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정현 등 스포츠 스타와 사진 찍는 정치인에 네티즌 일침 : 월간조선

2월 16일 오전 윤성빈은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3·4차 최종 주행에서 한국 썰매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新) 스켈레톤 황제'의 대관식 후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에 스켈레톤 금메달 리스트 윤성빈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했다.

박 의원은 “새해 첫날 금메달. 설날이라 다른 날보다 응원 오는 사람 적을 것 같아서 응원 왔는데 와 금메달. 운동 시작한 지 6년 만에 거머쥔 금메달. 정말 대단해요”라며 “썰매와 합쳐 몸무게 115kg을 유지해야 최적의 컨디션이 나온다는 스켈레톤. 그래서 하루 5끼를 먹기도 한다고. 윤성빈 장하다. 김지수도 장하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상반됐다. ‘멋진 모습... 격려해 주세요’ ‘윤성빈, 박영선 화이팅!’과 같은 긍정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티비화면에 보이는 메달선수 옆의 정치인... 참 별로였다. 정치인들의 특권의식’ ‘ 응원을 가셨으면 응원만 하고 오시지... 굳이 인증샷 찍은 것은 오버였어요. 특별한 존재인 척은 하지 않았으면...' '김연아 선수는 관중들과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조용히 왔다가 일찍 자리를 떴는데 결승지점에서 이리저리 얼굴 들이미는 장면은 보기가 좋지 않다' '금메달이 유력했는데 응원 오는 사람이 적을 것 같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럴 거면 차라리 비인기 종목에 갔어야 했다. 너무 보여주기식이다' 등의 비판적인 댓글도 존재했다.

앞서 여야 정치인들은 공개발언이나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정현 선수와의 인연을 강조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데 이용, 비판받은 바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코비치를 보며 성장한 정현의 활기찬 웃음과 여유! 더불어민주당에도 정현 탄생, 강남구청장에 도전장 낸 여선웅 특보는 강남의 정현"이라고 치켜세웠다.

추 대표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강남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여선웅 강남구의원에 대한 기사 링크를 이 글과 함께 올렸다. 정현 선수가 16강에서 노박 조코비치(14위, 세르비아)를 꺾을 것을 두고, 전통적인 민주당의 험지에 출마하는 여 구의원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김영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선천적 약시를 딛고 세계적 선수로 성장한 정현 선수에게 더불어민주당은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며 “수원시 팔달구의 삼일공고 테니스 선수 출신인 정현 선수는 더 많은 시간, 더 집중된 훈련으로 새로운 신세대의 모습으로 미래를 개척해 냈는데, 테니스에 대한 새로운 조명과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지역구는 경기 수원 병으로, 김 위원장이 언급한 정 선수의 모교가 있는 팔달구가 속해 있는 지역이다. 옆 지역구인 백혜련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정현 선수가 저희 지역구 출신이다. 진작 사진 한 번 찍었어야 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 선수의 경기 때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수원의 아들 정현 선수, 정말 장하다!” “점심시간 짬을 내 응원했다” 등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사진 오른쪽)가 2017년 11월 23일 오전 도지사 집무실에서 최근 열린 ATP(The 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 남자 프로테니스 선수 협회) 투어에서 우승을 한 정현 선수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격려했다. 남 지사와 정현 선수가 환담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자유한국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24일 정 선수가 경기도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과거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남 지사는 “자랑스러운 테니스 스타 정현 선수가 지금 8강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오늘도 멋있습니다! 승패를 떠나서 화이팅입니다”고 응원의 메시지도 남겼다. 해당 사진은 지난해 11월 정 선수가 ATP투어 우승을 한 뒤 도청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경기 안성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성 죽산초등학교 출신 정현 선수의 한국 테니스 최초 그랜드슬램 대회 8강 진출을 19만 시민과 함께 축하드립니다”고 올렸다.

정 선수와 같은 삼일공고 출신인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도 정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지난 2013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윔블던 테니스대회 주니어 남자단식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정현 선수 환영식에 함께했던 기억이 떠올라 예전 사진을 다시 찾아봤다”며 “삼일의 자랑 정현 선수가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쓰길 국민과 한마음으로 응원한다”고 적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