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갖 주장으로 ‘이준석 신당’ 선전하던 ‘천아용인’… 신당 합류는 망설여
⊙ 현역 20명이면 총선 전 보조금 115억원… 합류 의사 밝힌 이는 두 달간 ‘0명’
⊙ ‘여당 탈당파’의 참여 고대하겠지만… ‘장제원 불출마’로 탈당 봉쇄
⊙ 투표소에서 ‘이준석’에 표 줄 20·30대 남성은 전체 유권자의 1% 수준도 안 돼
⊙ 이준석 등 자칭 ‘개혁보수’가 ‘중도 표’ 가져올 수 있다는 ‘대국민 가스라이팅’
⊙ 현역 20명이면 총선 전 보조금 115억원… 합류 의사 밝힌 이는 두 달간 ‘0명’
⊙ ‘여당 탈당파’의 참여 고대하겠지만… ‘장제원 불출마’로 탈당 봉쇄
⊙ 투표소에서 ‘이준석’에 표 줄 20·30대 남성은 전체 유권자의 1% 수준도 안 돼
⊙ 이준석 등 자칭 ‘개혁보수’가 ‘중도 표’ 가져올 수 있다는 ‘대국민 가스라이팅’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6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신당’이 두 달 가까이 정가의 화제다. 2023년 10월 11일,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하면서 가시화한 ‘여당 위기론’ 때문이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내세운 ‘천아용인(이준석이 자신이 조련하는 네 마리 말로 묘사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 전멸해 재기하지 못했던 이씨는 각종 매체에 출연해 ‘신당’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덕분에 ‘이준석 신당’은 주목을 받았다. 이는 빅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검색어 분석 사이트 ‘블랙키위’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인 2023년 9월 당시 ‘네이버’에서 ‘이준석’을 검색한 횟수는 총 19만3200회다.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 ‘이준석 탈당·창당설’이 돌던 10월에는 43만7100회다. 이씨 자신이 ‘이준석 신당 창당’을 예고한 11월에는 72만1700회다. 두 달 사이 ‘이준석’ 검색량이 3.7배 증가한 셈이다. 이 중 ‘이준석 신당’ 관련 검색이 절반 가까이 된다.
세간의 관심이 많은 만큼,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됐다. 양당 체제에 항상 염증을 내기 마련인 소위 ‘중도층’은 ‘제3세력’ 출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준석 신당설’이 실제 창당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이준석 신당’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근거는 찾기 쉽지 않다. ▲이준석의 언행 ▲‘제3지대 정당’의 전철(前轍) ▲국내 정치 구도와 선거 표심 특성 ▲역대 선거 통계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이준석 신당’의 장래는 밝다고 보기 어렵다.
‘이준석계’마저 ‘미온적’인 ‘이준석 신당’
우선 ‘이준석 신당’에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 없다. ▲지역 기반 ▲조직력 ▲자금력을 갖춘 이가 합류한다는 얘기도 없다. 이준석씨를 정치권에 입문시킨 유승민씨조차 지금까지 ‘이준석 신당’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준석 아바타’란 평가를 들을 정도로 이씨와 가까운 ‘천아용인’ 중 ‘천아용’마저도 그렇다.
‘천아용인’ 중 천하람 변호사는 “신당 지지율은 허상이다. 합류 여부는 신중하게 생각하겠다(11월 11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신당 참여 여부’ 질문에 즉답하지 않았다. 11월 14일에는 “기자분들께서 용산에 줄기차게 물어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아직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저는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12일에는 “저희(이준석+천아용인)는 서로 의견이 되게 다양하다. 함께 토론하면서 그것이 꼭 가야 될 길이라면 함께 가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11일 당시 ‘이준석 총선 계획’을 듣고 자기 페이스북에 “앞으로의 작전이 이해가 간다”란 글을 올렸던, 김용태씨는 “당 혁신에 전념하다 보니 신당 창당을 고민할 에너지가 없다(12월 11일)”며 ‘이준석 신당 참여’를 거부했다. 결국 ‘천아용인’ 중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는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단 1명뿐이다.
동참 현역 의원은 ‘1명’도 없어
▲정치적 위상 ▲대(對)국민 파급력 등을 고려할 때, ‘신당’을 만들겠다는 이준석씨에게 뼈아픈 대목은 ‘현역 의원의 불참’이다. ‘선거 전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란 이씨의 목표와 현재 상황은 괴리가 크다.
애초 이씨는 ‘현역 의원’ 합류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3년 11월 11일, 그는 한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현역 의원 가운데 나와서 신당을 함께할 사람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저녁, 이씨는 ‘천아용인’에게 현역 의원 6~7명이 자신과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들의 명단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한 달 이상 지난 지금까지 ‘이준석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히거나, 그 가능성을 암시한 이는 단 1명도 없었다.
이씨가 접촉한 ‘비명(非明)계’ 인사인 이상민 무소속 의원은 ‘이준석 신당’ 합류에 대해 “여러 가지 점에서 생각이 다른 점이 많다. 무조건 손잡고 하기는 좀 어렵다(11월 24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이씨의 ‘미스터 린턴’ 발언을 언급하면서 “혹시 나하고 뜻이 다를 때도 저렇게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문화적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새로운보수당’ 계열인 하태경,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이준석 신당’ 참여를 거부했다. 하 의원은 12월 11일, “절대 탈당 안 하고 무조건 이 당(국민의힘)을 바꾸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는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사람”이라며 “당대표에까지 도전했던 자가 신당에 얼쩡댄다고 하면 그건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현역 의원들의 선도·후속 탈당 없어
‘현역 의원’이 없는 ‘신당’은 ▲주목도 ▲지역 조직력 ▲자금력 면에서 기존 거대 양당과 경쟁할 수 없다. 현재 국회 의석 분포상 ‘기호 1번’은 더불어민주당, ‘기호 2번’은 국민의힘, ‘기호 3번’은 정의당이다. 만일 ‘이준석 신당’에 ‘현역 의원’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숱한 원외 정당들 속에서 정당명 초성의 순서에 따라 정당·후보 게재 번호를 부여받게 돼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지역 조직력도 마찬가지다. 기성 거대 정당의 경우, 전국 선거구에 당원협의회를 두고 ‘지역구 관리’를 한다. 각종 홍보 현수막 게시부터 조직 동원까지 도맡아 한다.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인 경우에는 각자 거둔 ‘정치후원금(예년에는 1억5000만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모금 가능)’을 투입할 수 있다.
