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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비서실장, 대북 송금 사건에 입 열었다

“이재명, 2019년 비서실장 통해 스마트팜 비용 대납 감사 표시”(엄용수 前 쌍방울그룹 회장 비서실장)

글 :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kj96100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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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태는 부도덕한 사업가? 그럼 이재명 캠프는 왜 2021년 (쌍방울로부터) 돈을 받았나. 돌려주지도 않고”
⊙ “이화영 野人 시절 김성태 회장이 많이 도왔기 때문에 대북 사업 자료도 받은 것”
⊙ “우리가 무슨 능력이 있어서 북한의 고위직 사람들을 만나고 했겠나?”
⊙ “이종필(前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알던 동생… 5000만원 받은 혐의는 내가 안고 간 것”
⊙ 민주당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 “소나기 맞을 일인데 자꾸 자극하면 태풍이 된다”
엄용수 전 쌍방울그룹 회장 비서실장이 10월 2일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불길이 11월 29일 예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불법 대북(對北) 송금 재판의 항소심 선고에도 번질까.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은 2018년 쌍방울 대표 김성태와 아태평화교류협회장 안부수가 정부의 허가 없이 북에다 불법 송금한 사건이다.
 
  당시 경기도 지사이던 이재명 대표는 제3자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아직 1심 날짜도 못 정한 채 5개월째 준비 기일만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엄용수씨가 대북 송금 사건의 전말(顚末)에 대해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엄씨는 지난 10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9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을 당시 쌍방울이 이 대표를 위해 ‘법원 로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말을 아끼면서도 일부 기억에 대해선 입을 열었다.
 
  엄씨는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이 사건에 엮기 위해 검찰청 안에서 대북 송금 관련자들에게 연어와 술을 제공했다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주장과 관련해 실제로 쌍방울의 법인카드가 수원지방검찰청 인근 연어 가게에서 결제된 내역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또 이재명 대표가 김성태 회장과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하지 않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2019년 5월 김성태 회장의 모친상에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찾아와 이재명 지사가 전한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엄씨는 “검찰에 진술하거나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이라며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李, 비서실장 통해 대북 사업 응원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10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성태 쌍방울 회장 측 핵심 측근 인사의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김성태와 이 대표가 사실은 얼굴 한 번 본 일이 없고, 통화도 하지 않았다는 증언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줄곧 쌍방울과의 관계에 대해 “인연이라면 내의(內衣)를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엄용수씨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2019년 5월 당시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의 모친상에 전형수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찾아와 자신과 10여 분간 대화를 나눴고, 이때 전씨가 이재명 지사의 말을 전했다는 것이다. 전형수 전 비서실장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3월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엄씨에게 물었다.
 
  ― 더불어민주당의 주장대로, 2018~2019년경 김성태 회장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단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나요.
 
  “만나지는 않았지만, 이 당시에 전형수 (이재명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2019년 5월에 김성태 회장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직접 조문(弔問)을 왔고 그때 저와 직접 10분 정도 간단한 대화를 나눴어요. 이 당시 전형수 비서실장이 저에게 한 이야기가 있어요. 저는 (김성태) 회장님께 (전형수 비서실장의 말을) 바로 보고했고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이 당시에 김용 (경기도) 대변인도 회장님께서 직접 두세 번 정도 만났어요.”
 

  ― 전형수 당시 비서실장이 무슨 말을 했나요.
 
  “제 기억으로는, 이재명 도지사께서 (김성태) 회장님에게 안부를 전한다고 했습니다. 스마트팜 비용 대납(代納)에 대한 이재명 도지사의 감사의 표현도 전했고요. 단둥(丹東) 협약식 성공적 체결 및 향후 대북 사업의 성공을 응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李의 비서실장·대변인·법률지원단장 계속 만났다”
 
10월 2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는 엄용수 전 쌍방울그룹 회장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김성태 회장과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하지 않았다며 쌍방울이 주가(株價) 조작을 위해 독자적으로 대북 사업을 한 것이므로 이 대표와 경기도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화영 전 부지사의 1심 재판부는 이와 다르게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7일 1심에서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문 내용 일부다.
 
