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1위를 차지한 정청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영수 회담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과 이 대표가 3분 동안 통화한 것까지는 참 좋았다. 그런데 당이 안정되고 만나자고 했다. 대통령은 당과 무관하게 국가 사무, 지금 3고 시대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당 대표를 제일 먼저 만나야 한다"며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런 것은 야당 대표에게 손을 내밀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 사무를 보는 대통령의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8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시계추를 2019년 5월로 돌려보자. 

대통령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였던 황교안 전 대표가 일대일 청와대 회당을 제안하자 거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5월 9일 KBS 대담에서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고, 이에 황 대표는 '일대일 단독회담'을 하자고 역제안했었다. 그런 황 대표 제안에 대해 당·정·청이 이날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청래 최고위원 논리대로라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 잘 몰랐던 것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으로 당선되기 전인 8월 2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 저널’에서 이재명 대표의 기소 가능성에 대해 “지금까지 몇 년 동안 탈탈 털었는데, 결국 기소된 건 TV 토론하다가 경기도지사 때. 다 무죄나오지 않았냐. 한 10년 동안 풀었는데 나머지 사건 기소된 게 뭐가 있냐. 기소 엄포만 있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김건희 여사 부분이 훨씬 더 사법리스크가 큰 거다. 국가적인 불행일 수도 있고”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몇 년간 탈탈 털었음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만큼 별문제가 없고, 오히려 김건희 여사가 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탈탈 털다 못해 별건 수사 논란까지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 검찰이 수사 대상자를 별건으로 압박하며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나온 것은 없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한국거래소, 금감원, 경찰의 표적이 된 것은 2013년도이다. 2013년은 당시 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시기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핵심 부서에서 활동한 관계자의 이야기다.

  “당시는 검찰과 국정원이 세게 붙은 시기였다. 국정원에서 확인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 주변에 관련한 풍문을 하루가 멀다고 보고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국정원 보고에 도이치모터스 내용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이 정권에 미운털이 박힐 수 있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 중인 시기에 갑자기 금융 당국과 사정 당국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들여다봤다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당시 정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단 이야기다. 강도 높은 조사 또는 내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지만 경찰, 한국거래소, 금감원은 모두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심지어 김 여사는 경찰의 내사 대상도 아니었다. 경찰청 고위 간부는 “권 전 회장과 ‘선수’ 이씨에 대한 내사는 있었지만, 김 여사는 대상자가 아니었고 따라서 별다른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내사에 진전이 없어 시작 후 7개월여 만에 내사를 접었다. 이후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과 관련한 수사도 추가로 벌이지 않았다”고 했다.

 10년 가까이 털었음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정 최고위원과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김 여사를 연결 지으려 한다. '김건희 특검법' 추진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에서는 정 최고위원과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추진돼야 하는 건 '김건희 특검법'이 아니라, '이재명 특검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