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정치포커스

지방선거 이후의 政局

진보 몰락의 서곡인가?

글 : 김형준  명지대 교수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變曲點 만들어져
⊙ 4년 전보다 진보는 7.6%p 감소, 보수는 6.5%p 증가… 보수가 진보보다 9.8%p 많아져
⊙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후 민주당 지지도 56%, 문재인 지지도 79%였지만, 4년 만에 몰락

金亨俊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미국 아이오와대학 계량정치학 박사 /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한국선거학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역임 / 現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한국정책과학연구원(KPSI) 원장 / 저서 《젠더 폴리시스》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사진=조선DB
  대선(大選) 3개월 만에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壓勝)했다. 17개 시·도지사 중 12곳에서 이겼다. 4년 전 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이 14곳을 휩쓸었던 판세를 정반대로 뒤집었다. 22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45곳(64.2%)을 차지했다. 4년 전에 53곳(23.4%)에서 당선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당선자 수가 3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66석)의 경우, 국민의힘은 총 46석(69.7%)을 차지하면서 기초단체장 지형도 전면 교체됐다. 4년 전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수도권에서 겨우 5석을 얻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서울의 경우 25개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7곳, 민주당은 8곳을 차지했다. 민주당이 24대 1로 압승했던 4년 전과 비교해보면 정치 지형이 180도 뒤바뀐 셈이다. 서울시의회도 국민의힘 위주로 재편되었다. 4년 전 6(자유한국당)대 102(민주당)에서 76대 36으로 재편되었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31곳)에선 국민의힘이 22곳을 차지한 반면, 민주당은 9곳에 그쳤다. 4년 전엔 민주당이 29곳, 국민의힘이 2곳이었다. 인천에서는 국민의힘이 7곳, 민주당 2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4년 전엔 민주당 9곳, 국민의힘 1곳이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7곳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5곳)이 압승했다. 대구 수성을(이인선), 성남 분당갑(안철수), 충남 보령서천(장동혁), 창원 의창(김영선)을 지켰고,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 지역구였던 강원 원주갑에서 박정하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인천 계양을(이재명), 제주 제주을(김한규)에서만 승리했다. 이에 따라 국회 의석수는 국민의힘 114석, 민주당 169석으로 재편됐다.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
 
민주당은 ‘나라엔 균형 지역엔 인물’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대한 견제를 호소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6월 2일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선거 참패(慘敗)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민주당 곳곳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제기됐다. “당은 죽고 이재명만 살았다”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자신은 당선되고 당은 참패한 이재명 위원장과 민주당의 상황을 빗대어 “‘자생당사(自生黨死)’라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지방 권력이 보수(保守) 우세로 교체된 것일 뿐만 아니라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첫째, 투표율 저하다. 이번 선거 최종 투표율은 50.9%였다. 이는 한일(韓日)월드컵 와중에 치러진 2002년 지방선거(48.9%) 이후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이었다. 선거를 관통하는 대형 이슈 없이 대선이 끝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대선 연장전(延長戰) 성격으로 치러진 탓에 투표 피로감이 쌓였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민주당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층의 기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령 지난 대선을 포함해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의 가장 확고한 우군이었던 40대와 50대의 투표율이 크게 하락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40대와 50대 투표율은 각각 42.6%와 54.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대선 투표율과 비교하면 각각 27.8%p, 27.5%p 떨어진 수치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 투표율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대선에서 81.5%의 투표율을 보인 광주(光州)는 37.7%의 투표율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대선과 견주면 무려 43.8%p가 떨어진 수치다. 이는 8차례 치러진 지방선거 투표율 가운데 가장 낮았다. 민주당 1당 독주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전국에서 가장 낮았던)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했다. 전북 역시 48.7%의 투표율로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50% 이하 투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손 확실하게 들어줘
 
  둘째, 여야(與野) 득표율 격차가 대선 때보다 더 벌어졌다. 전국에서 국민의힘 시·도지사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1199만 명(53%)으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976만 명(43%)을 10%p 앞섰다. 지난 대선의 표 차가 0.73%p였던 것을 감안하면, ‘대선 연장전’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민심(民心)이 여당이 된 국민의힘의 손을 확실하게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정당 지지율로 볼 수 있는 광역의원(시·도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에 투표한 유권자는 1160만 명(51%)으로 민주당 927만 명(41%)을 10%p 앞섰다. 그 결과 지역구를 합친 전체 광역의원 의석수에서 국민의힘은 540석(62%)으로 민주당 322석(37%)을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셋째,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의 변화 조짐이다. 국민의힘이 약진하고 무소속 후보가 대거 당선되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호남 지역 광역단체장 3곳 모두와 기초단체장 41곳 중 31곳을 이겼다.
 
