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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박지원 서명이 담긴 '경제협력 합의서'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주는 기록!

《월간조선》이 입수한 '대북송금 특검 수사기록'에 담긴 김보현, 정몽헌의 결정적 진술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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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폭로된 남북한 ‘경제협력 합의서’(이하 합의서)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음을 방증하는 진술을 확인했다. 《월간조선》이 2003년 입수한 대북송금 특검 수사기록에서다. 
 
2000년 4월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을 수행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던 김보현 전 국정원 차장(당시는 대북전략국장)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대북송금 특검에서 진술한 진술조서에는 이러한 정황이 잘 드러나 있다. 2003년 6월 11일 김보현씨는 검사와 이런 문답을 나눴다.
 
<문 : 정몽헌 회장은 남북당국간 회담이 끝난 직후 현대와 북측간에 접촉결과에 대해서 아태 송호경 부위원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자리에서 남측에서 베를린선언을 이야기하면서 정상회담이 잘되면 비료든지 쌀이든지 지원할 수 있고, SOC(사회간접자본시설)사업을 하는데 남측이 도와 줄 수 있다 는 제의를 했다는 말을 들었고, 다음 회담은 2000. 3. 23. 중국 북경에서 갖기로 하였다 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데 그러한 제의를 한바 있는가요.
 
답 : 저희 측에서는 북측을 협상의 자리로 나오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였는데, 2000. 2.경 대통령께서 김정일 위원장을 식견이 높다는 등의 방법으로 대접해주기도 하고, 물자지원 등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1차 회담에서도 인도적 차원의 지원방안과 SOC사업지원 약속 등의 선제공격적인 제안을 한바 있습니다.>
 
위 문답과 관련해서는 약간의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정몽헌 회장’은 2003년 8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을 말한다. 김보현씨가 말한 1차 회담은 3월 17~28일 상하이에서 열린 회담을 지칭한다.
  
당시 남북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2000년 3월 9일 싱가포르에서 남북정상회담개최를 위한 예비접촉을 시작으로 ▲3월 17일부터 3월 18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1차 회담을 ▲같은 해 3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2차 회담을 ▲4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3차 회담 등 1차례의 예비접촉과 총 3차례의 회담을 가졌다.
 
상기 김보현씨 진술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27일 박지원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공개된 합의서에 적힌 “남측은 민족적 협력과 상부상조의 정신에 입각하여 북측에 2000년 6월부터 3년 동안 25억 달라 규모의 투자 및 경제협력 차관을 사회 간접부문에 제공한다”는 대목이다.
 
이는 김보현씨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방안과 SOC사업지원 약속 등의 선제공격적인 제안을 한바”라는 진술과 맥이 닿아 있다. SOC가 바로 합의서에 적힌 ‘사회간접자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먼저 제의(선제적 제의)했다는 김보현씨의 진술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몽헌 회장의 진술도 김보현씨의 진술을 뒷받침한다. 2003년 6월 23일 특검에 소환된 정몽헌 회장의 진술을 보자.
 
<문 : 제1차 회담에서 상의된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가요.
 답 : 그 자리에 저희가 있지 않았으니까 모르겠는데, 남북당국자간 정상회담이 잘 되면 비료든지 쌀이든지 지원할 수 있고, SOC(사회간접자본시설)사업을 하는데 남측이 도와 줄 수 있다‘는 제의를 했다는 말을 해주었고, 다음 회담은 ‘2000. 3. 23. 중국 북경에서 갖기로 하였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문 : 베를린선언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가요.
답 :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준비가 되어 있으며,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농업구조 개혁에 대한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고, 성의와 인내심을 가지고 당국간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한이 북한에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도와줄 수 있다는 취지의 정몽헌 회장의 진술은 김보현씨의 진술과 서로 일치하는 부분이다. 정몽헌 회장은 ‘2차 회담’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을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 문 : 이날 회담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가요.
  답 : 이날 남북당국자간 회담이 끝난 직후에 북측과 현대측간에 접촉이 있었으며, 제가 송호경 부위원장에게 “어떤 협의가 있었습니까“라고 물으니까 송호경 부위원장이 ‘그냥 뭐 남쪽에서 비료든, 쌀이든 인도적인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였고, 잘 되면 SOC사업을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하였다면서, 남측이 ‘향후 잘되면 10억불이든 20억불이든 몇 년에 걸쳐서라도 지원해 줄 수 있다‘라고 하더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은 뭐라고 했느냐“라고 하니까 송호경 부위원장이 ‘캐쉬(현금)를 요구를 했다‘라고 하여, “얼마나 요구했느냐“라고 하니까 ‘캐쉬로 5억불을 요구했다‘라고 하여, 저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 정부가 어떻게 돈을 줄 수 있겠(판독불능) 대가로 10억불을 내놔라‘라고 하여, 저는 “무슨 소리냐 그 동안 논의되어 오고 있는 사업권의 가치를 따져 보더라도 2억불 정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줄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제가 “다음 회의는 어떻게 하기로 했느냐“라고 하니까, 송호경 부위원장이 ‘3. 29. 베이징에서 갖기로 했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남측이 먼저 SOC 관련 제의를 해왔다'는 취지의 말을 정몽헌 회장에게 했다는 송호경의 말 역시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송호경이 정몽헌 회장에게 했다는 이 말은 확인할 수 없지만, 김보현씨의 진술을 감안하면 우리 측이 먼저 북한에 SOC 제의를 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특검은 정몽헌 회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김씨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다. 김보현씨와 검사와의 문답이다.
 
<문 : 정몽헌 회장은 이날 남북당국자간 회담이 끝난 직후 현대와 북측간에 접촉이 있었으며, 아태 송호경 부위원장으로부터 남쪽에서 비료든, 쌀이든 인도적인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였고, 잘 되면 SOC사업을 지원해 줄 수 있다 고 하였다면서, 남측이 향후 잘되면 10억불이든 20억불이든 몇 년에 걸쳐서라도 지원해 줄 수 있다 라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였으며, 정몽헌 회장이 당신들은 뭐라고 했느냐 라고 하니까 송호경 부위원장이 캐쉬(현금)를 요구를 했다 라고 하여, 얼마나 요구했느냐 라고 하니까 캐쉬로 5억불을 요구했다 라고 하여, 자신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정부가 어떻게 돈을 줄 수 있겠느냐. 그것은 불가능 할거다 라는 말을 하였다고 하는데, 진술인도 그런 내용을 알고 있는가요.
 
답 : 정몽헌과 송호경이 어떠한 내용으로 말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습니다. 정부측은 현금을 줄 수는 없고, 인도적 차원의 식량, 비료지원과 SOC 사업지원은 하겠다고 제안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남북정상회담에 간여한 핵심 인사 두 명(김보현 정몽헌)이 남북한 사이에 SOC 사업 지원 제안이 오고갔음을 증언한 셈이다. 두 사람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2000년 6월부터 3년 동안 25억 달라 규모의 투자 및 경제협력 차관을 사회 간접부문에 제공한다”는 합의서의 내용은 신빙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인 그해 8월 22일 현대그룹은 북측과 북한 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 및 기간산업 투자를 위한 ‘7대 경협사업‘에 합의하면서 30년간 사업독점권을 확보했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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