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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水爆 실험 그 이후

정경두 합참의장은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를 어떻게 수정했나

정권 입맛 따라 답변서 대폭 수정… 군(軍) 최고 지휘부가 김정은 눈치 보는 것처럼 느껴져서야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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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답변: 우리 군의 주적은 북한군→수정 답변: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 참수부대 관련 질문에 ‘참수(斬首)’ 표현 삭제
⊙ 군 복무기간 18개월 단축·레드라인 설정 등 질문에 대한 답변, 청와대 코드에 맞춰 변경
⊙ 이명박·박근혜 정부 비판하는 답변 추가
⊙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추진 위해서는 긴밀한 한미 공조,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국민에 대한 군과 국방의 신뢰를 증진하기 위해 필요
⊙ 사드는 한미가 합의한 대로 배치되어야 하며 국회 비준은 불필요→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회 공론화는 필요
  2017년 8월 16일 오전 정경두 합동참모의장(합참의장) 후보자(현 합참의장)의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사무실로 배부됐다. 현행 인사청문회법 제7조를 보면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은 공직후보자에게 서면으로 질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질의서는 해당 상임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위원장은 늦어도 인사청문회 개회 5일 전까지 질의서가 공직후보자에게 도달되도록 송부해야 하며 공직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개회 48시간 전 까지 위원장에게 답변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기자에게 “정경두 합참의장 후보자(현 합참의장)의 서면답변서 원본을 읽고 굉장히 소신 있고 신념에 찬 지휘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수정본’을 보니 완전히 정권의 입맛에 맞는 답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국방위) 소속 의원들의 보좌진은 정경두 후보자가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검토하며 이틀 뒤(8월 18일) 열리는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서면답변서’를 제출한 바로 다음날인 8월 17일 오전 합참 측에서 전날 제출한 ‘답변서’를 모두 회수하고, 대신 새로운 수정본을 제출하겠다고 한 것이다.
 
  합참 측은 “일부 수치가 잘못돼 수정했다”며 원본을 회수하고, 수정본을 제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에 없던 상황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정현 무소속 의원실의 홍순기 비서관은 전날 받은 답변서 회수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합참 측의 주장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원본’과 ‘수정본’을 비교했다.
 
  수치뿐만이 아니라 내용도 대폭 수정돼 있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이정현 의원에게 보고했다. 이 의원은 기자에게 “서면답변서 원본을 읽고 굉장히 소신 있고 신념에 찬 지휘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수정본’을 보니 완전히 정권의 입맛에 맞는 답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일부 수치 이외에 다른 부분도 바뀐 곳이 있다는 이야기냐고 물으니 “얼핏 봐도 10군데 넘게 바뀌었다”고 답했다.
 
  《월간조선》은 이 의원을 통해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 ‘원본’과 ‘수정본’을 입수 비교 분석, 어느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봤다. ‘원본’과 ‘수정본’ 모두 총 359페이지로 구성됐다.
 
 
  ① 김정은 눈치 본 흔적
 
정경두 합참의장은 후보자였을 당시 ‘우리 군의 주적은 누구인가?’의 질의에 처음엔 “북한군”이라고 명확히 답했다(303페이지)가 수정본에서는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고 답을 바꿨다. 김정은이 조종사들의 비행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북한에 대한 ‘북괴’ ‘주적’ 등의 표현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 후보자는 원본(260페이지)에서 “군에서는 북괴, 주적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수정본(원본과 페이지 같음)에서는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주적’ 표현 여부와 관련 없이 북한 정권과 북한군에 대한 우리 군의 대적관은 변함없습니다”라고 답을 바꿨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의 ‘우리 군의 주적은 누구인가?’의 질의에도 처음엔 “북한군”이라고 명확히 답했다(303페이지)가 수정본에서는 서 의원 질문의 답과 같은 답변(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주적 표현 여부와 관련 없이 북한 정권과 북한군에 대한 우리 군의 대적관은 변함없습니다)을 내놨다.
 
  2017년 4월 19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제19대 대선 후보 초청토론〉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고 묻자 “그런 규정은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답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이정현 의원의 질문에 원본(304페이지)에는 “인정하지 못합니다”라고 답했다가, 수정본에서는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한반도 내 유일한 합법 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다만 남과 북이 UN에 동시 가입한 점 등을 고려하여, 남북이 특수한 관계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봅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북한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지만, 국제적으로 UN에 가입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부분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UN 총회는 1948년 12월 우리를 한반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했다. 당시 결의문을 보면 한반도에 존재하는 ‘두 체제’ 중 대한민국만이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명료하게 표현돼 있다. 결의안은 그대로 유효하다.
 
