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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狂風) 몰아닥친 비트코인의 명(明)과 암(暗)

글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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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안, 예상보다 약해
⊙ ‘제2의 바다이야기’란 얘기도 나돌아
⊙ “랠리 이어질 것” vs. “버블 붕괴 시점”
⊙ 블록체인 기술은 사장(死藏)시켜선 안돼
비트코인 기념주화.
  ‘비트코인(Bitcoin)’ 광풍(狂風)이 거세다. 2017년 11월 말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2500만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9월 말 430만원대였던 것에 비해 약 6배 이상 오른 것으로, 1년 기준으로 따졌을 때에는 약 25배나 폭등했다. 정점을 찍었던 비트코인은 열흘도 채 안 된 12월 초 1400만원대로 주저앉아 시장에 ‘패닉’을 안겨줬다. 이처럼 롤러코스터를 타듯 단기간에 가격이 오르내리자 비트코인 과열 양상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규제방안을 내놓았지만 그 실효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있다. 비트코인 광풍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수의 기업은 물론 헤지펀드도 비트코인에 투자해 오고 있어 이러한 열풍에 한몫을 하고 있다. 과연 비트코인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사행성에 불과한 것일까? 비트코인의 허와 실을 해부해 보자.
 
  그전에 비트코인 광풍의 원인부터 특징과 원리 등을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초(超)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 외에도 투자 접근이 매우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자도 지난 9월 0.0464개(비트코인 최소 단위는 10-8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는데, 구매에 소요된 시간은 10분 남짓에 불과했다. 주식의 경우, 증권계좌를 만들려면 개인인감, 신용검증 등 까다로운 절차가 많고 증권계좌를 트는 데까지도 며칠 정도 소요된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입한 뒤 가상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그 즉시 코인을 살 수 있다. 주식시장엔 주가가 갑자기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있지만, 비트코인 세계엔 그런 제동장치가 없다. 주식과 달리 장(場) 마감 시간이 없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시세가 초(秒) 단위로 변한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거래소 사이트에 접속해 시황(市況)을 확인하거나 매수·매도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특징은 P2P(개인 대 개인) 거래이면서 ‘블록체인’이란 독특한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블록(block)을 잇따라 연결(chain)한 모음이란 뜻이다. 블록에는 일정 시간 동안의 비트코인 거래 내역이 담겨 있다. 이를 체인처럼 묶어 한데 연결하면 인터넷에 접속된 수많은 컴퓨터에 그 내역들이 동시에 저장된다. 대형 컴퓨터(서버) 한 곳에 모으는 것보다 여러 곳에 분산하면 해킹이 어렵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2007~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화폐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생겨났다.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건 각국 규제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다. 현재 가상화폐는 ‘무국적 통화’로 인식되고 있다.
 
  뾰족한 규제 방안이 없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도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선 투자대행 사기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 한 중견 가수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투자자들로부터 2000억원을 모금, 가로챈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보안 취약도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매도 시 거래소 사이트의 서버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는 바람에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놓쳐 손해를 본 투자자들도 있으며, 거래소 서버가 해킹돼 돈을 날린 사람도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 코인은 비트코인 외에 900여 개 정도로 추산된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이더리움(ETH), 리플(xrp)이 많이 통용된다. 가상화폐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경우, 사물인터넷·인공지능·핀테크 기술에 응용될 수 있어 가상화폐 모델을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로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정부 규제, 실효성 있나?
 
  그와 별개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부작용, 과열이 표면화되자 정부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12월 13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가상통화 관련 부처 긴급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는 가상화폐가 규제 범위 바깥에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과세(課稅)를 포함해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차원에서 열린 것이다. 정부는 금융기관이 가상통화를 보유·매입·지분투자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TF를 구성해 가상통화 과세 여부를 검토할 계획도 밝혔다. 또한 미성년자와 외국인의 계좌개설 및 거래를 금지하기로 했다. ‘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가 이뤄지는 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뜻도 내비쳤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고객 자산의 별도 예치, 이용자 실명 확인, 가상통화 매도매수 호가(呼價)·주문량 공개와 같은 요건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가상화폐 거래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4개 주요 가상통화 거래소의 약관을 심사해 약관의 불공정 여부도 직권조사할 방침이다.
 
