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에서 인생 참회록 쓴 교육장관이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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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최교진 교육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백년대계(百年大計) 업무를 시작했다. 국민의힘의 거부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자 이 대통령은 임명을 감행했다.

 

국민의힘은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교육할 것이냐“‘음주 운전해도 된다’ ‘여학생 따귀 때리고 자랑해도 된다’ ‘SNS에 온갖 막말을 써도 된다’ ‘그래도 나중에 장관이 될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냐, 아니면 아이들에게 전교조 이념을 학습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늦은 인생 참회록을 쓰다

 

인사청문회에서 최 장관이 보여준 모습은 인생 참회록에 가까웠다. 불법은 없었다고 해도 그는 자신이 살아온 과거에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반미(反美) 친북(親北)에 가까웠던 이념의 과거를 자기 부정했다.

 

최 장관의 거듭된 사과에 대해 국회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최교진 후보자께서는 오늘 하루 종일 과거의 생각이 잘못된 것 같다, 반성한다, 사과한다, 후회한다그렇게 인생 전체가 반성과 후회와 사과로 점철돼 있다면 대한민국의 교육부 수장이 될 자격이 있겠습니까? 저는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오히려 그 반성과 후회와 사과를 가지고 고해성사를 하셔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 장관은 2003년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한 것에 대해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가장 크게 후회하는 일이라고 사과했다.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음모론성 글을 공유한 것이 논란이 되자 정부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며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집회 사진을 공유하며 잘가라 병신년아라고 한 것도 사과했다.

 

18대 대선 직후 문재인 후보가 패배하자 여전히 부끄러운 부산이란 시를 공유한 것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신중하지 못했던 공유를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학위 논문 출처 미표기 문제에 거듭 고개를 숙였다. 관용차가 속도 위반·주정차 위반으로 여러 차례 적발되었고, 어린이 보호구역 주정차 위반에 대해 질책을 받자 최 장관은 당시 “(운전기사에게 빨리) 달리지 말라고 늘 주의를 주고 있었고, 실제로 이런 적발이 된 것이 제가 탔을 때인지 아닌지를 정말 알기가 좀 어렵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세종시교육감 시절 신입생 배정 오류에 대해 “‘다 구제해주겠다고 했으나 구제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송에서 이기고 학생들에게 소송 비용까지 회수한 일에 대해 최 장관은 실무자의 착오이기는 하지만 전체 조직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서 시민들에게도 사과를 몇 차례 드렸다고 했다.

 

과거 단절 모습, 스스로 증명해야... 전교조 두둔 언행도 유념해야

 

우여곡절 끝에 교육 수장이 된 최교진 장관은 청문회 이후 추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번의 사과로 끝내기보다 국민, 그리고 교육계와 소통하며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 소속 한 야당 국회의원은 그런 생각·행동이 잘못됐고, 지금은 어떤 점에서 달라졌는지를 솔직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 인사 청문회에서 자신을 반대했던 야당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고, 야당과 소통하기 위해 야당이 제안하는 교육정책도 과감히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대구·경북에서 교육감을 역임한 한 교육계 원로는 교육 관료가 만든 크고 화려한 정책이 아니라 현장 목소리를 듣고 교사나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 장관이 되기를 소망한다결과를 빠르게 내놓기보다 교육 개혁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변화에 맞게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로는 무엇보다 교육정책이나 입시 문제에 대해 세대 간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덧붙이며 이런 말을 보탰다.

 

과거 반미·친북 논란 등 정치적 편향성을 의심받았다면, 교육부 장관으로서 특정 이념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과 교육의 질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분명한 기준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친전교조 발언이나 전교조를 두둔하는 언행에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 국민 공감대 만들어야

 

이재명 대통령의 교육 공약 중 핵심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성공에 최 장관의 장기 비전과 원칙을 정립시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를 얻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남권 지역 국립대 한 보직 교수는 그럴듯한 대학 간판이 아니라 해외 대학과 견줄 만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연구 중심·융합형 거점 국립대 10개를 만들겠다는 질적 목표를 명확히 해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이다.

 

단기간이 아니라 적어도 10년 뒤, 30년 뒤를 바라보는 지속 가능한 정책을 제시해 정권 교체에 좌우되지 않는 고등교육 제도를 안착시키되 대학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학령기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 국립대만이 아니라 사립대를 포함해 모두의 대학이 될 수 있게 고등교육의 획기적 혁신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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