 
  참수 표현 삭제
 
  목을 벤다는 의미의 ‘참수(斬首)’라는 표현도 뺐다. 올해 말 창설 예정인 김정은 참수부대(특수임무여단)를 한미연합 및 합동부대로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묻는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특수임무여단은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여단을 모체로 올해 말 창설 예정임. 현재에도 전시에는 연합작전 수행이 가능하며 합동부대로 두는 문제는 임무 기능 고려 작전임무수행의 효율성이 최적화될 수 있도록 부대 지휘관계를 검토하겠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수정본에는 한 문장이 추가됐다.
 
  “먼저, 참수부대 용어는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참수부대는 지난 9월 4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한미연합 전력으로 북한 전쟁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송 장관은 “개념 정립 중인데 올해 12월 1일부로 부대를 창설해서 전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송 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기 위한 참수부대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NYT》는 9월 12일(현지시각) ‘남한이 북한 지도부를 위협하기 위한 참수(decapitation)부대 작전을 세우고 있다’는 제목으로 한반도 위기 상황을 전했다. 해당 기사는 한국시각으로 9월 13일 새벽 1시38분 기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노출됐다.
 
  군 관계자는 “참수작전은 한국군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기 때문에 첫 문장(참수부대 용어는 재고가 필요하다)을 추가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참수작전이 이미 군 작전 교리에 포함돼 있다는 것은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상식으로 통한다. 유사시 정예 특수전부대와 정밀유도무기를 동원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한다는 대량응징보복(KMPR)은 표현만 다를 뿐 미군의 참수작전과 의미가 같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2015년 8월 현역 육군 준장인 조상호 국방부 군 개혁추진관이 학술세미나에서 대북 비대칭전략으로 심리전, 정보 우위, 정밀타격능력 등과 함께 참수작전을 거론했는데 당시 북한은 즉각 《로동신문》 등을 통해 참수작전을 비난한 바 있다”며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답변을 수정한 것 같다. 결국은 북한 김정은 눈치 보기”라고 지적했다.
 
 
  ② 문재인 대통령 눈치 본 흔적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군 복무기간 18개월 단축 추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처음 “군 복무기간 단축 필요성에 동의합니다. 다만 부족한 자원을 보충하기 위해 전환·대체복무인력(연 2.6만~2.8만명)을 감축·폐지하고, 부사관을 증원하는 등 전투력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겠습니다”라고 답한 정경두 합참의장은 이후 “병역의무자의 부담 경감을 위해 병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정부 정책에 동의합니다. 다만,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영향요소를 잘 보완해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겠습니다”라고 답변을 수정했다.
 
  부사관 증원 부분 등을 삭제했는데 이는 이런 방법을 동원해도 2023년 이후 병력자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2036년에는 무려 18만명이 부족해진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군 복무 18개월 단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다. 문 대통령의 군 복무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안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면 확보 가능 병력이 44만명 수준으로 떨어져 병력자원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선제타격론에 부정적인 문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정황도 있다.
 
  김동철·김중로 국민의당, 김학용 자유한국당, 이정현 무소속 의원의 선제타격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선제타격은 가용한 여러 군사옵션 중 하나의 방안이며, 선제타격은 국가통수기구 차원의 결심 사항입니다”라고 답한 정 의장은 “선제공격은 하나의 군사적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나, 실제 시행에는 매우 신중한 결심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답변을 바꿨다.
 
  처음 답변은 국가통수기구가 결정한다면 선제타격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강하다. 국가통수기구는 한미 양국 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수정된 답변은 국가통수기구 차원의 결심 사항이란 문장이 빠진 데다, 선제타격은 굉장히 신중한 결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한미 동맹군 통수 체계는 양국 대통령·국방장관·합참의장으로 구성된 국가통수·군사지휘기구(NCMA)→한미 안보협의회의(SCM)→한미 군사위원회(MCM)→한미 연합사령부의 계통을 밟게 돼 있다. 선제타격이 이뤄진다면 양국 대통령·국방장관 등의 사전 협의 및 지시 아래 실행될 수밖에 없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군 안팎에서는 국가통수기구 차원의 결심 사항이란 문장이 빠진 것은 선제타격론에 부정적인 문재인 대통령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8월 21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동아태) 소속 의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군사적 옵션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내 외국인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6·25전쟁을 딛고 성장한 대한민국을 다시 폐허로 만들 수 없다. 이 점을 감안해 달라”고 ‘선제타격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레드라인 설정에 대해서도 답변 바뀌어
 
