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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한 중국 경제학자가 보는 美中 무역전쟁

“美中 무역전쟁 주도권은 중국 손안에 없다”

글 : 리샤오(李曉)  중국 지린대학교 경제학원장 겸 금융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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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년간 중국의 對外무역 黑字 중 78%가 미국에서 나와… 역설적으로 중국의 對美의존도 보여줘
⊙ 미국 覇權의 근간인 ‘달러 체제’ 단기간 내에 안 바뀌어… 중국崛起는 ‘달러 체제 안에서의 지위 상승’에 불과
⊙ 미국, 무역·지적재산권·인터넷 네트워크 운용 등에서 전면적 공세… 중국 화폐금융시장 개방이 목표
⊙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중국崛起 억제… ‘누가 지느냐’ 하는 국제정치 게임
⊙ 중국 純외화보유고, 2013년보다 30% 가까이 감소, 순외화보유고 약 1조9000억 달러 중 80% 이상이 외자기업 소유

李曉
1963년 베이징 출생. 漢族, 지린대학교 경제학과 석사, 박사 / 현 지린대학교 경제학원 및 금융학원 원장, 중국세계경제학회 부회장, 중국일본경제학회 상임이사, 중국미국경제학회 이사, 산둥(山東)이공대학세계경제학센터·샤먼(厦門)대학 세계경제학연구센터 연구원, 교육부 인문사회과학중점연구센터 연구원, 중국 교육부 ‘창장(長江)학자’ 특별초빙 교수, 중국국가사회과학기금 심사평가위원, 지린성 성정부 정책자문위원, 지린성 성정부 외자무역기업정책 최고위원, 한중일 사상부문네트워크 전문가 등재

번역 : 황효순 한양대 교수
리샤오 중국 지린대 경제학원장 겸 금융학원장은 지난 6월 2일 미·중무역분쟁에 대해 강연했다.
  [편집자 주]
  지난 6월 2일 리샤오(李曉·55) 중국 지린(吉林)대학교 경제학원장 겸 금융학원장(대학원장)이 졸업생들에게 한 졸업식 축사 겸 강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강연에서 리샤오 원장은 미·중(美中) 무역전쟁의 주도권이 미국에 있다고 인정하면서, 미·중 양국의 경제구조, 무역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의도 등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다. 리샤오 원장의 강연 내용은 인터넷 등을 통해 중국은 물론 한국에도 널리 전파(傳播)됐다. 《조선일보》도 8월 한 달 동안 중국 관련 기사나 칼럼에 리샤오 원장의 발언을 5차례나 인용했다. 리샤오 원장의 강연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분석 못지않게, 포퓰리즘적 민족주의에 물들지 않은 중국 지성인(知性人)의 통찰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황효순 한양대 중국경제통상학부 교수에게 부탁해 리샤오 원장의 강연을 번역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관한 부분은 전문(全文) 번역했으며, 졸업생들에 대한 당부와 인사를 담은 뒷부분은 발췌 번역했다. 제목과 중간제목은 편집자가 붙인 것이다.

 

  친애하는 경제학원・금융학원의 모든 졸업생・가족, 본 학원의 지도자 및 교수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평소와 달리 저는 여러분과 함께하는 마지막 수업이자, 여러분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성심을 다해 강의안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저는 세 가지 주제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미·중(美中) 무역전쟁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것이며, 둘째는 ‘미·중 무역전쟁을 통해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앞으로 사회에서 활동할 때 명심해야 할 당부’입니다.
 
  먼저, ‘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3월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인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시리아나 북한, 혹은 러시아 월드컵도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미·중 관계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까 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가장 원치 않을 뿐 아니라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미·중 간의 무역전쟁의 가장 큰 문제는 주도권이 우리 손안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무역전쟁에서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단지 무역의 영역만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우려와 위기감을 갖도록 한다는 데 있습니다.
 
