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조선시대 정조 임금이 제작을 명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북한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영문 등재 신청명은 'Comprehensive Illustrated Manual of Martial arts'. 작년 7월 북한은 '무예도보통지'를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으로 등재했고 올해에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한 것이다.

'무예도보통지'는 규장각 검서관(실무 담당자)인 실학자 이덕무·박제가, 무관 백동수 등이 1790년 편찬한 조선시대 군용 무술 교본이다. 보병무예 18가지, 마상무예 6가지를 합해 총 24가지의 무예를 담았다. 24가지 무예를 자법(刺法·찌르기)·감법(坎法·베기)·격법(擊法·치기) 등 정교한 체계로 만들었다.

특히 북한은 등재 신청서에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무예는 고조선·고려를 통해 조선으로 이어졌으며 이것이 현대 북한 태권도의 원형이 됐다" "삽화는 김홍도가 그렸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국내 학계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들만의 주장을 유네스코가 공인한 셈이 된 것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무예도보통지'가 북한의 아·태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후였던 작년 8월 북한과 세계기록유산 공동 등재를 검토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동 등재는 어렵다고 판단한 뒤 적극적인 시정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는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국립중앙도서관 등이 무예도보통지 수십 권을 보유 중이다. 문화재청은 "세계기록유산은 소장 기관이 등재 신청을 해야 국내 심사를 하는데 지금까지 국내에서 신청한 기관이 없었다"고 밝혔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