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이 폭로한 김윤옥 여사 관련 '김모 행정관'은 김두진씨 : 월간조선

정두언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대선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의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정 전 의원이 거명한 청와대 행정관은 김두진씨인 것으로 '월간조선' 취재 결과 나타났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경찰 경감을 지낸 김씨는 MB 정부에서 민정수석실 감찰1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사회정상화운동본부(이하 본부) 이사장에 재직 중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막판에 김윤옥 여사가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정신 나간 일을 한 것(이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내가 무슨 짓까지 했냐면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 줬다. 거기서 요구하는 돈도 다 줬는데 사재까지 털었다"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내가 권력하고 멀어져 있었는데 살아 있는 권력에 가서 얘기하라고 했다"며 "신재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대충 해서 보내자 이후에도 자꾸 괴롭혔고 청와대 가족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의 경찰 출신 김모 행정관을 연결해 줬다"고도 덧붙였다. 정 전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와 문제가 있었던 곳은 인쇄 등 기획 관련 업체로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도 찾아와 보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여기서 정 전 의원이 밝힌 '김모 행정관'은 바로 김두진씨를 말한다. 정 전 의원 주장에 비춰보아 김두진씨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일종의 ‘뒤처리’를 맡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두진씨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때부터 이 전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졌다고 한다. 2008년 2월 중앙일보가 펴낸 ‘이명박 핵심 인맥 핵심 브레인’이란 책은 김씨를 “이명박 당선인의 원조 보디가드”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씨는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감찰팀장을 거쳐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중반기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1팀장을 지냈다.

당시 감찰1팀은 대통령 ‘친인척전담관리’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이 팀은 이 전 대통령 친가 쪽 8촌 이내, 외가 쪽 4촌 이내, 김윤옥 여사 쪽 6촌 이내를 관리했다고 한다. 한 월간지에 따르면, 그 규모는 1200명 정도였다고 한다. 이 가운데 100여 명을 ‘집중 관리대상’으로 선별해 동향을 세밀히 점검했다는 게 이 월간지 보도의 요지다.

2012년 4월 소위 ‘청와대 민간인 사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김두진씨가 이끌던 이 팀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해 4월 17일 자 ‘한겨레’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불법사찰’의 증거를 인멸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들은 2010년 6월 29일부터 7월 9일 사이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등 지원관실 직원들과 모두 160여 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지원관실 하드디스크는 같은 해 7월 5일과 7일, 이레이징(프로그램으로 파일 삭제)과 디가우싱(강한 자성으로 하드디스크 훼손)을 거쳐 자료가 영구삭제됐다고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간 지원관실 직원들과 100여 차례 통화한 최 전 행정관 외에도 김두진 감찰1팀장이 있었다고 한다.

한편 김두진씨는 지난해 4월 본부 이사장 자격으로 한 인터넷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진보ㆍ보수로 대변되는 촛불ㆍ태극기 집회를 봤을 때 집회 문화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라며 “그만큼 민주주의가 성숙했고 경제적으로도 성장했다는 시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