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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尹 단절 시 군소정당 전락… 탄핵 심판 전까지 함께 가야”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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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지지율 상승은) 우리가 잘해서 오른 게 아니라, 민주당의 폭주에 따른 결과”
⊙ “보수우파는 이익 집단, 진보좌파는 이념 집단”
⊙ “비상계엄 패착, 민심 동떨어진 정치 제도가 초래한 결과”
⊙ “국민 요구 시 108명 국힘 의원 모두 계엄 사과 가능”
⊙ “트럼프 취임 무도회 초청, ‘한미 동맹 굳건’ 메시지 전할 것”

金大植
1962년 전남 영광 출생. 경남고 부설 방송통신고·동의대 졸업, 한남대 석사, 일본 오타니대 문학박사 / 경남정보대·동서대 일본어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여의도연구원 원장, 경남정보대학교 총장 역임. 現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사진=김대식 의원실
  과(過)를 인정한 후 곧바로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이번 비상계엄은 국민적 동의가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심각한 정치적 실책이에요. 이후 즉각적인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했고, 국회 차원의 제도적 보완도 미흡했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13일 원내수석대변인으로 지명된 김대식(金大植·62)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한 달이 3년 같았다”고 했다.
 
  ‘중진 같은 초선.’ 김 의원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원내 입성 전 이미 다선 의원이 소화했을 법한 정치 경험을 쌓아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인수위원, 여의도연구원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차관급)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이력은 ‘당내 전략통’이라는 별칭도 붙여줬다. 지난해 5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그를 반장 격인 ‘초선 모임의 대표’로 선출한 것도 그래서다. 당의 스피커 역할에 더해 44명의 초선 의원을 대변하는 중책까지 맡은 셈이다. 지난 1월 9일 국회에서 만난 그는 현안에 머물기보다 개선 방향에 방점을 찍었다. 의원실에 비치된 텔레비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뉴스가 쉴 새 없이 보도되고 있었다.
 
 
  좌파와 우파의 다른 점
 
  ― 탄핵 정국에 대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의견은 대체로 어떻습니까.
 
  “대부분 탄핵 반대 당론을 따르고 있지만, 김상욱 의원 포함, 서너 명 정도가 독특한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300명은 한 명, 한 명이 헌법 기관이기 때문에 개인 의견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정당 정치의 기본은 치열한 토론 끝에 결정된 당론을 따르는 거죠.”
 

  ― ‘독특하다’고 표현하시네요.
 
  “제가 늘 하는 얘기가 있어요. 보수우파가 진보좌파에게 배워야 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진보좌파는 사람을 키울 줄 압니다. 둘째, 자기희생이 있어요. 둘 다 보수우파에는 없는 거죠. 저 거대 정당에서 당론이 한번 결정되면 한 표도 이탈이 없습니다. 보수우파는 이익 집단이고 진보좌파는 이념 집단이라서 그렇습니다. 가령 감옥에 들어가더라도, 보수우파는 화병을 얻지만 진보좌파는 체력을 단련하죠. 이익 집단과 이념 집단이 싸우면 이념 집단이 이길 수밖에 없어요.”
 
  ― 소수 의견을 가진 의원들과도 화합·통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제(1월 8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상욱 의원에게 탈당 메시지를 던졌는데요.
 
  “당 지도부는 가급적이면 같이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젊은 정치인으로서 ‘이건 찬성하지만, 이건 반대한다’는 식으로 의견을 낼 수 있죠. 다만 김상욱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는 당론을 시종일관 이탈할 거면 굳이 국민의힘에서 정치 활동을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겁니다.”
 
 
  “내란죄 빠진 소추는 짜장 없는 짜장면”
 
지난해 12월 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국민의힘 표결 불참에 따른 의결정족수(200명) 미달로 ‘투표 불성립’ 투표 종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민의힘 국회의원 108명 중 계엄을 지지하는 의원은 없습니까.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계엄은 모두 잘못됐다고 합니다. 제가 대(對)정부 시정연설 때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국민 사과를 세 차례 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사과를 했죠. 국민께서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면 108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사과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 그런데 김 의원께서는 12월 4일 계엄 해제 요구안 투표 불참에 이어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에도 불참했고 12월 10일 국회 내란 상설특검법에도 반대했죠. 왜 그런 겁니까.
 
