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에게서 밝혀내야 할 것은 국민의힘 당내 경선 여론조사 불법 개입 여부, 선거제 근본 파괴하고 당 엉망으로 만든 장본인일 수도”(국민의힘 수도권 의원)
⊙ 축적한 DB로 특정 후보에 유리한 표본 추출할 수 있다는 明, 신인급 후보가 중진급 꺾은 사례도
⊙ “원하는 여론조사 결과 만들어주겠다고 해… 김영선 공천도 자기가 줬다”고 주장
⊙ 경남 지역에서 ‘맞춤형 여론조사 전문가’로 유명세 타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계기로 중앙정치권 진출
⊙ “여론조사 ‘마사지(주무르기)’ 전문가라고 해 소개받았지만 신뢰도 떨어져”
⊙ “明, 경남 지역 일부 정치인들·이준석과 어느 정도 관계있지만 그 외엔 허풍”(국민의힘 영남 의원)
⊙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활용된 ‘명태균식 여론조사’의 수혜자와 피해자는?
⊙ “明이 과거 윤 대통령 내외와 교류, 사실이지만 이미 멀어져… 이유는 이준석과 연관 있다”(개혁신당 관계자)
⊙ 축적한 DB로 특정 후보에 유리한 표본 추출할 수 있다는 明, 신인급 후보가 중진급 꺾은 사례도
⊙ “원하는 여론조사 결과 만들어주겠다고 해… 김영선 공천도 자기가 줬다”고 주장
⊙ 경남 지역에서 ‘맞춤형 여론조사 전문가’로 유명세 타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계기로 중앙정치권 진출
⊙ “여론조사 ‘마사지(주무르기)’ 전문가라고 해 소개받았지만 신뢰도 떨어져”
⊙ “明, 경남 지역 일부 정치인들·이준석과 어느 정도 관계있지만 그 외엔 허풍”(국민의힘 영남 의원)
⊙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활용된 ‘명태균식 여론조사’의 수혜자와 피해자는?
⊙ “明이 과거 윤 대통령 내외와 교류, 사실이지만 이미 멀어져… 이유는 이준석과 연관 있다”(개혁신당 관계자)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여의도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한 달여 전만해도 중앙정치 무대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명씨는 최근 한 온라인 매체가 “명씨가 대통령 부부를 통해 22대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고 보도하면서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수많은 유력 정치인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무엇일까. 기자는 3년 전 총선 출마 준비를 하던 복수(複數)의 지인을 통해 명씨의 존재를 알게 됐다. 경남 지역에선 이미 유명인사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해 김건희 여사와 직접 교류하면서 정치적으로 조언을 하는 사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상당 부분이 명씨의 ‘허풍’인 것으로 보여 더 이상 파헤치지 않았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야권은 탄핵을 주장하는 지금 시점에 왜 명씨가 수면으로 떠올랐을까. 다시 취재에 나섰더니 명씨의 실체가 보였다. 그의 비정상적인 여론조사 방식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정치인들도 만날 수 있었다. 명씨의 정체와 그가 정치권에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취재했다.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담당한 PNR, 2021년 국민의힘 주요 경선 참여
명씨는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미래한국연구소장 자격으로 참석했었다. 과거 직함은 ㈜좋은날리서치 대표, 시사경남 CEO 등이다. 명씨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주장을 펼쳤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떠돌고 있다. 미래한국연구소도 현재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가 말을 바꾸기도 했다. 명씨를 아는 다수의 정치인에게 크로스체크를 한 결과 명태균씨의 정체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팩트는 다음과 같다.
1) 명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경남 창원에서 광고홍보·컨설팅업체 ㈜좋은날을 운영해왔고, 좋은날은 2016년 20대 총선 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여조위)에 조사기관으로 등록해 여론조사를 시작했다.
2) 명씨는 2018년 좋은날을 폐업하고 정치컨설팅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으로 각종 여론조사를 시행하며 경남 지역 정가에서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조사기관이 아니라 언론사처럼 조사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의뢰자’다. 명씨는 자신을 찾는 예비 후보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줄 수 있다”며 ‘맞춤형 여론조사’를 제안해 호감을 샀다.
3) 명씨는 2021년 김영선 전 의원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 부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의원 등을 소개받았다.