  겉으로 보면 과거 선거와 다르지 않은 압승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텃밭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호남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자 3인 모두가 선거 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 ‘득표율 15%’를 넘었다. 주기환 광주광역시장 후보가 15.9%, 조배숙 전북지사 후보는 17.88%,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는 18.81% 득표율로 보수 정당 사상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득표율은 지난 3월 대선 때보다 더 오른 수치다.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은 광주에서 12.72%, 전북에서 14.42%, 전남에서 11.44%를 득표했다. 대선 이후 3개월여 만에 광주와 전북에서 3%p씩, 전남에서는 7%p 이상 오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27년 만에 첫 광주시의회 입성도 이뤄냈고, 정당 득표로 전북·전남 의회에서 각 한 석씩 차지했다. 한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전북 3곳, 전남 7곳에서 무소속이 당선됐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순천시장에 출마한 노관규 후보는 55.8%를 득표해 민주당 오하근(41.9%) 후보에게 약 14%p 이상 앞섰다.
 
  이런 결과는 호남 2030세대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대선에서 지고도 반성의 기미를 안 보이니까 심판한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넷째, 정의당의 몰락이다.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 7명의 후보 등 191명의 후보자를 냈지만 광역지자체장은 물론 시군구청장,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모두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광역의원 2명과 기초의원 7석을 얻는 데 그쳤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광역의원 11석, 기초의원 26석을 얻은 것과 비교하면 거의 궤멸 수준이다. 4년 전 정의당의 광역의회 비례대표 득표율은 8.97%였는데 이번엔 4.14%로 반 토막이 났다. 이 같은 성적표는 울산 동구청장,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17명 등 총 21명을 당선시킨 원외(院外) 정당인 진보당보다 더 초라한 것이다.
 
  일각에선 정의당이 더 이상 진보정당의 대안(代案)으로서 역할을 못 하면서 당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간평가, 大選 전초전, 허니문 선거
 
  그렇다면 왜 4년 만에 지방 권력이 교체됐을까. 일각에선 민주당의 ‘예고된 참패’를 주장한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어떤 반성과 성찰도 없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해괴한 논리로 ‘오만한 패배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검수완박 법안 추진에서 보듯이 대선 패배 후 두 달간 민주당이 보여온 대선 불복으로 비치는 행태는 국민들의 분노를 가져왔고, 민주당 응징 투표로 연결됐다.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 송영길 전 대표가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대선 연장전 구도로 만든 것도 중요한 패인(敗因)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압승의 최대 요인은 ‘허니문 선거’ 속에서 ‘윤석열 후광(後光)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다음 〈표〉에서 보듯이, 1995년 이후 8번 치러진 지방선거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중간 평가’ 유형이다. 1995년, 2006년, 2010년 지방선거와 같이 새 정부 출범 2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선 정부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기준으로 심판을 하는 회고적(回顧的) 투표의 성격이 강했다. 예외 없이 집권당은 참패했다. 다만, 2014년,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이 새 정부 출범 1년 후 즈음에서 치러진 중간 평가 선거에선 여당이 선방(善防)하거나 압승했다.
 
  두 번째 유형은 ‘대선 전초전(前哨戰)’ 선거 유형이다. 2002년 대선 6개월 전에 실시된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인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압승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이 연루된 최규선 게이트가 터지면서 새천년민주당 지지율은 다시 크게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투표일인 6월 13일은 2002년 FIFA 월드컵이 진행되면서 집권당인 새천년민주당 강세인 청년층 투표가 크게 줄어 역대 최저 투표율(48.9%)을 기록하였다. 결국 새천년민주당은 수도권 광역단체장을 모두 잃었고 야당인 한나라당은 역대급 표 차로 승리를 거두었다.
 