신당은 그럴 만한 인적 자원과 시간적 여유가 없다. 자금도 충분치 않다. 지역 내 주요 조직·단체와 접점을 늘리는 일도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안철수 의원이 2016년에 창당한 국민의당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호남 다선 중진 의원들의 합류’다. 당시 ‘문재인(文在寅) 체제’였던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친문(親文) 패권주의’에 반발한 호남 다선 중진 의원(박지원, 박주선, 정동영, 천정배)들은 탈당 후 안철수 의원과 결합해 국민의당을 만들었다. 호남 다선 중진들이 평소 구축한 조직력이 있었기에 국민의당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하고, 그 바람으로 ‘정당 득표율 2위’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대구 민심, 여전히 국힘 지지
국민의당 전례를 고려할 때 ‘이준석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안에서 이미 ‘반윤(反尹)’ 목소리를 내며 선도 탈당한 영남 다선 중진들이 당 외부에 다수 포진해 있어야 한다. 또 이들이 ‘이준석 신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합류 의사를 밝혀야 한다. 영남권 전체 의석 59석 중 ‘최소 30석’을 차지해 국민의힘 본진을 양분하겠다는 이씨의 목표를 고려하면, 국민의힘 안의 영남 다선 중진들이 ‘이준석과의 동행’을 선택해야 하지만 그런 이는 지금까지 1명도 없다. 이미 영남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팽배하고, ‘영남 홀대론’이 고조돼야 한다. 그 틈을 비집고 ‘이준석 신당’이 돌풍을 일으켜야 하지만, 이 같은 지역의 민심 변화는 지금껏 감지되지 않는다.
‘폴리뉴스’와 《경남매일》이 의뢰하고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대구 거주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56% ▲더불어민주당 19.9% ▲정의당 2.2% ▲기타 정당 3.3% ▲없음 15% ▲모름 3.6%다.
‘고성국 TV’가 의뢰하고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12월 1~3일 대구 거주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60% ▲더불어민주당 22% ▲정의당 2% ▲기타 정당 2% ▲없음 14% ▲모름 1%다. ‘윤석열 국정수행’에 대해 57%는 “잘하고 있다”, 38%는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정평가 응답자의 절반은 전체 응답자의 20%에 불과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다.
‘신당’은 ‘이준석 코인’으로 조직·운영하나
이씨가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바로 ‘돈’이다. 평소 이씨가 자랑한 것처럼 그 개인적으로는 가상화폐로 ‘선거 세 번’ 치를 돈을 실제로 벌었더라도, ‘신당 창당’은 그와 차원이 다른 금액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이에 대해 이씨 지지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을 둔 정당을 만들기 때문에 기존 정당 창당 비용보다 적은 금액이 든다고 주장한다. 물론 ‘당원 모집’은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신당’은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의 정당일 수밖에 없다. 당이 존속하는 한 ▲중앙당과 최소 5개 지역의 시·도당 사무실 임차 보증금과 월세 ▲당직자 급여 ▲정책개발·홍보비 ▲당 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매달 내야 한다.
설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창당 비용을 줄이고, 그 비용을 이씨가 부담한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경상비용은 감당하기 어렵다. 2016년 국민의당 창당 당시 최소 30억원 이상 사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처럼 현금성 자산만 100억원 이상 되는 ‘자산가’가 아니라면, 한 정당의 경상운영비 조달을 책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준석 신당’이 받을 수 있는 국고보조금은?
뻔히 예상되는 ‘돈 문제’를 고려했을 때, 그 어떤 신당이든지 더 많은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의석을 확보하려고 한다. 정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은 정당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국가가 정당에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선관위는 매년 분기별(2·5·8·11월)로 정당에 경상보조금을 주고, 공직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보조금을 따로 지원한다. 이 보조금은 당비 수입이 저조한 국내 정당들의 ‘주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상태에서 국고 보조금이 끊길 경우 생존 가능한 국내 정당은 사실상 없다.
정당 운영 과정에서 필수적인 선관위의 보조금은 원내교섭단체일 경우 배분받는 몫이 크다. ‘이준석 신당’에 현역 의원 20명이 합류해 교섭단체가 되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이들이 2024년 2월 15일에 받는 1분기 경상보조금은 약 23억원이다. 3월 22일 ‘22대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 이후 지급되는 ‘선거 보조금’은 92억원이다. 현역 의원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경우에는 배분되는 보조금이 없다. ‘5석 미만’일 경우 1분기에 받을 수 있는 경상·선거 보조금 총액은 4430만원~1억7720만원이다. ‘5~19석’이라면, 6억7100만원~7억9500만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역 의원’의 유무, 교섭단체 등록 여부가 정당 살림과 직결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지금껏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이준석 신당’은 시작부터 ‘재정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컷오프’ 인사들의 ‘신당행’ 기대하지만…
이런 까닭에 이준석씨는 ‘1월 내 창당 예정’이라는 ‘이준석 신당’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을 일단 받아들여 세를 불리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노리는 대상은 ‘국민의힘 영남권 현역’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2023년 11월, 당무감사 결과 하위 22.5%에 해당하는 당협위원장 46명과 정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현저히 낮은 현역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를 지도부에 권고했다. 국민의힘 현역 중 절반이 영남 지역 출신인 점, 영남 지역의 당 지지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점을 고려하면 ‘공천 배제 대상’에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현역 의원들이 다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물갈이’에 불만을 가진 영남권 현역 의원들이 ‘영남 기반 신당’을 노리는 ‘이준석 신당’으로 가서 교섭단체를 꾸린다면, ▲선순위 기호 ▲지역 조직 ▲국고보조금 ▲언론 주목도 등을 완비한 ‘이준석 신당’이 의외로 흥행할 수 있다는 우려들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 위원인 윤창현 의원은 “신당이라고 하는 것이 잘못하면 우리 당 공천 떨어지신 분이나 민주당 공천 떨어지신 분이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공천 맛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TK(대구·경북) 지역의 물갈이는 좀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준석 신당’이 생길 경우 상당히 많은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다면 거기에 몸담을 가능성이 있다(11월 29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영남권 현역 의원들이 ‘반윤’을 내세운 ‘이준석 신당’에 직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른바 ‘친윤(親尹)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12월 12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 조건”이라고 강조하면서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권 실세’로 꼽히는 장 의원이 기득권을 버리고 ‘백의종군(白衣從軍)’을 하겠다고 밝힌 이상,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은 공천 결과에 반발하기 어렵다.
둘째, 당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여론조사(12월 1~3일)를 보면, ‘이준석 신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대구시민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은 53%, 더불어민주당은 19%를 기록했다. 대구와 동조하는 경북 지역 민심 역시 이와 비슷할 걸로 추정된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국민의힘을 탈당한 현역 의원이 ‘이준석 신당’으로 가서 총선에 나서는 건 ‘자충수’와 같다. 당선도 안 되고, 선거비마저 날릴 위험도 있다.
