가 나는 일이 생기거나, 성질을 낼 수 있는 상대가 있으면 됩니다. 아베 총리가 이런 정치 논리의 일환으로 한국과 중국에 화풀이를 한 것도 분명 있습니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면, 많은 일본의 언론은 한국과 중국의 반일(反日) 감정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일본에 있어서 중국과 한국은 각각 첫 번째, 세 번째 무역 파트너이지만, 이들의 반일 감정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에 따르면 2011년 일본의 대중(對中) 외국인직접투자는 전년 대비 30%가량 줄었다. ○○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갈등 등이 정점에 이를 경우 중국 정부는 일본 기업의 신규 출점이나 공장 운영을 방해할 수 있는 장애물을 설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아베 총리가 ‘잃어버린 20년’을 타개하고자 외부로 관심을 돌려야 했고, 한국과 척을 지는 문제가 있었고, 결국 여기까지 왔다는 말씀이네요.
 
  “제가 살아본 일본은 섬나라여서 배타적인 근성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 전체를 집단이나 전체주의로 묶기 위해서 근접국, 관계 대상을 하나로 콕 집고, 자기들을 단속하는 이른바 ‘내부 단속’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서 일본을 하나로 묶는 풍습이 역사적으로 있었습니다. 더구나 아베 총리는 오늘의 일본이 과거의 일본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최근 美北 정상회담에서의 ‘아베 패싱’도 경제보복으로 작용”
 
  ― 어떻게 다르다는 말씀입니까.
 
  “일본은 1970~1980년대에 아시아의 최강대국이었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면서 위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2000년 이후에 한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 대두하면서 사전에 일본과의 협의 없이 미국 등 강대국과 직접 상대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일본의 동아시아 국가에서의 발언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고, 자신들이 고도성장기 도맡았던 ‘아시아 대변자’ 역할도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일본은 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 ‘탈아구입’, 즉 탈아시아적 분위기와 ‘도국(섬나라)’이라는 위치와 겹치면서 쇠퇴해가는 해양세력과 부상하는 대륙세력의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일본이 경제, 안보에 있어 한국에 밀린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 최근 있었던 韓美北 정상회담에 일본이 끼지 못한 것도 이번 경제보복 조치와 상관이 있을까요.
 
  “당연히 연관이 있습니다. 이른바 ‘일본 패싱’에 아베 총리는 단단히 분노한 겁니다. 같은 파벌의 전임이었던 고이즈미 총리는 그나마 평양을 두 번이나 다녀왔고, 납북 피해자를 언급하는 등 총리로서의 위상을 과시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수차례 ‘북한의 김정은과 만나고 싶다’고 표현했지만 김정은과의 만남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웃국가인 한국의 남북문제에서 완전히 패싱(소외) 당한 겁니다. 미국에 그렇게까지 공을 들였는데 미국도 남북문제에 일본은 끼워주지 않은 겁니다.”
 
  ―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그 어느 때보다 한국의 반응에 민감합니다. 남북이 평화선언을 하면 일본은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나, 대칭점에 서야 하나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남북의 종전선언 혹은 평화선언에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것입니다. 일본은 경제·안보에 있어서 국익선이 한반도에서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과거 일본의 국익선이 38선이었다면, 한반도의 종전선언 이후에 국익선은 일본의 쓰시마해역으로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지 모릅니다. 일본은 이 부분에 대해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일부에서는 아베 총리의 외교에 대해 칭찬했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베 총리가 러시아에 경제협력 차원에서 3000억 엔을 지원키로 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쿠릴 4개 섬의 반환 계획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란 핵문제로 대립하는 미국과 이란을 중재하겠다고 나섰다가 양쪽 모두에게 외면을 당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결국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내년에 일본으로 초청했지만 여전히 중국과는 매끄러운 관계가 아닙니다. 아베 총리로는 한국, 러시아, 미국, 중국 등 뭐 하나 잘 되는 곳이 없어 보입니다. 더욱이 내년은 도쿄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고, 일본이 개최국입니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를 준비하면서 먼 곳에 있는 손님도 중요하지만, 가까운 이웃이 더욱 소중하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그런 일본 속담이 있기도 합니다.”
 
  ― 일본으로 취업하는 한국인들도 있고, 일본 경기가 좋아서 부러워했습니다만.
 
  “착시현상입니다. 젊은이들이 취업이 잘된다고 착각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했고, 인구 감소로 인해 단순 노동자 부문의 취업이 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농촌에서 일손이 모자라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오히려 일본의 부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2~3년 안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봅니다.”
 
 
 
“일본 측에 끌려다닐 일 아니야”

 
  신경호 이사장과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가 일본을 바라보는 것과 실제 그곳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이의 시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신 이사장은 일본발(發) 무역전쟁에 대해 우리가 무척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것을 오히려 몹시 안타까워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경제보복을 선언한 이후 일본의 이른바 지식인 양심가들의 ‘아베 비판’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일본 NHK 이와테현 뉴스채널은 닷소 다쿠야 이와테현 지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닷소 지사는 “한국의 반도체 메이커를 괴롭힐 필요는 없다. 일본 반도체 업체와 라이벌이지만 매우 중요하다. 서로 경쟁하고 있는 동료이다”라고 말했다.
 
  ― 이사장님 말씀대로라면 아베 총리 인기가 별로 안 좋겠습니다.
 
  “지식인들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일반 서민들은 아베가 물량 공세로 양적 완화를 이뤄 경제를 부양시켰기에 지지하는 편입니다. 일본인들 특유의 문화 때문에 아베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정부를 따르고 있는 상황이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 무슨 말입니까.
 
  “일본 사람들은 국가가 어떤 정책을 내리면 거기에 따르고 관망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지침을 내리면 찬성파, 반대파, 우파, 좌파 등 양분화되고, 때로는 3분화 되어 ‘맞다, 틀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그것이 어떻든 간에 국가가 지침을 내렸기에 일단 거기에 따르고 지켜보는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 일은 벌어졌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베 총리가 이번 보복 조치를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이냐인 것 같습니다.
 
  “저는 끝까지 못 갈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꽤 오랜 기간 일본에서 살면서 경제 지도자들을 만나고 습성을 봤을 때 절대 안 됩니다. 일본은 자원이 없는 국가이고, 일본의 가장 큰 고객은 한국과 중국입니다. 독자 생존을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릴 겁니다. 우리 기업은 다국적 라인을 동원해서 오히려 다른 루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한국의 반응을 굉장히 유심히 지켜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 오는 7월 21일에 예정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 이후 아베 총리가 다른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번 참의원 선거가 아베 총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베 총리의 숙원인 헌법구조 개정을 위해 이번 선거가 정말 중요합니다. 참의원에서 안정적 의석을 확보해야만 헌법 개정을 비롯해 소비세 증세 등 여러 정책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한국을 지렛대로 삼은 것은 분명합니다.”
 
  ―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베 총리의 이번 규제는 단순히 한국 대법원 판결을 넘어서 다분히 정치적이고, 나름 ‘아베식(式) 작전’을 쓰고 있다고 보입니다. 저는 우리가 마치 큰일이 난 것처럼 떠들고, 일본의 일거수일투족에 일일이 민감한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본 측에 끌려다닐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입을 다물고 다국적 라인으로 이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취하면, 일본은 오히려 이 모습에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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