  세 번째 유형은 ‘허니문 선거’다. 1998년 6·4 지방선거는 김대중 정부 출범 100일 만에 치러졌다. 1997년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1.6%p(39만 표) 차이로 신승(辛勝)했지만 수평적 정권 교체와 자민련과의 공동정부 구성을 통한 새 정부 출범 허니문 효과로 새정치국민회의가 압승했다. 이번 6·1 지방선거도 민주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 측면도 있지만 더 결정적 요인은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선거가 치러짐으로써 나타난 허니문 효과였다.
 

 
  국민의힘, 地選 前 ‘트리플 크라운’ 이룩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전후로 보여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특유의 추진력, 한미 동맹 강화 등의 통치 철학과 스타일도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개방, 취임사에서 자유와 반(反)지성주의 강조, 역대 가장 많은 보수 정당 정치인이 참석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밝힌 국민통합 메시지, 뚝심으로 관철시킨 한덕수 총리 인준, 역대 새 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등으로 취임 연착륙(軟着陸)에 성공했다.
 
  이런 연착륙에 힘입어 집권당은 지방선거 직전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국민의힘 지지도, 국정안정론이 모두 50%를 넘기는 ‘트리플 크라운’을 이룩했다.
 
  리얼미터 조사(5월 16~20일) 결과,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52.1%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50.1%로 2020년 2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50%를 넘었다.
 
  더구나 6·1 지방선거와 관련, ‘정부견제론’보다 ‘국정안정론’이 훨씬 많은 지지를 받았다. 가령 전국지표조사(NBS)(5월 16~18일) 조사 결과 53%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취임 컨벤션 효과로 대선 연장전 같은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복귀한 이재명 전 후보를 압도했다. 한국리서치의 지방선거 심층 분석은 윤석열 효과가 어느 정도 파괴력이 있었는지 잘 보여준다. 이재명 후보 지지세가 뚜렷했던 호남을 제외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투표율이 낮았다. 이와는 반대로,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곳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고, 이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았던 곳, 그리고 인구학적으로 40대 이하 유권자 비율이 높은 곳에서 투표율 하락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은 이번 선거에서 ‘명풍’(이재명 바람)은 없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소속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헌정(憲政)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존폐 위기를 맞았던 국민의힘이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 주는 정치적 함의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윤석열 새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운영 거버넌스에 대한 국민들의 전폭적인 승인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거버넌스는 ‘운동권과 청와대가 중심이 된 국가 주도’였지만, 윤석열 정부의 그것은 ‘전문가와 시장을 중시하는 국가 지원’ 체제를 추구한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국가주의, 포퓰리즘, 민족주의를 결합한 일방주의에 빠졌다. 특히 국가가 모든 것을 주도하면서 각종 정책은 실용보다 이념이 우선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시장·민간 주도, 의회주의, 실용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가 주도에서 국가 지원으로, 소득주도성장에서 ‘기업중심성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보수가 진보보다 많아져
 
6·1 지방선거 참패 소식이 전해진 후 텅 빈 민주당 선거상황실의 모습이 민주당의 오늘을 보여주는 듯하다. 사진=조선DB
  한편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곡점(變曲點)이 만들어졌다. 이는 ‘진보 몰락의 서곡’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지방 권력을 교체해서 사실상의 완전한 권력 교체를 완성한 것은 의미가 크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 이념적 지형은 진보 29.2%, 중도 39.8%, 보수 24.9%로 진보가 보수보다 4.3%p 많았다. 4년이 지난 올해 3월 대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진보 21.6%, 중도 39.5%, 보수 31.4%로 이념 지형이 역전(逆轉)되었다. 4년 만에 진보는 7.6%p 줄어든 반면, 보수는 6.5%p 늘면서 보수가 진보보다 9.8%p 많아졌다.
 
  국민의힘이 작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 지난 3월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등 세 차례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진보가 몰락하고, 보수 우위의 정치 지형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한국 갤럽의 6월 첫째 주(2일)와 6월 둘째 주(7~9일) 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45%로 변함이 없었지만 민주당은 32%에서 20%대로 하락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민주당 지지도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와 50대에서조차 국민의힘에 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지도는 각각 36%와 35%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40%와 42%였다. 민주당과 진보의 대위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라는 책에서 ‘자신이 정의라는 독선’ ‘공정을 무시하는 반칙과 특권’ ‘자기들도 믿지 않는 평등의 위선’ 등을 진보 몰락의 핵심 요인으로 간주했다.
 