  “비상계엄 당일 저희도 적극적으로 이를 해제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막혀서 그러질 못했어요. 또한 탄핵을 한다고 해도 탄핵안에 ‘내란’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단 말이에요. 내란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쓰면 안 됩니다. 국회의원은 면책 특권이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내란이라는 말을 쓰는 건 가능하지만, 방송 패널이라든지 일반 국민들은 이 표현을 쓰면 안 됩니다. 법적인 판단을 받고 나서 써도 늦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이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 등 형법 위반 부분은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왜 철회합니까. 내란죄가 빠지면 소추 사유의 80%가 철회되는 거예요. 짜장 없는 짜장면이나 다름없는 거죠.”
 
  이날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는 1월 둘째 주 국민의힘 지지도가 32%,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36%라고 밝혔다. 김 의원 인터뷰 다음 날인 1월 10일 한국갤럽은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발표했다. 갤럽은 이를 “양대 정당 구도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데 왜 오르는 겁니까.
 
  “우리가 잘해서 지지율이 오른 게 아니에요. 민주당의 일방통행, 폭주, 입법 독재에 따른 결과라 생각합니다. 정치는 국민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고, 국민들과 동행하는 거죠. 지지율 올랐다고 교만해지면 국민들은 언제든 보수우파를 버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겸손해져야 해요.”
 
  ― 한편 지난 12월 1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습니다. 또한 계엄 사태 이후 11일 동안 7000명이 넘는 당원의 탈당 열풍이 일었죠. 이후 국민의힘의 행보는 ‘국민과 통행한다’기보다 국민의 뜻과 반대로 가는 것 아니었습니까.
 
  “여론조사라는 건 과학이기 때문에 그게 국민의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민의 뜻과 반대로 가는 국민의힘이라는 말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우리는 집권당입니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에요. 법적으로 결정적인 탄핵 사유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통령과 함께 갈 수밖에 없습니다.”
 
 
  “탄핵 재판은 용산에서 대응해야”
 
지난 1월 1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출입구 앞에 모여있다. 김대식 의원은 이를 두고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 만큼 그에 맞는 법을 집행하라는 국민의 뜻을 전달하러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나 보수 세력이 윤석열 대통령과 단절해야 살아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정당의 목표는 정권을 창출하는 겁니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정권을 창출해 놓고 우리 손으로 정권을 버린다? 스스로의 정체성(正體性)을 잃어버리는 겁니다. 민주당이 저렇게 강력하게 단일대오하여 싸우는 목적이 뭡니까. 정권 재창출 아닙니까. 이런 와중에 우리가 스스로 자리를 내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대통령하고는 같이 갈 수밖에 없어요. 대통령이 탈당하는 순간 우리는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는 겁니다. 더 이상 집권당이 아닌 거죠.”
 
  ― 앞으로 윤 대통령 체포나 탄핵 재판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해나갈 생각입니까.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를 감싸는 국민의힘을 두고 ‘법치를 강조해 온 보수당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재판은 변호인단이 꾸려졌기 때문에 이제 우리 당에서 할 수 있는 건 없고 용산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당에서는 법치국가인 만큼 헌법을 준수하고 순리적으로 행하라는 메시지를 낼 수 있겠죠. 40명의 의원이 관저에 간 건 대통령을 보호하러 간 게 아니에요.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 만큼 그에 맞는 법을 집행하라는 국민의 뜻을 전달하러 간 겁니다. 공수처가 수사 권한이 없는 수사에 대해 자신들의 권한 행사인 것처럼 가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영장 집행은 불법이며 원천 무효예요. 만일 그러한 대치 국면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유혈사태가 발생하면 어떡합니까. 대한민국이 뒤집어지지 않겠습니까.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국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 국민의힘은 이제 어떻게 가야 합니까.
 
  “다 내려놔야 돼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비상계엄의 패착은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 제도가 초래한 결과예요. 여의도 정치와 밀착하지 않는 대통령 제도는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겁니다. 제언을 하나 하자면, 앞으로 국무총리와 장관은 국민이 선출한 국민의 대표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책임정치가 강화되고 정부가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겁니다. 국민의힘은 외부 인재 영입보다는 당 내부적으로 역량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국회의원 스스로 당론을 준수하고 존중하는 문화도 자리 잡아야겠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택한 일꾼입니다. 이제 대통령 문제는 헌법재판소에 맡기고 민생을 걱정해야죠. 탄핵에 너무 함몰돼 있으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국제관계, 물가, 환율, 기름 값, 수출, 수입 등 걱정거리가 산적해 있어요. 탄핵의 강은 이미 건넜으니, 지금부터는 여야의정협의체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여야가 함께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이 뭔지 모색해야죠.”
 
