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 '신고리 원전 공사 재개' 권고, 청와대 수용할 듯 : 월간조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20일 오전 '원전 공사 재개 여부' 관련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공론위는 "건설 공사 재개 쪽을 선택한 비율이 59.5%로 공사 중단을 택한 40.5%보다 훨씬 높았다"며 공사 재개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지형 공론화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은 이날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론화위에서 지난 석 달간 숙의(熟議) 과정을 거쳐 의결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공론조사에서의 공사 중단과 재개 사이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편차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번 공론조사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6%인데, 양측의 의견 차는 19%포인트로 오차범위를 크게 넘어섰다는 것이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팽팽했던 것과 달리 공론화위에서는 공사 재개 입장이 우위로 나왔다.

또 "조사 회차가 거듭될수록, 모든 연령대에서 건설 재개 쪽으로의 비율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원전 축소 정책'에 대한 설문에서는 ‘원전 축소 및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선택한 비율이 53%였고 '원전 유지 또는 확대'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35.5%와 9.7%였다. 공사 재개 여부와는 반대로 원전 축소 정책은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신고리 원전 공사 중단 공약에 대해 찬반 여론이 부딪치며 갈등을 빚자, 공사 중단 여부를 숙의민주주의로 결정하겠다며 지난 7월 24일 공론화위를 출범시켰다. 정부는 지난 3개월여간 신고리 원전 공사를 중단하고 예산 46억원을 투입해 공론조사를 실시했다.

대법관 출신 김지형 위원장과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 4개 분야 8명의 위원이 위촉됐다. 지난 9월부터 시민참여단 500명을 선정(500명 중 471명 최종 조사 참여)하고 한 달간 집중 학습 및 전문가 강연, 토론 등의 숙의 과정과 설문 조사를 거쳐 결론에 이른 것이다.

청와대는 공론화위의 공사 재개 권고 발표가 끝나고 30분 후인 11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권고안을 토대로 후속 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중단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핵심 국정과제였지만, 공론조사 결론에 따를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정책 추진 방향을 결정하며, 오는 24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원전 공사 재개를 최종 선언할 방침이다.

다만 문 대통령과 정부는 이번 공론조사의 신고리 원전 공사 재개 권고 결정과는 별개로 장기적 탈원전과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은 향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개월간 원전 공사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 비용은 약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2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전 공사가 3개월여 동안 일시 중단됨에 따라 발생한 협력사 손실보상 등의 비용은 약 1000억원에 이른다. 이 비용은 공사 지연에 따른 이자, 자재·장비 보관 등 현장 유지 관리비, 사업 관리를 위한 필수 인력의 인건비 등이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