4) 미래한국연구소가 2019~2024년 여조위에 등록한 여론조사 결과는 109건으로, 109건 모두 의뢰자는 미래한국연구소, 조사기관은 PNR피플네트웍스(이하 PNR)다.
5) PNR은 2021년 국민의힘에서 시행된 주요 당내 선거, 즉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2월)·당대표 선출 전당대회(6월)·20대 대선 후보 경선(11월)에 모두 참여했다. 당내 경선은 여조위 신고 의무가 없어 이때 실시된 여론조사 과정과 결과는 일반 당원과 국민은 확인할 수 없다.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3번과 5번의 연결고리다. 2021년 2월 서울시장 후보로는 오세훈 시장이, 6월 전당대회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11월 대선 후보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1위로 당선됐다. 명씨를 아는 사람이라면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6년 총선 때부터 지역 정가에서 유명세
2021년 6월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체제에 돌입하면서 명씨는 중앙정치권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명씨의 정체는 무엇일까. 명씨는 경남 창원에서 2003년 광고·홍보·출판·컨설팅 등을 하는 업체 ㈜좋은날을 설립했고, 지역에서 기업인으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명씨가 정치컨설턴트 역할을 하게 된 시점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때다. 명씨는 지역의 기업인, 정치인들과 교류하면서 업종을 기존의 홍보·컨설팅에서 확대해 여론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명씨는 2018년부터는 아예 정치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정치자금 공개 내역에 따르면 좋은날리서치, 미래한국연구소, 시사경남 등 명씨의 업체는 경남 지역 정치인들의 용역과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수익을 거뒀다. 박완수 경남지사, 김성태 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 윤한홍 의원, 강기윤 전 의원 등이다.
명씨는 지역 정치인들과 폭넓은 유대 관계를 형성했고, 정치컨설턴트-여론조사 전문가로 경남 지역 정가에서 유명해졌다. 경남에서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선거 출마를 고려했던 정치 신인들은 예외 없이 주변에서 명씨를 만나보라는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데, 합법적으로 ‘맞춤형 여론조사’가 가능한 유일한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경남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던 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의 얘기다.
“경남에선 총선 본게임보다 보수 정당 공천이 훨씬 중요하다. 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즉 당내 여론조사에 전력을 다 쏟아야 한다. 명씨는 이른바 ‘여론조사 마사지(주무르기) 전문가’로 유명했다. 조작까지는 아니고, 기술적으로 맞춤형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신인이 판을 뒤집는 일도 가능하다고 했다. 진짜라면 내 입장에서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나는 나가려던 지역이 단수공천 지역이 되면서 출마하지 못했지만 다른 후보들 중 명씨의 컨설팅을 받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출마를 준비했던 또 다른 인사 역시 명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얘기에 혹했다고 했다. “영남 지역에서 정치 신인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것은 아무리 든든한 백이 있다고 해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명씨는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특정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조사 대상을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자신이 오랫동안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놓았기 때문에 조사 대상의 나이, 성별, 직업, 정치 성향 등을 분석해 특정인이 유리하도록 표본을 추출할 수 있고, 자신이 여론조사기관과 조사 의뢰 양쪽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합법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조사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20대와 21대 총선 당시 명씨가 도운 신인급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중진급 후보를 꺾고 공천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경력과 인지도 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인데, 이 때문에 명씨의 유명세는 더 확산됐다고 한다.