당선·복당·재기 가능성 희박한 신당行
둘째, 국민의힘 또는 보수 성향 국민에게 ‘배신자’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신당’의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없는데도 막대한 선거비를 써가며 국민의힘 후보의 표를 잠식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돕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유승민 등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탄핵 소추’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배신자’란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감안하면, 국내 정치판에서 ‘배신’ ‘이적’이란 낙인은 효과가 강하다.
셋째, 복당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하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기 실력으로 당선한다면 국민의힘에 복당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정치적 위상’이 제고될 수도 있다. 단, ‘윤석열 정권’을 향해 각종 공격을 서슴지 않은 이준석씨가 만든 ‘신당’에 참여했다가 국민의힘에 돌아오는 일은 순조롭지 못할 수 있다.
앞서 본 것처럼 영남권의 ‘반윤’ 정서는 미약하다. ‘이준석 신당’ 지지세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영남권 현역 의원들이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해 ‘반윤 이준석 신당’에 가담하는 것은 ‘자충수’일 수밖에 없다.
넷째, ‘정치 재기’ 가능성도 작다. 국민의당에 참여했던 호남 다선 중진들이 4년 뒤 총선에서 참패한 뒤 ‘강제 정계 은퇴’를 당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한 2016년 총선 당시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는 심각했다. ‘호남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 뚜렷한 ‘반윤’ 정서가 없는 지금의 영남 상황과 달랐다. 호남은 2016년 총선에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했다. 이 덕분에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중 23석을 차지했다. 이후 국민의당은 ‘새정치국민회의’의 후신을 자처했다. 호남을 ‘텃밭’이라고 여겼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의 보수화’ ‘안철수의 문재인 공격’ 때문에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을 떠났다.
국민의당과 민국당
이 같은 실례는 또 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민주국민당(민국당)’이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자당 중진들을 대거 공천에서 배제하고, 정치 신인들로 채우는 물갈이를 했다. 이기택, 조순, 김윤환, 신상우 의원이 반발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여기에 새천년민주당에서 나온 김상현, 서훈 의원과 원외의 박찬종 전 의원, 재야의 장기표씨, ‘5공 세력’인 허화평 전 의원까지 합세했다. 애초 민국당에 현역 의원이 다수 참여해 ‘교섭단체’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현역 의원이 8명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최다 50석’을 기대했고, 총선 즈음에는 ‘교섭단체 구성(20석)’을 희망했던 민국당의 선거 성적은 초라했다. “민국당을 찍는 것은 DJ를 돕는 격”이란 한나라당의 반대 논리가 주효했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영남 표심이 작동한 까닭에 ‘킹메이커’ 김윤환 등 유력 주자들이 모두 낙선했다. 전국 227개 지역구 가운데 161개소에 후보를 냈지만, 당선된 이는 한승수 전 의원뿐이었다. 지역구 후보들의 전국 득표율이 간신히 3%를 넘기면서 전국구 의원 1석을 배정받아 최종적으로는 2석을 얻었다.
확실한 지지층 없는 이준석의 한계
앞서 실패 사례로 언급한 바른미래당과 민국당은 뚜렷한 지지층, 지역 기반이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이준석 신당’ 역시 마찬가지다. 세간에는 이씨가 20·30대 남성 표심을 좌지우지하는 걸로 알려졌지만, 이를 입증하는 지표는 찾기 어렵다.
《국민일보》가 의뢰하고, 한국갤럽이 12월 7~8일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이씨가 확실한 지지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조사 결과 중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항목을 보면, 응답자의 24%는 차기 대통령감으로 ‘이재명’을 꼽았다. 19%는 ‘한동훈’을 얘기했다. ‘이준석’을 언급한 이는 전체의 2%다.
또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특정 성별·연령층에서 확실한 ‘이준석 지지층’을 찾을 수 없다. 18~29세 연령층에서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감’은 이재명(12%), 홍준표(7%), 한동훈(5%) 순이다. 30대의 경우에도 이재명(15%), 한동훈(13%), 홍준표(7%), 이준석(4%), 유승민(3%) 순이다. 40·50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60·70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지한다. 이 외 인사(이낙연, 홍준표, 이준석, 오세훈, 김동연, 유승민, 원희룡)들의 연령대별 지지율은 1~5% 사이라서 상호 간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설령, 이준석씨가 20·30대 남성 표심 일부를 장악했다고 해도 평가가 바뀌지는 않는다. 인구 통계를 보면 전체 유권자 중 20·30대의 비중은 31%다. 이 중 이씨에 대한 여성 지지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므로, 남성 비중만 따로 떼야 한다. 결국 20·30대 남성이 전체 유권자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5%가량이다.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투표율 66.2%를 적용하면, 이 중 차기 총선에서 실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큰 20·30대 남성 유권자 비중은 약 10.3%다. 이 중 상당수는 이재명, 한동훈, 홍준표 순으로 지지세가 분산된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 22대 총선에서 투표장에 나와 ‘이준석 신당’에 표를 줄 수 있는 20·30대 남성의 비중은 전체 유권자의 1%가 채 되지 않는다.
소위 ‘개혁보수’가 내세우는 ‘중도층 표심’이란 것도 확고한 ‘이준석 지지 세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규정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 이씨가 이들에게 소구력이 있다는 주장도 논거가 부족한데, 새로운보수당 출신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늘 이씨가 소위 ‘중도층’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식으로 주장한다.
하 의원 같은 이는 ‘오른쪽은 보수’ ‘왼쪽은 진보’로 설정하고 그 가운데를 ‘중도’라고 규정하지만, 국내 정치 지형상 ‘중도’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보수의 왼쪽’ 또는 ‘진보의 오른쪽’에 있는 중간 집단이 아니다. 여야 모두 강조하는 이른바 ‘중도층’은 이념과 무관하다. 이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한다.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지지 철회를 언제든지 한다. 관심 사안에 대한 논의가 없을 때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런 ‘중도층’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준석 신당’의 존립 기반은 부실할 수밖에 없다.
지역 기반 없어 ‘TK 구애’ 계속했지만…
이준석씨는 지역 기반이 없다. ▲경북 칠곡군 소재 증조부 묘소 성묘와 광주 이씨 석담종택 제사 참여 ▲대구 떡볶이 축제·치맥페스티벌 참가 ▲“경북 칠곡 왜관에서 500년째 살아”라며 집안 내력 읊기를 하고 “제 아버지는 경북고 57기”라고 강조해왔어도 대구·경북은 그의 지역 기반이 아니다. 부산·울산·경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국내 정치 구도상 지역 기반이 없는 정당은 위태롭다. 국민의힘이 영남,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장악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준석씨는 ‘이준석 신당’이 영남을 석권하고, 국민의힘을 대체할 ‘새로운보수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낙관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신당’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당선은커녕 선거비 전액 보전(득표율 15% 이상)도 쉽지 않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이준석의 구애’에 관심이 없다. 앞선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향후 행보’에 “관심 없다”고 한 대구시민은 42%, “국민의힘으로 복귀”라고 한 이는 23%다. ‘신당 창당’을 권한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이런 상태에서 이목을 끄는 인사가 합류하지 않고, 조직력과 자금력이 달리는 ‘이준석 신당’이 실체를 드러낼 경우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선거비 반액 보전(득표율 10% 이상~15% 미만)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10% 안팎이다. 이는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 질문 방식에 따라 지지율이 다를 수 있다. 또 현재 지지율과 ‘창당’ 후 지지율, 총선 때 지지율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이 의뢰하고, 여론조사 공정이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2023년 11월 28~2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 관련 질문은 2가지다. 먼저 기존 정당명을 나열하면서 “선생님께서는 다음 중 어느 정당을 조금이라도 지지하십니까?”라고 묻는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다시 질문한다. 같은 달 30일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당시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14.9%다.