 
  민주당의 내홍
 
  민주당은 대선 참패 이후 깊은 내홍(內訌)에 휩싸였다.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연일 친(親)이재명계와 친문재인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권(黨權)을 둘러싼 파워 게임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새 비대위원장으로 ‘86 운동권 세대 맏형’ 격으로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인사로 평가받는 4선의 우상호 의원을 선임했다. 기대는 크지 않다. 우 의원 또한 지난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고 반성, 쇄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상호 비대위는 혁신형 비대위라기보다는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 룰과 시기를 정하는 관리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대위에서 다룰 핵심 쟁점은 지도체제 개편, 전당대회 시기, 신규 당원 투표권 확대 등이다. 하지만 계파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사실상 룰 변경은 어려워 보인다. 전당대회 시기 변경은 개딸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친문이 받아들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재명의 선택
 
인천 계양을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조선DB
  집단지도체제 방식의 최대 장점은 당대표 권한을 분산함으로써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출마를 반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친이재명계가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이재명 의원은 당대표 도전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향후 이 의원이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장동, 성남FC 특혜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몰고 가면서 국회 면책 특권을 통해 방어하려는 것과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장악해 민주당을 실질적인 ‘이재명 당’으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24년 총선 전 혁신위원장 체제를 구축하는 모델이다. 이번 8월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고, 2024년 총선 전에 혁신비대위원장을 맡아 공천과 총선을 총괄하는 것이다. 이는 2012년 총선 전 위기에 몰린 한나라당이 ‘홍준표 대표 체제’를 붕괴시키고 박근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것과 비슷하다. 친문이 주장하는 ‘이재명 전대 불가’에 화답하면서 지도부 선출 방식을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지도 모른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2027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2024년 총선 이후 당대표를 맡는 방식이다. 이는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문재인 후보가 2015년 당권을 잡아 2017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것과 유사하다. 문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48.0%의 득표로 박근혜 후보에게 3.6%p 차이로 패배했지만 2015년 당대표로 복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후보는 최종 득표율 45.3%를 기록해 박지원 후보(41.8%)와 486세대의 대표로 나선 이인영 후보(12.9%)를 눌렀다.
 
 
  이재명, 결국 전당대회 출마하나?
 
  일각에선 당내 구심점이 마땅치 않고, 대장동 등 온갖 비판에도 보궐 선거에 등판한 점으로 미뤄 결국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거란 의견이 많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계양으로 간 것 자체가 당대표를 전제하고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성남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4선 의원 출신의 신상진 당선자는 “이재명 전 지사는 타협하며 한발 물러나고 손해 볼 줄 아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무조건 고(go)할 것이고 당권 도전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민주당 전대가 계파 싸움이나 권력 투쟁으로 규정된다면 민주당에 더 큰 위기와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진중권 전 교수가 “이재명이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은 영원한 구제불능 상태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 의원은 소탐대실(小貪大失)할 수 있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접고 길게 호흡하고, 민주당은 재창당 수준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생존할 수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생산·소비·투자라는 3대 경제지표가 동시에 하락하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물가 공포까지 몰려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승리에 도취되어 안이한 태도로 민생을 등한시한 채 차기 당권과 당내 주도권 다툼에만 매몰되면 미래는 없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사후 조사(14일)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무려 56%로 창당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겨우 14%에 불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79%였다.
 
  이렇게 화려했던 민주당이 4년 만에 정권을 뺏기고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가장 큰 이유는 ‘능력 없고(무능), 뻔뻔하고(위선), 국민과 야당을 무시했기(교만)’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이런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능력, 정직, 협치’를 쌓고 또 쌓아야 한다.
 
 
  허니문 기간, 길어야 1년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 국민의힘이 선거 승리에 도취되어서인지 당대표와 중진 국회 부의장 간의 감정 섞인 설전이 벌어졌다. 국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친윤(親尹) 의원 모임인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를 놓고 ‘윤핵관’ 안에서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런 것들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 말대로 지금 우리는 ‘경제 태풍’에 직면해 있다. 집권당은 한가하게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친윤-비윤 간의 갈등을 벌일 때가 아니다. 혁신만이 정답이다. 정부와 집권당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민심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부 출범 100일 만에 치러진 1998년 6월 ‘허니문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집권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2년 후에 치러진 2000년 4월 총선에서 완패당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현 정부에 대한 허니문 기간도 길어야 1년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208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