명씨가 중앙무대 진출한 2021년, 국민의힘은
2020년 4월 21대 총선이 끝난 후 지역 정가에서 더 위세를 떨치기 시작한 명씨는 이제 ‘전국구’를 꿈꾸기 시작한다. 연결고리는 수년째 친분을 유지해오던 김영선 전 의원이었다. 김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법대 동문 후배이며 고시공부를 같이 한 적도 있고,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윤 대통령의 선배다. 경남 거창이 고향인 김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며 명씨를 알게 됐다. 이때 자유한국당이 김태호 후보를 경남도지사 후보로 단수공천하면서 김 전 의원의 출마는 불발됐지만, 이후에도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명씨를 소개한 것은 2021년 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해서 소개해줬고,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 의원도 소개했다”고 했다. 소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씨가 선거판을 잘 알고 있고, 정권 교체를 하는 데 필요할 것 같았다”고 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소개받은 윤 대통령 부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오세훈 시장,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중요한 선거 이벤트 3건을 앞두고 있었던 시점이다. 2021년 2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 6월 전당대회, 11월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이 줄줄이 예정돼 있었다. 모두 당원 투표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조사가 포함되는 만큼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은 여론조사 업체 선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국민의힘은 이 3건의 경선에서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을 활용해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시행했는데, 명씨는 3건 모두 PNR을 통해 여론조사에 참여했다. 당내 경선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법상 공표 의무가 없고 당 지도부와 후보 캠프에만 제공 후 폐기됐기 때문에 증빙 자료가 남아 있지는 않다. 그러나 2021년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한 후보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PNR은 전당대회에서만 최소 7회 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
홍준표·나경원이 발끈하는 이유
최근 명씨는 일부 언론을 통해 인맥을 과시하며 자신이 여권의 핵심 정치인들을 여러 명 만나 정치적 영향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홍준표·나경원 등을 만났다고 실명도 거론했다. 하지만 이 중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의원은 사실상 명씨로 인한 ‘피해자’라는 것이 정설이다. 앞서 언급한 2021년 국민의힘 경선 3건에서 승리자는 오세훈·이준석·윤석열, 패배자는 나경원·나경원·홍준표다. 나 의원은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 의원에게 패배했고, 홍준표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해 패배했다. 명씨가 주도한 여론조사가 조작 또는 작업의 결과물이라면 홍 시장과 나 의원은 피해자인 셈이다. 두 사람은 명씨 논란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시 명씨의 여론조사가 비상식적으로 진행됐고, 그 결과 역시 ‘작업’의 결과물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다음은 두 사람이 최근 페이스북에 쓴 명씨 관련 내용들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 캠프를 들락거리던 선거 브로커가 언젠가 일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예상 못 했다. 선거 브로커에게 당한 피해자가 마치 공범인 양 취급되는 잘못된 현상은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은 조속히 수사해서 엄정하게 처리하라.”(10월 9일)
“대선 후보 경선 때 명씨가 운영하는 PNR이 여론 조작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 경선 여론조사는 공정하게 이뤄지기에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보았다. 나는 국민일반여론조사에서 10.27%포인트 이겼다. 그러나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을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10월 13일)
“헛소리하는 선거 브로커 명씨를 검찰은 조속히 구속해야 한다. 이런 자와 (함께)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모욕이다.”(10월 14일)
나경원 의원
“이준석 의원 스스로 여론조사는 기법과 돈이라고 했다. 부정선거론이 아니라 (전당대회) 선거 전에 일어난 비정상적 여론조사를 말하는 거다. 1시간50분, 단 몇 시간에 불과한 여론조사 시간, 편중된 성별 비율, 3% 내의 응답률 등을 확인해 보라.”(10월 11일)
“명씨를 만났을 때 2021년 당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이준석 후보 1위 만들기를 했다는 사실을 내게 직접 확인해줬다.”(10월 11일)
“명태균, 그의 말대로 21년 서울시장 경선과 전당대회는 의외의 현상의 연속이었다. 오세훈 후보와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여론조사 100퍼센트로 진행됐고 그 여론조사는 역선택방지조항을 삽입하기는커녕, 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 유도를 위해 국민의힘 여론조사라는 것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 압도적 1위였던 내가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 전당대회에서도 여유 있는 1위였는데 명과 관련된 여론조사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 그렇게 많은 여론조사가 전대 기간에 있었던 것은 유일무이했다.”(10월 10일)
明, 윤 대통령 부부와는 어떤 관계?
홍 시장과 나 의원은 당내 경선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등 본선에 약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조용히 경선 결과를 받아들였고 명씨는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대선 전 수많은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이었는데, 유독 명씨가 관여한 PNR의 여론조사 결과는 50회 중 49회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명씨는 비(非)공표용 여론조사를 23회 실시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고도 한다.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모씨가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명씨는 윤 후보에게 매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줘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일을 시켰고, 그 비용 3억6000만원을 아크로비스타에 가서 받아오겠다고 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명씨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고 있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명씨와는 한두 번 봤을 뿐이라며 관계를 부인하는 상태다. 최근 사태를 지켜본 경남 지역의 한 정치인은 “이제 명씨의 거품이 걷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명씨는 여론조사에서 ‘작업’을 할 줄은 알지만, 공천을 좌지우지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명태균 사태를 김 여사의 공천 개입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상황을 잘 모르는 민주당의 억지 주장”이라며 “국민의힘은 빨리 내부조사에 나서서 털어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얘기다.