  〈북한과의 경제 협력 사업은 그 이행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며 대한민국 내에서 거쳐야 할 행정 절차들이 존재한다. 결국 김성태가 2018년 12월경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전격적으로 대북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북한에서도 신뢰할 만한 지원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김성태가 피고인(이화영) 외 다른 누군가와 대북 사업을 논의하였다고 볼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김성태의 위와 같은 믿음의 근거는 피고인의 부탁으로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함으로써 경기도가 지원할 것으로 신뢰하였다는 것 외에는 다른 사유를 상정하기 어렵다.〉
 
  엄용수씨가 밝힌 대북 사업 실행 계기도 이 판결문의 논리 구조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이는 엄씨가 설명하는 인물 간 관계에서 드러난다.
 
  ― 쌍방울그룹이 이화영 부지사를 통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측과 접촉한 게 맞다면, 관련자들 간의 관계 형성은 어떻게 전개됐습니까.
 
  “일단 이화영 부지사를 통해 이재명 당시 도지사 측과 연결이 된 건 맞습니다. 전형수 비서실장과 김용 (경기도) 대변인, 이런 분들. 그리고 그때 (이재명 대표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이었던 이태형 변호사. 이 사람들 다 계속해서 우리랑 만났어요.
 
  그리고 이런 내용(대북 사업)들은, 저희가 북한 측 사람들을 전혀 모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화영 부지사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을 소개해 줬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2018년 11월 (경기도와 아태협이 공동으로) 킨텍스(에서 연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자금을 저희가 일부 후원해 줬어요. 이화영 부지사께서 야인(野人)이었을 때 쌍방울, 우리 회장님으로부터 그동안 도움을 좀 많이 받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화영 부지사)께서도 이제 (쌍방울그룹을) 도와주려고 했던 게 있고, 그러니까 대북 사업과 같은 것들을 한번 추진해 보라고 저희한테 자료도 (이화영 부지사가) 넘겨줬잖아요. 그렇게 일이 진행된 거죠. 우리가 허구를 지어내서 말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무슨 능력이 있어서 북한의 고위직 사람들을 만나고 했겠습니까. 있는 사실 그대로만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 그전까지는 북한 측과 어떠한 연(緣)도 없었죠?
 
  “없었죠. 전혀. 그래서 지난번 (10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을 때도 제가 2018년 12월 전까지는, 대북 사업 계획서 작성하기 전까지는 ‘대북’의 ‘대’자도 몰랐다고 얘기한 거고요.”
 
 
  “스마트팜 비용 대납했기 때문에 경기도가 자리 만들어 줘”
 
  ― 리종혁 조선아태위 부위원장, 조종철 유엔 북한대표부 1등 서기관 등 북한 고위 인사들은 어떻게 해서 만나게 된 겁니까.
 
  “2차 마닐라 대회(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차 아태평화국제대회)에서 만났어요. 리종혁 위원이 (조선아태위) 부위원장이었고요. 그분하고 송명철(북한 조선아태위원회 부실장), 조종철 이런 분들을 같이 만났죠. 그런데 그 자리도 사실 처음엔 안부수 회장이 있는 아태평화교류협회 측에서 주관을 했고, 경기도에서 자금을 대주기로 했어요. 근데 (경기도 측에서) 행사 한 2주 전에 또 (행사 자금을) 못 대준다고 한 거예요. 그러니까 안부수 회장은 자기가 초청한 사람들도 있고, 그 사람들 호텔 예약해 주고 비행기 티켓도 끊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급하게 우리 회장님한테 또 (자금 지원) 요청을 한 거죠. 그래서 우리는 이화영 부지사에게 (북한 측) 기업인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을 드렸어요. 이런 이유로 이화영 부지사는 공식적인 만찬 자리를 만들어 준 거고요.”
 
  ― 그때 어떤 말들이 오갔나요.
 
