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후보 공모 결과 지난 1월 26일 8명의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3일과 4일 이틀간 책임당원 투표(20%)+국민여론조사(80%)를 통한 온라인 예비경선을 갖고 5일에 본경선 진출자 4명을 발표한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결정은 3월 초로 예정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나경원, 오세훈, 안철수, 박영선, 우상호 등 과거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10년전의 인물들’이 유력 후보로 주목받다보니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평, 청년층을 대변할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유일한 1970년대생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1971년생인 오 의원은 지난 2015년 민주당 텃밭, ‘서울 속 호남’으로 불리던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21대 총선 낙선 이후 소장파 인사들과 여의도에 협동조합 카페 ‘하우스(How’s)’를 열고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를 1일 카페 하우스에서 만났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일 여의도 하우스에서 <월간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현재 당내 후보 중 최연소인데. 자신만의 장점을 소개해달라.

“본선잠재력과 확장성 측면에서 오신환이 ‘안-오-나(안철수-오세훈-나경원)’를 압도한다고 확신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 1년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폭주에 제동을 건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야당이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선거인데 10년 전 조연들 가지고는 이길 수 없다. 미래 대 과거의 싸움으로 가야 이긴다. 나경원 전 의원은 확장성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 ‘황교안 노선’이 지난 총선에서 확실히 실패하지 않았나. 이 와중에 강경보수 깃발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얘기는 10년 전 실패를 되풀이하겠다는 필패 선언이다. 오세훈 전 시장과 안철수 대표는 ‘역심판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

-서울시민이 가장 원하는 시장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코로나 후유증과 부동산 대란을 수습하고 서울의 미래비전을 완성할 사람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코로나 이후 K-양극화로부터 시민의 삶을 지키는 ‘따뜻한 시장’, 박원순 10년을 지나며 발전을 멈춘 서울의 성장시계를 다시 돌리는 ‘유능한 시장’이 될 것이다.”

-과거 ‘박원순 서울’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가장 잘못한 일은 서울의 성장시계를 세운(멈춘) 일이다. 2010년까지 서울은 동아시아 글로벌 수도 자리를 놓고 베이징, 도쿄와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7년 동안 벽화를 그리다가 2018년 3선에 성공하고 나서야 겨우 미래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서울은 10년 간 발전을 멈추고 말았다. 나는 박원순이 멈춰 세운 서울의 성장시계를 다시 돌리려 한다.“

-‘오신환의 서울’은 어떤 서울인가.

“오신환의 서울은 ‘입체도시’다. 나는 ‘입체도시계획’으로 동아시아 글로벌 수도로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회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입체도시계획’에 ‘AI(인공지능) 기반 미래교통시스템’과 ‘창업도시 비전’을 더해서 ‘서울의 미래 2050 플랜’을 완성할 것이다. 과거 도시개발은 자동차 운송 중심의 평면적 개발이었다. 보차분리 원칙에 따라 도로로 구획을 정리하고 나머지 땅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론 서울을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다. 이미 팽창할 데로 팽창해서 더 이상 도로를 깔 수도 없고 비싼 땅값 때문에 도시재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입체도시’는 입체적인 토지활용과 대중교통 중심 일체형 개발을 통해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최신 트렌드의 도시계획 기법이다. 도로와 철도 위에 건물을 짓거나 지하화하고 지상공간은 주거･업무･문화･도시공원 등 생활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파리 라데팡스, 도쿄 도라노몬, 광저우 신탕지구처럼 이미 외국에선 성공적인 사례들이 축적되고 있다. 서울 역시 영동대로 광역환승센터 등 산발적이지만 입체도시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나는 이것은 서울시 전체로 전면화해서 비강남권 균형발전과 구도심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가장 큰 이슈는 부동산이다. 대책은.

“주택공급의 93%를 민간주택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고 무주택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무차별 대출규제를 완화해서 주택시장을 정상화하는 게 급선무다. 나는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위해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민간주택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 아파트값이 평균 10억 원을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선 공급을 아무리 확대한다고 해도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서민과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되살리기 위해 공공임대에서 공공분양으로 공공주택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민간분양과 공공임대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그래서 생각해낸 방안이 ‘환매조건부 반반아파트’다. 서울시가 직접 시세의 반값에 아파트를 공급해서 가격 부담은 줄이고 서울시에 되팔 때는 매매차익의 절반까지 보장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주거안정은 물론 자산축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97세대로서 일자리와 청년대책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일자리 문제의 해법은 결국 서울의 창업도시 비전을 바로 세우는 것뿐이다. 네이버, 카카오, NC소프트 같은 성공한 창업기업들이 많이 생겨나야 궁극적으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 어려운 길이지만 끈질기게 추진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제동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입체도시계획’과 연계해서 서울시의 창업도시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을 정리하고 있다. 금주 중 세부공약으로 발표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 외에 청년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도 끊기면서 당장 눈앞의 생계를 위협받는 청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경제정책과는 별개로 K-양극화 극복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코로나19 사태로 생계위협을 받고 있는 청년들을 돕는 ‘청년소득 플러스’라는 공약을 제4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소득이 없거나 월 소득이 1인 최저생계비(109만원)에 미달하는 청년들에게 최대 54만 5천원을 기초생계비로 지급하고, 본인 소득이 있는 경우 근로장려금 성격의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사회보장 차원에서 산소호흡기를 꽂아야 하는 상황이다.취임 즉시 마을만들기 등 실패한 사업들을 정리하고 시민단체 등에 지급한 보조금을 전수조사해서 서울시 예산이 필요한 계층을 위해 정확하게 쓰이도록 재구성하겠다.”

-현재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빅2(나경원 오세훈)’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경기에 나선 선수가 게임의 룰에 토를 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시민경선을 100%로 하든 80%로 하든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선방식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선과정부터 국민들의 주목을 끌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서바이벌 경선 방식으로 가자는 말씀을 여러 번 드렸고, 당에서도 ‘미스 트롯’ 방식으로 하겠다 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 과거처럼 왕중왕전 방식의 2단계 경선으로 정리됐다. 이것은 당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우리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예비경선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본 경선만이라도 준결승-결승 서바이벌 방식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면접장에서 공관위에 촉구해 놓았는데 상황이 바뀔지는 아직 모르겠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