  ― 야당 일각에서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명명하며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내란 세력 척결이 제일가는 급선무”라고 말한 와중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해보자는 거죠. 테이블 위에 모든 현안을 올려놓고 조목조목, 허심탄회하게 짚어보자는 겁니다. 정말로 국민의힘이 내란 정당인지, 내란을 찬동하는 정당인인지 한 번 보자 이겁니다. 야당도 아니고 하물며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뭐 때문에 내란을 벌이겠습니까. 다 같이 모여 현안을 용광로에 녹여보면 거기서 재가 나오든 철강이 나오든 뭐든 나올 것 아닙니까. 서로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됩니다. 가령 삭감예산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민주당이 이번에는 정부를 향해 연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들고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함께 논의했더라면 이럴 필요가 없었겠죠. 지도자라면 모름지기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어야 합니다.”
 
 
  “백돌이가 하루아침에 싱글 되나”
 
제22대 국회 국민의힘 초선 의원 반장 격인 김대식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모임 대표도 맡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헌법 제111조 논쟁 헌재 탄핵심판 절차의 쟁점’이라는 주제의 공부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은 혜안이 있는 지도자라 봅니까.
 
  “좀 부족하다고 봅니다. 충분했다면 계엄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죠. 혜안은 책과 경험에서 옵니다. 노인 한 명이 하나의 도서관이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초선과 다선도 결국 경험의 차이죠. 골프에서 백돌이(100타를 깨지 못한 골퍼)가 하루아침에 싱글이 됩니까. 정치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두 사람이 예외였죠. 바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예요. 핸디라는 건 장갑을 벗었을 때 서서히 나오는 법이죠. 이들의 핸디는 경험 부족인 거죠.”
 
  ― 탄핵을 외치는 국민들도 결국 경험이 부족하니 내려오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잘했든 못했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 아닙니까. 엄연히 임기가 정해져 있고, 일을 못한다 싶으면 다음에 안 뽑으면 됩니다. 물론 그동안 의료개혁, 호주대사 등 일련의 정책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이런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민의힘이 108석밖에 얻지 못하고 여소야대가 됐죠. 여기에 국민의힘이 선거 전략을 잘못 짠 것도 한몫했고요. 윤 대통령도 타협, 통합의 정치를 했어야 했는데, 여소야대 상태에서 그게 어려웠던 겁니다. 아쉬움도 있죠. 시정연설, 국회 개원식에는 참석했어야 합니다. 여야 영수회담도 자주 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야당을 보는 게 아니라 국민을 봐야죠. 당초 국민 눈높이에서 보지 못해 입법 독재로 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고, 속수무책, 백약이 무효, 이런 상태까지 온 거죠.”
 
  ― 윤석열·한동훈 관계는 어떻게 풀어가야 합니까.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봅니다. 회복이 안 돼요. 이렇게 된 데는 둘 모두에게 책임이 있죠. 얼마든지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당대표로 출마할 때 제가 출마를 만류하며 이런 조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대표 출마하면 200% 당선되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라고요. 그러며 1년간 외국에 다녀오라고 제안했어요. 독일에서는 통일을, 스웨덴에선 복지, 영국에선 보수 가치, 미국에선 외교를 배우고 젊은 정치인들과 교류를 쌓으라고요. 4개국을 3개월 동안 돌아본 뒤 책을 쓰라고 했죠. 그런데 결국 출마해 이런 결과가 빚어진 거예요. 대표 사퇴 전에도 ‘욕심을 버리고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 보수를 살리고 보수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참 아까운 사람이에요. 대통령 임기가 2년 6개월 남은 시점에 대통령과 각을 세워서 어쩌겠다는 말입니까. 한동훈은 우리 진영의 새로운 유형의 리더이자 아껴야 할 보물이지만, 결국 국민은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카리스마 있는 영웅과 포용력과 인덕을 갖춘 지도자에게 마음을 연다는 점을 한 대표가 기억했으면 합니다.”
 
