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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차기 총선 공천권 걸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왜 심심할까

“대세론(이해찬) 끝까지 갈 것” 예측 속에 ‘문파(문재인 열혈지지자)’ 집결 여부가 관건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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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최측근이라는 ‘삼철’ 중 전해철이 김진표 지지… 문파들 움직일까
⊙ 당원들 “올드보이 이해찬 안 돼” vs. “김진표·송영길도 영보이(young boy) 아냐” 팽팽
⊙ 문파들 사이에서도 “문 대통령 하대하는 이해찬은 안 된다” vs. “김진표는 야권 성향 보수 세력” 대립
⊙ 의원들도 아직 마음 못 정해 “누가 돼도 黨靑관계가 나아질 게 없다” 자조 섞인 체념도
  8월 2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에 뽑힐 당 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로 2020년 4월 치러질 21대 총선의 공천권을 갖게 된다. 당 대표 임기는 2년이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이해찬, 김진표, 송영길 3명의 의원이 1강(이해찬) 2중(김진표·송영길)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관전 포인트는 ‘문심(文心·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어느 한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고 후보들이 각각 “본인이 진짜 문심”이라고 주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막판 표심이 어느 쪽으로 집결하느냐, 특히 문재인 대통령 열혈지지자(문파)들의 결집력이 어느 정도로 파괴력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이해찬 후보가 다른 두 후보에 상당한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어 여당의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전당대회치고는 ‘싱거운’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누가 되든 이미 소원한 당청관계가 더 나아질 것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조사상으론 ‘이해찬 대세론’
 

  애초 친노(親盧) 좌장으로 불렸던 이해찬 의원이 출마할 때부터 친문(親文) 세력의 표심은 이해찬 의원으로 결집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김진표 의원과 송영길 의원 역시 작년 대선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만큼 친문을 자처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시절부터 친노 세력을 사실상 이끌어왔던 이해찬 의원과는 친문의 급(級)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해찬 의원은 다른 두 의원을 앞서나간다. 8월 10~11일 이틀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해찬 후보는 당 대표 후보 적합도와 지지도,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해찬 후보는 당선 가능성에서 다른 두 후보를 두 배 이상 차이로 앞질렀다. 리얼미터가 8월 9일 민주당 당원 10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지지도, 당선 가능성에서 이해찬 후보가 다른 두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로이슈 여론조사에서는 김진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표 참조)
 
 
  이해찬을 지지하는 이유
 
7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 예비 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한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왼쪽부터) 후보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이해찬 후보의 지지도가 높은 이유는 인지도와 더불어 ‘강력한 대표’를 원하는 당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진표 의원과 송영길 의원의 경우 이 의원에 비해 관료 또는 관리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당원들은 집권여당의 단결과 결속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 본부장은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당원들의 위기감이 강해지고 있어 강력한 리더십을 보일 수 있는 이해찬 의원에게 관심이 모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관료형 대표가 아닌 당을 강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전문기관 대표는 “현재 민주당원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경제가 우선’이라는 김진표 의원의 주장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라면 모르지만 민주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라면 경제나 민생보다는 권력구도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당 대표가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아닌 데다 당청관계가 친밀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 대표가 경제를 내세운다고 한들 큰 장점이 되지 못합니다. 당 대표에게 요구되는 건 경제관료로서가 아닌 정치인으로서의 덕목입니다.”
 
  이해찬 의원의 ‘카리스마’에 점수를 주는 당원들도 많다. ‘문파’를 자처하는 50대 남성 민주당원은 “이해찬 의원이 성격이 깐깐하고 불같다고 알려져 있는데, 원칙이 있는 깐깐함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이끌어나가기에는 점잖은 선비보다는 카리스마 있는 대표가 어울린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청관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해찬 총리와 문재인 시민사회수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올드보이’로 불리는 이해찬 의원에 대한 반대 세력도 많다. 이해찬 후보가 친노, 친문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반(反)이해찬 세력 상당수가 친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 의원은 국무총리, 문 대통령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이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상사였다는 점이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한 인터넷 팟캐스트에 출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문 실장(비서실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 의원의 당시 발언이다.
 
  “문 실장하고 저하고는 좀 특수한 관계인데, 2016년도에 제가 세종시 산속에다 조그만 집을 짓고 살고 있는데, 집 좀 보자고 막걸리 사가지고 왔더라구요. 그렇게 이제 서로 간에 동지입니다. 동지이기 때문에. 말을 안 해도 이심전심으로 알고, 그런 그런 정도로 오랜 지기입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하대하는 태도가 명확했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문 실장이라는 호칭은 정치 경험이 없는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속내가 드러난 것” “자신이 상사였다는 점을 강조하려 일부러 문 실장이라는 호칭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송영길 의원은 이에 대해 “이해찬 의원은 문 대통령과 동갑이지만 과거 상급자였기 때문에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데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대통령이 대하기 껄끄러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 의원의 발언이 핵심을 건드렸다”고 분석했다.
 
