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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 조갑제인사이트

8-0 憲裁 결정문 비판

“견제받지 않는 권력자들이 일으킨 탄핵 쿠데타”

글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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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할 가치도 없는 수준 낮은 결정문입니다. 8-0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민이나 자기 아픔의 흔적이 없습니다. 엉터리 국회 소추장과 같은 수준의 결정문입니다.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느낌이 듭니다. 헌법재판소를 탄핵해야 합니다”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전원 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관들. 위쪽 왼쪽부터 강일원, 김이수, 김창종, 서기석, 안창호, 이정미, 이진성, 조용호 재판관.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3월 10일 헌법재판소 결정문은 〈이 사건 탄핵 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 의견이 있습니다〉라고 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들의 판단은 다르다. 손범규 변호사는 이번 결정을 ‘탄핵 쿠데타’라고 이름 지었다.
 
  “외피는 ‘탄핵’이지만 내용은 헌재가 스스로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대통령을 몰아낸 ‘쿠데타’입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판사만 되면 영원한 권력을 누리게 되는, 이 견제받지 않는 권력자들이 일으킨 쿠데타입니다.”
 
  김평우(金平祐) 변호사도 결정문 분석 글에서 손 변호사와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그는 2017년 3월 10일은 ‘이 나라 법치주의가 완전히 무너진 날’이라고 단정하였다. “언론은 보도기관이 아니라 수사기관·재판기관으로 나서서 그 본분을 잃었고, 국회는 이런 언론과 촛불 집회에 밀려 작년 12월 9일 증거 조사도 없는 ‘섞어찌개’ 식 졸속 탄핵 소추로 이미 자신의 본분을 잃었으며, 거기다 박영수 특검은 90일간의 공포검찰 시대를 열어 국민의 자유·신체·생명을 보호할 본연의 임무를 저버린 데 이어 이제 헌법재판소가 사법의 임무를 길거리에 갖다 던짐으로써 이 나라 사법은 완전히 그 직분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사실상 혁명검찰 시대가 와서 〈완장을 차고 다니며 인권을 짓밟고 사람을 마구 구속하는 기나긴 공포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들이 벌인 이 2016년 12월 9일 정변의 마지막 목적인 조기(早期) 대통령 선거 또한 불법·졸속으로 치러질 것〉이고 그 뒤에 오는 것은 이 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할 ‘완벽한 좌파 정부’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 변호사는 헌재와 달리 이념적 구도로 탄핵 결정문을 해석하였다.
 
  “저들이 오늘 이렇게 언론, 국회, 검찰, 사법, 노조를 모두 장악하게 된 것은 결코 몇 년 만에 된 것이 아니다. 1987년 민주헌법이 시행된 이래 지난 30여 년간 어린 자녀, 젊은이, 지도층을 하나하나 자신들의 민주·민족·민중의 삼민(三民)주의, 즉 김일성의 주체사상으로 물들였고, 그 총결산이 8인 헌재(憲裁) 재판관 전원 일치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이란 것이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저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언론, 새로운 국회, 새로운 검찰, 새로운 법원, 새로운 노조를 만드는 것도 결코 하루 이틀에 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하였다.
 
 
  ‘국민의 신임 배반’에서 ‘국민’의 정체는?
 
3월 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각하를 주장하는 김평우 변호사.
  헌재 결정문은 대통령 파면의 이유로 ‘국민의 신임 배반’이란 용어를 내어놓았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결정문은 국회가 의결한 탄핵 소추장의 아래 문장을 수용한 셈이다.
 
  〈2016. 11.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주 연속 4~5%의 유례없이 낮은 수치로 추락하였으며 2016. 11. 12. 및 같은 달 26. 서울 광화문에서만 100만이 넘는 국민들이 촛불 집회와 시위를 하며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질타하고 더 이상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지 말라는 국민들의 의사는 분명하다.〉
 
  김평우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가는 길을 막고 인터뷰를 시도하는 기자가 “그래도 탄핵 찬성 여론이 70~80%나 됩니다”라고 하자 이렇게 소리쳤다.
 
  “그것은 쓰레기 언론이 만든 거야!”
 
  헌법은 언론의 선동에 의하여 오도(誤導)되기 쉬운 여론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100만 촛불 집회’는 있지도 않았다. 이 수치는 주최 측 주장을 언론이 받아쓴 것이다. 경찰은 최다(最多) 20여 만으로 추산하였다. 지난 3월 1일엔 주최 측 주장으로 500만의 태극기 집회가 있었다. 소추장의 논리대로라면 헌재(憲裁)는 숫자가 더 많은 태극기 편을 들어 탄핵 소추 기각을 결정해야 옳았다.
 
