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월 10일 진행된 민노총 건설노조 임시중앙위원회 회의자료
민노총 건설노조 회의자료와 지역 건설업체들에 배포된 협조 요청 문서 등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열릴 총파업의 주된 이유는 ‘윤석열 정부 퇴진’인 것으로 파악됐다.
목적이 불법에 해당하는 정치파업인 데다가 쟁의행위의 요건도 갖추지 않은 정황이 발견돼 불법파업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직 민노총 관계자 A씨가 제공한 건설노조 회의자료와 지역 건설사들에 배포된 협조 요청 문서 등에 따르면 5월 16일부터 이틀간 총파업이 진행되는데, 민노총은 건설업체 등 사업주 측에 문서를 보내 “윤석열 정권은 노동조합의 활동을 불법으로 만든다”며 “건설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 중앙위원회를 통해 총파업 총력투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참여 조합원 수를 5~6만명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앞두고 5월 1일 분신한 양회동(50)씨의 사망을 계기로 건설노조는 대(對)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문건 내용 중.
이번 ‘총파업 상경투쟁’의 취지에 대해 건설노조는 “윤석열 정권의 공권력이 건설노동자를 사회적 타살로 죽인 현실을 알려낸다”며 “열사(양회동씨)의 억울한 죽음을 사회에 알리고 공분을 모아내는 광장의 투쟁을 시작한다”고 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항에 파업을 정의한 조항이 있다. 이에 따르면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니까 파업은 쟁의행위고, 민노총이 ‘파업’이라는 말을 쓰려면 ‘쟁의행위’의 요건에 따라야 한다.
‘쟁의행위’에 대한 요건은 같은 법 제41조 제1항에 따라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건설노조의 주장대로 이번에 진행되는 게 ‘파업’이라면 그 목적이 노동관계 당사자인 회사측과 노동자 간의 문제를 다뤄야 하며, 파업에 앞서 조합원 투표를 통해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민노총은 파업의 이유는 둘을 충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준태 민노총 건설노조 교육선전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합원 투표는 진행하지 않았다”며 “저희는 사업장 노조가 아니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그 절차를 거쳐야 할 요건이 없다”고 했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상급단체이기 때문에 조합원 투표는 각 사업장과 산하 노조에서 진행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전국 단위 총파업인 만큼 전국 사업장과 산하 노조에서 조합원 투표가 진행돼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사업주 측에 따르면 그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전국의 철근‧콘크리트 업체들은 건설노조에 “불법 쟁의행위 중단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항의 문서를 보냈다. 전국 철근콘트리트 연합회는 “상경투쟁으로 현장의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에는 쟁의행위의 목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정당성을 상실한 불법 쟁의행위”라며 “상경파업을 이유로 정상적인 작업을 중단시키는 행위를 절대로 허락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현장 소장들도 “총파업 참석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근로계약서상의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된다”고 근로자들에게 공지했다.
무엇보다 대법원 판례는 ‘정치파업’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2000년 11월 정치파업이 사용자가 처분할 수 없는 사항을 목적으로 하므로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99두4280). 그런데 지난 5월 10일 민노총 임시 중앙위원회 회의자료엔 “건설노조 탄압 분쇄와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상경 투쟁”이라는 취지가 담겨있다.
민노총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가 지역 건설업체 및 레미콘 제조사 등에 보내는 협조 요청 문서에도 “건설노조 탄압 중단, 윤석열 정권 퇴진”등 사업주가 해결할 수 없는 이유들이 기재돼 있다. 이어 “본 노조는 5월 16일, 17일 양일간 전국 총파업 투쟁 지침에 따라 총파업 투쟁을 진행한다”며 “이에 건설 현장 공정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여 주시길 당부한다”고 했다.
또 기자가 입수한 건설노조 회의자료엔 "윤석열 퇴진 여론화" 등의 '투쟁 목표'가 강조돼 있으며 시민 불편을 막기 위한 조치와 대비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청계광장 등 시민이 많이 모이는 장소" 등으로 집결해서 투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건설노조가 4만명 규모의 집회를 열었을 때도 도심에선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는데, 이번에는 '총파업'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시민 불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회의자료에 따르면 이번 건설노조 총파업은 숭례문 일대와 용산 삼각지, 대통령 공관, 경찰청 등의 정부기관과 청계광장, 광화문 등이며 건설협회와 전문건설협회 및 일부 건설사에도 인파가 몰릴 예정이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