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Steven Yeun·41)이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티븐 연은 앞서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초이스 남우주연상에 이어 텔레비전 부문 미국 최고 권위를 가진 에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가 됐다.

스티븐 연은 1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비프'(Beef)로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Best Actor in a Limited Series, Movie or Anthology)을 차지했다.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 경쟁자인 '블랙 버드'의 태런 에저턴, '웰컴 투 치펜데일'의 쿠마일 난지아니, '다머'의 이번 피터스, '위어드'의 대니얼 래드클리프, '조지 앤 태미'의 마이클 섀넌을 제치고 수상했다. 

한국계 혹은 한국 국적 배우가 에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2022년 '오징어 게임' 이정재 이후 두 번째다.

골든글로브와 에미 모두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한국계 배우는 스티븐 연이 처음이며,  아시아계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과 에미 모두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 역시 스티븐 연이 최초다. 

스티븐 연은 지난 2021년에 열린 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스티븐 연의 한국이름은 연상엽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5살 때 미국으로 이민 후 귀화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 후 연기에 꿈을 품고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유명 드라마 '워킹 데드'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스티븐 연은 지난해 4월 공개된 '비프'에서 한국계 미국인 잡역부 대니 조를 연기했다. '비프'는 마트에 갔던 대니가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에이미 라우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이 운전 문제로 악연을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에이미를 연기한 베트남-중국계 미국인 앨리 웡은 같은 부문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비프'는 한국계 미국인 등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도해 만든 작품이다.  제작·연출·극본을 맡은 이성진 감독이 한국계 미국인이고, 역시 한국계 배우인 조셉 리, 데이비드 최 등이 출연했다. 스티븐 연과 함께 호흡을 맞춘 앨리 웡은 베트남-중국계 미국인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