  이렇듯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빼들었어도, 가상화폐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부의 긴급회의 소식이 알려지자 비트코인은 1891만3000원(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기준)에서 1790만1000원으로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1900만원대로 올라섰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와 투자자들은 정부 규제안이 “당초 예상보다 강력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모인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의 김진화 공동대표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균형 잡히고 합리적인 시선으로 산업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도 “비트코인은 원화 결제 비율이 21% 정도여서 국내보다 국제 시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가 사실상 먹히지 않자 일각에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제2의 바다이야기로 전락하는 거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바다이야기’란 2004년 12월 게임물 규제를 맡았던 영상물 등급위원회에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고 출시된 사행성 도박 게임이다. 사행성은 물론 중독성의 폐해가 심해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일부는 자살하기도 했다. 이용자의 승률을 조작해 막대한 이익을 남겨 적발된 적도 있다. 정부는 2006년 뒤늦게 관련 규제 법안을 만들었지만 피해자가 양산되고 난 뒤였다.
 
  지난 12월 14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가상화폐 관련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엄단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범죄의 주요 유형으로 ▲다단계 유사수신 방식의 가상통화 투자금 모집 ▲가상통화 환치기 등 외국환거래법 위반 ▲가상통화 거래를 통한 불법 자금 세탁 등 범죄수익 은닉 ▲거래소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등을 제시했다.
 
 
  비트코인 버블 붕괴 가능성
 

  한 비트코인 투자 자문사의 팀장 A씨는 “전면 규제 정도의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는 이상 비트코인 광풍을 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 열풍은 우리나라뿐 아닌 전 세계적인 추세라 정부가 이를 막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과세를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과세 방침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다. 그로 인한 효과 역시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히 주저앉는 이른바 ‘버블 붕괴’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낮다”고 보았다. 이어지는 A씨의 주장이다. “경제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터키, 태국, 남아공 등이 비트코인 투자 후발주자로 들어오고 있다. 중동의 오일 머니도 비트코인에 유입되는 상황이라 지금과 같은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거품(버블)으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A씨의 주장과 달리 비트코인이 이미 버블로 접어들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 근거로 드는 게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1919~1996)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그는 금융 불안정성(Financial Instability)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고 한다. 하이먼 민스키 모델은 2008년 금융위기 등 갑작스러운 자산 거품 붕괴를 설명하는 데 인용되었다. 하이먼 민스키의 모델은, 쉽게 말해 고수익을 노린 모험적 투자가 유행하면서 자산가치가 급등했다가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공황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거품의 정점을 지나 ‘공포’ ‘투매’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그래프 참조). 급등과 폭락을 겪은 비트코인이 이 모델과 거의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주장은 신규 투자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는 이들도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대거 폭등하자 신규 투자를 앞둔 소위 ‘작전세력’이 가상화폐 시장의 붕괴(가격 폭락)를 유도할 목적으로 버블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주장이 맞는지 확언할 순 없지만,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 현시점에서의 비트코인의 실태를 잘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임엔 틀림없다.
 
 
  미중(美中)에 이어 아시아를 뒤덮은 비트코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 사진=조선DB
  비트코인 열풍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그간 ‘비트코인 버블론’이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실상은 좀 달라보인다. 지난 9월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주장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의 발언이 나온 며칠 뒤, JP모건은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XBT’를 300만 유로(한화 38억원)를 들여 매수했다. JP모건은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았다. 앞에선 비트코인에 대해 비난하면서 뒤로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중성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미국의 124개 헤지펀드도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최초로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 12월 13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안정적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다”면서도 “가격 급락으로 돈을 잃는 개인은 있겠지만 금융 안정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동안 연준은 가상화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있어 왔다. 실제로 2013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가상화폐에 대해 “장기적으로 유망할지 모른다. 빠르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불시스템을 (가상화폐가)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한 보고서에 기재되었다.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가상화폐에 미국 중앙은행 수장이 관심을 보인 것이다.
 
  중국은 한때 최대 가상화폐 시장 중 하나였다. 그러나 빈번한 투자 사기 등으로 인해 지난 9월 중국 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을 전면 중단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음성적인 경로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인터넷금융안전기술전문가위원회(인터넷금융위)가 11월 말 발표한 ‘중국 비트코인 장외거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여러 차례 최고가를 경신하고 거래 규모도 확산되는 추세라고 한다. 인터넷금융위는 10월 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올해 6월 가상화폐 거래 시장이 활성화된 후 장외거래 규모는 큰 폭으로 줄었지만, 중국 당국이 9월 초부터 단속에 나서면서 장외거래 수요가 다시 급증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10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로컬비트코인즈(LocalBitcoins), 팍스풀(Paxful)과 코인콜라(Coincola)의 3대 해외 장외거래 플랫폼에서 이루어진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 규모는 6억8000만 위안(한화 1119억원)에 달했다.
 