 
  중국에는 방법이 없다
 
  먼저 무역전쟁을 일으킨 것이 미국이니 몇 가지 미국 측의 무역 관련 통계수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7년 중국의 대미(對美) 수입은 1300억 달러입니다. 최근 우리는 자위적(自衛的)인 조치로 미국에 반격을 가했습니다. 미국에 50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똑같이 500억 달러에 상당한 관세에 더하여 20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만일 또다시 중국이 반격할 경우, 다시 2000억 달러에 상당하는 관세를 부과할 작정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간단한 산술 문제입니다. 이 2000억 달러 두 번에 다시 500억 달러를 더해 총 4500억 달러의 상품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면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 약 50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정도가 남습니다. 한편, 우리는 작년 대미 수입액 13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으므로, 800억 달러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추가로 2000억 달러를 부과한다면 우리는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같은 한도액으로 반격한다면 대미 수입이 사라질 것이며, 마이너스 수입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는 이론적인 면에서나 실제적인 면에서 실현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취한 가장 치욕적인 행위이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 시장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글로벌 가치 사슬’이 형성되고 발전됨에 따라 국가 간의 분업(分業)은 이미 산업 내부의 분업에서 상품 내부의 분업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생산 프로세스의 전문화’라 부릅니다. 그러므로 한 국가가 무역에서 실질적으로 얻는 수익과 실제 무역수지 상황이 꼭 일치하는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이 과정에 있어 미국과 중국 양측의 통계 방식이 같지 않습니다. 만약 홍콩의 중계무역 통계를 포함해, 상품의 FOB(본선 인도가격) 혹은 CIF(운임보험료 부담 조건) 가격에 대해 양측이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어 미국 측에서 집계한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黑字)는 우리의 집계보다 1000억 달러가량 더 많습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적자(赤字)는 1985년 6억 달러에서 2017년 3752억 달러로 늘어 사상(史上)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 총액은 4조7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작년(2017년)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미국 대외 무역 적자 중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이를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대미 무역 흑자는 2010년 이후 8년간 (대외 무역 흑자의) 평균 78%가 넘고, 4년 평균은 80%, 1년은 130%를 뛰어넘은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중국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대미 무역에서 흑자가 없다면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당히 많은 부분 축소될 것입니다.
 
 
  핵심기술·농산물에 대한 對美 의존도 높아
 
  또 다른 부문에서, 우리의 미국 제조업 및 핵심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중싱(中興·중국 2위의 통신장비업체〈ZTE〉) 사건’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지만, 다만 현재의 결과만 놓고 보아도 10 여 억 달러의 벌금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싱’의 업무 중단을 유예하는 안건을 부결시켰습니다. 최종 안건이 통과된다면 미국인들은 중싱의 경영진 및 기업 관리 체제와 운영규칙의 조정을 압박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미국은 중국 기업에 감독관을 파견할 것입니다. 이는 미국과의 거대한 기술 격차와 미국의 핵심 기술에 대한 심각한 의존도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동시에 미국 농산품에 대한 의존도 역시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작년 중국의 대두(大豆) 생산량은 1400만t, 수입은 9554만t이었습니다. 대두생산을 위해서는 많은 토지가 필요한데, 평균 1t 생산에 토지 8무(畝·약667m², 15무=1ha)가 필요합니다. 지금 수입하는 양을 중국에서 직접 생산하게 된다면 7억6000만 무의 토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농경지로 사용할 수 있는 땅 21억 무 중 3분의 1을 대두 재배에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답은 매우 명료합니다.
 
  수입하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까? 역시 매우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더 높은 수준의 생활을 동경함에 따라 식물성 단백질이 필수불가결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단백질을 가공하고 남은 찌꺼기는 돼지·소 등의 사료로 하여 목축업의 발전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입을 포기한다면 대두 및 그 부산물 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이는 일부 생필품 가격의 상승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은 브라질에서 수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 대두 생산의 상당 부분을 몇몇 미국 기업이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브라질의 대두 생산·운영·판매까지 거의 모두 미국 회사의 통제하에 있습니다.
 
 
  달러 체제
 
리샤오 교수는 중국은 달러 시스템의 수혜자이며, 달러 시스템은 단시간 내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본질적인 것은 ‘달러 체제’에 대한 의존입니다. 전체적으로 현재의 ‘달러 체제’는 주로 세 가지 체계로 운영됩니다.
 
  첫째는, 상품을 달러로 상환하는 체제입니다.
 