  소추장은 언론 기사를 표절한 셈인데 이게 결정문에 반영되었다. ‘국민의 신임 배반’이란 말에서 ‘국민’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국민의 뜻대로 하는 것은 정치이지 재판이 아니다. 1500만 유권자가 직접 뽑은 대통령을, 8인의 재판관은 객관성이 결여된, 자의적으로 규정한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했다. 다중의 뜻대로 하는 것은 ‘인민재판’이라 부른다.
 
  헌법재판관 출신 김문희 변호사는 헌재에 낸 의견서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순간의 분노와 격정’에 휩쓸려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라고 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하려고 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런 격정으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려고 만든 것이 헌법이다〉고 했다.
 
 
  없던 탄핵 사유를 만들어 넣은 憲裁
 
  법률가들로부터 가장 격한 비판을 받고 있는 결정문 대목은 이것이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對)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 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문장은 사실과 다르다. 특검과 대통령 측 변호인은 대통령 대면(對面) 조사의 방법에 대하여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하였다. 특검은 녹음과 녹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사자의 동의가 없는 녹음 녹화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아 대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대통령에게 책임을 씌웠다.
 
  대통령도 한 국민으로서 지킬 인권(人權)이 있고 면책 특권도 있다. 그 범위 안에서 방어권을 행사한 것을 위법, 더 나아가서 위헌으로 판단하였다.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를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점은 사실오인(誤認)에다가 무리한 법리적용을 더한 경우이다. 청와대가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임은, 특검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하여 행정법원이 기각 판결을 내림으로써 확인된 일인데 이를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확대해석한 것이다.
 
 
  “원님 재판 시대로 돌아갔다”
 
  김평우 변호사는 〈특히 검찰이나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을 헌법부정으로 해석한 것은 수사피의자의 자백강요금지, 진술거부권 또는 자기부죄(負罪) 거부의 특권(privilege against self-incrimination·범죄를 저질렀다고 기소되거나 의심받는 사람이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하는 권리)을 완전히 부정하는 전(前)근대적인 반(反)헌법적 판결〉이라고 비판하였다.
 
  손범규 변호사가 가장 흥분하는 것은 이 부분이 국회 소추장에도 없는 사안으로서 헌재가 멋대로 끼워 넣은 탄핵 사유라는 점 때문이다. 소추(기소)하지 않는 사안은 재판할 수 없다는 이른바 불고불리(不告不理)의 대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대통령의 태도가 불량하니 혼내주겠다는 식입니다. 이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식의 원님재판 시절로 돌아간 셈입니다. 재판관이 소추자의 입장에 서서 재판한 셈입니다.”
 
  이 대목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회가 소추장에 기재하지 않은 탄핵 사유를 헌재가 집어넣고 이 사실을 대통령 측 변호인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점이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런 입장을 내어놓았다.
 
  〈헌재는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검찰 및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한 점을 피청구인이 헌법수호 의지가 없는 것으로 설시하였으나, 이러한 사실들에 대하여 심판 과정에서 전혀 언급한 사실이 없고, 헌재는 피청구인 대리인들에게 위와 같은 경위에 대하여 석명을 요구한 사실도 없어 피청구인 측에서는 전혀 설명할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으며, 직무정지 된 피청구인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용할 것인지의 여부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음이 명백하고, 위 사실들은 소추 사유에 적시된 내용이 아니어서 과연 피청구인을 파면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가 의심됨에도 이를 판단 사유로 삼았던 점 등에 대하여 후일 엄정한 판례 평석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파면 결정에 대한 재심이 이뤄진다면 이 부분이 크게 다뤄질 것이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를 헌법수호 의지 결여로 연결시키는데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 정당한 자기 방어권 행사가 어떻게 위법(違法)이 되고 더 엄중한 위헌(違憲)으로 격상될 수 있나? 특검이 김기춘 전 실장을 구속할 때 적용하였던 법리를 연상시킨다. 반(反)체제적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막은 것이 아니라 그런 활동에 국가예산을 대주는 것을 막으려 한 행위를 ‘직권남용’으로 걸었던 것이다. 국가 공동체를 위한 자위적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 점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행위를 위헌으로 규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간과 법치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하여 근원적인 의문을 던지는 것이 헌재 결정문이다.
 