인터넷 매체 ‘뉴스피릿’이 의뢰하고, 에브리씨앤알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12월 9~10일에 시행한 여론조사의 질문도 이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선생님께서 현재 지지하거나 약간이라도 더 호감이 가는 정당은 어느 정당입니까?”라고 묻는다. 그 뒤 “선생님께서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대표의 신당이 창설된다는 가정하에 내일이 총선 투표일이라면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한다. 같은 달 12일에 발표된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의 11.4%다.
현재 가상의 ‘이준석 신당’ 지지율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 방식은 2013년 당시 ‘안철수 신당 거품론’이 제기됐을 때와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론조사 업체들은 기성 정당 중 지지 정당을 먼저 묻고, 가상의 ‘신당’이 생길 경우 어느 당을 지지하겠느냐고 하는 식으로 ‘2단계 질문’을 한다.
이럴 경우 ‘새로움에 대한 기대’ ‘기성 정당에 대한 환멸’ 등이 혼합돼 신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민심과 괴리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십상이란 얘기다. 앞서 밝혔듯 2013년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2단계 질문’으로 조사한 결과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30% 이상을 기록했다.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의 2~3배 수준이었다.
이와 달리 기성 정당과 가상 정당을 구별하지 않고 ‘1단계 질문’을 할 때는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져 민주통합당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질문 방식 변경 뒤 ‘안철수 신당’은 지지율이 계속 떨어졌다. 인재 영입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결국 민주통합당과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
시작만 좋았던 바른정당의 ‘악몽’
앞서 살핀 ‘지지율 과장’ 가능성과 함께 통상적으로 창당 후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정당 지지율이 빠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상승보다는 하락할 확률이 높다. 시작은 양호했지만, 끝은 초라했던 바른정당 또는 바른미래당과 유사한 지지율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16년 12월 29일, ‘박근혜(朴槿惠) 탄핵’에 찬성하고 새누리당을 나온 소위 ‘개혁보수신당(개보신당)’은 당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17.4%를 기록했다. 1주 뒤 지지율은 13.4%로 떨어졌다. 또 1주가 지난 다음에는 개보신당이 바른정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여론조사에 언급됐지만, 지지율은 또 떨어져 전주 대비 2%p 낮은 11.3%를 기록했다.
같은 업체의 매월 2주 차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살핀 2017년 2월부터 4월까지의 바른정당 지지율은 ▲2월 2주 차 5.6% ▲3월 2주 차 6.3% ▲4월 2주 차 3.8% 등이다. 2017년 5월 9일 대통령 선거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득표율은 6.76%다. 대선 이후 지지 기반 확대, 지지율 제고에 실패한 바른정당은 2018년 2월 12일,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든다. 리얼미터 정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2월 2주 차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10.5%다. 이후에는 ▲3월 2주 차 7% ▲4월 2주 차 5.7% ▲5월 2주 차 6% 등으로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다.
바른미래당은 그해 6월 13일에 있었던 7회 지방선거에서 대참패를 당했다. ‘원내 3당’이면서도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 1명 배출하지 못했다. 지역구 선거에서 당선된 이는 광역의원 1명에 불과했다. 여기에 비례대표 광역의원 4명을 더하면 광역의원 5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굴욕적인 실패’를 겪은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당권파’와 ‘바른정당계’의 당권 싸움으로 분열상을 지속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이 이 같은 최후를 맞은 이유는 지역 기반과 고정 지지층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술한 대로 지지 기반이 취약하면서 ‘당세’는 바른정당 또는 바른미래당보다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준석 신당’ 역시 창당 이후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성사 확률 낮은 ‘낙준연대’
이준석씨는 신당 창당 가능성과 그 확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자, 소위 ‘제3지대’를 표방하는 인사들과 만나 이른바 ‘빅텐트’를 구성하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이준석씨는 돌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연일 날을 세우며 ‘신당 창당’을 얘기하는 이낙연(李洛淵) 전 총리에게 구애성 발언을 했다. 그는 2023년 12월 6일, ‘문재인과의 차별화’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이낙연 대표가 (문재인과) 생각이 좀 다르다면 그런 걸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준석과의 만남’에 대해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이준석의 접근’을 차단했다.
그랬던 이 전 총리가 불과 이틀 뒤 이씨를 치켜세웠다. 그는 이씨에 대해 “우리 정치에 매우 드문 인재다. 그분이 가진 장점도 있다”며 “시기가 되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신당 창당설’을 흘리고 있지만, 현실적인 조건들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 전 대표의 ‘한계’ 때문에 ‘이준석과의 만남’을 얘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자 이씨는 12월 11일, ‘이낙연 신당’과 관련해서 “저야 1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이런 사람들이 신나게 두들겨 때려가지고 그게 이미 축적된 상태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아직까지 국민들이 ‘어? 이낙연 전 대표가 당한 게 뭐지?’ 약간 물음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신당 창당’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이씨와의 소위 ‘낙준연대’에 대해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이낙연 전 총리와 이준석씨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해 일시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후속 행보가 이어지지 않아 그 ‘진의’에 대한 의심을 사고 있다. 이들이 쉽사리 행동하지 못하는 까닭은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지역 기반 ▲지지 세력 ▲조직력 ▲자금력이 없기 때문이다.
