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질병관리본부 수당은 없애면서 청와대와 국회 수당은 그대로 : 월간조선

정부가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공무원들의 연가보상비를 전액 삭감해 논란이 된 가운데 청와대와 국회, 국무조정실의 연가보상비는 삭감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민간연구소로부터 이에 대한 지적을 받고 여론의 눈총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24일 수정된 추경안을 제출하면서도 청와대 등의 연가보상비 삭감은 시행하지 않았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 21일 기획재정부의 추경안을 분석해 "기재부는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질본과 지방 국립병원의 연가보상비 약 12억원을 삭감하면서 청와대·국회·국무조정실·감사원 등의 연가보상비는 그대로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재부가 지난 16일 제출한 추경안을 분석한 것이다. 이 안에서 기재부는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공무원 연가보상비를 선별적·자의적으로 삭감했다. 추경안에 따르면 공무원 연가보상비 3953억원과 채용 연기에 따른 인건비 절감분 2999억원 등 총 6952억원의 공무원 인건비를 삭감해 을 코로나지원금 예산으로 활용한다.

나라살림연구소의 분석 따르면 질병관리본부 인건비는 7억600만원이 삭감됐다. 국립 나주·부곡·공주·춘천·마산·목포병원은 각각 1억3300만원, 1억2300만원, 9600만원, 9300만원, 8000만원, 6200만원씩 예산이 줄었다. 모두 공무원 연가보상비 삭감분이다. 그러나 국회, 대통령경호처, 대통령비서실, 감사원, 국무조정실, 인사혁신처 등은 연가보상비 삭감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구소는 "질본과 국립병원 공직자들은 코로나19 대응으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로 힘든 이들에게 연가 소멸에 따른 권리인 연가보상비까지 주지 않는 것은 노동권 위배행위"라고 지적했다.

이후 기재부는 지난 24일 2차 추경 수정안을 제출했다.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지원금을 70%에서 100%(전국민)에게 주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후 추가 소요액을 반영했다. 추경안 규모는 7조6000억원에서 11조2000억원으로 3조6000억원 증액됐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는 증액분 3조6000억원은 모두 적자국채를 발행해 충당하는 것으로 했다. 청와대와 국회의 예산 삭감은 이번에도 없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