 
  8인 팀으로 한 야구 경기
 
3월 10일 헌법재판소 재판정에 앉아 있는 재판관들. 김평우 변호사는 8명의 재판관이 결정을 내린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재심이 이뤄진다면 9인 전원(全員) 재판을 고의로 거부한 8인 재판이 큰 쟁점이 될 것이다. 야구는 9인 팀으로 해야 하는데 여러 번의 경고를 무시하고 8인 팀으로 경기를 강행한 ‘심판’은 결정문에서 이렇게 주장하였다.
 
  〈9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탄핵 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 상태라는 헌정(憲政)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됩니다. 8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헌정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란 표현은 헌재의 헌법수호 의지를 의심케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현직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다. 대행에게 헌법재판소장 임명에 대한 권한이 없다면 북한군이 쳐들어올 때 대응을 할 권한도 없다는 뜻이 된다. ‘논란’거리도 아닌 것을 논란으로 여긴 헌재는 일부 언론과 야당의 억지를 따라가면서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날짜에 맞추어 놓고 8인 재판을 강행하였다는 의심을 정당화한다. 더구나 헌법재판소는 그런 논란을 잠재워야 할 권능을 부여받은 기구가 아닌가? 대통령 파면이 한 헌법재판관의 퇴임 선물이 된 것인가?
 
  김평우 변호사는 이렇게 반론하였다.
 
  〈8인 재판의 위헌 주장에 대해서도 그 대답이 기가 막힌다. 사정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재판관 7인 이상이 출석하면 심리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법 제23조의 규정이 있으니까 평결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헌법 111조에는 9인의 재판관으로 헌법 문제를 재판한다고 되어 있지, 7인 이상이 재판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헌법재판소법 제22조에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은 재판관 전원(9인)으로 구성되는 재판부에서 관장한다고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다. 7인 이상이 심리할 수 있다는 것은 헌법재판소법에 있지 헌법에 있지 않다. 그리고 그 법률 규정도 “7인 이상이 심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 심판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 않다. 헌법이 높고 법률은 그 아래 있기 때문에 법률로 헌법을 뒤집을 수 없다는 이 간단한 헌법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사람이 헌법재판관들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심리’와 ‘심판’의 차이도 모르는 사람이 판사라니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부정한 청탁이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파면의 한 근거로 ‘피청구인(대통령)은 최서원으로부터 케이디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고, 안종범을 시켜 현대자동차 그룹에 거래를 부탁했다’라는 점을 들었다.
 
  헌법재판소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KD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의 제품을 구입한 것이, ‘최서원의 사익(私益)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했다’는 증거이며, 이러한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 내용은 헌법재판소가 검찰의 ‘공소장’을 사실 확인 없이 인용한 것이다. 검찰 공소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정되면 재심 사유가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지난 1월 26일 언론에서 ‘현대차, 최순실 지인(知人) 회사 제품 비싸게 사주고 협력사에 사용 압박’이라는 기사를 보도하자, 그 이틀 후 보도 내용을 전면 반박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보도자료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은 ‘이미 2010년부터 기아자동차에서 KD코퍼레이션의 원동기용 흡착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2011년에 이 흡착제에 대한 전력소모 수치를 분석한 결과, 2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보도자료에서 “원동기 납품은 공개경쟁 입찰방식에 의해 투명하게 진행되었으며, 독일 바스프, 미국 알코아 등 해외 업체의 제품을, 국내 유일의 저온재생(低溫再生) 흡착제를 생산하고 있는 케이디코퍼레이션 제품으로 변경한 것”이라며, “케이디코퍼레이션 제품 사용을 통해 수입 대체 및 국산화 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이 보도자료는 거의 모든 언론이 묵살하는 바람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부탁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자격 없는 회사를 잘 봐주라는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면 이게 과연 탄핵감인가?
 
 
  司法체계의 문란
 
  결정문은 〈최서원에 대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도 대통령 파면의 사유로 삼았다.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설립, 최서원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입니다.〉
 
  최순실의 변호인 이경재씨는 헌재의 선고 직후 반박문을 냈다.
 
  〈헌재가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이 피고인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2016. 11. 20. 검찰의 공소장에서조차 그런 기재 부분이 없습니다. 헌재의 이런 사실 인정은 고영태 일당인 노승일, 박헌영, 이성한 등의 증언에 기초한 것인데, 그들의 증언은 신빙성 없음이 그들 간의 대화 녹음파일 공개에서 확인되었는데 (헌재는) 이를 무시하였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치열한 법정공방을 거친 형사재판 결과와 오늘, 헌재의 사실인정이 다를 경우 제기될 문제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형사 재판 결과 최순실에게 이 부분에서 무죄가 선고될 경우 파면된 박 대통령이 복직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사법체계는 치명상을 입는다.
 
