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6월 18일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李健熙(이건희) 前(전) 삼성그룹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뗀 지 1년 반이 지났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4월 22일,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된 일체의 직책에서 辭任(사임)했다.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생긴 내부 비리를 폭로한 이른바 ‘김용철 삼성 변호사 사건’으로 인한 결정이었다.
그의 퇴임과 함께 삼성그룹 계열사를 묶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온 전략기획실이 전격 해체됐다. 전략기획실은 이 전 회장의 최측근인 李鶴洙(이학수) 삼성전자 고문(당시 전략기획실장)이 이끌어 왔었다.
이 전 회장의 공백을 이을 사람으로는 李洙彬(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뽑혔다. 이로 인해 이 전 회장은 삼성그룹 총수 신분에서 삼성전자의 지분 3.38%(498만5464주)를 보유한 대주주 신분으로 바뀌었다.
최근 삼성그룹 안팎에서 이건희 전 회장이 조만간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이란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런 소문의 진원지는 삼성전자 계열사 사장단이었다.
지난 9월 5일, 崔志成(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즈 부문 사장은 독일에서 열린 영상가전전시회에서 “이제 회사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다시 오너 경영체제로 돌아가는 문제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 1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삼성그룹이 각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돼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문경영인의 이 발언은 업계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보름 정도 후인 9월 22일에는 權五鉉(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사장이 총대를 멨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삼성모바일솔루션 포럼에서 “삼성그룹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와 미래를 위해 이건희 전 회장의 경험이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 권 사장은 “이는 어디까지나 私見(사견)”이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최고위층에서 한 달에 두 번이나 이런 발언이 나오자, 재계의 시선이 온통 삼성그룹으로 쏠렸다.
H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최고 수뇌부가 공개석상에서 이런 얘기를 한 것을 사견으로만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룹 안팎에서는 그가 어떤 형식으로든 그룹 경영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다.
통상 재벌가의 소송은 오랜 시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崔泰源(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00년 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 재판 당시 대법원까지 갔다. 鄭夢九(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경영권 불법 승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7월 16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회장은 1심 판결 직후 항소를 포기, 형이 확정됐다.
선결과제는 赦免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이 전 회장이 항소하지 않은 것은 이 전 회장의 향후 거취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렸던 재판에서 오너 경영인이 1심 판결에 깨끗이 승복함으로써, 재판부와 여론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있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전 회장은 삼성그룹의 경영에 복귀할까.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한 先決(선결)과제는 赦免(사면)이다. 경제인들이 사법 처리가 된 후 사면으로 죄를 면한 후 다시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경우가 많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 연말의 성탄절이나, 내년 3·1절 특별사면 중에 이 전 회장에 대한 사면이 이루어지고, 그 후 정식 주총 절차를 거쳐 다시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 복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사면이 된다고 해도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뒤에서 경영권을 행사할지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다. 이는 이 전 회장의 외아들인 李在鎔(이재용) 삼성전자 이머징마켓 담당 전무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는 문제다.
이 전 회장의 부친이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故(고) 李秉喆(이병철) 회장은 1966년 일명 ‘사카린 밀수사건’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병철 회장은 이 사건으로 한국비료의 지분 51%를 정부에 헌납했다. 하지만 그는 물러난 지 17개월 만에 삼성물산 회장으로 다시 복귀했다.
이건희 전 회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삼성그룹의 경영권에 영향을 끼칠 경우, 삼성은 이병철-이건희 2代(대)에 걸쳐 비슷한 행보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4월 22일,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된 일체의 직책에서 辭任(사임)했다.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생긴 내부 비리를 폭로한 이른바 ‘김용철 삼성 변호사 사건’으로 인한 결정이었다.
그의 퇴임과 함께 삼성그룹 계열사를 묶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온 전략기획실이 전격 해체됐다. 전략기획실은 이 전 회장의 최측근인 李鶴洙(이학수) 삼성전자 고문(당시 전략기획실장)이 이끌어 왔었다.
이 전 회장의 공백을 이을 사람으로는 李洙彬(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뽑혔다. 이로 인해 이 전 회장은 삼성그룹 총수 신분에서 삼성전자의 지분 3.38%(498만5464주)를 보유한 대주주 신분으로 바뀌었다.
최근 삼성그룹 안팎에서 이건희 전 회장이 조만간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이란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런 소문의 진원지는 삼성전자 계열사 사장단이었다.
지난 9월 5일, 崔志成(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즈 부문 사장은 독일에서 열린 영상가전전시회에서 “이제 회사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다시 오너 경영체제로 돌아가는 문제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 1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삼성그룹이 각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돼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문경영인의 이 발언은 업계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보름 정도 후인 9월 22일에는 權五鉉(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사장이 총대를 멨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삼성모바일솔루션 포럼에서 “삼성그룹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와 미래를 위해 이건희 전 회장의 경험이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 권 사장은 “이는 어디까지나 私見(사견)”이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최고위층에서 한 달에 두 번이나 이런 발언이 나오자, 재계의 시선이 온통 삼성그룹으로 쏠렸다.
H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최고 수뇌부가 공개석상에서 이런 얘기를 한 것을 사견으로만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룹 안팎에서는 그가 어떤 형식으로든 그룹 경영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다.
통상 재벌가의 소송은 오랜 시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崔泰源(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00년 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 재판 당시 대법원까지 갔다. 鄭夢九(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경영권 불법 승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7월 16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회장은 1심 판결 직후 항소를 포기, 형이 확정됐다.
선결과제는 赦免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이 전 회장이 항소하지 않은 것은 이 전 회장의 향후 거취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렸던 재판에서 오너 경영인이 1심 판결에 깨끗이 승복함으로써, 재판부와 여론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있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전 회장은 삼성그룹의 경영에 복귀할까.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한 先決(선결)과제는 赦免(사면)이다. 경제인들이 사법 처리가 된 후 사면으로 죄를 면한 후 다시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경우가 많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 연말의 성탄절이나, 내년 3·1절 특별사면 중에 이 전 회장에 대한 사면이 이루어지고, 그 후 정식 주총 절차를 거쳐 다시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 복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사면이 된다고 해도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뒤에서 경영권을 행사할지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다. 이는 이 전 회장의 외아들인 李在鎔(이재용) 삼성전자 이머징마켓 담당 전무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는 문제다.
이 전 회장의 부친이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故(고) 李秉喆(이병철) 회장은 1966년 일명 ‘사카린 밀수사건’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병철 회장은 이 사건으로 한국비료의 지분 51%를 정부에 헌납했다. 하지만 그는 물러난 지 17개월 만에 삼성물산 회장으로 다시 복귀했다.
이건희 전 회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삼성그룹의 경영권에 영향을 끼칠 경우, 삼성은 이병철-이건희 2代(대)에 걸쳐 비슷한 행보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