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가 아들의 대학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준 데 대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설전을 벌였다. 유 이사장이 "오픈북(open book) 시험은 어떤 수단도 가능하다"고 옹호한 데 대해 진 전 교수가 "오픈북 시험은 부모가 봐 줘도 된다는 얘기냐"고 반박에 나선 것이다.

 

1일 밤 방송된 'JTBC 신년특집 토론회-언론개혁'에 참여한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는 토론에서 시종일관 맞붙었다. 이날 토론은 손석희 앵커가 진행했고, 이창현 국민대 교수와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도 토론자로 참여했다.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는 토론 초반부터 각을 세웠다. 유 이사장은 "보도의 품질이 낮고 이때문에 독자들이 적개심을 느낀다"고 하자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공격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알릴레오 시청자들이 제대로 일하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리스트를 만들고 가족 신상 파서 기레기라고 비난하고 공격한다”며 "(그런 신상털기가) 집단화 조직화 일상화 되고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님의 망상을 대중들은 현실로 믿고 있다. 구사하는 언어가 선동의 언어”라며 “나는 알릴레오를 보지 않는다. 판타지물을 싫어해서…”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알릴레오'가 제기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 대리시험 관련 내용을 공격했다.  유 이사장은 최근 알릴레오에서 “대리시험이 아니라 오픈북 시험”이라며 “검찰 기소가 깜찍하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오픈북 시험은 여러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아들의 대리시험 의혹을 ‘오픈북 시험’이라고 표현하면서 대중들의 윤리를 마비시켰다”며 “저도 학교에서 오픈북 시험을 하는데 부모가 와서 보지 않는다. 그걸 허용하면 배우지 못한 부모 밑에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의 몫을 잘난 부모를 가진 학생들이 가로채게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검찰 주장이 언제나 팩트는 아니다"라며 "검찰이 유죄 혐의를 씌우기 위해 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알릴레오뿐만아니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MBC <PD수첩>도 비난했다.  그는 뉴스공장의 조국 딸 조민 인터뷰의 내용이 부실했다고 지적한 데 이어 PD수첩에 대해서도 '야바위'라는 표현을 썼다. 유 이사장은 이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꼬 했다.

 

토론이 끝난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란 등에서 네티즌들은 '오픈북 시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오픈북 시험을 부모가 쳐 줘도 된다고 생각하다니 황당하다", "앞으로 오픈북 시험이 사라질 것 같다", "자기 전공과 다른 과목의 아들 시험을 치러준 부모가 대단하긴 하다", "불리한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하는 유 이사장의 토론 태도에 실망했다", "진 전 교수의 외로운 싸움이 계속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