‘낙준연대’는 ‘바미당’ 시즌2
이낙연 전 총리는 전남 영광군 출신이지만, 호남 지역 표심을 움직일 힘은 없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 맹주가 아니란 얘기다. 그는 ‘호남 출신’이면서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광주·전남에서 근소한 차이로 이재명 대표를 앞섰을 뿐, 전북에서는 패배했다. 지금 호남에서는 차기 유력 주자로 ‘이낙연’을 꼽는 이가 드물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호남에서 ‘이재명 지지세’는 확실하게 존재하지만 ‘이낙연 지지세’는 확인하기 쉽지 않다. 요약하면, 이 전 총리는 ‘지역 기반’이 없다. 이 대표의 극성 지지층인 자칭 ‘개딸’과 같은 지지세도 없다. ‘이낙연계’라고 할 만한 현역 의원들도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이라고 하는 현역 의원 30여 명의 구심점을 이 전 총리라고 여기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들 ‘비명계’ 중 소위 ‘친낙계’는 10명 안팎이다. 이를 종합하면, 이 전 총리가 독자적으로 신당을 꾸리고 총선을 준비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타 세력과의 연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준석씨도 이 전 총리와 처지가 비슷하다. 이런 까닭에 신당과 관련해서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갈 것” “민주당 비명계와도 연대할 수 있어” “바른정당보다 더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 가져야”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씨는 이 전 총리에게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손을 내밀었지만, 이 전 총리 입장에서 ‘낙준연대’는 효용이 없다. 상술한 대로 이 전 총리와 이씨는 모두 ▲지역 기반 ▲지지 세력이 없다. ▲조직력 ▲자금력 또한 부족하다. 둘 다 같은 처지이므로 서로 보완해줄 부분이 없다.
오히려 이 전 총리의 경우에는 ‘낙준연대’가 정치 생명 마감을 자초하는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이라고 주장하던 바른미래당이 망한 이유와 같은 차원이다. 보수층은 자신들이 ‘배신자’라고 비판하는 ‘유승민당’, 호남은 2017년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화한 ‘안철수당’을 지지할 수 없었다. 그 둘이 뭉친 ‘바른미래당’은 태생적으로 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는 정당이었다. 이를 참고하면, ‘이낙연+이준석’의 미래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내세운 ‘천아용인(이준석이 자신이 조련하는 네 마리 말로 묘사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 전멸해 재기하지 못했던 이씨는 각종 매체에 출연해 ‘신당’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덕분에 ‘이준석 신당’은 주목을 받았다. 이는 빅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검색어 분석 사이트 ‘블랙키위’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인 2023년 9월 당시 ‘네이버’에서 ‘이준석’을 검색한 횟수는 총 19만3200회다.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 ‘이준석 탈당·창당설’이 돌던 10월에는 43만7100회다. 이씨 자신이 ‘이준석 신당 창당’을 예고한 11월에는 72만1700회다. 두 달 사이 ‘이준석’ 검색량이 3.7배 증가한 셈이다. 이 중 ‘이준석 신당’ 관련 검색이 절반 가까이 된다.
세간의 관심이 많은 만큼,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됐다. 양당 체제에 항상 염증을 내기 마련인 소위 ‘중도층’은 ‘제3세력’ 출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준석 신당설’이 실제 창당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이준석 신당’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근거는 찾기 쉽지 않다. ▲이준석의 언행 ▲‘제3지대 정당’의 전철(前轍) ▲국내 정치 구도와 선거 표심 특성 ▲역대 선거 통계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이준석 신당’의 장래는 밝다고 보기 어렵다.
‘이준석계’마저 ‘미온적’인 ‘이준석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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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내세웠던 ‘네 마리 말’인 ‘천아용인’조차도 ‘이준석 신당’ 합류를 거부하거나 주저한다. 사진=뉴시스 |
‘천아용인’ 중 천하람 변호사는 “신당 지지율은 허상이다. 합류 여부는 신중하게 생각하겠다(11월 11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신당 참여 여부’ 질문에 즉답하지 않았다. 11월 14일에는 “기자분들께서 용산에 줄기차게 물어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아직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저는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12일에는 “저희(이준석+천아용인)는 서로 의견이 되게 다양하다. 함께 토론하면서 그것이 꼭 가야 될 길이라면 함께 가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11일 당시 ‘이준석 총선 계획’을 듣고 자기 페이스북에 “앞으로의 작전이 이해가 간다”란 글을 올렸던, 김용태씨는 “당 혁신에 전념하다 보니 신당 창당을 고민할 에너지가 없다(12월 11일)”며 ‘이준석 신당 참여’를 거부했다. 결국 ‘천아용인’ 중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는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단 1명뿐이다.
동참 현역 의원은 ‘1명’도 없어
▲정치적 위상 ▲대(對)국민 파급력 등을 고려할 때, ‘신당’을 만들겠다는 이준석씨에게 뼈아픈 대목은 ‘현역 의원의 불참’이다. ‘선거 전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란 이씨의 목표와 현재 상황은 괴리가 크다.
애초 이씨는 ‘현역 의원’ 합류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3년 11월 11일, 그는 한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현역 의원 가운데 나와서 신당을 함께할 사람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저녁, 이씨는 ‘천아용인’에게 현역 의원 6~7명이 자신과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들의 명단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한 달 이상 지난 지금까지 ‘이준석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히거나, 그 가능성을 암시한 이는 단 1명도 없었다.
이씨가 접촉한 ‘비명(非明)계’ 인사인 이상민 무소속 의원은 ‘이준석 신당’ 합류에 대해 “여러 가지 점에서 생각이 다른 점이 많다. 무조건 손잡고 하기는 좀 어렵다(11월 24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이씨의 ‘미스터 린턴’ 발언을 언급하면서 “혹시 나하고 뜻이 다를 때도 저렇게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문화적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새로운보수당’ 계열인 하태경,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이준석 신당’ 참여를 거부했다. 하 의원은 12월 11일, “절대 탈당 안 하고 무조건 이 당(국민의힘)을 바꾸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는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사람”이라며 “당대표에까지 도전했던 자가 신당에 얼쩡댄다고 하면 그건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현역 의원들의 선도·후속 탈당 없어
‘현역 의원’이 없는 ‘신당’은 ▲주목도 ▲지역 조직력 ▲자금력 면에서 기존 거대 양당과 경쟁할 수 없다. 현재 국회 의석 분포상 ‘기호 1번’은 더불어민주당, ‘기호 2번’은 국민의힘, ‘기호 3번’은 정의당이다. 만일 ‘이준석 신당’에 ‘현역 의원’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숱한 원외 정당들 속에서 정당명 초성의 순서에 따라 정당·후보 게재 번호를 부여받게 돼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지역 조직력도 마찬가지다. 기성 거대 정당의 경우, 전국 선거구에 당원협의회를 두고 ‘지역구 관리’를 한다. 각종 홍보 현수막 게시부터 조직 동원까지 도맡아 한다.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인 경우에는 각자 거둔 ‘정치후원금(예년에는 1억5000만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모금 가능)’을 투입할 수 있다.