  중국·일본·독일 등의 ‘무역국가’는 미국에 수출대금으로 달러를 벌어들인 후, 그중 상당 부분을 또다시 미국에 빌려줍니다. 달러는 세계 결제(決濟)화폐, 결산화폐이자 주요 자본시장의 교역화폐로, 만약 미국이 달러를 빌리지 않고 자신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정도의 기본적인 달러만을 발행한다면 달러는 평가절하(切下)됩니다. 이는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달러 보유고의 축소를 의미하며, 우리가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달러 평가절하는 위안화 평가절상(切上)을 의미하므로 우리의 수출에 매우 불리합니다.
 
  ‘무역국가’의 비극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수동적이라도 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가능한 한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즉, 세계 최대 채권국(債權國)은 세계 최대 채무국(債務國)의 화폐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는 우리가 미국 국채(國債)와 회사채(會社債)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석유의 달러결제 체제(시스템)입니다.
 
  1971년 닉슨이 달러의 ‘금(金)본위제’를 폐지하자 달러가 직면한 최대의 문제는 ‘어떻게 기축(基軸)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해야 하는가’였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발 빠르게 모든 공업의 혈액과 같은 석유를 찾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연합해 석유의 달러결제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이 석유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달러로 지불해야 하므로 달러를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와 금이 연계되지 않아도 계속 세계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견고히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세 번째는 미국 대외 채무를 달러로 결제하는 체제입니다.
 
  미국 80% 이상의 대외 채무는 스스로 발행할 수 있는 달러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러분이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는 것으로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미국은 대외 채무를 달러를 발행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달러는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가장 주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는 매우 신중하며 함부로 달러를 발행하도록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사실상 미국은 이미 4차례 양적(量的) 완화를 통해 시장에 대규모의 유동성(流動性)을 공급하였습니다.
 
 
  ‘미국의 몰락’ 가볍게 말하지 말라
 
  경제학을 배우거나 연구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몰락’을 가볍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제 생각에는, ‘미국의 몰락’의 중요한 지표는 미국이 달러가 아닌 유로화(貨)·파운드·엔화·위안화로 대외 채무를 계산할 때, 이 미국이라는 국가가 정말로 몰락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면 쉽게 미국 몰락을 얘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바로 중국이 이와 같은 달러 시스템 내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량의 미국 국채를 보유해야만 하고, 본원통화(本源通貨·중앙은행이 지폐 및 동전 등 화폐발행의 독점적 권한을 통하여 공급한 통화-편집자 주)를 발행할 때도 미국 달러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난 10여 년간 중국의 M2(광의통화·M1[협의통화·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에 정기예·적금, 시장형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등을 더한 것) 공급량은 거의 세계 1위였습니다. 우리의 GDP 대비 M2 비중은 2.1배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0.9배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많은 화폐를 발행했는데 왜 모두들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의 본원화폐 발행은 외국환평형기금(外國換平衡基金)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즉, 중앙은행이 매각한 기업 및 회사의 수중에 있는 달러를 시장 환율로 환산해 다시 위안화를 발행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외국환평형기금이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 80% 이상일 때도 있고, 현재는 약 60%에 달합니다. 즉, 달러 보유고는 위안화를 발행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신용 기반으로, 이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인 부동산시장의 확대입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도 거의 대부분 부동산에 묶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무역전쟁이 실제로 일어나면 곧바로 그 영향이 화폐금융 영역에까지 확산될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우리의 달러 보유고가 크게 줄어들면 위안화를 발행할 신용 기반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외화 획득 능력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중국은 전형적인 무역국가이며 위안화가 세계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화폐 신용을 달러와 같은 다른 화폐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국내 경제 발전, 군(軍) 현대화 건설, 대국(大國) 외교, 일대일로계획(一帶一路計劃·유라시아와 연계하는 실크로드 경제권 및 해상 실크로드 구축 계획) 등은 모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므로 외화보유고 규모가 중국에는 가장 중요합니다.
 