  “그때는 그냥 일반적인 얘기. 그 사람들은 사실 북한의 어떤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 사람들은 북한의 (이른바) 고위 관료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대상이지, 실질적으로 경제 협력을 하는 대상이 아니라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는 자리였어요. 사업에 대해서는 뭔가 얘기를 할 수 없었어요. 저희가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북한에 지급한 것도 정치적인 문제가 엮여 있잖아요. 이것도 원래 경기도에서 지급하기로 한 건데,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도 우리한테 고맙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분들(북한 측 고위 인사들)을 누군 줄 알고 만나겠어요? 저희가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했기 때문에 경기도에서 자리를 만들어 줬고, 북한 측에서도 이 자리에 기꺼이 나온 거죠. 우리나라에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이 있듯이, 북한엔 민경련(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만약 우리가 독자적으로 대북 사업을 하려고 했으면 민경련 사람들을 만나죠. 2차 마닐라 대회 때도 민경련 사람들을 초청해 달라고 했을 거 아니에요. 이러한 부분이 이재명 대표, 이화영 부지사의 말과 다르다는 거예요.”
 
  엄용수씨는 민주당을 향해 “정확하게 확인하지도 않은 내용들을 갖고서 자꾸 우리가 마치 범죄 집단인 양 몰아가는데,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씨의 토로가 이어졌다.
 
  “우리 회장님이 뭘 잘못했습니까? 솔직히 우리가 뭘 잘못했냐 이거죠. 우리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처벌을 받으면 되지만, 북한에 돈을 주는 위험한 일을 누가 하겠습니까? 유엔 대북 제재가 떡 버티고 있는데요. 이화영 부지사는 우리 회장님을 상대로 ‘김 회장, 이거 지금은 스마트팜에 500만 달러를 내는 것이지만 이재명 대표가 정권 잡으면 쌍방울은 10대 그룹 안에 들어간다’고 꼬드겼습니다. 그래놓고 지금 모른다고 하는 겁니다.”
 
 
  “중국에 사무실 차린 적 없다”
 
2019년 1월 이화영(맨 오른쪽)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태(왼쪽에서 둘째) 전 쌍방울 회장이 중국 선양에서 북한 조선아태위 송명철(오른쪽에서 둘째) 부실장, 국내 민간 대북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맨 왼쪽) 회장 등과 술자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DB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10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성태 회장 측근) 녹취록에서 드러난 사실은 크게 3가지”라며 “쌍방울그룹은 최소한 2018년 중반부터 독자적으로 희토류(稀土類) 선점(先占)을 위한 대북 사업을 추진했다” “쌍방울의 대북 사업은 경기도 및 이재명 지사와 전혀 무관하며 희토류 선점을 위해 중국에 현지 사무실을 설치했다” “김성태 회장은 원치 않게 제3자, 즉 이재명 지사를 연루시키게 된 것이며 이는 검찰의 강압 수사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엄씨의 입장을 물었다.
 
  ― 민주당에선 쌍방울그룹이 2018년 중반부터 독자적으로 희토류 선점을 위한 대북 사업을 추진했다고 하는데요.
 
  “하지 않았어요. 2018년 11월에 이화영 부지사가 안부수 회장을 소개해 줬고, 그해 12월에 이화영 부지사가 대북 사업 제안서를 작성하라면서 자료를 줬어요. 그전까지는 대북 사업의 대자도 몰랐어요. 희토류 사업, 무슨 근거로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에요.”
 
  ― 미북(美北) 관계의 급진전에 맞춰 북한의 희토류를 선점하는 것이 쌍방울의 대북 사업 목적이었다고 민주당은 주장합니다.
 
  “우리는 희토류를 잘 몰라요. 우리가 자원을 개발하는 회사도 아니고요. 북한의 희토류라든가, 이런 부분은 이화영 부지사가 얘기해 줘서 아는 거죠.”
 
  ― 쌍방울은 마그네사이트 가공 기술을 보유한 장원테크, 그리고 희토류 매장량 측정 기술을 가진 KH건설을 통해 대북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는 게 민주당 측 주장입니다.
 
  “쌍방울은 계열사가 세 곳이잖아요. 나노스, 광림, 쌍방울. 우리는 이 세 곳의 일을 한 것이고, KH건설과 장원테크는 그들대로 일을 한 거예요. 그리고 KH건설과 장원테크를 통해 대북 사업을 추진한 건 아니에요. 그건 저희 대북 사업 제안서에도 다 나와 있어요.”
 