“명씨를 한 번 만나보면 워낙 언변이 좋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호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중앙정치 무대로 진출하면서 허세가 심해졌고 평판도 다소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만 해도 ‘명태균이 김건희 비선’이라는 소문이 창원 일대에 자자했다. 아크로비스타에 여러 번 갔다는 얘길 들은 사람도 많다. 또 가장 가까운 정치인인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으면서 명씨의 어깨에 더욱 힘이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명씨가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통령실에서 ‘한남동 라인’으로 불리는 모 행정관이 경고를 했고, 연락은 이미 끊긴 상태”라고 했다. 명씨가 대통령 부부와 멀어진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 한다. 여러 해 이준석 의원과 함께 일했던 한 인사는 “명씨가 이준석에게서 차후 대통령의 기운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고, 이에 윤 대통령 부부가 불쾌해하며 명씨를 멀리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명씨를 알고 있다는 국민의힘 영남 지역 의원은 “명씨가 경남의 일부 정치인이나 이준석과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지만 그 외의 인맥 과시는 90% 이상 허풍”이라고 했다.
미래한국연구소, 불법 여론조사 혐의로 여러 차례 고발당해
한편 미래한국연구소는 불법 여론조사를 이유로 여조위로부터 여러 차례 고발을 당해 경고·과태료 처분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4 국정감사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여조위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조위는 2019~2022년 미래한국연구원을 4차례 고발하고 1차례 과태료, 3차례 경고 처분을 내렸다. 거주지 등이 확인되지 않은 전화번호를 이용해 여론조사를 하거나, 자체 보유 전화번호 등을 사용한 혐의, 여론조사 표본 대표성 미확보 혐의 등이다. 과태료 처분은 특정 연령대 응답자에 가중치를 기준 이상으로 부여했다가 받았다.
취재 중 만난 예비 후보들에게 명씨가 제시한 자신의 여론조사 비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특정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고령의 후보에게는 ‘60대 이상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지율을 높인다’고 하고, 젊은 후보에게는 ‘젊은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지율을 높인다’는 식이다. 두 번째는 일반적인 무작위 추출 여론조사 대신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특정 세대 또는 성별, 정치 성향의 연락처를 추출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명씨는 과거 출판업을 하며 전화번호부, 대학동문명부 등을 제작했고, 이 과정에서 연락처와 개인정보를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론조사에 이런 정보를 활용한 것인데, 명씨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경고와 과태료 대상이다.
명씨가 컨설팅한 인물과 총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다 패배한 한 정치인은 “당시 명씨가 사용했다는 표본추출방법에 대해 뒤늦게 듣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며 “명씨에 대해 다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현재의 정당 공천 구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각 정당이 계파공천, 밀실공천을 배제하고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면서 마치 여론조사가 절대 공정의 지표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하지만 서울에서 먼 지역은 공천과 여론조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중앙당이 일일이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정치 브로커가 너무 많다”고 했다.
제2의 명태균이 나오지 않도록…
그의 얘기다. “시도당에서 지정한 생소한 이름의 소규모 여론조사기관이 조사를 한다고 하면 후보 입장에선 신뢰도에 의문이 생길 뿐이다. 더구나 그 기관이 경쟁 후보와 유착한 경우라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심지어 명씨의 업체는 여조위에서 여러 번 고발한 업체인데 어떻게 당대표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에 참여를 할 수가 있나. 지역구 여론조사도 갤럽이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같은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에 의뢰해야 후보들의 의심과 불안을 없앨 수 있다는 게 많은 출마 경험자들의 생각이다. 제2의 명태균이 나오지 않도록 검찰조사든 당내감사든 당이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야권은 탄핵을 주장하는 지금 시점에 왜 명씨가 수면으로 떠올랐을까. 다시 취재에 나섰더니 명씨의 실체가 보였다. 그의 비정상적인 여론조사 방식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정치인들도 만날 수 있었다. 명씨의 정체와 그가 정치권에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취재했다.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담당한 PNR, 2021년 국민의힘 주요 경선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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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 사진=뉴시스 |
1) 명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경남 창원에서 광고홍보·컨설팅업체 ㈜좋은날을 운영해왔고, 좋은날은 2016년 20대 총선 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여조위)에 조사기관으로 등록해 여론조사를 시작했다.
