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月刊朝鮮이 주최하고 롯데그룹이 후원한 ‘대학생 일본 체험 투어’에 참여하면서 혼슈(本州) 가나가와현(神奈川縣)에 있는 요코스카(橫須賀) 항구와 박물관을 방문했다. 요코스카는 일본 자위대와 미군이 주둔해 있어 軍港(군항) 도시로 유명하다.
항구에 들어설 때 아름다운 경치와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상쾌함을 느꼈지만 그 상쾌함은 이내 찜찜함으로 바뀌었다. 러일전쟁 때 도고제독이 탔다는 ‘미가사’ 전함의 안내를 맡은 퇴역 일본 군인이 “日露전쟁은 일본의 방어전쟁이었다”고 했기 때문이다. 러일 전쟁의 일본 승리가 일본의 아시아 침략과 한일합방의 초석이 되었다는 설명은 없었다.
이 책은 대한제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지낸 제노네 볼피첼리가 淸日(청일)전쟁이 끝나고 1년이 지난 1896년에 영국에서 출간한 책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청일전쟁은 러일전쟁이 발발하기 10년 전인 1894년 6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을 두고 벌인 전쟁이다.
볼피첼리는 청일전쟁이 저 먼 아시아 구석에서 발생한 가벼운 분쟁이 아니라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친 중대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이 전쟁을 통해 그동안 아시아의 맹주였던 중국의 시대가 가고 서구문명을 급속히 받아들인 일본이 새로운 강대국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러일전쟁 승리도 청일전쟁 승리에 힘입은 바가 컸다.
책은 ‘조선 문제의 기원’ ‘조선 전투’ ‘중국에서의 전투’로 크게 3부로 내용이 구성됐다. 제1부는 청일전쟁 발발 직전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을 두고서 싸움을 벌이게 되는 과정과 그 시기 조선의 상황을 정리했다. 제2부는 청일전쟁 중 조선에서 치러진 전투를 일대기 형식으로 기술했다. 저자는 책을 펴낼 때 러시아 自國(자국)의 정보보다는 일본 측의 자료들을 주로 참고했다고 했다. 이는 일본이 전쟁 기록 및 관리에 치밀했다는 증거와 함께 러시아가 일본을 떠오르는 강국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3부에서는 海戰(해전)과 만주에서의 전쟁, 그리고 終戰(종전) 협상을 다룬다.
인접 국가로서 청일전쟁을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었던 러시아의 입장과 태도를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항구에 들어설 때 아름다운 경치와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상쾌함을 느꼈지만 그 상쾌함은 이내 찜찜함으로 바뀌었다. 러일전쟁 때 도고제독이 탔다는 ‘미가사’ 전함의 안내를 맡은 퇴역 일본 군인이 “日露전쟁은 일본의 방어전쟁이었다”고 했기 때문이다. 러일 전쟁의 일본 승리가 일본의 아시아 침략과 한일합방의 초석이 되었다는 설명은 없었다.
이 책은 대한제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지낸 제노네 볼피첼리가 淸日(청일)전쟁이 끝나고 1년이 지난 1896년에 영국에서 출간한 책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청일전쟁은 러일전쟁이 발발하기 10년 전인 1894년 6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을 두고 벌인 전쟁이다.
볼피첼리는 청일전쟁이 저 먼 아시아 구석에서 발생한 가벼운 분쟁이 아니라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친 중대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이 전쟁을 통해 그동안 아시아의 맹주였던 중국의 시대가 가고 서구문명을 급속히 받아들인 일본이 새로운 강대국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러일전쟁 승리도 청일전쟁 승리에 힘입은 바가 컸다.
책은 ‘조선 문제의 기원’ ‘조선 전투’ ‘중국에서의 전투’로 크게 3부로 내용이 구성됐다. 제1부는 청일전쟁 발발 직전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을 두고서 싸움을 벌이게 되는 과정과 그 시기 조선의 상황을 정리했다. 제2부는 청일전쟁 중 조선에서 치러진 전투를 일대기 형식으로 기술했다. 저자는 책을 펴낼 때 러시아 自國(자국)의 정보보다는 일본 측의 자료들을 주로 참고했다고 했다. 이는 일본이 전쟁 기록 및 관리에 치밀했다는 증거와 함께 러시아가 일본을 떠오르는 강국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3부에서는 海戰(해전)과 만주에서의 전쟁, 그리고 終戰(종전) 협상을 다룬다.
인접 국가로서 청일전쟁을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었던 러시아의 입장과 태도를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