  ― 민주당에선 또 쌍방울의 대북 사업은 경기도 및 이재명 지사와 전혀 무관하며 쌍방울은 희토류 선점을 위해 중국에 현지 사무실을 설치했다고 주장합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는 중국에 현지 사무실을 차린 적이 없어요.”
 
 
  “부도덕한 사업가의 돈을 왜 받나”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대북 송금 사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종 결재권자로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부지사 1심 판결의 주요 근거는 김성태 회장의 진술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 전 부지사의 1심 선고 일주일 뒤인 6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국가정보원의 보고서에 분명히 ‘이게 쌍방울의 대북 사업을 위한 송금이다’ ‘주가 조작을 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국정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리호남 정찰총국 간부가 김한신이라고 하는 대북 인도적 사업가에게 ‘주가 조작 대가로 일주일에 50억(원)씩 받기로 했으니까 당신이 대신 좀 받아달라’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거절했다, 이런 보고도 있습니다. 이런 국정원 기밀 보고서가 맞겠습니까, 아니면 이 조폭 출신으로 도박장 개설했다 처벌받고, 불법 대부업 운영하다가 처벌받고, 주가 조작 하다가 처벌받은 이런 부도덕한 사업가(김성태 전 회장)의 말이 맞겠습니까.”
 
  이에 대해 엄용수씨는 “그럼 부도덕한 사업가 돈은 왜 받았느냐”며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도 돈을 받았다”고 했다. 엄씨와의 문답(問答)이다.
 
  ― 이재명 대표는 김성태 회장을 가리켜 “부도덕한 사업가”라고 했습니다.
 
  “부도덕한 사업가면 왜 본인(이재명 대표)은 우리한테서 캠프 후원금을 받았습니까. (선거) 캠프에서 받지 말았어야죠. 그런 거 다 받아놓고. 다 받아놓고 이제 와서 이러는 건 정말 비열하다고 봅니다. 그럼 저희 돈을 받지 말았어야죠. 왜 받았느냐 이거예요. 부도덕한 사업가에게 받은 돈이라면 돌려줘야죠. 그런데 돌려주지도 않았잖아요.”
 
  ― 민주당에선 이화영 전 부지사 1심 판결문에 등장하는 ‘국정원 문건’을 근거로 대북 사업이 이재명 도정(道政)과는 무관한, 쌍방울그룹이 주가 부양을 위해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국정원 문건은, 제가 알기로는 이 (문건을 작성한) 국정원 직원이 이화영 부지사와 친인척 관계예요. 그래서 이분(국정원 직원)이 이화영 부지사에게 안부수 회장을 소개해 준 거고요. 확인해 봤더니, 이분이 대북 블랙 요원(비밀 요원)이잖아요. 그리고 국정원 문건은 단순히 보고자의 추측과 풍문이잖아요. 재판부에서도 국정원 문건을 근거로 한 주장을 배척했고요. 단독 재판부도 아니고 합의부에서 1년 6개월 넘게 심리(審理)했는데 그런 걸 판단 안 했겠습니까.”
 
  ―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 잘 보이려고 쌍방울이 알아서 대북 사업을 진행한 건 아닙니까.
 
  “그 당시 이낙연 총리가 대권 주자 지지율 1위였는데, 그런 목적이었으면 우리가 이낙연 측에 돈을 주거나 잘 보이려고 했겠죠. 뭐 하러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잘 보이려 하겠습니까. 굳이 스마트팜 비용까지 대준 것도 이화영 부지사가 우리 회장님께 적극적으로 부탁해서였잖아요.”
 
