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제도를 일부 개편한다고 8일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6일 열린 청년특별대책 당정협의회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현행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를 개편하고 오는 11월 입주자 모집단지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추첨제를 도입해 기존 특공 소득기준에서 벗어났던 1인가구, 맞벌이 등에 청약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물량의 30%를 추첨으로 공급한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이 기존에 70%(우선)·30%(일반) 구조에서 앞으로 50%(우선)·20%(일반)·30%(추첨)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현행은 소득기준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60%(3인가구 기준 965만원)으로, 상당수의 맞벌이부부는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또 신혼부부 특공은 자녀가 많아야 우선순위를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 신설된 신혼부부 특별공급 30% 추첨 물량의 경우 소득요건과 자녀수를 따지지 않는다.  내집 마련 이후 출산을 계획하는 최근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다만 '금수저 특공'을 제한하기 위해 소득 기준을 초과하는 이에게는 ‘부동산 가액 3억3100만원 이하’의 자산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혼인중이거나 미혼인 자녀가 있어야 신청가능한 생애최초 특공은 1인 가구도 신청 가능해졌다. 앞으로 생애최초 특별공급 30% 추첨 물량에 1인 가구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60㎡ 이하의 주택만 신청할 수 있다.

특공 추첨제 운용 방식은 기존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대기 수요자 배려 차원에서 대기 수요자에게 70%를 우선 공급한 뒤 잔여 30%를 대상으로 이번에 새로 편입된 대상자와 우선공급 탈락자를 한 번 더 추첨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기준 민영주택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물량은 약 6만호(신혼부부 4만호, 생애최초 2만 호)로, 30%를 적용해 물량을 추산하면 약 1만8000호(신혼부부 1만2000호, 생애최초 6000호)가 추첨제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40·50대 장기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일반공급(가점제) 비중은 현행대로 유지한다. 이에 따라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물량의 70%가 배정됐던 우선공급(소득기준 130% 이하)은 50%로, 30%였던 일반공급(소득기준 160% 이하)은 20%로 줄어든다. 다만 저소득층·다자녀가구 등을 배려해 국민주택(공공분양)을 제외한 민영주택(민간분양)에만 새 제도를 적용한다.

국토부는 즉시 관련규정 개정에 착수해 11월 이후 확대 도입될 민영주택 사전청약 부터 적용,청년층 등의 청약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정된 공급 물량 속에서 소득기준을 없앤 추첨물량을 확대하면서 소득이 낮은 기존 청약 대기자들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