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윤 전 청와대 행정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캡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10일부터 피해자 A씨의 직전 경찰 조사 내용이 박 시장에게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피해자 A씨를 대리·보호하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13일 해당 의혹을 본격 제기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이날 “박 시장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고소됐다는 접수 사실에 대해서는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대통령령인 청와대비서실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보고한 것 이외에) 박 시장 본인에게 고소 사실을 통보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 정부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서울시장 성추행 건처럼 중요하고 시급한 사건은 경찰청 (정보국) 정보2과를 통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에게 보고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경찰에서 파견되는 치안(사회안전)비서관을 없애고, 국정상황실 내에 치안 기능을 뒀다.
따라서 청와대에서 박 시장에게 A씨의 경찰조사 내용이 흘러들어 갔다면 국정상황실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국정상황실 직원이 타부서 직원에게 이야기 한 것이 전달됐을 수도 있지만, 국정상황실 정보는 대부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만큼 보안이 철저하다. 보안 때문에 타 부서와의 교류가 적다고 알려진 것을 감안했을 때 정보가 셌다면 국정상황실 관계자를 통해 나갔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다만 청와대는 “경찰로부터 박 시장이 고소를 당했다는 보고는 받았지만, 이 사실을 (박 시장 측에) 통보한 적은 없다”고 했다.
사실을 통보한 적이 없다는 청와대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그 정보는 경찰 쪽에서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렇다면 범위는 특징지을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다.
서울시청을 담당하는 정보 경찰 중 한 명이 박 시장 또는 그 측근에게 알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정치권 등 윗선에 워낙 사방팔방 줄을 대 놓은 경찰이 많은 탓이다.
박근혜 청와대 제1 부속실 정호윤 전 행정관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청와대던, 경찰이던 고소인과 고소내용을 적시하여 고소장 접수 및 수사개시 사실을 피의자인 박원순 시장에게 통보하였다면 이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등 다양한 죄목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정 전 행정관은 “미래통합당은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함께 수사 사실을 미리 흘렸을 가능성이 있는 경찰, 청와대 관계자들을 고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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