  ‘레드라인’ 설정에 대해서도 답변이 바뀌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북 도발과 관련해 우리 군이 설정한 레드라인은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 처음 답변(276페이지)은 “레드라인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였다. 하지만 수정안의 답변은 “레드라인은 안보상황, 여건 등에 따라서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라고 변했다.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란 ‘3 NO(요청도 없었고(no request)·협의도 없었고(no consultation)·결정된 바도 없다(no decision))’의 유식한 말이다.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음으로써 협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이다.
 
  레드라인 설정에 대해 ‘전략성 모호성’ 유지에서 ‘안보상황 여건 등에 따라서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변이 바뀐 것은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규정한 것을 감안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의 핵과 미사일 ‘레드라인(금지선)’에 대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선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막아야 한다”며 “만약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더욱 강도 높은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북은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통상 ‘레드라인’이란 북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외교적 수단을 접고 비외교적 수단을 택하게 되는 전환점을 말한다.
 
 
  ③ 전(前) 정부 깎아내리는 답변으로 수정
 
합참이 처음 내놓은 서면답변서에는 전(前) 정부에 대한 비판이 없었다. 하지만 수정본에는 전 정부를 비판하는 듯한 뉘앙스가 추가됐다.
  합참이 처음 내놓은 서면답변서에는 전(前) 정부에 대한 비판이 없었다. 하지만 수정본에는 전 정부를 비판하는 듯한 뉘앙스가 추가됐다. 79페이지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의 “작년 국정농단 파문 시기를 틈타 졸속으로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대표적이다.
 
  정 의장은 이 같은 질문에 처음 “북한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 획득을 위해 한일 간 군사정보협정 체결이 필요하였습니다. 한일 GSOMIA 체결 후 실제 정보교류기간이 짧아 GSOMIA의 효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따라서 1년간 더 운용하면서 동 협정의 효용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수정본에는 답변이 이렇게 바뀌었다.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되어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양국 간 체결된 사안이므로 향후 국가 이익에 부합되고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습니다.”
 
  처음 답변에서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의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수정 답변에서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되어 아쉬움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비슷하게 수정됐다.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 및 입장을 묻는 말에 처음에는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북핵·미사일 관련 정보를 일본과 상호 교류하기 위해 체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이 답변 역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되어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양국 간에 체결된 사안이므로, 향후 국가 이익에 부합되고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습니다.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후 실제 정보교류 기간이 짧아 동 협정의 효용성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동 협정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교환 위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로 변경됐다.
 
  GSOMIA는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제재 공조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야당과 중국의 반대에도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이 카드를 꺼냈다. GSOMIA는 국가 간에 군사기밀을 공유하기 위해 맺는 협정이다. 우리나라는 32개국과 이 협정 또는 약정을 맺었다. 침략의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 군사기밀을 나누는 것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컸지만, 북핵 대응을 위해 정찰위성 등 대북 감시·정찰 자산이 풍부한 일본과도 이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게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이었다. GSOMIA를 맺었을 때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박 전 대통령이 한·미·일 삼각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상당히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방개혁 지적
 
  수정 답변서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방개혁을 지적하는 내용도 담겼다.
 
  관련 부분이다.
 
  〈▲197페이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초 마련된 국방개혁 2020이 정권이 바뀌면서 자주국방을 무리하게 강조하고 급하게 추진한 면이 있다는 문제 지적과 함께 그동안 계속 수정된 바 있음. 이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길 바람.
 