2) 명씨는 2018년 좋은날을 폐업하고 정치컨설팅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으로 각종 여론조사를 시행하며 경남 지역 정가에서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조사기관이 아니라 언론사처럼 조사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의뢰자’다. 명씨는 자신을 찾는 예비 후보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줄 수 있다”며 ‘맞춤형 여론조사’를 제안해 호감을 샀다.
3) 명씨는 2021년 김영선 전 의원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 부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의원 등을 소개받았다.
4) 미래한국연구소가 2019~2024년 여조위에 등록한 여론조사 결과는 109건으로, 109건 모두 의뢰자는 미래한국연구소, 조사기관은 PNR피플네트웍스(이하 PNR)다.
5) PNR은 2021년 국민의힘에서 시행된 주요 당내 선거, 즉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2월)·당대표 선출 전당대회(6월)·20대 대선 후보 경선(11월)에 모두 참여했다. 당내 경선은 여조위 신고 의무가 없어 이때 실시된 여론조사 과정과 결과는 일반 당원과 국민은 확인할 수 없다.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3번과 5번의 연결고리다. 2021년 2월 서울시장 후보로는 오세훈 시장이, 6월 전당대회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11월 대선 후보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1위로 당선됐다. 명씨를 아는 사람이라면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6년 총선 때부터 지역 정가에서 유명세
2021년 6월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체제에 돌입하면서 명씨는 중앙정치권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명씨의 정체는 무엇일까. 명씨는 경남 창원에서 2003년 광고·홍보·출판·컨설팅 등을 하는 업체 ㈜좋은날을 설립했고, 지역에서 기업인으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명씨가 정치컨설턴트 역할을 하게 된 시점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때다. 명씨는 지역의 기업인, 정치인들과 교류하면서 업종을 기존의 홍보·컨설팅에서 확대해 여론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명씨는 2018년부터는 아예 정치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정치자금 공개 내역에 따르면 좋은날리서치, 미래한국연구소, 시사경남 등 명씨의 업체는 경남 지역 정치인들의 용역과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수익을 거뒀다. 박완수 경남지사, 김성태 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 윤한홍 의원, 강기윤 전 의원 등이다.
명씨는 지역 정치인들과 폭넓은 유대 관계를 형성했고, 정치컨설턴트-여론조사 전문가로 경남 지역 정가에서 유명해졌다. 경남에서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선거 출마를 고려했던 정치 신인들은 예외 없이 주변에서 명씨를 만나보라는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데, 합법적으로 ‘맞춤형 여론조사’가 가능한 유일한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경남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던 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의 얘기다.
“경남에선 총선 본게임보다 보수 정당 공천이 훨씬 중요하다. 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즉 당내 여론조사에 전력을 다 쏟아야 한다. 명씨는 이른바 ‘여론조사 마사지(주무르기) 전문가’로 유명했다. 조작까지는 아니고, 기술적으로 맞춤형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신인이 판을 뒤집는 일도 가능하다고 했다. 진짜라면 내 입장에서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나는 나가려던 지역이 단수공천 지역이 되면서 출마하지 못했지만 다른 후보들 중 명씨의 컨설팅을 받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출마를 준비했던 또 다른 인사 역시 명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얘기에 혹했다고 했다. “영남 지역에서 정치 신인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것은 아무리 든든한 백이 있다고 해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명씨는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특정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조사 대상을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자신이 오랫동안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놓았기 때문에 조사 대상의 나이, 성별, 직업, 정치 성향 등을 분석해 특정인이 유리하도록 표본을 추출할 수 있고, 자신이 여론조사기관과 조사 의뢰 양쪽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합법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조사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20대와 21대 총선 당시 명씨가 도운 신인급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중진급 후보를 꺾고 공천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경력과 인지도 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인데, 이 때문에 명씨의 유명세는 더 확산됐다고 한다.