신당은 그럴 만한 인적 자원과 시간적 여유가 없다. 자금도 충분치 않다. 지역 내 주요 조직·단체와 접점을 늘리는 일도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안철수 의원이 2016년에 창당한 국민의당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호남 다선 중진 의원들의 합류’다. 당시 ‘문재인(文在寅) 체제’였던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친문(親文) 패권주의’에 반발한 호남 다선 중진 의원(박지원, 박주선, 정동영, 천정배)들은 탈당 후 안철수 의원과 결합해 국민의당을 만들었다. 호남 다선 중진들이 평소 구축한 조직력이 있었기에 국민의당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하고, 그 바람으로 ‘정당 득표율 2위’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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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씨는 ‘영남권에서만 최소 30석’을 외치며 국민의힘 텃밭을 노리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씨 바람과 달리 견조하다. 사진=뉴시스 |
‘폴리뉴스’와 《경남매일》이 의뢰하고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대구 거주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56% ▲더불어민주당 19.9% ▲정의당 2.2% ▲기타 정당 3.3% ▲없음 15% ▲모름 3.6%다.
‘고성국 TV’가 의뢰하고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12월 1~3일 대구 거주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60% ▲더불어민주당 22% ▲정의당 2% ▲기타 정당 2% ▲없음 14% ▲모름 1%다. ‘윤석열 국정수행’에 대해 57%는 “잘하고 있다”, 38%는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정평가 응답자의 절반은 전체 응답자의 20%에 불과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다.
‘신당’은 ‘이준석 코인’으로 조직·운영하나
이씨가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바로 ‘돈’이다. 평소 이씨가 자랑한 것처럼 그 개인적으로는 가상화폐로 ‘선거 세 번’ 치를 돈을 실제로 벌었더라도, ‘신당 창당’은 그와 차원이 다른 금액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이에 대해 이씨 지지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을 둔 정당을 만들기 때문에 기존 정당 창당 비용보다 적은 금액이 든다고 주장한다. 물론 ‘당원 모집’은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신당’은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의 정당일 수밖에 없다. 당이 존속하는 한 ▲중앙당과 최소 5개 지역의 시·도당 사무실 임차 보증금과 월세 ▲당직자 급여 ▲정책개발·홍보비 ▲당 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매달 내야 한다.
설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창당 비용을 줄이고, 그 비용을 이씨가 부담한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경상비용은 감당하기 어렵다. 2016년 국민의당 창당 당시 최소 30억원 이상 사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처럼 현금성 자산만 100억원 이상 되는 ‘자산가’가 아니라면, 한 정당의 경상운영비 조달을 책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뻔히 예상되는 ‘돈 문제’를 고려했을 때, 그 어떤 신당이든지 더 많은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의석을 확보하려고 한다. 정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은 정당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국가가 정당에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선관위는 매년 분기별(2·5·8·11월)로 정당에 경상보조금을 주고, 공직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보조금을 따로 지원한다. 이 보조금은 당비 수입이 저조한 국내 정당들의 ‘주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상태에서 국고 보조금이 끊길 경우 생존 가능한 국내 정당은 사실상 없다.
정당 운영 과정에서 필수적인 선관위의 보조금은 원내교섭단체일 경우 배분받는 몫이 크다. ‘이준석 신당’에 현역 의원 20명이 합류해 교섭단체가 되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이들이 2024년 2월 15일에 받는 1분기 경상보조금은 약 23억원이다. 3월 22일 ‘22대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 이후 지급되는 ‘선거 보조금’은 92억원이다. 현역 의원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경우에는 배분되는 보조금이 없다. ‘5석 미만’일 경우 1분기에 받을 수 있는 경상·선거 보조금 총액은 4430만원~1억7720만원이다. ‘5~19석’이라면, 6억7100만원~7억9500만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역 의원’의 유무, 교섭단체 등록 여부가 정당 살림과 직결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지금껏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이준석 신당’은 시작부터 ‘재정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컷오프’ 인사들의 ‘신당행’ 기대하지만…
이런 까닭에 이준석씨는 ‘1월 내 창당 예정’이라는 ‘이준석 신당’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을 일단 받아들여 세를 불리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노리는 대상은 ‘국민의힘 영남권 현역’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2023년 11월, 당무감사 결과 하위 22.5%에 해당하는 당협위원장 46명과 정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현저히 낮은 현역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를 지도부에 권고했다. 국민의힘 현역 중 절반이 영남 지역 출신인 점, 영남 지역의 당 지지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점을 고려하면 ‘공천 배제 대상’에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현역 의원들이 다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물갈이’에 불만을 가진 영남권 현역 의원들이 ‘영남 기반 신당’을 노리는 ‘이준석 신당’으로 가서 교섭단체를 꾸린다면, ▲선순위 기호 ▲지역 조직 ▲국고보조금 ▲언론 주목도 등을 완비한 ‘이준석 신당’이 의외로 흥행할 수 있다는 우려들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 위원인 윤창현 의원은 “신당이라고 하는 것이 잘못하면 우리 당 공천 떨어지신 분이나 민주당 공천 떨어지신 분이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공천 맛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TK(대구·경북) 지역의 물갈이는 좀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준석 신당’이 생길 경우 상당히 많은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다면 거기에 몸담을 가능성이 있다(11월 29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영남권 현역 의원들이 ‘반윤’을 내세운 ‘이준석 신당’에 직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른바 ‘친윤(親尹)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12월 12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 조건”이라고 강조하면서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권 실세’로 꼽히는 장 의원이 기득권을 버리고 ‘백의종군(白衣從軍)’을 하겠다고 밝힌 이상,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은 공천 결과에 반발하기 어렵다.
둘째, 당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여론조사(12월 1~3일)를 보면, ‘이준석 신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대구시민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은 53%, 더불어민주당은 19%를 기록했다. 대구와 동조하는 경북 지역 민심 역시 이와 비슷할 걸로 추정된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국민의힘을 탈당한 현역 의원이 ‘이준석 신당’으로 가서 총선에 나서는 건 ‘자충수’와 같다. 당선도 안 되고, 선거비마저 날릴 위험도 있다.
당선·복당·재기 가능성 희박한 신당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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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씨가 ‘신당 창당’의 교본으로 삼아야 할 사례는 2016년 총선 당시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이다. 이씨는 당시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아픈 사람’이라고 조롱하지만,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당처럼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진=뉴시스 |
셋째, 복당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하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기 실력으로 당선한다면 국민의힘에 복당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정치적 위상’이 제고될 수도 있다. 단, ‘윤석열 정권’을 향해 각종 공격을 서슴지 않은 이준석씨가 만든 ‘신당’에 참여했다가 국민의힘에 돌아오는 일은 순조롭지 못할 수 있다.
앞서 본 것처럼 영남권의 ‘반윤’ 정서는 미약하다. ‘이준석 신당’ 지지세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영남권 현역 의원들이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해 ‘반윤 이준석 신당’에 가담하는 것은 ‘자충수’일 수밖에 없다.