 
  중국, 올해 상반기 대외 수지 적자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 접안되어 있는 컨테이너선들. 사진=뉴시스/AP
  최근 몇 년, 외환의 증감(增減) 상황을 보면, 2016년 투자 분야에서 외환 순수익은 440억 달러 적자입니다. 2017년 외화 통제를 강화해 간신히 130억 달러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1~5월 투자 분야의 외화 수입은 50억 달러도 채 되지 못했습니다. 무역 분야의 각종 수치는 차마 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작년 상반기 무역 흑자는 540억 달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금년 5월 적자는 250억 달러에 이릅니다. 6월 통계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개월 상황이 달라진다고 해도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즉, 중국의 금년 상반기 대외 무역은 순(純)적자 구도가 이미 정해졌다는 겁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외화 보유 상황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금년 5월까지 중국 순외화보유고 즉, 외화보유액에서 외화 부채를 뺀 규모는 약 1조9000억 달러로 2013년 2조9600억 달러보다 30% 가까이 감소되었습니다.
 
  관건은 이 1조9000억 달러도 모두 우리의 소유로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를 보면 올해 4월 말까지 일정 규모 이상 외자(外資)기업(홍콩·마카오·대만 포함) 총 자산이 21조6800억 위안으로, 환율 6.45로 계산할 때 미국 달러 자산이 약 1조5500억 달러가 되는 겁니다. 즉, 1조9000억 외화보유고 중 80% 이상이 외자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외자기업 투자로 만들어진 외화보유고는 카지노의 칩과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카지노에서는 다양한 화폐로 칩을 바꾸어 게임을 하고 잃든 얻든 가지고 있는 칩을 다시 자신이 필요로하는 화폐로 바꾸어야 한다는 겁니다. 즉, 이런 투자의 소유권은 외자기업에 돌아가고 외자기업은 언제든지 혹은 투자 기간이 끝나면 철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일어나면 외자가 전부 유실되지는 않겠지만 30%만 유실되더라도 5000억 달러가 사라지게 됩니다. 1조9000억 달러에서 5000억 달러가 사라진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이 얼마이겠습니까?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기에 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을 일으키려는 목적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무역 분야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제조(中國製造) 2025(2025년까지 중국 제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습니다. 무역전쟁을 통해 우리에게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고, 화폐금융 분야의 더 넓은 개방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경제학과 정치학의 차이
 
  우리가 알다시피 미국은 명실상부한 금융국가입니다. 저는 10여 년 동안 줄곧 이 문제를 연구해 왔습니다. 표면적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키는 무역전쟁은 자신의 대선(大選) 공약을 이행하고 러스트벨트(Rust Belt·낙후된 북부·중서부 제조업 지대)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기 위함입니다. 지금까지 이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잘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구조 변화, 즉, 점점 고도화된 금융화로 인해 월스트리트 금융자본 수익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금융자본의 목표는 세계 금융시장으로부터 수익을 취하는 것입니다. 그 전제조건이 바로 세계 각국의 화폐금융 시장 개방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의 뼈를 갉아먹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본이 완전히 개방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대중국 무역전쟁을 일으키는 데에는 핵심 목표가 많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중국의 화폐금융 시장을 더 많이 개방하게 만드는 것이 그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국의 더욱 중대한 국가 전략 이익은 바로 중국 굴기(崛起)를 억제하는 겁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되며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뜻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현재 미국이 중국에 대해 느끼는 공포와 적대심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력한 무역제재를 발표한 이후 그의 지지도는 상승하여 최근에는 40% 가까이 올랐습니다. 미국 공화당·민주당 모두 이 문제에서는 정치적으로 크게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당 사이에는 많은 갈등이 존재했지만, 유일하게 중국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미·중 충돌을 무역 범위에 국한해야 하며, 다른 분야로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 이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하고 중국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추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러한 개인적인 소망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국가에 있어서 무역전쟁은 경제적으로 분명 둘 모두 손실을 입지만, 대국에게는 누가 지느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대국 간, 특히 ‘넘버1’과 ‘넘버2’ 간 힘 겨루기는 대개 경제행위나 경제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국제정치 행위로서 국가이익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 줍니다. 국제정치 경쟁은 포지티브섬 게임(positive sum game)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입니다.
 
  경제학과 정치학의 논리는 매우 다릅니다. 주된 차이점은 경제학 연구는 적 1만명을 희생시키고 자신은 손해가 8000명이냐 6000명이냐의 문제로, 가능하면 적은 손해를 입으려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제한된 자원 속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반면 경제 행위와 달리 정치논리는 내가 이기기만 한다면 얼마나 손실을 보느냐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둘의 논리 및 행위 규칙은 다릅니다.
 
