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의장성명에 'CVID' 문구대신 'CD' 사용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 영향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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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표현 대신 ‘완전한 비핵화(CD)’라는 완화 문구 사용
◉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우리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외교적 노력 소개했다”
◉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지역안보포럼(ARF)은 北이 참여해 온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
박윤주(오른쪽) 외교부 1차관이 11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이와야 다케시(왼쪽) 일본 외무상,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지역안보포럼(ARF)이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의장 성명을 11일(현지 시각) 채택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외교장관이 참석했지만 북한은 불참했다. 


이번 의장성명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지만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요구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표현은 빠졌다. 대신 ‘완전한 비핵화(CD)’라는 보다 완화된 문구가 사용됐다.


ARF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이날 회의 직후 성명을 공개하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증가는 역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 이행해야 하며 관련국들은 지속 가능한 대화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평화 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성명은 “관련 모든 당사국이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는 외교적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대화 분위기 조성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은 2000년 ARF에 가입한 이후 매년 회의에 참석해 왔지만 올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 안보 협의체다. 그동안 북한은 성명에 담기는 북핵 관련 문구 수위를 두고 외교적 공세를 펼쳐왔다.

 

이번 포럼에 북한이 불참한 이유는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외교 관계 단절이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당한 사건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고 2021년에는 북한이 말레이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완전히 단절했다.


이번 성명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CVID 표현이 제외된 데 대해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회의에 참석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우리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특정국 언급 없이 원론적 입장만 담겼다. 성명은 “남중국해의 항행과 비행의 자유는 반드시 보장돼야 하며 역내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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