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이해찬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당 장악한 강한 대표에 쓴소리 사라져… “당내 言路가 막혔다”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이해찬 대표 취임 후 당청관계 개선 및 당 존재감과 지지율 상승 등 대체로 평가는 ‘합격점’
⊙ 당 고위직들이 대표에 쓴소리나 반발하는 일 거의 없어… 겉으로는 ‘화기애애’
⊙ “이 표면적인 평화가 언제까지 갈지 불안하다” 우려도
⊙ 대선 후보로 이재명·유시민·김부겸 주목하는 이 대표, 이낙연·임종석 미는 청와대와 異見 ‘살얼음판’
⊙ 非文 중심으로 ‘이해찬계’ 떠오르는 중
⊙ 野 의원 “쓴소리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 박근혜 실패 원인 잊었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 경질되면서 ‘당정청 6인회의’의 영향력이 배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이낙연 총리, 임종석 비서실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신임 경제부총리 후보), 한병도 정무수석 등 당정청 고위인사 6명이 매주 주말 저녁 만찬회동을 갖고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여당 대표가 부총리 인사에 관여했다는 분석은 진실 여부를 떠나 전(前) 대표 시절과는 크게 달라진 당 대표의 위상을 말해 준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이해찬 후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전 부하직원으로 생각하는 만큼 당청관계가 껄끄러울 것”, “독선적인 성격과 ‘호통총리’라는 과거 별명에 비춰볼 때 당내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 팽배했다. 이 대표가 취임한 지 약 3개월이 지난 지금, 이런 우려들은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예상과 달리 당청관계는 전 대표 시절보다 긴밀해졌고 여당의 존재감은 강해졌으며, 하락하던 지지율도 반등했다. 표면적으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어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야당과 협치나 대화를 하려 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와도 지금은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금세 대립관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력한 리더십, 당청관계 개선에 好評
 
이해찬 대표는 8월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대표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대표에 당선된 이해찬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민주당이) 50년은 더 집권하겠다”, “집값을 확실히 잡겠다” 등 강한 발언을 내놓았다. “우리 당에서 대통령이 열 명은 더 나와야 한다”는 이른바 ‘50년 집권론’은 야당과 보수세력으로부터는 거세게 비난받았지만 당원들에게서는 큰 반향을 가져왔다. 이 대표는 9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식에서 “민주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끌어 가는 유일한 기둥”이라며 50년 집권론을 언급했고, 당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기념식에 참석한 여당 사무처 간부는 “여당으로서 일할 맛이 난다고 느꼈다”며 “무게감 있는 언사는 물론 정치적 판단을 주도적으로 하는 모습이 당원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총리 시절 거칠고 강경한 언사로 ‘호통총리’나 ‘버럭해찬’ 같은 별명을 얻어 우려가 많았지만 요즘의 이 대표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며 “주변의 우려를 의식해 일부러 자제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무와 관련해 원내 의원들은 물론 사무처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취임 후 당직자들과 식사 자리를 종종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의원들을 대상으로 상임위별로 오찬을 마련하고 사무처와도 식사 자리를 갖는 등 ‘식사 정치’에도 적극적이다.
 
  당내에서 이 대표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당청관계를 개선했다”는 이유를 든다. 이 대표 취임 후 당청관계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 대표는 한 해 정도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를 매달 열자고 제안해 관철했다. 고위 당정청 회의 외에도 이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참여하는 ‘당정청 6인회의’도 매주 가동중이다. 또 이 대표는 주요 정책마다 한발 앞서 방향을 제시하며 현안을 이끌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공급확대 주문 등이 대표적으로, 이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전 대표 시절엔 당이 청와대에서 홀대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이 대표가 취임하면 혹시나 청와대와 각을 세우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호흡을 잘 맞춰 나가고 있어 지금은 여당 의원이라는 사실이 실감난다는 의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 이 대표를 볼 때 당내 리더십이나 소통보다는 당청관계에서 당당하게 청와대와 동등한 입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더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걸핏하면 야당 자극… 협치 아쉬워”
 
이해찬 대표는 11월 11일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의원들과 유튜브 “씀” 스튜디오 오픈식을 가졌다.
  부정적인 반응은 대야(對野)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 살얼음판 위를 걷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홍준표가 (민주당에) 벌어준 표를 이해찬이 깎아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당내에서는 비교적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야당과의 협치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국정감사장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5·24조치 해제를 압박해 야권을 긴장시켰다. 또 평양 방문 때 한 ‘국가보안법’과 ‘정권 연장’ 발언은 야권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 대표는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참석차 방북해 10월 5일 평양시 평천구역에 있는 만수대창작사에서 미술작품 전시관을 둘러본 뒤 남측 취재진과 만나 “평화체제로 가려고 하는 것에 따르는 부수적인 법안, 관계법들이 있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이런 것들”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열린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정치인들의 모임’ 인사말에선 “우리가 정권을 뺏기면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 있는 한 절대 안 뺏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며 ‘50년 집권론’을 거듭 언급했다.
 