 
  미국의 공격이 시작됐다
 
  방금 전 우리가 합창한 국가(國歌) 중에 ‘중화민족이 가장 위험한 때에 이르렀다’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현재 저는 가장 위험한 때라고는 감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중화민족이 새로운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중국에 가장 큰 위기는 무역 충돌이 아닙니다. 세계 최강 패권국(覇權國)이 이미 공개적으로 중국을 주요 상대로 삼고 평화의 시기에 경제전쟁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중국을 전면적으로 억제하고 공격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초(超)강력 군사력으로 중국을 위협하고 주변의 충돌 및 위기를 조장해서 우리의 평화발전 과정을 간섭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은 약탈국’이라며 공개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개인기술을 도용하며, 기술의 이전을 압박하는 등, 타국(他國)의 자원을 침탈하는 국가라고 말입니다. 이런 공격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그는 미·중 충돌을 일종의 새로운 인식구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난 6월 11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제정한 인터넷 네트워크중립법안을 폐지했습니다. 인터넷 사유, 원천 기술, 기술 서비스는 모두 미국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당시 자국(自國) 인터넷 운영 업체들 간의 공정 경쟁을 위해 그리고 세계 각국이 미국의 기술을 안심하고 사용하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중립 정책을 제정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것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고지한 상황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사이트 방문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즉 인터넷을 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중국에 이런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의 은행·교통·상업·우편 등 시스템이 마비되는 것입니다.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미국 사이버사령부가 이미 의회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사이버 공격 및 미국 지적재산권을 침탈하는 행위에 대해 공격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다고 합니다. 즉, 루트 서버를 폐쇄하여 사이트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 13대 루트 서버 중 10대가 미국에 있습니다. 나머지 3개는 스웨덴·네덜란드·일본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이 현재 더 많은 것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美中 충돌, 큰 역사적 게임의 시작일 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월 5일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대해 “중국과 협상을 계속하겠지만 현재로는 합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AP
  여러분들은 최근 G7 정상회의의 사진 한 장을 보았을 것입니다. 마치 ‘최후의 만찬’과 비슷한 장면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독일 총리를 포함한 나머지 정상들 사이에서 차가운 시선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마치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를 대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G7이 ‘제로 관세, 제로 보조금, 제로 장벽’을 시행하는 G7 경제 통합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했고, 독일의 동의도 얻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마 독일의 동의는 표면적으로 시장 분담금 등 복잡한 요소 때문일 것이며, 다른 나라들도 미국과 의견이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시장 규모가 크고 경쟁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7개 국가 간 경제 통합화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상황이 매우 심각함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할 WTO 글로벌 다자(多者) 무역 원칙을 폐기하기로 이미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처음에 미국이 만들고 시행하던 것인데, 더 이상 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더 강화된 수준의 규칙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EU, 일본 및 기타 선진국들에 대한 무역 보호주의를 시행한다고 해서 이들 국가가 중국과 같은 편에 서서 미국 패권화(覇權化)를 저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이들 국가는 지식재산권 문제, 강제적 기술 이전, 기업 M&A 등으로 중국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데 있어 미국과 다를 바 없고 입장이 완전히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무역 분야에만 국한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전쟁입니다. 또한 이 분쟁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무역분쟁만 놓고 보면 1960년대에서 1980년대 말까지 미국과 일본이 무역분쟁을 치렀고, 30년간 지속한 결과 일본의 거품경제가 붕괴되어 ‘상실된 20년’의 단계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미·중 간 충돌은 대국 간의 싸움으로서 50년, 심지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이 모든 것은 큰 역사적인 게임의 시작일 뿐입니다.
 