명씨가 중앙무대 진출한 2021년, 국민의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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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 후보들이 합동연설회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나경원, 주호영 후보. 사진=뉴시스 |
김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명씨를 소개한 것은 2021년 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해서 소개해줬고,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 의원도 소개했다”고 했다. 소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씨가 선거판을 잘 알고 있고, 정권 교체를 하는 데 필요할 것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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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0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유승민, 윤석열, 원희룡 등 대선 주자들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민의힘은 이 3건의 경선에서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을 활용해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시행했는데, 명씨는 3건 모두 PNR을 통해 여론조사에 참여했다. 당내 경선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법상 공표 의무가 없고 당 지도부와 후보 캠프에만 제공 후 폐기됐기 때문에 증빙 자료가 남아 있지는 않다. 그러나 2021년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한 후보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PNR은 전당대회에서만 최소 7회 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
홍준표·나경원이 발끈하는 이유
최근 명씨는 일부 언론을 통해 인맥을 과시하며 자신이 여권의 핵심 정치인들을 여러 명 만나 정치적 영향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홍준표·나경원 등을 만났다고 실명도 거론했다. 하지만 이 중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의원은 사실상 명씨로 인한 ‘피해자’라는 것이 정설이다. 앞서 언급한 2021년 국민의힘 경선 3건에서 승리자는 오세훈·이준석·윤석열, 패배자는 나경원·나경원·홍준표다. 나 의원은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 의원에게 패배했고, 홍준표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해 패배했다. 명씨가 주도한 여론조사가 조작 또는 작업의 결과물이라면 홍 시장과 나 의원은 피해자인 셈이다. 두 사람은 명씨 논란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시 명씨의 여론조사가 비상식적으로 진행됐고, 그 결과 역시 ‘작업’의 결과물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다음은 두 사람이 최근 페이스북에 쓴 명씨 관련 내용들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 캠프를 들락거리던 선거 브로커가 언젠가 일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예상 못 했다. 선거 브로커에게 당한 피해자가 마치 공범인 양 취급되는 잘못된 현상은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은 조속히 수사해서 엄정하게 처리하라.”(10월 9일)
“대선 후보 경선 때 명씨가 운영하는 PNR이 여론 조작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 경선 여론조사는 공정하게 이뤄지기에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보았다. 나는 국민일반여론조사에서 10.27%포인트 이겼다. 그러나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을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10월 13일)
“헛소리하는 선거 브로커 명씨를 검찰은 조속히 구속해야 한다. 이런 자와 (함께)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모욕이다.”(10월 14일)
나경원 의원
“이준석 의원 스스로 여론조사는 기법과 돈이라고 했다. 부정선거론이 아니라 (전당대회) 선거 전에 일어난 비정상적 여론조사를 말하는 거다. 1시간50분, 단 몇 시간에 불과한 여론조사 시간, 편중된 성별 비율, 3% 내의 응답률 등을 확인해 보라.”(10월 11일)
“명씨를 만났을 때 2021년 당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이준석 후보 1위 만들기를 했다는 사실을 내게 직접 확인해줬다.”(10월 11일)
“명태균, 그의 말대로 21년 서울시장 경선과 전당대회는 의외의 현상의 연속이었다. 오세훈 후보와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여론조사 100퍼센트로 진행됐고 그 여론조사는 역선택방지조항을 삽입하기는커녕, 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 유도를 위해 국민의힘 여론조사라는 것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 압도적 1위였던 내가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 전당대회에서도 여유 있는 1위였는데 명과 관련된 여론조사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 그렇게 많은 여론조사가 전대 기간에 있었던 것은 유일무이했다.”(10월 10일)
明, 윤 대통령 부부와는 어떤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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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의 관계에 대해 질의 중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 사진=뉴시스 |
대선 전 수많은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이었는데, 유독 명씨가 관여한 PNR의 여론조사 결과는 50회 중 49회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명씨는 비(非)공표용 여론조사를 23회 실시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고도 한다.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모씨가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명씨는 윤 후보에게 매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줘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일을 시켰고, 그 비용 3억6000만원을 아크로비스타에 가서 받아오겠다고 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명씨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고 있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명씨와는 한두 번 봤을 뿐이라며 관계를 부인하는 상태다. 최근 사태를 지켜본 경남 지역의 한 정치인은 “이제 명씨의 거품이 걷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명씨는 여론조사에서 ‘작업’을 할 줄은 알지만, 공천을 좌지우지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명태균 사태를 김 여사의 공천 개입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상황을 잘 모르는 민주당의 억지 주장”이라며 “국민의힘은 빨리 내부조사에 나서서 털어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얘기다.
