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부패'에 목숨 위협받는 우크라 국민들…'1억달러' 챙긴 前 장관 도피 중 체포

대선 계속 미뤄 '민주적 정당성' 없는 정권이 '도덕적 정당성'까지 없다면?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사진=뉴시스

러시아의 침공 이후 4년째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규모 부패 사건에 연루돼 사임했던 우크라이나의 전직 장관이 도피성 출국을 시도하다가 현지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은 게르만 갈루셴코 전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을 국경 지대에서 붙잡아 신변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갈루셴코 전 장관은 약 1억 달러(한화 약 1450억원) 규모의 조직적 뇌물 수수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2025년 11월 사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의 조사 결과, 갈루셴코 전 장관이 주도한 부패 수법은 매우 조직적이었다. 그는 국영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에네르고아톰'이 민간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계약 금액의 10~15%를 뒷돈으로 떼어먹는 구조를 설계했다.

 

수사당국은 업체들이 국가 사업 계약을 유지하거나 대금 지급 지연 같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갈루셴코의 강압적 요구에 응해야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모인 부패 자금 약 1억 달러는 정교한 세탁 과정을 거쳐 해외 계좌로 반출됐다. 이 돈의 일부는 갈루셴코 가족의 해외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등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갈루셴코가 착복한 1억 달러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영하 20도로 내려가는 혹한 속에서도 제대로 된 난방을 하지 못하는 사태를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 사업비 일부가 리베이트로 빠지면서, 발전소와 변전소들이 방호 시설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 그에 따라 이들 시설은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의 공습에 파괴됐다. 이미 파괴된 시설들의 복구 작업도 예산 부족으로 지연됐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국민 상당수는 전기도 없이, 난방도 하지 못한 채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젤렌스키 정부에 대한 국내외적 신뢰에 심각한 균열을 내고 있다. 측근들의 잇따른 비리는 젤렌스키의 정치적 생명줄을 스스로 끊는 행위나 다름없다. 전시 상황을 명분으로 대선을 차일피일 미뤄 민주적 정당성마저 취약해지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본 상황에서 정권 핵심부가 이런 식으로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행태는 정권의 몰락을 넘어 자초하는 행태다. 

 

만약 국제사회가 부패한 정권에 대한 지원에 회의를 느끼고, 국민적 원성이 폭발할 경우 젤렌스키는 곧바로 대통령직을 그만둬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 후에는 자신의 부정부패 연루 의혹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많이 본 뉴스
  • 세계속 코이카'
  • 배진영의 '어제 오늘 내일'
  • 김태완 'Stand Up Daddy'
  • 권세진 ‘별별이슈’
  • 정혜연 ‘세상 속으로’
  • 박희석 ‘시시비비’
  • 이정현 ‘블루오션을 찾아서’
  • 박지현 ‘포켓 저널리즘’
  • 하주희 ‘블루칩’
  • 이경훈 현장으로’
  • 김광주의 뒤끝
  • 백재호의 레이더
  • 고기정의 特別靑春
  • 슬기로운 지방생활
  • 이상곤의 흐름
  • 서봉대의 되짚기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 취재본부는 지금’
  • 조갑제 기자의 최신정보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