  국회의 탄핵 소추장은 독자적 조사 없이 검찰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표절한 것이었다. 증거수집 노력조차 없었다. 일단 대통령을 탄핵 소추 의결로 직무정지시켜 놓은 다음 청문회나 특검을 시켜 증거를 수집하려고 하였다.
 
  이렇게 일의 순서가 뒤집히는 바람에 사법체계의 문란이란 중대사태가 발생하였다. 1심은 검찰의 기소에 따라 최순실 사건을 재판하고, 특검은 같은 사안에 대하여 검찰 기소장과 다른 범죄 혐의로 또 기소를 하였다. 헌재는 이 재판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같은 사안에 대한 판단을 하였다. 나중에 헌재의 판단과 다른 판결이 나온다면 어떻게 되나?
 
 
  故意가 없는데 違法이 되나?
 
  법률가들이 지적하는 헌재 결정문의 심각한 법률 위반은 박 대통령의 고의성에 대한 입증은커녕 설명조차 없다는 점이다. 김평우 변호사의 지적이다.
 
  〈“고의 없으면 처벌없다”는 근대법의 기본 원리를 위배하여 고의에 대한 아무런 사실 적시와 증거 설명이 없다. 이 사건 국회의 탄핵 소추장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판결문에도 피청구인, 즉 박근혜 대통령이 ‘고의’나 ‘범죄 의사’를 가지고 최순실의 국정 관여를 방임하거나 도와주어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는 고의, 공범자 의사에 대하여 아무런 적시나 설명도 없이 대통령직 파면이라는 중대한 처벌을 내린 것이다.〉
 
  고의(故意)가 없는 실수는 도덕적 책임이나 민사책임의 대상은 되지만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 헌법 위반이라고는 절대로 볼 수 없어 파면 사유가 아니다. 김 변호사는 “만약 이 결정문이 영어로 번역되어 널리 알려지면 고의성에 대한 판단의 소홀이 가장 큰 비판을 받을 것이다”고 했다.
 
  증거 없는 국회 소추에 대하여 헌재는 면죄부를 주었다. 김평우 변호사는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적 행위라고 비판하였다.
 
  〈‘증거 없는 소추’의 위헌성에 대해서도 국회법에 증거를 붙여야 한다는 규정이 없으니까, 증거를 붙이고 안 붙이고는 국회 자유라는 것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에는 검사가 증거 없이 기소(起訴)하지 말라는 명문규정은 없다. 그러면 검사는 아무 증거 없이 사람을 기소해도 되는가? 설사 법률에 아무런 규정이 없어도 헌법 제12조에는 적법 절차 규정이 있으므로 검사가 증거조사도 아니 하고, 증거도 없이 국민을 기소하는 것은 적법 절차에 위배된 기소로서 위헌이고 만일 고의적이면 이는 직권남용 등의 범죄가 되는 것이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증거가 있어야 대통령을 소추할 수 있는 것은 헌법 제12조의 적법 절차 규정상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헌법을 전문으로 재판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국회가 증거 소추하라는 헌법의 규정이 없으니까 증거 없이 대통령을 소추해도 좋다고 하면 이런 재판관이 어떻게 헌법을 지키는 재판소의 법관인가?〉
 
  국회가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 대하여 헌재가 심리하지 않는 것이 판례로 굳어진다면 앞으로 국회는 과반수 의석만 확보하면 대통령을 제외하고 어떤 총리, 장관, 대법원장, 감사원장, 판사 등도 탄핵 소추하여 일단 직무정지 시킬 수 있다. 3분의 2 이상의 의석만 가지면 대통령을 멋대로 직무정지 시킬 수 있다. 헌재가 국회에 독재권을 부여하는 꼴이다. 삼권분립의 원칙이 무너지는 것이다.
 
 
  8-0의 공포
 
지난 3월 4일 서울시청광장에서 남대문까지 가득 메운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탄핵 국면에서 유일한 ‘소수의견’이었다.
  이렇게 국가적, 법적 논란이 큰 사안에서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이 8-0이었다는 점은 뭔가 부자연스럽다. 작위가 느껴진다. 소수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나라에선 전체주의적 광기(狂氣)가 지배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세우는 선동에는 거의 모든 언론, 검찰, 법원, 국회, 종북좌파, 그리고 북한노동당 정권까지 합세하였다. 한반도에 반(反)박근혜 통일전선이 형성되었다. 이에 대한 유일한 소수의견은 태극기 집회였다. 헌재의 8-0 결정은 이런 정치적, 권력적 역학관계를 반영한다고 본다면 이해는 가지만 오랜 시간 평가의 대상이 될 결정문의 필자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법률전문가로 보이는 익명(匿名)의 필자는 조갑제닷컴에 이런 글을 보내왔다.
 