 
  “결제 한 건으로 ‘연어 회유’라니…”
 
2018년 11월 16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사진=이재명 대표 유튜브 채널 캡처
  앞서 언급했듯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짜 맞추기 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대북 송금 관련자들을 검찰이 회유,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지난 10월 2일 국회 ‘박상용 검사 탄핵 소추 청문회’에서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에서 저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들이 거의 두 달 정도, 1313호실 바로 앞에 있는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서 대질이라는 명분하에 진술을 어떻게 같이 할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맞췄고 그 과정에서 진술이 틀리면 서로 교정을 해주는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반복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워낙 허구의 사실”이라며 “그 과정에서 수감된 저희에게, 이를테면 김성태씨가 ‘오늘은 갈비탕을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탕이 제공되고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면 짜장면이 제공되고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하면 연어가 제공됐다”고 했다. 또 “(검찰청에서) 술을 마신 건 한 번이었고, 그 이외에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서 같이 모여서 음식과 다과를 즐기며 대화를 했던 건 수십 회”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10월 31일 ‘오마이뉴스’는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고 “주식회사 쌍방울의 법인카드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9일 17시40분54초에 수원지검 앞에 위치한 ‘○○연어 광교점’에서 4만9100원이 결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폭로한 소위 ‘연어 파티’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수원지검 답해야지요?”라고 적었다. 다시 엄용수씨에게 물었다.
 
  ― 이재명 대표를 대북 송금 사건에 엮기 위해 검찰이 대북 송금 관련자들을 회유하는 과정에서 ‘연어 파티’를 벌였다는 주장과 관련해 5월 29일 쌍방울 법인카드가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에서 결제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아니, 저희 직원들이 맨날 검찰에 불려 다녔는데 거기에서 저녁도 먹고 점심도 먹었을 것 아니에요. 임원들이 거기(수원지검) 가서 조사를 받는데, 그럼 당연히 거기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거죠. 이걸 어떻게 ‘연어 파티’ 의혹과 엮어요. 이게 연관이 있습니까. 입증이 안 되잖아요. 주장일 뿐이죠. 누가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찰청) 밖에서 (쌍방울) 임원이 가서 먹었을 수도 있죠. 그리고 본인(이화영)이 감옥에서 비망록도 썼다면서요. 그런데 왜 (연어 파티) 날짜는 일곱 번이나 오락가락 바뀌나요. 그리고 제가 검찰청을 수십 번 오갔는데 통제가 엄격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쌍방울 임직원이) 음식을 싸들고 검찰청 안으로, 그것도 술을 갖고 들어가요. (연어 파티 시점으로 지목된) 2023년에, 저희 쪽에서 수많은 사람이 검찰에 조사받으러 불려 갔어요. 그 수많은 사람이 근처에서 커피도 마시고 밥도 사 먹었을 것 아니에요. 그걸 ‘연어 파티’와 연관 지으려면 그것에 대한 입증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수원지검 조사실 8곳 다녀”
 
  이처럼 쌍방울이 ‘주가 부양을 위해 독자적으로 대북 송금을 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야(親野) 성향 매체들은 쌍방울 관계자들에 대한 의혹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엄용수씨도 예외는 아니다. 엄씨에게 해명을 요청했다.
 
  ― 일각에선 라임자산운용이 메타헬스케어에 투자한 200억원의 출처가 쌍방울그룹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쌍방울이 라임과 유착하여 주가 조작을 위해 대북 송금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반박을 듣고 싶습니다.
 
  “말도 안 되는 거예요. 그걸 주장하는 곳이 강진구 전 《경향신문》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매체 ‘뉴탐사’잖아요. 그곳에서 주장하는 게 지금까지 터무니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어요. 일단 찔러보자는 식으로 제기하는 거니까 반응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저희 회장님한테 무슨 양어머니가 있다느니, 저희 회장님한테 양어머니가 어딨습니까. 그것도 어이가 없어서 회장님이 고소 조치했거든요. 저도 개별적으로 (‘뉴탐사’ 멤버인) 강진구 전 기자와 박대용(전 춘천MBC 기자)씨를 명예훼손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제가 청문회에 나가기도 전에 제 실명을 공개했으니까요. 제가 구속이 됐다는 등 제 사진까지 포함해 공개하면 저는 뭐가 됩니까.”
 

  ―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조기 종결시키기 위해 로비를 시도하고, 그 대가로 5000만원을 받은 점에 대해선 할 말이 있습니까.
 