  자유한국당은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야권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거부한 것도 사실상 이 대표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판문점선언 비준에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혔던 바른미래당은 이 대표 평양 방문 후에 “판문점선언은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여당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야당을 잘 구슬러야 하는데 그런 점이 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은 선거정국이 아니라 큰 상관이 없지만 민주당이 일부 후보의 말 한마디에 선거를 ‘말아먹은’ 경험이 적지 않은 만큼 이 대표가 더 말조심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쓴소리할 사람이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스캔들과 조폭연루설, 가족관계 등 각종 루머에 휩싸여 있지만 이해찬 대표는 이 지사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현 상황의 문제점은 아니지만 곧 불거질 문제점이라며 ‘이 대표에게 쓴소리할 사람이 없다’는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건 아닌데 대표의 말에 토를 달 수 없는 위압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 40대가 두 명(박주민 김해영)이나 있다 보니 최고위원들이 이해찬 대표와 맞서는 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며 “겉으로 보기엔 당내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원내 최고위원인 김해영 남인순 박광온 박주민 설훈 의원과 원외 이수진 이형석 최고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자유한국당의 한 비박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패착은 쓴소리할 사람을 곁에 두지 않고 말 잘 듣는 사람들만 중용했다는 것”이라며 “현재 민주당은 1인체제로 보이는데 당의 앞날에 결코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쓴소리가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감싸는 것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추천한 일에 대해 당내 주류인 친문을 중심으로 불만이 적지 않지만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표 경선 당시 이재명 지사의 스캔들 및 조직폭력배 연루설, 집안 문제 등과 관련해 당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재명 지사는 당의 중요한 자산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밝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로부터 반감을 산 바 있다. 또다른 당 대표 후보로 문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김진표 의원은 이재명 지사를 출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대표 취임으로 이 지사의 당내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또 본인이 물러난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리에 정치권을 떠난 유시민 이사장을 강력 추천했고, 이후 유 이사장은 언론에서 대권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권후보에 대한 異見
 
이해찬 대표는 당내에서 “당청관계를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정청 전원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대표.
  정가에서는 ‘50년 집권론’을 얘기한 이해찬 대표가 킹메이커(king maker)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 후보로 나섰을 때 “당 대표를 제 마지막 소임으로 삼겠다. 사심이 없어야 공정할 수 있다”며 “7선 국회의원, 3번의 정책위의장, 국무총리를 한 제가 뭘 더 바라겠는가”라고 말해 대권 도전설을 일축했다.
 
  이 대표가 눈여겨보고 있는 사람은 이재명 지사와 유시민 이사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3명으로, 이는 청와대가 이낙연 총리 또는 임종석 비서실장을 대선주자로 보는 의견과 상반된다.
 
  특히 친문계는 이재명 지사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이런 목소리를 당내에서 낼 수 없는 분위기다. 한 여당 고위 관계자는 “친문에게 이재명 지사는 ‘위험한 인물’”이라며 “이해찬 대표가 이재명 지사에게 많은 문제점이 있는 걸 알면서도 감싸는 데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지만 대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보내 이 지사와 강한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차 방북 시 이 지사의 방북을 추진했지만 실패해 당청관계에 긴장감이 돌았다는 후문이 있다. 당시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지사만 초청받았다. 이 대표가 임기 중 청와대와 갈등이 생긴다면 대권후보에 대한 이견 때문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0년 8월까지로 대권후보를 띄우고 키우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킹메이커’ 이해찬계 뜨나
 
  당내 주류로 ‘이해찬계’ 또는 ‘이해찬 사단’이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전통적으로 계파를 중심으로 하는 정당이었던 민주당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은 2015년 이후부터는 계파가 상당수 사라지고 대체로 친문·비문의 구분만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 ‘이해찬계’ 또는 ‘이해찬 사단’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기존 이해찬 사단에 일부 비문계가 합세해 ‘이해찬 친위대’라는 말도 나온다.
 
  이해찬 사단으로는 먼저 이해찬 의원의 보좌진이었던 현역 의원들(홍영표 김태년 윤호중)이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2004년 이 대표가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맡던 당시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대표가 2012년 민주통합당 당 대표였던 때에는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으로서 곁을 지켰다. 김태년 의원은 이 대표 체제가 꾸려지자마자 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이 대표가 민주통합당 대표를 맡던 시절 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윤호중 의원도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 이강진 세종시 정무부시장도 이 대표의 보좌진 출신으로 ‘이해찬계’로 불린다.
 
  이 밖에 이 대표가 1987년 만든 조직 평화민주통일연구회(평민연) 출신인 김현 전 민주당 대변인, 대표 경선을 적극 도운 정청래 전 의원,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이해찬 대표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해찬 대표 취임 두 달 후인 10월 26일에 대전에서 열린 이해찬경선캠프 해단식에 참석한 현역 의원 4명(김성환 이종걸 이상민 김두관)도 ‘신(新)이해찬계’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전국 지지자들 결집을 위해 중간지점인 대전에서 1박2일로 열린 이날 해단식에 참석한 현역 의원은 이들 4명이 전부였다. 홍영표 원내대표 등 당직을 맡은 이 대표 측근들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의원들은 이해찬 대표와 원래 친밀한 사이는 아니지만 당내 ‘비노(非盧)’, ‘비문(非文)’ 계열로 당 대표 경선 당시 이 대표를 지지했다. 따라서 이들이 ‘신이해찬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해찬의 시나리오
 
  이해찬 대표가 그의 임기 중인 2020년 4월에 치러질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당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그전까지 당내 리더십을 확고히 해 계파를 형성하고 이해찬계를 당내 주류로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주도권을 쥔 후 대선을 앞두고 킹메이커로 나선다는 시나리오다. ‘당 대표를 마지막 소임으로 삼겠다’는 그의 다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조회 : 5201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201901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