 
  전남 출신 부산 국회의원
 
  김대식 의원의 고향은 전남 영광군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16세 때 부산 사상구로 이주했다. 호남 출신이 영남(부산 사상구)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단 건 그의 말마따나 ‘헌정 사상 최초’다. 스스로를 ‘흙수저’가 아닌 ‘무(無)수저’라 일컫는다. 부산으로 넘어가서는 부둣가 막노동과 공장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주경야독으로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야간대학에 들어갔다. 이후로도 공부의 끝을 놓지 않고 국비유학생 시험에 응시해 일본에서 공부를 했고 대학교수, 총장까지 역임했다. 김 의원은 “중학교 졸업 후 부모로부터 단돈 1000원도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막노동을 하는 내게 연탄 한 장, 라면 3봉지를 건넨 이웃과 ‘항상 깨어 있으라’는 가르침을 준 지인 등 굽이굽이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분들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김재섭 의원을 협박하거나 박수영 의원 사무실을 점거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 의원에게는 이런 일이 없었습니까.
 
  “저는 괜찮았습니다.”
 
  ― 지금 부산 민심은 어떻습니까.
 
  “처음에는 많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정치인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어째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형국이 돼버려서 저한테 응원도 많이 보내주시고요. 당분간 지역구는 안 내려와도 되니까 대한민국 안정을 위해 중앙에서 힘써달라는 거죠. 부산 사상구민들 정말 위대합니다.”
 
  ― 호남 출신이 부산에서 국회의원이 된 비결이 뭡니까.
 
  “부산에서 교수·총장만 35년을 했기 때문에 우선 제자들이 많고요, 또 그 지역 주민의 27%가 호남 출신인 것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그간 장제원 의원이 구축했던 조직이 제게 흡수되기도 했고, 장 의원의 도움도 컸죠. 선거 당시 누가 보든 안 보든 매일 새벽 4시에 나가 주민들께 일일이 인사했던 것과 어떤 경우에도 야당 후보를 비난하지 않았던 것도 작용한 것 같아요. ‘절대 싸우지 않겠다, 통합·화합·섬김의 정치를 하겠다’는 게 제 공약이었어요. 아마 국민의힘 국회의원 중 저만큼 야당 국회의원과 식사 많이 한 사람 없을 겁니다.”
 
  ― 당선 직후 한 인터뷰에서 “4년 동안 모든 야당 의원과 식사하며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했죠. 지금까지 몇 명과 식사했습니까.
 
  “이준석 의원을 비롯해 안규백, 정동영, 어기구, 박홍근 의원…. 일일이 호명하기는 어렵지만 다선 의원과 초·재선 의원까지 합해 약 서른 명은 될 겁니다. 박지원 의원, 김민석 최고와는 식사하기로 했고요. 그러니까 ‘식사 정치’를 하는 겁니다. 의원들이 한솥밥 먹는 식구잖아요. 요즘 같은 때는 본회의장에서 마주치면 서로 인사도 안 하거든요. 거울은 먼저 웃지 않죠. 그게 제 철학입니다. 내가 먼저 웃어야 거울이 따라 웃죠. 그러다 보니 저한테 ‘형님’ 소리 하는 야당 의원들도 제법 늘었어요. 이재명 대표에게도 얼마 전에 ‘밥 한 끼 하셔야죠’ 했어요. ‘언제 한 번 날 잡지’ 하더라고요.”
 
  ― 요즘 같은 때는 밥 먹으며 무슨 얘기를 합니까.
 
  “서로 너무 그러지 말자, 뭐 그렇게 세게 그러느냐….”
 
  ― 대통령 이야기도 합니까.
 
  “이런 점이 부족하다, 저런 점이 부족하다. 나도 그런 것 같다 맞장구칠 때는 치고, 반론이 있으면 설명하고 그러죠.”
 