  “이종필(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은 제가 개인적으로 알던 동생이에요. 이 친구가 그때 당시에 좀 도움을 요청해서 제가 (금감원 검사) 조기 종결과 관련해서 로비를 한 건 맞아요. 대신 5000만원을 받았다는 건 참 이해가 안 갔는데, 그 당시 제 변호사가 이○○ 변호사였어요. 제 담당 검사는 (‘라임 펀드 사건’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나○○ 검사였고요. 그래서 괜히 잘못하면 또 회사가 어떻게 될까 봐 제 변호사로부터 ‘너는 초범이기도 하니 다 인정하면 집행유예로 나가게끔 다 정리했다’는 말을 듣고 그냥 인정한 건데, 이게 저한테는 아주 뼈저린 거죠. 거기서 계속 법적 다툼을 하려다가 그냥 말아버린 건데. 이○○ 변호사 말을 듣고선 그냥 내가 다 인정하는 걸로 했죠. (검찰에서) 우리 회장님도 지금 구속영장 치겠다고 하고, 회사 이렇게 하겠다고 하는데. 그럼 저는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그냥 제가 묻고 들어가는 수밖에 더 있겠어요.
 
  이번(대북 송금 사건 관련해서) 2022년부터 회장님 나가 계실 때, 제가 수원지검 검사실을 여덟 곳 다닌 사람이에요. (검찰 조사에서) 처음부터 라임 사건부터 조사하기에, 그래서 제가 그 문제는 내가 다 묻고 가기로 한 건데 또다시 이걸 (얘기해야) 하면 나 이거(검찰 조사) 협조 안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말아버린 거예요. 저도 이 점에 대해서는 억울한 점이 많죠. 하지만 남자가 같은 길을 가는데 뭐는 어떻고, 이럴 필요가 있습니까. 저는 다 처벌받은 사안이고, 회장님은 전혀 관련도 없어요.”
 
 
  쌍방울 둘러싼 의혹들
 
지난 10월 2일 국회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와 변호인이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사진=JTBC 캡처
  이 밖에도 쌍방울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있다. 그중에서도 재판 거래와 직결되는 ‘법원 로비’ 의혹의 파장이 컸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이 선고돼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년 7월 대법관 7대 5의 의견으로 파기(破棄) 환송했다. 이때 캐스팅 보트(Casting vote·가부 동수 상황에서의 결정권)를 쥐고 있던 인물이 권순일 당시 대법관이다. 2023년 1월 13일 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김만배씨가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권순일에게 부탁해 대법원에서 뒤집힐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저서 《당신들의 댄스 댄스》에서 “김만배에게 똑똑히 들었다. ‘쌍방울 통해 권순일에게 로비했다’라는 말을”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이후 《월간조선》 5월호 인터뷰를 통해 2020년 10월 수원 정자동의 한 아파트 단지 스포츠 센터 앞 야외에서 김씨를 만났다며 당시 일화를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김씨는 이때 “야, 내가 1심 판사한테 180억 썼어. 근데 2심 판사는 씨알도 안 먹히더라”라고 했다고 한다. 유씨의 얘기다.
 
  “김만배가 ‘권순일이 내 말밖에 안 들어. 쌍방울 통해서 작업했다며, (권순일) 대법관님이 이야기하시더라’라고 했어요. 그 이야기 듣고 정진상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래서 정진상에게 ‘형, 쌍방울 통해서 권순일 뭐 작업한 거 있어?’라고 물었더니 전화인데도, 수화기 너머로 깜짝 놀라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마치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라는 식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만배 형이 이야기해 줘서 알았지’라고 했죠. 그랬더니 정진상이 ‘이야… 진짜 대단하다. 만배 형’ 그러더라고요.”
 
  게다가 지난 10월 2일엔 이화영 전 부지사가 2023년 7월 변호인과 나눈 대화의 녹취록이 국회에서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가 폭로하겠다는 게 더 크다. 이재명 지사의 재판을 도와줬다는 것” “그것(대법관 로비)도 있고, 2심 재판 (로비) 있고” “법원 로비” 등을 언급했다.
 