넷째, ‘정치 재기’ 가능성도 작다. 국민의당에 참여했던 호남 다선 중진들이 4년 뒤 총선에서 참패한 뒤 ‘강제 정계 은퇴’를 당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한 2016년 총선 당시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는 심각했다. ‘호남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 뚜렷한 ‘반윤’ 정서가 없는 지금의 영남 상황과 달랐다. 호남은 2016년 총선에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했다. 이 덕분에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중 23석을 차지했다. 이후 국민의당은 ‘새정치국민회의’의 후신을 자처했다. 호남을 ‘텃밭’이라고 여겼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의 보수화’ ‘안철수의 문재인 공격’ 때문에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을 떠났다.
국민의당과 민국당
이 같은 실례는 또 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민주국민당(민국당)’이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자당 중진들을 대거 공천에서 배제하고, 정치 신인들로 채우는 물갈이를 했다. 이기택, 조순, 김윤환, 신상우 의원이 반발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여기에 새천년민주당에서 나온 김상현, 서훈 의원과 원외의 박찬종 전 의원, 재야의 장기표씨, ‘5공 세력’인 허화평 전 의원까지 합세했다. 애초 민국당에 현역 의원이 다수 참여해 ‘교섭단체’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현역 의원이 8명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최다 50석’을 기대했고, 총선 즈음에는 ‘교섭단체 구성(20석)’을 희망했던 민국당의 선거 성적은 초라했다. “민국당을 찍는 것은 DJ를 돕는 격”이란 한나라당의 반대 논리가 주효했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영남 표심이 작동한 까닭에 ‘킹메이커’ 김윤환 등 유력 주자들이 모두 낙선했다. 전국 227개 지역구 가운데 161개소에 후보를 냈지만, 당선된 이는 한승수 전 의원뿐이었다. 지역구 후보들의 전국 득표율이 간신히 3%를 넘기면서 전국구 의원 1석을 배정받아 최종적으로는 2석을 얻었다.
확실한 지지층 없는 이준석의 한계
앞서 실패 사례로 언급한 바른미래당과 민국당은 뚜렷한 지지층, 지역 기반이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이준석 신당’ 역시 마찬가지다. 세간에는 이씨가 20·30대 남성 표심을 좌지우지하는 걸로 알려졌지만, 이를 입증하는 지표는 찾기 어렵다.
《국민일보》가 의뢰하고, 한국갤럽이 12월 7~8일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이씨가 확실한 지지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조사 결과 중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항목을 보면, 응답자의 24%는 차기 대통령감으로 ‘이재명’을 꼽았다. 19%는 ‘한동훈’을 얘기했다. ‘이준석’을 언급한 이는 전체의 2%다.
또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특정 성별·연령층에서 확실한 ‘이준석 지지층’을 찾을 수 없다. 18~29세 연령층에서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감’은 이재명(12%), 홍준표(7%), 한동훈(5%) 순이다. 30대의 경우에도 이재명(15%), 한동훈(13%), 홍준표(7%), 이준석(4%), 유승민(3%) 순이다. 40·50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60·70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지한다. 이 외 인사(이낙연, 홍준표, 이준석, 오세훈, 김동연, 유승민, 원희룡)들의 연령대별 지지율은 1~5% 사이라서 상호 간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설령, 이준석씨가 20·30대 남성 표심 일부를 장악했다고 해도 평가가 바뀌지는 않는다. 인구 통계를 보면 전체 유권자 중 20·30대의 비중은 31%다. 이 중 이씨에 대한 여성 지지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므로, 남성 비중만 따로 떼야 한다. 결국 20·30대 남성이 전체 유권자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5%가량이다.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투표율 66.2%를 적용하면, 이 중 차기 총선에서 실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큰 20·30대 남성 유권자 비중은 약 10.3%다. 이 중 상당수는 이재명, 한동훈, 홍준표 순으로 지지세가 분산된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 22대 총선에서 투표장에 나와 ‘이준석 신당’에 표를 줄 수 있는 20·30대 남성의 비중은 전체 유권자의 1%가 채 되지 않는다.
소위 ‘개혁보수’가 내세우는 ‘중도층 표심’이란 것도 확고한 ‘이준석 지지 세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규정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 이씨가 이들에게 소구력이 있다는 주장도 논거가 부족한데, 새로운보수당 출신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늘 이씨가 소위 ‘중도층’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식으로 주장한다.
하 의원 같은 이는 ‘오른쪽은 보수’ ‘왼쪽은 진보’로 설정하고 그 가운데를 ‘중도’라고 규정하지만, 국내 정치 지형상 ‘중도’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보수의 왼쪽’ 또는 ‘진보의 오른쪽’에 있는 중간 집단이 아니다. 여야 모두 강조하는 이른바 ‘중도층’은 이념과 무관하다. 이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한다.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지지 철회를 언제든지 한다. 관심 사안에 대한 논의가 없을 때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런 ‘중도층’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준석 신당’의 존립 기반은 부실할 수밖에 없다.
지역 기반 없어 ‘TK 구애’ 계속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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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반’이 없는 이준석씨는 뒤늦게 자기 집안 뿌리가 ‘경북 칠곡’이라고 하면서 광주 이씨 종택 제사에 참여한 사진을 공개했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TK의 중심인 대구의 시민들은 ‘이준석의 정치 행보’에 호의적이지 않다.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
국내 정치 구도상 지역 기반이 없는 정당은 위태롭다. 국민의힘이 영남,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장악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준석씨는 ‘이준석 신당’이 영남을 석권하고, 국민의힘을 대체할 ‘새로운보수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낙관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신당’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당선은커녕 선거비 전액 보전(득표율 15% 이상)도 쉽지 않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이준석의 구애’에 관심이 없다. 앞선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향후 행보’에 “관심 없다”고 한 대구시민은 42%, “국민의힘으로 복귀”라고 한 이는 23%다. ‘신당 창당’을 권한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이런 상태에서 이목을 끄는 인사가 합류하지 않고, 조직력과 자금력이 달리는 ‘이준석 신당’이 실체를 드러낼 경우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선거비 반액 보전(득표율 10% 이상~15% 미만)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10% 안팎이다. 이는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 질문 방식에 따라 지지율이 다를 수 있다. 또 현재 지지율과 ‘창당’ 후 지지율, 총선 때 지지율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이 의뢰하고, 여론조사 공정이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2023년 11월 28~2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 관련 질문은 2가지다. 먼저 기존 정당명을 나열하면서 “선생님께서는 다음 중 어느 정당을 조금이라도 지지하십니까?”라고 묻는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다시 질문한다. 같은 달 30일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당시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14.9%다.
인터넷 매체 ‘뉴스피릿’이 의뢰하고, 에브리씨앤알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12월 9~10일에 시행한 여론조사의 질문도 이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선생님께서 현재 지지하거나 약간이라도 더 호감이 가는 정당은 어느 정당입니까?”라고 묻는다. 그 뒤 “선생님께서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대표의 신당이 창설된다는 가정하에 내일이 총선 투표일이라면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한다. 같은 달 12일에 발표된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의 11.4%다.
