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교감이 여교사를 교무실로 불러 과녁에 세워둔 채 체험용 활을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 6월 인천 소재의 한 공립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A씨(여·27)는 ‘업무협의’를 하자는 교감의 호출에 따라 교무실로 들어섰다. 당시 A씨가 오자 교감은 “과녁에 좀 가보라”며 교무실 한 쪽의 캐비닛을 가리켰다. 교감이 지목한 캐비닛 위에는 A4 용지에 인쇄된 양궁 과녁이 붙어 있었다.

당시 교감은 학생들이 수학여행에서 쓰고 가져온 대나무 재질의 체험용 활시위와 화살을 들고 있었다. 40㎝정도 길이의 화살 끝에는 흡착 고무가 달려있었다. A씨는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상사인 교감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었다.

이에 A씨는 과녁의 점수를 확인해달라는 의미라 여기고 과녁 옆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교감은 “과녁에 서 있어 보라”고 다그치며 큰 소리로 웃었다. 교감은 A씨가 당황하며 억지 웃음을 짓자 “(화살이) 오면 피하면 된다. 거기 있다가 맞는다. 이거 아무 데나 막 튀어”라고 엄포를 놓았다. A씨가 머뭇거리는 찰나, 갑자기 날아든 화살은 A씨 머리에서 20cm 정도 떨어진 과녁에 꽂혔다. 당시 교무실에 있던 교무부장과 교무 실무원은 이 상황을 전부 지켜봤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날의 충격으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 A씨는 급성 스트레스장애를 진단 받았고 최근까지 치료 중이다. 구토하는 증세가 계속돼 교사 승급을 위한 자격연수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해당 교감을 인격권 침해 등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는 교감의 공개 사과와 인천시교육청의 철저한 조사 후 징계 등을 요구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교감은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인격을 모독하는 등 폭언도 자주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교감은 A씨에게 활을 쏜 적이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녹음된 대화 녹취에는 과녁에 서보라고 말하는 교감의 음성이 있었다. 더해 화살이 과녁에 박히면서 나는 소리까지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권위는 A씨가 제기한 진정에 따라 조사에 착수, 해당 교감에 해명자료를 요구한 상태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