 
  문심은 어디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전당대회를 10여 일 앞둔 8월 중순까지도 민주당 전당대회에 개입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근으로 불리는 전해철 의원이 김진표 의원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는 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당대회까지 ‘문심’이 드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여당 당 대표직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당청관계를 이끌어나가야 할 중책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청와대와 소통하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이미 집권 직후부터 “청와대와 소통이 안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새 당 대표를 뽑은들 당청관계가 나아질 것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의 얘기다. “이해찬·김진표·송영길 의원 모두 문재인 대통령과 편안한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해찬 의원은 문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그에 따른 장단점이 있고, 김진표·송영길 의원은 밀접한 당청관계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당청관계가 잘 될 수도 있고, 더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당청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엇갈린다. “청와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과 “대통령 입장에서 껄끄러워할 수 있어 당청관계가 오히려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 의견이 팽팽하다. 민주당 한 비례대표 의원은 “지금은 당이 청와대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총리를 지낸 이 후보가 청와대에 강력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초선 의원은 “이해찬 의원이 그동안 우리 당이 갖지 못했던 강한 리더십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올드보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선뜻 지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문파가 김진표 지지?
 
김진표 후보는 이재명 경기지사 사퇴를 언급했는데, 이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세론이 굳어지는 가운데 ‘문파’, 즉 문재인 대통령의 열혈지지자들이 반이해찬으로 결집하면 대세론을 뒤집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문파들이 집결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에서는 전해철 의원의 김진표 후보 지지 선언을 들어 “김진표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진표 의원 본인도 ‘문파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지사에 대해 “(취임 이후) 의혹이 계속 불거져 우리 당에도 큰 부담이고, 대통령에게도 부담이고, 당 지지율 하락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 지사에게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실상 탈당을 요구한 것이다.
 
  김 의원의 이 지사 탈당 요구는 본인 지역구가 속한 경기도 지역의 민심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표심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경기지사 선거 당시 문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재명은 경기지사를 대권 발판으로만 여긴다’ ‘이재명은 문재인 대통령 등 뒤에서 공격할 인물’ ‘민주당원들은 경기지사 선거에서만큼은 이재명 대신 남경필을 찍어야 한다’ 등의 의견을 펼쳐왔다. 이런 경기 지역 당원들의 민심을 잘 알고 있는 김 의원이 문파 공략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해찬 의원과 송영길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문파 결집 가능성은
 
8월 1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노웅래 당 선관위원장, 당 대표 후보들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을 가졌다.
  그러나 문파가 전해철 의원을 통해 김진표 후보로 결집해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는 시나리오의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첫째는 김진표 의원이 보수 성향이 강한 만큼 문파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기 힘들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전해철 의원의 영향력 문제다.
 
  포털사이트의 한 정치 관련 카페 운영자의 얘기다. “김진표 의원이 지금까지 해온 정책과 법안을 살펴보면 민주당이라기보다는 자유한국당에 가깝습니다. 이해찬 의원에 대해 ‘올드보이’라느니 ‘독불장군’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그래도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사람은 이해찬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진표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당 정체성이 흔들릴 것인 만큼 ‘미워도 이해찬’이라는 주장이 대세입니다.”
 
  전해철 의원을 중심으로 문파가 집결한다 해도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문파들이 나서 전해철 의원을 (경기지사 후보로) 밀어줬지만 당선시키지 못했는데 전해철 의원이 지지한다고 해서 김진표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지사 후보 선출 당시에도 문파들은 전해철로 집결했지만 그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힘없는 세대교체론
 
송영길 후보는 후보 중 유일한 50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대교체론’을 내세웠다.
  송영길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젊다(55세)는 점을 들어 ‘세대교체론’을 내세우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절반 이상이 초선 의원이라는 점에 착안해 ‘소통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50대가 세대교체라니 민주당이야말로 노쇠한 정당 아닌가”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둔 집권여당의 당 대표 선거가 열기가 덜해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도 누굴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세 후보 모두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뚜렷해 마음을 정하기 힘들다”며 “오히려 예비경선(컷오프)이 더 활기찼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8·25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 방법은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8월 25일) 당일 당 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을 대상으로 분리경선을 실시해 당 대표 1인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권리당원 ARS 투표와 여론조사는 사전 완료 후 당일 현장투표와 합산한다. 투표반영 비율은 대의원 현장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일반여론조사(국민+일반당원) 15%다.
 
  최고위원은 지명직 2명이 추가로 존재하며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안에 여성 최고위원이 포함되지 않으면 5위 남성 최고위원이 탈락하고 6위 이후 여성 후보가 5번째 최고위원이 된다. 단 기존 여성·청년 최고위원의 별도 선출은 삭제됐다.
 
  추미애 대표가 선출된 2016년 전당대회에 비해서 여론조사 비율이 25%에서 15%로 낮아지고 권리당원 비율은 30%에서 45%로 높아졌다. 권리당원 비율이 높아질수록 당내 기반이 탄탄한 후보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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