  〈한마디로 말해 이번 탄핵결정문은 단순 폭행, 절도 사건에 대한 제1심 형사단독판사의 판결문보다 낮은 수준의 판결문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탄핵 인용이라는 결론의 타당성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왜 이런 수준 낮은 결정문이 작성되었을까 라는 의문이 우선 제기된다. 짐작건대 이는 탄핵 인용이라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그 결론에 맞추기 위해 법리를 구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교과서에서는 법관의 ‘예단금지(豫斷禁止)’를 강조하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특히 하급심 판결에서는 법관의 예단이 자주 발견된다. 하지만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짓는 단심재판인 탄핵심판에서 예단이 있었다면, 이는 더 이상 헌법재판관의 자질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탄핵 인용 결정의 효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아무리 수준 낮은 탄핵결정문이라도 확정적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승복해야만 한다는 논리는 나치로 대표되는 이른바 형식적 법치국가에서 자주 사용되던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이 시점에서 다시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를 슬프게 한 것’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 결정 다음날 태극기 집회에 나와 이렇게 한탄하는 연설을 하였다.
 
  “저를 가장 놀라게 하고 슬프게 한 것은 다름 아니라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이 탄핵 인용에 찬성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헌법이 무엇인가를 아는 재판관이 한 사람도 없단 말입니까? 그러면 지금까지 이런 사람들을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지명하고, 청문회에서 통과시킨 국회는 다 무엇을 기준으로 지명하고 심사한 것입니까? 여러분 이 나라가 과연 국가 맞습니까? 어떻게 이 나라 구석구석이 이렇게 완전히 썩었습니까? 저는 이 89쪽짜리 판결문을 읽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이것이 우리 법조계의 엘리트라는 사람들의 법률 수준임이 이제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작년 12월 이후 만난 법률가들에게 탄핵재판의 전망에 대하여 물었을 때 공통적인 반응은 “법리적으로 판단하면 기각,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인용”이었다. 검찰총장, 민정수석, 법무장관 출신 등 고위직으로 갈수록 ‘인용’을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나는 결정일 하루 전에 ‘헌법재판관들이 정상이라면 8-0으로 기각해야’라는 글을 올렸다. 8-0으로 인용된 직후 한 고명(高名)한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격앙된 말투로 이렇게 쏟아부었다.
 
  “논평할 가치도 없는 수준 낮은 결정문입니다. 사실 인정 부분을 믿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민이나 자기 아픔의 흔적이 없습니다. 엉터리 국회 소추장과 같은 수준의 결정문입니다.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느낌이 듭니다. 헌법재판소를 탄핵해야 합니다. 이런 헌재를 없애자는 운동이 일어난다면 앞장서고 싶은 심정입니다. 태극기가 희망입니다. 내려져서는 안 됩니다.”
 
 
  승복의 강요는 양심의 자유 위반
 
  헌법정신을 여러 군데서 위배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다. ‘승복’이란 개념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이다. 승복의 당사자는 박근혜 대통령이지 일반 국민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행정적으로는 승복하지 않을 수 없다. 즉 대통령 자리에서 파면되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고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 대통령이 “나는 떠나지 않고 계속 집무하겠다”고 버티지 않는 한 승복 문제는 끝난 것이다. 지금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말하는 승복은 재판 당사자가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 하는 충고이다. 특히 태극기 집회 참여 국민들을 겨냥한 말이다. 그들은 ‘승복’의 의무를 진 사람들이 아니다.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을 포함한 상당수 국민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비판한다. 이 ‘비판의 자유’까지 ‘불복’이라고 욕한다면 이는 언론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범죄적 행위이다. 8-0의 결정을 부른 전체주의적 분위기의 연출자는 기자, 검사, 판사, 국회의원, 종북좌파 세력이다. 한 태극기 집회 주최 단체는 이들을 ‘탄핵 5적’이라 불렀다. 한국 사회의 특권층을 형성하는 이들 ‘신종 양반계급’이 한국 법치민주주의의 성숙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국민을 ‘졸’로 보는 이들은 양반문화의 좋은 점인 ‘선비정신’(나쁜 점은 당파성)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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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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