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국립대학들의 이름, 즉 간판이 바뀐다. 지방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육부가 내린 조치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비수도권 13개 국립대학이 신청한 교명 변경을 일괄 허용하기로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교명 변경을 신청한 국립대는 강릉원주대, 공주대, 군산대, 금오공대, 목포대, 목포해양대, 부경대, 순천대, 안동대, 창원대, 한국교통대, 한국해양대, 한밭대 등이다. 이 학교들의 모두 기존 교명 앞에 ‘국립’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학교 상징물이나 관인(행정기관 직인), 문서에 국립대임을 나타내는 문구도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해당 대학들이 교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도 증가로 인해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져서다. 대학들은 ‘국립’을 교명에 넣고 인지도를 높여 적극적인 신입생 유치활동과 졸업생의 취업률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또 해당 대학들이 교명 변경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사교육계에서 널리 퍼진 용어인 '지거국(지방거점국립대학)'과 '지잡대(지방 사립대학을 칭하는 속어)' 중 어중간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북대와 부산대 등 시-도(광역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이 포함된 대학은 이미 국립대로 인지도가 높고 '지거국'의 위치가 분명하다. 그러나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이 들어간 대학은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단어의 의미로는 분명한 '지거국'임에도 불구하고 '지잡대'로 불리는 등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명을 완전히 바꾸면 이름이 유사한 다른 학교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기존 교명 앞에 ‘국립’이라는 단어를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