  인도에선 검은돈 세탁에 비트코인이 악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2월 14일 인도의 복수 언론에 따르면 인도 국세청은 뉴델리와 IT 중심도시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등 9곳의 비트코인 거래소 사무실 컴퓨터에 담긴 투자자와 거래자들의 이메일과 주소가 담긴 전산 자료를 확보했다.
 
  인도 국세청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자자와 거래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에 사용된 은행계좌 등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조사의 배경을 밝혔다. 인도 국세청은 올해 초 10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주 1만9000달러까지 치솟으며 다량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되었음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돈세탁을 위해 검은돈이 몰려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역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뚜렷한 규제책이 없는 실정이다.
 
  비트코인 가격 폭등으로 이른바 ‘해외 원정 투기’라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외환거래법상 미화 1만 달러가 넘는 현금을 갖고 출국하려면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동남아 여행객 중 수억 원의 현금을 들고 출국하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동남아 현지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하기 위함이다. 인도네시아나 태국은 가상화폐 거래수수료가 5~10% 정도 저렴해 더 많은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상화폐 거래소도 거래금액의 0.15% 정도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이는 0.015%인 증권사의 주식 매매 수수료에 비해 10배나 높은 수준이다.
 
 
  북한도 눈독 들이는 비트코인
 
  테러지원국이자 불량 국가인 북한 역시 비트코인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10일 사이버 안보 전문가 애슐리 선은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면서 북한의 해커들이 재정적 이득을 얻기 위해 비트코인 거래소를 노린다”고 미국의 ‘폭스뉴스’에서 밝혔다. 선 연구원은 “최근 몇몇 APT(특정 대상을 다양한 해킹 기법으로 지속 공격하는 방식) 그룹들이 금융 이익을 얻기 위해 은행과 비트코인 거래소와 같은 금융기관들에 대해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선 연구원과 그의 동료들은 ‘라자루스’ ‘블루노로프’ ‘안다리엘’ 등 북한 정권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 집단들의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추적해 왔다고 전했다. 그 결과 과거 기밀 데이터나 정보 수집에 치우쳤던 해커들의 공격 목표가 최근 비트코인과 같은 사이버 화폐를 얻는 쪽으로 그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북한이 한국 사회를 마비시킬 목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자행해 왔지만, 이제는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비트코인 거래소를 해킹하고 있다는 뜻이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전 국가안보국(NSA) 동아시아 태평양 사이버 안보 담당관도 최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러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모리우치 전 담당관은 “최근 몇 년을 돌아보면 북한의 해커들이 정교한 기술을 갖고 있고 인터넷, 네트워크, 통신 등에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걸 알 수 있다”며 “가상화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자금 확충과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도 지난 9월 보고서에서 북한과 연계된 해커들이 지난 5월 이후 최소 세 차례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비트코인을 훔쳤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역시 12월 8일 발표한 ‘2018년 7대 사이버 공격 전망’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노린 북한발(發) 사이버 공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순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의 가치가 지나치게 폭등하자 그 부작용만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일각에선 ‘가상화폐의 부산물’ 격인 블록체인 기술의 경우, 미래 산업에 응용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은행 송금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블록체인이 금융 거래에 가져온 혁신적인 변화는 바로 중간 중개자들의 필요성을 없앴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는 모든 금융 거래를 진행할 때 최소 1~2개 이상의 중개 기관들을 거쳐야만 했는데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해외 송금 서비스이다. 기존 해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적지 않은 금액의 수수료가 붙음과 동시에 2~3일 정도의 시간마저 소요된다. 이는 우리가 국외로 송금 시 거치게 되는 중개 기관들이 2~3개가 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이다. 중간에 지나치는 기관들이 많아질수록 공격에 대한 위험도 또한 당연히 증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은 이 비싸고 시간이 걸리던 송금 절차를 바꿔 버렸다.”
 
  최근에는 국내 핀테크 기업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들을 론칭하기 시작했다. 비용 측면에서 수수료는 절반 이상, 소요 시간은 거의 40배가량 줄었다는 게 박수용 교수의 분석이다. 에어비앤비(Airbnb)와 우버(Uber)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폭 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의 집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에어비앤비와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하면, 돈을 지불하고 숙소를 빌리는 사람들에게 숙소 제공자에 대한 신뢰를 보장해 주고, 송금 결제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버도 에어비앤비와 같은 맥락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하면 수많은 우버 기사의 행적을 공유하고, 그러한 공유가 우버 기사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블록체인 기술의 모태(母胎)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인데 이 같은 순기능만 어떻게 핵심 기술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 여부다. 지금처럼 정부가 규제 일변도로 간다면, 가상화폐의 등장과 함께 개발된 블록체인 기술마저 사장(死藏)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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