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소울 트레인’ 임프레션스(The Impressions)는 ‘People Get Ready’를 통해 완전체가 되었다. 느리고 감미로운 R&B의 마법이랄까.

하이 테너의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 테너의 프레드 캐쉬(Fred Cash), 베이스 파트의 샘 구든(Sam Gooden)이 완성한 3단 합작체, 완전체였다. 동명의 앨범(1965년 발매)은 빌보드 200 차트에서 최고 23위에 올랐고 19주 동안 차트에 머물렀다. 빌보드 톱 R&B/Hip-Hop 차트에서 놀랍게도 당당히 1위, 빌보드 Hot 차트에서는 14위를 차지했다.

임프레션스의 앨범 《People Get Ready》

음악잡지 《롤링 스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노래(the Greatest Song of All Times)에서 24위였으니 이 곡은 대중의 사랑과 비평가들의 신뢰, 상업적 성공까지 모두 갖췄다. 복덩어리 같은 곡이다. 훗날 커티스 메이필드가 큰 사고를 당하고 몸져 누워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공교롭게도 제프 백, 로드 스튜어트가 곡을 커버해 곤란을 피할 수 있었다고. ‘월남 갔던’ 아들이 돌아온 기분이었으리라.

‘People Get Ready’에는 커티스 메이필드의 종교적 확신이 담겨 있다. 가스펠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 흑인의 평등권 운동에 의미있는 자극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종교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가 뒤섞였으니 폭발적일 수밖에 없었다.

가스펠 영가에서 주로 쓰이는 ‘기차 모티브’를 활용하여 짐 가방도 필요 없고, 티켓도 필요 없으니 준비해서 그냥 기차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는 내용이다.

메이필드와 프레드 캐시가 가스펠과 R&B의 고전적인 문답식 대화인 ‘콜 앤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를 따라 가사를 주고받는 동안 샘 구든은 절제된 스트링과 브라스 위로 배킹 하모니를 불어 넣는다.

기차가 오고 있으니 준비하라구.

짐은 필요 없어. 그냥 타기만 하면 되지.

당신에게 필요한 건 웅웅거리는,

디젤엔진 소릴 듣는 믿음만 있으면 돼.

People, get ready, there's a train a-comin'

You don't need no baggage, you just get on board

All you need is faith to hear the diesels hummin'

Don't need no ticket, you just thank the Lord

그런데 기차에 다 오를 수는 없다. 희망 없는 죄인(the hopeless sinner), 살기 위해 남을 해치는 자(who would hurt all mankind just to save his own)에게는 자리가 없다고 노래한다.

이 곡은 레게음악의 최고봉인 밥 말리(Bob Marley)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임프레션스의 광팬이었고 이 곡 역시 좋아했다. ‘One Love’를 발표하면서 ‘People Get Ready’를 슬쩍 집어넣었는데 물론 작곡자인 커티스 메이필드의 크레딧을 얻지 못했다. 당시에는 저작권 규정이 느슨했기 때문이다.

꺼림직 했던지 1977년 앨범 《엑소더스(Exodus)》에 ‘One Love’를 재수록하면서 아예 타이틀을 ‘One Love/People Get Ready’라고 병기하며 밥과 커티스의 공동작곡이라 했다.

제프 백과 로드 스튜어트의 싱글 ‘People Get Ready’

아래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에바 캐시디(Eva Cassidy)등이 다시 불렀고, 제프 백(Jeff Beck)과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가 1985년 발표한 커버곡이 영국 UK 차트에서 81위에 올랐다가 1992년 같은 곡으로 49위를 차지했을 만큼 사랑을 받았다. 제프 백의 느린 블루스 연주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