“명씨를 한 번 만나보면 워낙 언변이 좋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호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중앙정치 무대로 진출하면서 허세가 심해졌고 평판도 다소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만 해도 ‘명태균이 김건희 비선’이라는 소문이 창원 일대에 자자했다. 아크로비스타에 여러 번 갔다는 얘길 들은 사람도 많다. 또 가장 가까운 정치인인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으면서 명씨의 어깨에 더욱 힘이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명씨가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통령실에서 ‘한남동 라인’으로 불리는 모 행정관이 경고를 했고, 연락은 이미 끊긴 상태”라고 했다. 명씨가 대통령 부부와 멀어진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 한다. 여러 해 이준석 의원과 함께 일했던 한 인사는 “명씨가 이준석에게서 차후 대통령의 기운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고, 이에 윤 대통령 부부가 불쾌해하며 명씨를 멀리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명씨를 알고 있다는 국민의힘 영남 지역 의원은 “명씨가 경남의 일부 정치인이나 이준석과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지만 그 외의 인맥 과시는 90% 이상 허풍”이라고 했다.
미래한국연구소, 불법 여론조사 혐의로 여러 차례 고발당해
한편 미래한국연구소는 불법 여론조사를 이유로 여조위로부터 여러 차례 고발을 당해 경고·과태료 처분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4 국정감사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여조위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조위는 2019~2022년 미래한국연구원을 4차례 고발하고 1차례 과태료, 3차례 경고 처분을 내렸다. 거주지 등이 확인되지 않은 전화번호를 이용해 여론조사를 하거나, 자체 보유 전화번호 등을 사용한 혐의, 여론조사 표본 대표성 미확보 혐의 등이다. 과태료 처분은 특정 연령대 응답자에 가중치를 기준 이상으로 부여했다가 받았다.
취재 중 만난 예비 후보들에게 명씨가 제시한 자신의 여론조사 비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특정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고령의 후보에게는 ‘60대 이상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지율을 높인다’고 하고, 젊은 후보에게는 ‘젊은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지율을 높인다’는 식이다. 두 번째는 일반적인 무작위 추출 여론조사 대신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특정 세대 또는 성별, 정치 성향의 연락처를 추출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명씨는 과거 출판업을 하며 전화번호부, 대학동문명부 등을 제작했고, 이 과정에서 연락처와 개인정보를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론조사에 이런 정보를 활용한 것인데, 명씨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경고와 과태료 대상이다.
명씨가 컨설팅한 인물과 총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다 패배한 한 정치인은 “당시 명씨가 사용했다는 표본추출방법에 대해 뒤늦게 듣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며 “명씨에 대해 다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현재의 정당 공천 구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각 정당이 계파공천, 밀실공천을 배제하고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면서 마치 여론조사가 절대 공정의 지표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하지만 서울에서 먼 지역은 공천과 여론조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중앙당이 일일이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정치 브로커가 너무 많다”고 했다.
제2의 명태균이 나오지 않도록…
그의 얘기다. “시도당에서 지정한 생소한 이름의 소규모 여론조사기관이 조사를 한다고 하면 후보 입장에선 신뢰도에 의문이 생길 뿐이다. 더구나 그 기관이 경쟁 후보와 유착한 경우라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심지어 명씨의 업체는 여조위에서 여러 번 고발한 업체인데 어떻게 당대표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에 참여를 할 수가 있나. 지역구 여론조사도 갤럽이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같은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에 의뢰해야 후보들의 의심과 불안을 없앨 수 있다는 게 많은 출마 경험자들의 생각이다. 제2의 명태균이 나오지 않도록 검찰조사든 당내감사든 당이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