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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말 '민주주의 기본'을 모르는 자들은 '누구'인가?

'문재인 복심' 윤건영의 '경고'로 확인하는 '친문'들의 민주주의관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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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월성원전 1호기 폐쇄’와 관련 결정 당시 자료 왜곡, 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이뤄진 관련 자료 파기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는 데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경고한다. 선거를 통한 대의민주주의 근본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그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부다. 선을 넘지 말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서 수사를 하면 안 된다는 식의 윤건영 의원의 ‘논리’는 대체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권에게 헌법과 법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초법적 권한’을 부여한 일이 없다. 그럼에도 윤 의원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에 그 누구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할 있는 주장을 한 셈이다.


윤건영 의원은 “월성 1호기 폐쇄는 19대 대선 공약이었다”며 “그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추진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렇듯 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따라 선거를 통해 월성 1호기 폐쇄는 결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정책 그 자체를 감사 또는 수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범죄행위 운운하는 것은 기본도 모르는 언사”라고 했다.


위법 정황이 있다면, 그 분야를 막론하고 수사기관이 진위를 가리고 처벌을 요구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현재 검찰이 ‘월성원전 1호기’와 관련해서 진행하는 수사의 방향은 경제성 평가 이전 ‘가동중단’ 결정 여부 경제성 평가 자료 왜곡 여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직적인 관련 자료 파기 등 감사 저항이다.  


검찰 수사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된다면 관련자들을 모조리 다 기소하고, 사법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 여기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 윤 의원은 “국민이 추진해도 좋다”고 승인했다고 강변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윤건영 의원은 특정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세운 공약 모두를 국민이 승인했다는 자신의 주장이 과연 설득력 있다고 자부하는 것일까.  그야말로 가당치도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다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는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비판받을 소지가 큰 논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주장대로라면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는 국민의 명령인데, 민주당은 이것을 왜 저지하였나”라고 지적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호 공약’으로 ‘한반도 대운하’를 내걸었지만,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었던 야당이 반대해 ‘4대강 사업’으로 선회했다. 윤 의원 주장에 따르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명박 정부의 ‘1호 공약’을 반대한 당시 야당, 지금의 여당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모르는 정당’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정당’이 된다. 

  

여권에서는 ‘월성원전 1호기 폐쇄’에 대해 ‘사법적 판단’의 예외 대상인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식으로 옹호하려 하지만, 소위 ‘통치행위론’은 법적으로 이미 폐기된 구시대적 발상이다. 이미 수차례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통치행위론’은 ‘격파’됐다. 


설사 ‘통치행위론’을 인정한다고 해도, ‘원전 폐쇄 결정 도출을 위한 자료 조작’과 ‘증거 인멸로 의심되는 각종 관련 자료 파기’는 국방ㆍ외교ㆍ안보 등 ‘국가나 민족의 운명 등과 관련된 중요사항’이라고 할 수 없다. 예컨대, 김대중 대통령 재임 당시 ‘불법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법원이 “남북정상회담은 통치행위이지만 대북송금은 통치행위가 아니므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윤건영 의원은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감사 방해 등 고발 건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국민을 상대로 ‘적법성’을 따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 모습”이라며 “심각하게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정책 수립 과정을 놓고 ‘범죄 개연성’ 운운하는 감사원장도 마찬가지”라며 “민주주의를 기본을 모르는 듯 싶다”고 적었다. ‘심각하게 선을 넘은 자’가 과연 누구인지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대통령 공약 사항 이행 과정의 위법 정황에 대해 감사, 수사를 진행하면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는 윤건영 의원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하면, ‘대선 공약 파기’는 그보다 더 중대한 '국민 명령 불복종' '국민주권 부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2017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로 이전하고, 대통령의 24시간 업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퇴근 후 시장에 들러 국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소탈하고 친근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파기 또는 불이행’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윤건영 의원 논리에 따르면 역시 대선 공약으로 ‘5대 비리(병역면탈·부동산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인사 고위공직 배제’를 ‘약속’했으면서도 정작 대통령 취임 이후엔 비리ㆍ의혹 인사를 고위공직에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처사’는 대체 뭐라고 규정해야 할까. 

입력 : 202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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