 
  자만감을 버려라
 
  두 번째 문제는 ‘지금까지 미·중 무역분쟁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가장 눈앞에 있는 교훈이 있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대단하다고 여기는 자만감입니다. 100년 동안 서방의 침략, 압박을 받아 온 우리에게는 대국이 되고자 하는 강력하고도 절박한 바람이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 경제가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이유로 거국적(擧國的)인 자부심이 생겼습니다만, 동시에 거들먹거리는 마음도 같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특히 ‘중싱 사건’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기술적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일종의 강한 각성제입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외국과 차이가 아주 많이 납니다. 얼마 전 한 부품 업체 대표가 말하기를 세계적인 두서너 개의 회사의 자동차 인젝션 기술이 가장 뛰어나지만, 중국 군용차에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국산 제품의 품질이 좋지 않아도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 해외 업체에서 인젝션 기술을 통제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기술은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가장 먼저 핵심적인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며, 다음 단계는 혁신적 원천기술을 발전시켜 산업화하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초고밀도 집적회로의 칩). 다음 단계는 인터넷이 호환과 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일정 규모의 시장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즐기는 ‘광군절(光棍節·중국 최대의 쇼핑축제)’의 경우, 알리바바든 징둥(京東) 그룹이든 모두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확장한 것이지, 원천 혁신 사고나 원천기술 진보 및 산업화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타인의 기술과 산업화 기술이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이용해 빠르게 발전한 것뿐입니다.
 
  또한 이번 무역분쟁은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 성장 모델은 더 이상 지속이 어렵기 때문에 경제구조, 경제운영 체제 등을 개혁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과거 우리는 시장을 통해 기술을 교환하고 돈으로 기술을 사고 인재를 발굴해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술 발전을 이루었으나, 앞으로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중국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은 자주 혁신만이 답입니다. 기술 분야의 혁신과 시스템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을 바로 알자
 
  다음은 더 깊은 차원의 교훈입니다. 이번 미·중 무역전쟁의 발발을 다음 세 가지 부분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 중국은 미국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소홀히 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이후부터 올 3월까지 무역분쟁,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계속 미국을 잘못 판단해 왔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대국 간의 힘겨루기에서 일부 무역 분야의 전문가들과 경제 전문가를 제외하고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극히 비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우리는 세계 제2 경제대국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하는 세계 제1 패권국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를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에 대한 지속적이고 합리적인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릇된 판단을 하거나 심지어 부정적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음 두 가지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감정이 이성(理性)보다 앞섰고 비이성적인 사고들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이는 전형적인 중국인들의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농민과 상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농민은 감성이 이성을 앞서고 상인은 이성이 감성보다 앞선다는 것입니다.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남부지방 순시 및 담화)’와 1993년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확립되고부터 오늘까지 20여 년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우리 중화민족이 농경민족에서 상업민족으로 된 과정이 2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때문에 농경민족으로서의 근성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어 이성적으로 세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세계를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
 
  과거 미국이 게리 로케(뤄자후이·駱家輝, 중국 화교)를 중국 대사로 파견하자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드디어 ‘중국인’을 파견했고, 미·중 관계가 이로 인해 더 나아질 것이라며 반가워했습니다. 그는 중국계 화교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뤄자후이는 자신이 더더욱 미국인임을 증명해야 했고, 그래서 중국에 대한 태도와 입장은 더욱 강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 시점과 향후 미·중 관계에서 우리는 이 같은 민족성을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더욱 이성적으로 미국을 인지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지식상의 의화단’
 
  두 번째 역시 이와 관련된 것으로, 우리에게는 과거 다이톈추(戴季陶·1891~1949·국민당 우파 이론가) 선생의 ‘지식상의 의화단(義和團·권법으로 서양을 몰아내려던 운동)’ 경향이 존재합니다.
 
  일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모든 대가(代價)를 치르더라도’라고 합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글로벌경제 시대에 그리고 경제가 발전하고 개혁이 심화되는 이 시대에 ‘모든 대가를 치르고서’가 말이 됩니까? 설마 개혁개방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입니까?
 
  트럼프 개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도 ‘지식상의 의화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永不放棄/Never give up)》라는 제목으로 2016년 4월 상하이에서 출간된 중국어 트럼프 자서전은 매우 얇은 책입니다.
 