  정경두 후보자의 최초 답변: 역대 정부에서 국방개혁을 소신을 갖고 추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정경두 후보자의 수정 답변: 역대 정부에서 국방개혁을 소신을 갖고 추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만 국내외 안보환경의 급변, 북한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 및 위협변화, 과학기술의 빠른 진화, 사회인식의 변화 등을 충분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향후 국방개혁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18페이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무현 정부 이후 국방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됐지만, 계획만 만들고 바꾸기를 거듭하여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방개혁이 지체되어 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경두 후보자의 최초 답변: 역대 정부에서 국방개혁을 추진해 왔지만, 예산 압박, 북한 위협 변화 등 제반 요인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향후 국방개혁의 성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정경두 후보자의 수정 답변: 우리 군은 국방개혁을 위해 그동안 최선을 다해왔으나, 북한의 위협을 포함한 안보환경과 과학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장병 복무에 대한 사회인식은 크게 달라진 반면, 우리 군의 부대구조와 전력구조 등은 재정 여건 등에 의해 적시적인 변화를 하지 못했고, 병영문화도 시대에 부합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 전체적으로 국방개혁 추동력을 유지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국방개혁 관련 강한 의지와 지원 여건을 확충하고 있고, 군의 굳은 개혁 의지가 있으므로 국방개혁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국방개혁 2020’이 이명박 정부 때 ‘국방개혁 307계획’, 박근혜 정부 때는 ‘국방개혁 2014-2030’으로 수정된 것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신을 갖고 추진한 개혁이라고 했다가, 안보환경의 급변·북한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 및 위협변화 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답변을 뒤집은 것이다.
 
  수정 답변서에는 “전 정부는 하지 못한 국방개혁을 문재인 정부는 성공할 것”이라는 내용도 추가됐다.
 
  노무현 정부 때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수립된 ‘국방개혁 2020’의 핵심은 ‘병력은 감축하되 국방력은 획기적으로 강화해 자주국방을 이루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력을 첨단화하고 ▲2020년까지 연평균 8%의 증가율로 국방예산을 투입하며 ▲병사의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고 병력도 50만명으로 감축하는 게 골자다. 또 ▲국방부를 문민화하며 ▲육·해·공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이 계획은 군 감축으로 인한 북한의 오판을 불러올 수 있고, 한미동맹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국방개혁 2020’을 수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④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문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추진에 대한 답변도 “(전작권 조기 전환은) 전력증강 사업의 적시적인 추진, 긴밀한 한미 공조,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하다”에서 “우리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 국방을 실현하여 국민에 대한 군과 국방의 신뢰를 증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바뀌었다.
 
  〈▲207페이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주길 바람.
 
  정경두 후보자의 최초 답변: 전작권 조기 전환은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 국방을 실현하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증강 사업의 적시적인 추진, 긴밀한 한미 공조,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합니다.
 
  정경두 후보자의 수정 답변: 전작권 조기 전환은 우리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 국방을 실현하여 국민에 대한 군과 국방의 신뢰를 증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변함이 없으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는 지속 유지되는 것입니다.
 
  ▲301페이지
 
  이정현 무소속 의원: 전작권 전환 시기를 언제로 판단하고 있는지? 그때까지 구비해야 할 필수 전력은? 예산은 어느 정도 소요될 것인지?
 
  정경두 후보자의 최초 답변: 시기는 예단할 수 없으며,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출 때를 전작권 전환 시기로 판단합니다.
 
  정경두 후보자의 수정 답변: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하기 위한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 초기 필수대응 능력이 확보되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미가 이미 합의한 전작권 전환계획의 틀 내에서 이러한 한국군의 능력을 조기에 확보하여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
 
  작전통제권(Operational Control)은 군이 특정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관련 부대를 전개하고 통제하는 권한이다. 군사작전에만 해당하는 제한적 권한으로, 군 인사(人事)나 군수(軍需) 등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원래 주권국가의 작전통제권은 해당 국가의 군 통수권자가 갖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예외적이다. 군사적 위기상황이 아닐 때의 ‘평시(平時) 작전통제권’은 한국군 합참의장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 위협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 데프콘3(적 도발 징후 포착) 이상이 발령되는 경우, 즉 전시(戰時)의 전작권은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전시작전권 전환도 추진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는 이 문제를 ‘군사 주권’이라는 관점에서 다뤘고, 당시 부시 미국 행정부는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미는 ‘2012년 4월에 전작권을 한국군에 전환’하기로 노무현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2월 합의했다. 그러나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이후 이명박 정부는 미국 측과 협의를 거쳐 전작권 이양 시기를 ‘2015년’으로 1차 연기했고, 이어 박근혜 정부는 ‘2020년대 중반’으로 다시 연기했다.
 
