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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국훈장은 대한민국의 건국에 공로가 뚜렷한 사람에게 주는 것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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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3월 13일, 지난 2월 청와대에 서면보고 했던 〈2019년 업무보고〉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보훈처는 그동안 독립유공자 포상을 보류했던 2만4737명을 재심사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해방 후 좌익 활동 경력자 298명도 포함된다. 보훈처는 이미 작년에 독립유공자 선정 기준을 개정, ‘광복 후 행적 불분명자(사회주의 활동 경력자)’도 포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아직 의열단장 김원봉(金元鳳) 등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한 인물들은 포상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지만, 이것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었다.
 
  “이제는 남북 간의 체제경쟁이 끝났으니, 독립유공자 포상에서 더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광복 70주년을 맞아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훈장을 달아드리고 술 한 잔 바치고 싶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후 만들어진 보훈혁신위원회의 오창익 위원(인권연대 사무국장)은 “1945년 8월 15일이라는 시점이 독립운동가에 대한 최종적 평가 기준이어야 한다는 게 우리가 세운 대원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건국훈장’의 의미조차 모르고 하는 소리다. 상훈법 제11조는 ‘건국훈장’에 대해 ‘대한민국의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 데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한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얼빠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초대(初代) 국가검열상·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노동상·조선노동당 중앙위원·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낸 인물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해방 후 조선공산당 및 남로당의 활동가였던 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훈법 제8조 2항에 따르면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형(刑)을 받았거나 적대지역(敵對地域)으로 도피한 경우’(제2호) 서훈을 취소하도록 되어 있다. 김원봉 등 북한 정권의 요인들은 물론 월북(越北)한 대다수의 좌익 활동가들은 설사 기왕에 서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조항에 따라 서훈을 취소해야 마땅할 사람들이다.
 
  김원봉이 후일 김일성에게 숙청됐다고는 하지만, 그건 ‘반국가단체’ 내부에서의 권력투쟁의 결과일 뿐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집단에 수괴급으로 가담한 데 대한 면책(免責)사유가 될 수는 없다.
 
 
  ‘독립운동의 목적은 해방과 건국’
 
  ‘1945년 8월 15일이라는 시점이 독립운동가에 대한 최종적 평가 기준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잘못된 것이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지난 2월 25일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독립운동’에 대해 “다른 나라의 지배에서 벗어나(해방) 자기 나라를 세우는 (건국) 운동”이라고 명쾌하게 규정했다. 즉 독립운동의 목적은 해방과 건국이라는 것이다. 이영훈 교수는 “따라서 1910년 8월 이후 1945년 8월까지가 독립운동의 예선전이라면, 그때부터 1948년 8월까지는 독립운동의 결승전”이라면서 “1948년 8월 15일에 이르러서야 독립운동의 충(忠)과 역(逆)이 판연해졌다”고 강조했다. 설사 일제하에서 ‘해방’을 위해 투쟁한 공적이 있다 하더라도, ‘해방’ 이후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거나 북한 공산주의에 호응했다면 그는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관점에서는 ‘역’이라는 얘기다. ‘1945년 8월 15일이라는 시점이 독립운동가에 대한 최종적 평가 기준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해방 후 좌익 경력자들에게 면죄부(免罪符)를 주기 위한 궤변에 불과하다.
 
  국가보훈처는 원래 5·16 직후인 1961년 7월 군사원호청으로 출범했다. 명칭에서 보듯 6·25 상이군인들과 전사자 유가족들을 돕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다. 당초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다가 희생한 분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던 기관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항적(抗敵)했던 좌익분자들을 포상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정권의 코드에 맞춰야 하는 게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슬픈 운명이라고 하지만, 이건 거의 ‘부역(附逆)’에 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등이 벌이고 있는 ‘피우진 보훈처장 파면 요구 탄원서’에 20만명 넘게 서명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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