  저는 세 번 읽으면서 트럼프라는 사람이 보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 미국 대통령을 인식하는 데에는 다음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우선, 우리는 그를 너무 과소평가한다는 겁니다. 물론 세계도 그를 얕보긴 합니다. 또한, 그가 너무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여깁니다. 사실상 우리가 그를 잘 모르는 것은 진지하게 그를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동산 사업가 출신입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우선 튼튼히 기초를 세운 다음에 생각하고 세밀하게 설계합니다. 논리가 매우 뚜렷합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빌딩은 기울어지고 팔 수 없으니까요. 비즈니스맨으로서 그의 특징은 상대가 강한 신뢰감을 보일 때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하여 마지노선을 세워 놓고 위협하여 자신의 목적을 이룹니다. 상대가 전력(全力)으로 공격할 때는 돌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도 합니다. 자서전에서 그는 몇 차례 벼랑 끝에 처했던 일들과 다양한 상대들과 싸웠던 경험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자 합니다. 그러면 ‘트럼프는 변덕스러운 사람’이라는 말이 우리가 그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아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포퓰리즘적 反美 안 된다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AP
  그렇다면 이제 제가 요즘 항상 생각하는 ‘이번 충돌이 중국에 무엇을 가져다주느냐’ 하는 것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이론상의 도전이나 실제적 도전은 모두 매우 거대한 것임엔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도전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다양한 이론들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또한 우리의 성공적인 다양한 대책들에 대해서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40년 동안 중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은 덩샤오핑 개혁개방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방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경제 시스템이 우리에게 들어온 것입니다. 혹은 우리가 자발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정치경제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서 이 시스템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인들은 이 시스템으로 인해 자신들은 손해를 본 반면, 중국인들이 이익을 거두었다고 생각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오늘날 ‘글로벌화에 역행(逆行)’은 없습니다. 글로벌화에 역행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글로벌화 과정에서 발생한 분열입니다.
 
  글로벌화 분열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글로벌화와 관련한 세계 주요 대국들 간에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혹은 아예 인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앞으로 미국이 자신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규칙 및 제도를 더 이상 우리와 공유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의 모든 경제 이론 및 연구에 큰 도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더 두려운 도전은 이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번 분쟁이 장기적인 대국 충돌 과정으로 변한다면 우리는 냉정하게 우리와 미국의 거대한 차이를 인식하고 겸손히 미국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포퓰리즘적인 반미(反美)로 갈수도, 심지어 ‘옥쇄(玉碎・옥처럼 아름답게 산화한다)정신’으로 미국의 모든 것을 거부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상황을 경험했기에 저는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이러한 정치·경제·사상 등에서의 심각한 도전은 앞으로 중국 개혁개방 과정과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미국의 경제·사회구조 변화
 
  둘째로, 미국의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가 소홀했고, 미국 사회구조 변화 및 그 주류 이데올로기 변화에 대한 연구도 부족했으며 더 나아가 미국 정치구조 변화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는 왜 중국에 칼을 들이대는 것일까요? 대중 무역 적자는 핑계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 미국이 분열된 게 아니라 미국 사회 분열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입니다. 미국 사회는 경제구조 금융화로 인해 심각히 분열되었고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심각해지고 중산층은 파산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러스트벨트 3개 주는 원래 모두 민주당과 힐러리를 지지하다가 마음을 바꾸었고, 이것이 트럼프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취임 후 트럼프는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공약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분열된 미국 사회를 어떻게 봉합하느냐 하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잘해 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매우 영리하게 하나의 목표를 제시합니다. 그것이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위협’은 최근 몇 해 미국에서 나오는 주된 이슈이자 실질적으로 서방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인식이기도 합니다. 트럼프는 교묘하게 이를 이용해 ‘중국 문제’ 혹은 ‘중국 위협’을 손안의 카드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미국 경제구조・사회구조・정치구조의 변화까지 깊이 연구해야 오판(誤判)을 줄일 수 있습니다.
 
  100년 전 자본주의 발전에 대한 마르크스의 결론이 시·공간적(時空間的) 제한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의 기본원리는 정확합니다. 바로 생산력이 생산관계를 결정하고 경제적인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경제구조의 변화가 사회구조의 변화를 결정하고 일정 부분 미국 정치이익, 국가 핵심이익의 변화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가 2년 혹은 6년 후 자리에서 내려오더라도 대통령 교체로 인해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국에 대한 기본적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이게 저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달러 시스템은 단기간 내에 대체 不可
 