 
  26년 만에 고등교육법 전면 개정
 
  김 의원의 상임위는 교육위원회다. 교수와 총장을 역임하며, 특히 ‘고등교육’ 문제에 잔뼈가 굵다. 그는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지금이야말로 대학교의 구조개혁을 실시해야 할 때”라고 했다. 재임 7개월 동안 5개의 법안을 공동 발의했고, 단독법안은 2개가 통과됐다. 김 의원은 “여야 협치에 의해 이뤄진 결과”라고 했다. 대표적인 건 지난해 10월 29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 발의한 ‘고등교육법 전면 개정안’. 고등교육법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에 대한 기본 법률이다. 1998년 제정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된 개정안은 여야 의원 30명이 초당적 협력을 위한 동참 행보에 나서면서 의미를 더했다.
 
  ― 지방대학들은 물론 서울 시내 주요 대학에서도 중국인 유학생들을 받아서 연명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대학 내에서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강의나 발언 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이러한 실태에 관심을 갖고 국회에서 이슈화해 볼 생각은 없습니까.
 
  “저는 중국과 너무 대립각을 세우면 안 된다고 봅니다.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몽골, 스리랑카 등 유학생을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들에게 우리 기업을 매칭해서 취업까지 지원해 주는 겁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현지에 있는 가족들을 다 데리고 오게 하는 거예요. 국내 부족한 간병 인력, 산업 인력 해결이 모두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교육부, 산자부, 노동부, 법무부가 모두 합의해야 가능한 일이긴 한데….”
 

  ― 일문학자 출신이고, 부산은 일본과 역사적·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일각에서는 걸핏하면 반일 선동으로 정치적 득을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일본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어요. 그간 진정 어린 반성을 안 했잖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컵에 물을 반은 채웠다고 봐요. 남은 반은 일본이 채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진정 어린 사과를 하면 우리 국민은 과거를 잊지 않되, 미래로 나아가는 하나의 디딤돌로 삼겠죠. 올해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되는 해 아닙니까. 이렇게 한다면 60주년이 진정한 원년이 되겠죠. 일본 대다수 국민 또한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이를 막고 있는 거예요.”
 
 
  트럼프 취임식 무도회 초청 받아
 
  ―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1월 20일) 무도회에 초청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트럼프와 인연이 있습니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며 미국 네트워크를 쌓았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표만 구입하면 갈 수가 있지만 취임 무도회는 초청을 받아야만 갈 수 있어요. 저는 공화당 소속인 존 코닌 미 상원의원에게 초청장을 받았고, 조정훈 의원에게 함께 가자고 한 겁니다. 그 자리에서 ‘한미 동맹 걱정 마라’는 메시지를 전할 계획입니다. 무도회 초청장은 300명 국회의원 중 제가 유일하게 받았기 때문에 국회의장도 깜짝 놀랐어요.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때도 정부 초청 손님으로 미국에 다녀왔고 당시 무도회에서 스티브 잡스를 만나 크리스털 애플 조각을 받았죠. 이게 다 지난 35년간 쌓아온 휴먼 네트워크의 결과입니다. 지금 제 휴대폰에는 6만 개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어요. 한 번 맺은 인연은 무덤까지 갑니다.”
 
  ― 취임 무도회에서 한미 우호를 위한 실질적인 활동이 가능할까요.
 
  “무도회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 장관 후보자들 1~2명과의 단독 미팅 또한 예정돼 있어요. 그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워낙 국민성이 강인하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도 견뎌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신뢰 관계를 공고히 할 생각입니다. 아무쪼록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을 위해 미국 상원의원뿐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과도 친밀감을 강화하고 오겠습니다.”
 
 
  “용산과 여의도가 함께 가야”
 

  ― 마지막으로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이든, 그렇지 않든 다가오는 대선에서 당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까.
 
  “과거 정권 창출에 실패한 2인자들의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합니다. 특히 김영삼-이회창, 박근혜-김무성 사례는 개인 리더십만으로는 보수 진영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국 팀워크와 전략적 접근의 문제인 거죠.
 
  보수 진영은 지금까지 검증된 ‘세대포위론’과 ‘서진정책’을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 그리고 수도권 민심을 위한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대통령 또한 차기 대권 주자들을 지원하고 육성해야 하고요.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용산 시대가 아닌 여의도 시대와 함께 가야 합니다. 국민의 대표인 300명의 국회의원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들이 행정부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책임 정치가 강화되고, 국민의 신뢰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보수 진영의 정치인과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 모두가 어려운 때입니다. 이 순간을 잘 견뎌내야 합니다. 과하지욕(跨下之辱)을 잘 견딜 때 일반천금(一飯千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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