현재 가상의 ‘이준석 신당’ 지지율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 방식은 2013년 당시 ‘안철수 신당 거품론’이 제기됐을 때와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론조사 업체들은 기성 정당 중 지지 정당을 먼저 묻고, 가상의 ‘신당’이 생길 경우 어느 당을 지지하겠느냐고 하는 식으로 ‘2단계 질문’을 한다.
이럴 경우 ‘새로움에 대한 기대’ ‘기성 정당에 대한 환멸’ 등이 혼합돼 신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민심과 괴리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십상이란 얘기다. 앞서 밝혔듯 2013년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2단계 질문’으로 조사한 결과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30% 이상을 기록했다.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의 2~3배 수준이었다.
이와 달리 기성 정당과 가상 정당을 구별하지 않고 ‘1단계 질문’을 할 때는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져 민주통합당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질문 방식 변경 뒤 ‘안철수 신당’은 지지율이 계속 떨어졌다. 인재 영입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결국 민주통합당과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다.
시작만 좋았던 바른정당의 ‘악몽’
앞서 살핀 ‘지지율 과장’ 가능성과 함께 통상적으로 창당 후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정당 지지율이 빠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준석 신당’ 지지율은 상승보다는 하락할 확률이 높다. 시작은 양호했지만, 끝은 초라했던 바른정당 또는 바른미래당과 유사한 지지율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16년 12월 29일, ‘박근혜(朴槿惠) 탄핵’에 찬성하고 새누리당을 나온 소위 ‘개혁보수신당(개보신당)’은 당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17.4%를 기록했다. 1주 뒤 지지율은 13.4%로 떨어졌다. 또 1주가 지난 다음에는 개보신당이 바른정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여론조사에 언급됐지만, 지지율은 또 떨어져 전주 대비 2%p 낮은 11.3%를 기록했다.
같은 업체의 매월 2주 차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살핀 2017년 2월부터 4월까지의 바른정당 지지율은 ▲2월 2주 차 5.6% ▲3월 2주 차 6.3% ▲4월 2주 차 3.8% 등이다. 2017년 5월 9일 대통령 선거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득표율은 6.76%다. 대선 이후 지지 기반 확대, 지지율 제고에 실패한 바른정당은 2018년 2월 12일,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든다. 리얼미터 정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2월 2주 차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10.5%다. 이후에는 ▲3월 2주 차 7% ▲4월 2주 차 5.7% ▲5월 2주 차 6% 등으로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다.
바른미래당은 그해 6월 13일에 있었던 7회 지방선거에서 대참패를 당했다. ‘원내 3당’이면서도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 1명 배출하지 못했다. 지역구 선거에서 당선된 이는 광역의원 1명에 불과했다. 여기에 비례대표 광역의원 4명을 더하면 광역의원 5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굴욕적인 실패’를 겪은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당권파’와 ‘바른정당계’의 당권 싸움으로 분열상을 지속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이 이 같은 최후를 맞은 이유는 지역 기반과 고정 지지층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술한 대로 지지 기반이 취약하면서 ‘당세’는 바른정당 또는 바른미래당보다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준석 신당’ 역시 창당 이후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성사 확률 낮은 ‘낙준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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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에 반기를 들고, ‘신당’을 준비하고 있다. 이준석씨는 최근 이 전 총리에게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소위 ‘낙준연대’가 성사될 확률은 낮다. 사진=뉴시스 |
그랬던 이 전 총리가 불과 이틀 뒤 이씨를 치켜세웠다. 그는 이씨에 대해 “우리 정치에 매우 드문 인재다. 그분이 가진 장점도 있다”며 “시기가 되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신당 창당설’을 흘리고 있지만, 현실적인 조건들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 전 대표의 ‘한계’ 때문에 ‘이준석과의 만남’을 얘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자 이씨는 12월 11일, ‘이낙연 신당’과 관련해서 “저야 1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이런 사람들이 신나게 두들겨 때려가지고 그게 이미 축적된 상태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아직까지 국민들이 ‘어? 이낙연 전 대표가 당한 게 뭐지?’ 약간 물음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신당 창당’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이씨와의 소위 ‘낙준연대’에 대해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이낙연 전 총리와 이준석씨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해 일시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후속 행보가 이어지지 않아 그 ‘진의’에 대한 의심을 사고 있다. 이들이 쉽사리 행동하지 못하는 까닭은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지역 기반 ▲지지 세력 ▲조직력 ▲자금력이 없기 때문이다.
‘낙준연대’는 ‘바미당’ 시즌2
이낙연 전 총리는 전남 영광군 출신이지만, 호남 지역 표심을 움직일 힘은 없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 맹주가 아니란 얘기다. 그는 ‘호남 출신’이면서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광주·전남에서 근소한 차이로 이재명 대표를 앞섰을 뿐, 전북에서는 패배했다. 지금 호남에서는 차기 유력 주자로 ‘이낙연’을 꼽는 이가 드물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호남에서 ‘이재명 지지세’는 확실하게 존재하지만 ‘이낙연 지지세’는 확인하기 쉽지 않다. 요약하면, 이 전 총리는 ‘지역 기반’이 없다. 이 대표의 극성 지지층인 자칭 ‘개딸’과 같은 지지세도 없다. ‘이낙연계’라고 할 만한 현역 의원들도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이라고 하는 현역 의원 30여 명의 구심점을 이 전 총리라고 여기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들 ‘비명계’ 중 소위 ‘친낙계’는 10명 안팎이다. 이를 종합하면, 이 전 총리가 독자적으로 신당을 꾸리고 총선을 준비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타 세력과의 연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준석씨도 이 전 총리와 처지가 비슷하다. 이런 까닭에 신당과 관련해서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갈 것” “민주당 비명계와도 연대할 수 있어” “바른정당보다 더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 가져야”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씨는 이 전 총리에게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손을 내밀었지만, 이 전 총리 입장에서 ‘낙준연대’는 효용이 없다. 상술한 대로 이 전 총리와 이씨는 모두 ▲지역 기반 ▲지지 세력이 없다. ▲조직력 ▲자금력 또한 부족하다. 둘 다 같은 처지이므로 서로 보완해줄 부분이 없다.
오히려 이 전 총리의 경우에는 ‘낙준연대’가 정치 생명 마감을 자초하는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이라고 주장하던 바른미래당이 망한 이유와 같은 차원이다. 보수층은 자신들이 ‘배신자’라고 비판하는 ‘유승민당’, 호남은 2017년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화한 ‘안철수당’을 지지할 수 없었다. 그 둘이 뭉친 ‘바른미래당’은 태생적으로 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는 정당이었다. 이를 참고하면, ‘이낙연+이준석’의 미래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