 
  청문회에서 못다 한 얘기
 
  직접 당사자인 쌍방울, 그것도 회장 비서실장을 지낸 엄용수씨에게 이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엄씨는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래도 물었다.
 
  ― 김성태 회장이 2020년을 전후(前後)하여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재판을 도와줬다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이화영 녹취’와 김만배씨가 쌍방울그룹을 통해 대법관 로비를 했다는 의혹 관련, 아는 내용이 있습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건, 대법원(로비 의혹)은 잘 모르겠는데 항소심과 관련해서는 (김성태) 회장님께서 좀 도와주신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그 당시 기억을 되살려보면요. 어떤 부분을 도와드렸는지는 제가 알 수는 없고요.”
 
  ― 이른바 ‘이화영 녹취’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회장에 대해 “두렵다”고 한 말, 그리고 “팩트가 한 개 있는 것 같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 아는 바 있습니까.
 
  “앞 질문과 같은 맥락인데,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한편, 엄용수씨는 지난 10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는 “엄용수 비서실장은 취재 과정에서도 전화를 많이 드렸는데, 지금 약간 위증을 하는 것 같다” “쌍방울의 대북 사업은 주가 부양이 목적이라고 본인(엄용수)이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엄씨는 “주가 조작을 위해 (대북 사업을) 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엄씨에게 이날 청문회에서 못다 한 얘기를 들어봤다.
 
  “그날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편파적으로 진행을 했어요. 제게는 발언 기회도 주지 않고, 제가 발언하려고 하면 나대지 말라고 했어요. 그건 잘못된 겁니다. 본인이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우리가 주가 조작을 했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북한 사람들한테 돈 준다고 주가 조작이 됩니까. 말이 안 되잖아요. (봉지욱 기자는) 제가 위증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제 말이 위증이라면 고소하면 됩니다. 아니 그리고 봉지욱 기자는 청문회 때 참고인 자격으로 나왔습니다. 저는 이날 증인 자격으로 나와서 위증을 하면 처벌받겠다는 선서도 했고요. 누구의 말에 무게가 있습니까. 서영교 의원, 정청래 위원장, 장경태 의원. 이 사람들은 이날 자기의 일방적인 주장만 했는데, 가짜 뉴스거든요.”
 
 
  “우리가 뭐 하러 북한에 돈을 줘요?”
 
  끝으로 엄용수씨는 민주당을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소나기 맞을 일인데 자꾸 자극하면 태풍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도 언론 대응을 하고 싶습니다. 한데 왜 안 하겠습니까. 하면 또 우리가 중심이 되니까, 우리 회사가 대응하면 대응할수록 언론에 나타나면 나타날수록 (쌍방울에) 좋은 게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재명 대표가 우리 보고 ‘조폭’이니 어쩌니 하지만, 그럼 우리가 준 돈을 왜 받았냐는 거예요. 아니 그리고 2019년 1월 17일 이화영 부지사가 비행기 타고 (중국 선양으로) 가는데 거기서 같이 밥도 먹고, 같은 (비행기) 자리에서 가고 공항에 내렸을 땐 우리 직원이 나와서 에스코트(호위) 다 해줬어요. 그리고 저녁때 만찬 자리도 만들고, 전형수 비서실장이나 김용(당시 경기도 대변인) 등이 왜 우리를 만났겠어요. 우리를 만났으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보고 안 했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대북 사업을 하려고 했으면 마닐라에 갈 이유도 없어요. 북한 측 경제인들과 따로 만나서 조용히 진행하면 되지, 우리가 왜 거기까지 갑니까. 그 자리도 경기도에서 주선해 준 것이고, 비용은 우리가 냈어요. 북한의 고위 인사들이 우리를 함부로 만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뭐 하러 북한에 돈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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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ttoslip@naver.com    (2024-11-21) 찬성 : 11   반대 : 0
법원로비를 김만배가 쌍방울을 통해서 한 것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철저히 수사하여 의법조치하라. 그리고 비서실장님, 용기를 내서 이 모든 전모를 까발려 주세요. 법원로비의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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