  한국이 전작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군사 주권이 없다”는 주장을 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전작권이 연합사령관에게 있어도 핵심 사안은 한미 양국 정상과 두 나라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지휘체계를 통해 결정된다. 전쟁 개시와 군사분계선 월선, 전쟁 종료 등은 한국 대통령이 결정한다. 또 연합사령관이 전작권을 행사하는 도중에도 해당 부대에 대한 인사, 군수 등 다른 영역의 지휘권은 한국군이 행사한다. 전작권 행사 대상도 한국군 전체가 아닌 사전에 지정된 부대들에 국한된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명목상으로는 회원국이 각자 작전통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합작전을 요구하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회원국의 참여 부대는 동맹군 총사령관을 맡은 미국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우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전작권 조기 환수 입장이다. 대선 공약으로도 내걸었다. 이 점이 답변이 바뀌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주한미군이 가진 대북(對北) 감시·정찰 능력은 한국군의 역량으로 즉각 대체하기 어렵다”며 “북의 핵·미사일 위협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강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미 군사 동맹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전작권을 조기 환수할 경우 차포(車包)를 떼고 북한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⑤ 180도 바뀐 사드(THAAD) 배치 발언
 
정경두 합참의장은 후보자 시절 국회에 제출한 최초 서면답변서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약속된 사드 배치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절차도 무시할 수 없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바꿨다. 2017년 9월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이날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의 모습.
  정 의장은 최초 서면답변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약속된 사드 배치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절차도 무시할 수 없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바꿨다. 국회 비준도 필요 없다고 했다가 있다고 했고, 발사대 추가 배치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가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38페이지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국회 국방위원장): 사드 배치 관련 2015년 국정감사 당시, 사드 배치 관련 유승민 의원 질의에 고려해 볼 사안이라고 대답했는데 현재의 입장, 변화 있다면 변화의 이유는?
 
  정경두 후보자의 최초 답변: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된 사드 배치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인해 발사대 추가 배치는 불가피하게 취해진 조치입니다.
 
  정경두 후보자의 수정 답변: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된 사드 배치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64페이지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 사드 배치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 사드 배치에 대해 국회 비준이 필요한가?
 
  정경두 후보자의 최초 답변: 사드는 한미가 합의한 대로 배치되어야 하며 국회 비준은 불필요합니다.
 
  정경두 후보자의 수정 답변: 북한 미사일 위협 고려시 군사적 관점에서 사드 배치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사안의 중요성 고려시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회 공론화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152페이지
 
  백승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성주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추진 방법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은?
 
  정경두 후보자의 최초 답변: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된 사드 배치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경두 후보자의 수정 답변: 국방부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핵·미사일의 위협을 고려해 사드의 신속한 배치는 군사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가안전보장에 있어서 가장 큰 힘은 국민의 하나 된 힘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차원에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적법한 절차도 무시할 수 없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가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을 것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군사적 판단이나 명령을 내릴 수도 있는 합참의장이 정부 입맛에 맞게 움직이는 건 군인의 자존심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2017년 8월 18일 합참의장 후보자 신분인 정경두 의장이 국회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마치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전작권 조기 환수, 선제타격, 사드 배치 등 민감한 안보문제에 대해 소신 있고 신념에 찬 답변을 한 정 의장이 한입으로 두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청와대의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전 정권 청와대 관계자들은 “인사청문 대상자의 서면답변서까지 체크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명박 정부 때 인사를 검증하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는 “인사 검증만 해도 일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서면답변서 볼 시간이 없다”며 “서면답변서는 인사청문회 팀에서 담당한다”고 했다. 정 의장의 인사청문회팀은 합참관계자들로 구성됐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서면답변서를 다시 만들어 제출한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첫 번째는 정 의장이 소신껏 답했는데, 인사청문회팀이 ‘청와대와 각을 지는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다’며 다시 작성하자고 설득했을 경우다. 두 번째는 여당 의원들이 지적했을 경우다. 서면답변서를 받아본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드, 전작권 조기 환수, 북한에 대한 표현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수정하라고 압박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합참의장이 가진 군 명령권은 최고사령관인 대통령 다음으로 크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군사적 판단이나 명령을 내릴 수도 있는 합참의장이 정부 입맛에 맞게 움직이는 건 군인의 자존심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군은 눈치를 봐서도 안 되고 누가 눈치를 보게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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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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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빨참수    (2017-09-24)     수정   삭제 찬성 : 3   반대 : 1
이러니 똥별이라 부르지

2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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