  세 번째로,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수단, 즉 패권 방식,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우리는 공업화 국가의 시각으로 포스트 공업화 국가 미국을 인식합니다. 무역국가의 입장에서 금융국가 미국을 바라보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또 개발도상국이 제조업에서 이뤄 낸 성취에 근거해 스스로 국제 지위를 매기는 일종의 환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랜 연구를 통하여 제가 내린 결론은 중국 굴기는 ‘달러 시스템 안에서의 지위 상승’이라는 겁니다. 이는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인 결론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가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라지만 저는 이러한 주장에 반대합니다. 제 연구의 결론은 위안화의 국제화 목표는 달러를 대체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달러 시스템은 단기간 내에 대체될 수 없습니다.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달러 시스템 내에서의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지적해야 할 점은 일부 매체들이 매우 무책임하고 전문가답지 못하게 편협한 민족주의 정서로 국민들을 선동한다는 겁니다. 40년간 우리가 달러 시스템에 들어가 주된 수혜자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 시스템을 지탱하는 국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미국 국채 대량 매수 등). 또한 이 시스템 속에서 리스크와 비용을 주로 감당하는 나라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논리입니다. 화(禍)와 복(福)이 같이 온다는 말처럼 앞으로 우리들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트럼프의 비장의 무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이미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이란·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그리고 얼마 전 중국이 사들인 미국 국채를 동결해야 한다는 미국 의원들까지 있습니다. 비록 소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신호들은 양국 분쟁이 심화되면 실제로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찌 되었던 화폐금융은 미국 최후의 비장의 무기이자 승리의 열쇠로, 그들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도권은 어디에 있을까요? 국내에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은 스미스 경제학 원리 속에서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분업이 발휘하는 작용을 알게 되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40년 후의 오늘날 우리는 결국 조지프 슘페터(헝가리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식의 혁신이 경제사회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19대 보고〉 석상에서 국가 최고지도자 발언 중, ‘혁신 국가 건설’이라는 거대한 청사진의 의미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혁신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는 개혁해야 하고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든 체제와 제도를 없애야 합니다. 앞으로 여전히 과거 조상들의 4대 발명품에만 취해 있다면 분명 우리 후대에게 치욕이 됩니다. ‘조지프 니덤(영국의 박물학, 과학사회학 학자)의 난제(중국의 근대 과학은 왜 낙후되었는가)’를 더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경제 글로벌화 시대의 국가 간 경쟁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20여 년 전 저는 제도경쟁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즉, 누구의 제도가 경제 성장과 발전에 더 유리하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를 개혁하여 더 포용적이고 자주적인 경영, 자주적인 선택과 자주적으로 유동적인 현대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혁신과 관련하여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독자적 思考 없이 혁신사회 없다
 
  저는 이 자리를 통해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 대한 제 바람을 얘기함으로써 당부로 삼고자 합니다.
 
  첫째, 학습 능력을 기르고 유지하십시오.
 
  둘째, 독립적 사고를 하는 능력입니다. 독자적인 사고(思考) 없이 혁신 사회도 없습니다.
 
  셋째,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경제학은 자원이 부족한 조건 속에서 행위 주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계획경제에서는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넷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심미(審美)는 일종의 존엄입니다. 일종의 자아 존중이자 타인에 대한 존중입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예의 없고 멋대로 옷을 입은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낮게 보고 타인도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더 큰 의미에서 심미는 세계의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아는 겁니다. 심미는 모든 사람들에게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행위에는 절대 선을 넘어서거나 하지 말아야 할 기준선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도덕 수준이 다소 높아질 겁니다.
 
  다섯째, 고난을 극복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끝으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더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오늘의 중국은 더 이상 국토를 잃고 가정이 파괴되는 민족 위기의 상황이 아니라 굴기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중화 굴기를 위해 책을 읽자’와 같은 구호는 더 이상 여러분들이 공부하고 학습해야 하는 목표가 아닙니다.
 
  오늘의 중국은 전례 없는 경제 글로벌화의 거대한 환경에 직면해 어떻게 혁신 국가를 만드냐 하는 중대한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진정한 사람이 되어야, 즉, 학습 능력, 독립적인 사고 능력,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심미 능력,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사명감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만 행복한 일생을 누릴 수 있고,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진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중화민족에게도 진정 희망이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의 건강, 행복, 성공을 바랍니다. 이 중에 건강과 행복이 더욱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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